"물맛 조~~오 ~~타~!'

물에는 맛이 없다는데, 이런 표현은 왜 있을까요?"물맛"을 형언할 수야 없겠지만, '조~~오~~타'로 표현하는 감각은 알 것 같습니다. 신선한 물을 마시다가 저도 모르게 '물이야말로 최고의 약'이란 생각을 해봤거든요. 맹물을 맹물스러움은 오늘하루 제 몸 안으로 습관적으로 들어왔던 짜고 달고 독한 맛들을 대비합니다. 그 독함을 중화하는 어려운 역할을 물에게 맡긴 미안함도 생기고요. "수약동원" 이라는 말이 있을까요?



"식약동원"은 분명 있습니다. "음식이 가장 이로운 치료," 무엇보다 새겨 기억해야 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새파랑 2023-09-28 1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맛이 없기는 한데

이상하게 생수별로는 맛이 미미하게 다르더라구요 ㅋ

얄라알라 2023-09-29 14:22   좋아요 1 | URL
그 참 신기하죠? 차이의 원인 중 하나는 용기의 맛(?)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보아요^^

고양이라디오 2023-10-17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맛있습니다! 소믈리에처럼 물맛의 차이를 감별하는 직업도 있다고 합니다ㅎ

저도 잘은 모르지만 물에도 미네랄이나 이온이나 뭐 등등이 있으니까 맛의 차이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예전에 아는 동생이 물맛이 다르다는 것을 설명했을 때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봤었는데 미안하네요ㅎ;;;
 

공공장소. 시민이 누구가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간. 제가 도서관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런 공간이 활성화되도록 일부러라도 찾아다니며 이용하죠(+이렇게 포스팅도 올립니다). 시민에게 개방된 북까페가 있다기에 찾았습니다.



전망 좋은 좌석입니다. 노트북 작업하기에도 좋고, 모임방에, 프린터까지 갖춰져 있습니다. 물론 비품들은 모두 새것! 시민을 위해 열려 있는 공간이지만 의외로 이용객이 많지는 않네요! 아쉬워요. 시민분들이 많이 많이 이용하셔서 이런 공공의 열린 책공간도 많아지면 좋겠네요. 저도 한 20분 머물렀습니다.

그런데, What a Disaster!!!

그 널찍한 북까페, 그 많은 빈자리 놔두고 하필 제가 앉은 책상에다 한 남성분이 신문과 잡지를 던지시더라고요. 큰 소리가 났습니다. 흠.....도서관에도 저렇게 심하게 박력(?) 넘치는 분도 있군.......그 때 바로 눈치채고 제가 자리를 바꿨어야 했습니다. 후회막급. 

갑자기 침 뱉는 소리가 나는 거예요.... 퉤 퉷....자동반사 고개를 들었더니, 제 맞은편 남성분이 손가락에 침을 뱉고 계셨어요. 손가락이 건조하신가요? 설마설마... 침 묻은 손가락으로 넘기면 신문을 비단 머릿결처럼 넘어가는 줄 아셨나요?

*

편의점보다 도서관을 더 자주 다니는 저 같은 도서관 애호가는 이런 혐오스러운 광경을 처음 보고 경악했습니다. 그분은 아랑곳 않고 도서관에 비치된 신문과 잡지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손가락에 침을 뱉으셨어요. 세상에나 맙소사! 저는 소리를 듣기만 해도 토할 것 같았어요. 페이지마다 침 뱉는 데 열중하셔서 어떻게 신문의 내용을 기억할 수가 있죠? 하긴 침 뱉는 속도가 몇 초 간격인 걸 보면, 정말 활자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관심도 없는 분이신 것 같습니다. 토할 것 같았어요. 후회막급. 벌떡 일어날까? 조용히 노려볼까? 아예 여기서 나갈까? 왜 북까페 직원분은 이 광경을 보고도 가만히 계신 거지? 소리만 들어도 역겨운 상상이 되어 제 몸이 반응했습니다.

공공의 물품인데 침을 뱉다니, 코로나 극성수기(?) 땐 도서관 모든 책들을 소독해서 내보내고 비치하곤 했는데, 일부러 침을 뱉는 사람이 있다니!!!! 차마 그만두셔 달라고 말은 못 하겠고, 제가 생각해낸 최대한 예의 바른 항의는 한숨이었어요. 일부러 길게 한숨을 내쉬었죠. 그분이 눈치를 채셨는지, 제가 한숨을 내쉬기 전보다는 작은 소리를 내며 침을 뱉으시더라고요..... 흑흑.... 침 뱉는 걸 멈추지 않았어요....

너무 더러워서, 차마 쳐다보지도 못하겠더라고요. 흑흑..... 자연스러운 자세를 보니 이곳 단골 이용객 같던데, 어쩐대요....이 곳에 혹시라도 오시는 분들은 잡지와 신문 볼 때 주의하세요! 공공 도서관, 남들과 같이 보는 책과 신문, 잡지를 만질 때는 예의를 지킵시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잠자냥 2023-09-25 16: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손에 침 묻혀서 책장 넘기는 습관 때문에 독살당하는 소설이 있지요...ㅋㅋㅋㅋ

미미 2023-09-25 16:41   좋아요 1 | URL
어머ㅋㅋㅋㅋ 자냥님 제목 좀 알려주세요!!

잠자냥 2023-09-25 16:49   좋아요 2 | URL
<장미의 이름>이요! ㅎㅎ

미미 2023-09-25 16:55   좋아요 1 | URL
아앗! 그러네요ㅋㅋㅋㅋ(읽었는데 왜 저는...)

얄라알라 2023-09-26 00:13   좋아요 0 | URL
ㅎㅎ 현장에 있던 저도 떠올리지 못했던 소설을 바로 생각하시다니, 역시!

미미 2023-09-25 16: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작게 침 뱉는 대목에서 ㅋㅋㅋㅋㅋㅋ 역시 신문은 사서 봐야 합니다.
그런데 저 분은 아마 책도?ㅋㅋㅋㅋㅋ 얄라님 그런데 어디예요? 전망 좋은 곳이군요 ^^

2023-09-26 0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23-09-25 2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악..ㅠㅠ 뭐 그런 사람이 있습니까? 너무나 몰상식 ㅠㅠ 상상하기도 싫어요 ㅠㅠ 괴로우셨겠어요 얄라알라님ㅠㅠ

얄라알라 2023-09-26 00:16   좋아요 1 | URL
네 moonnight님 괴로웠어요.....고개 들어 빤히 볼 수도 없고 청각의 고문...

제가 참 평생을 일관되게 소심한 가 봐요...지금 생각해보니, 그 퉤퉤 하는 소리를 계속 참아내느니 그냥 노트북 챙겨 나오면 그만인 것을.....

한숨으로 의사 전달 하다니, 오히려 그 분께서 알게 되시면 다행인데 알려드릴 기회를 날릴 셈^^;;;;; 자책 합니다...^^;;;

moonnight 2023-09-28 04:55   좋아요 1 | URL
자책금지입니다 ㅎㅎ^^ 그런 분들은 지적당하면 도리어 과한 분노를 표출하기도 하니까요(경험도 있-_-;;) 그 자리를 피하시는 것에 한 표 드립니당. 애 쓰셨습니다ㅠㅠ;;

감은빛 2023-09-27 19: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 정말 몰지각한 인간이군요.
그냥 손가락 끝에 침을 묻히는 것도 아니고,
침을 뱉다니요!!!!
세상엔 정말 황당한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ㅠㅠ

얄라알라 2023-09-27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각 고문이라는.새로운 장르를.알게되었습니다. 눈으로 안보는데 더 공포스러운^^;;
 

[몽실언니]를 도돌이표로 반복해 읽으면서, 불과 70여 년 전 우리 사회에서 쓰이던 어휘, 정서, 인간관계의 스킬 등에 크게 이질감을 느끼는 스스로를 반성했다. 물질문화의 변화 속도에 비해 정서적 측면의 변화속도는 당연히 더 느릴 것이라 생각해왔는데, 내가 [몽실언니] 인물들의 정서적 반응과 인간관계에 공감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두려움도 느꼈다. 21세기, 2~3배 빠르게 재생하기의 속도로 내달리는 사회에 살고 있으니, 앞으로 나 역시 이해받지 못하고 변화를 파악하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이 크다.

권정생 선생님의 책을 한 권 더 찾아 읽었다. 일부러 6*25 전쟁을 배경 삼은 작품으로 골랐다. 추천사에 반가운 존함이 보인다. "보리" 윤구병 선생님(사장님^^)께서 출판사 식구분들께 권정생 선생님 작품을 그림책으로 내보자고 제안하시어 세상에 나온 책이다.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작가 권정생을 이런 방식으로 추모하고 애정 하시는 윤구병 선생님의 마음이 각별하게 느껴졌다. (아쉽게도 이 책이 세상에 나오기 전에 권정생 선생님께서 영면하셨다고 한다)


영혼이 되어 산천을 떠도는 어린이 곰이와 북군 병사의 전쟁 회상담이 담담하게 펼쳐지기에 더욱 처연하게 아픔이 전해지는 이야기 [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 일러스트레이터 이담 작가님의 그림으로 그 정서가 더 진하게 피어오른다.

우리는 못나게시리 그 오누이끼리 싸운 거야. 호랑이한테 서로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누나는 동생을 호랑이에게 떼다밀고 동생은 누나를 떼다밀고........

[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


-아저씬 누구랑 전쟁을 하셨어요?

곰이가 물었습니다.

-국군하고 싸웠지.

-국군은 어떤 사람들이었어요?

-나라를 지키는 사람이야.

-어느 나라를 지키는 사람인데요?

-이름만 다르지 나하고 똑같은 사람이야.

-똑같다니요?

-다 같은 단군 할아버지의 자손들이니까.....

- ........

- 다만 나는 북쪽에서 살았고, 그들은 남쪽에 살았다는 것밖에 다른 게 없었어.

[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 - 권정생 선생님이 들려주는 6.25 전쟁 이야기 평화 발자국 1
권정생 지음, 이담 그림 / 보리 / 200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몽실언니]를 도돌이표 읽기 하면서 70여 년 전 어휘, 정서, 인간관계와 사회상에 이질감을 느끼는 스스로 반성하며 권정생 선생님의 책을 한 권 더 찾아 읽었다. ˝보리˝ 윤구병 선생님께서 그림책으로 내어주셨다니 더더욱 각별하게 아름다운 그림책 안에 처연한 전쟁의 아픔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 읽은 지 며칠 지났거나 실물 책이 옆에 없을 때, 리뷰 쓰기 망설여집니다. 기억에 의존해서 작가나 작품을 곡해한 리뷰를 남길까 봐 두려운 거죠. 소설 장르가 더욱 그러한데, [소금 아이]가 지금 제게 그런 망설임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읽은 지는 사흘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만, 제가 이희영 작가를 오해한 글을 쓰게 될까 조바심이 나기 때문이겠죠. [소금 아이]를 읽기 전 '맑음'이었던 제 기분은 소설을 다 읽은 후 급격히 심란해졌습니다. 방어할 틈도 없이 명치를 세게 가격 당한 기분이었습니다. 고백하자면, 책 읽기 전만 해도 발랄해 보였던 작가의 실물 사진조차 음험해 보였습니다. 솔직히 무서웠죠. 동시에 작가에게 미안했습니다. 첩보원을 주인공 삼은 소설을 썼다거나 살인자의 수법을 자세히 묘사했다고 작가가 그 인물들의 삶을 살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독자로서 당연한 상식이죠. 하지만, 이희영 작가의 [페인트]에 이어 [소금 아이]를 나란히 읽은 제게는 두 작품의 기저에 흐르는 음울함을 놓칠 수가 없었습니다. 청소년을 주 대상 삼은 두 소설이 생소할 분들을 위해 가볍게 소개 드리자면, [페인트]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저출산 한국 정부가 입양아를 키우면 월급제로 돈도 주고 연금도 주는 제도를 운용한다는 설정으로 전개됩니다. 당연히 입양되는 아이들은 입양자들 대다수가 돈 때문에 자신을 데려간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가족애愛가 아닌 '너 좋고 나 좋고' 전략으로서 모르는 타인과 맺어집니다. 부모에게 버려진 주인공 Janu301은 자신의 뿌리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저 1월, January에 버려졌기에 자신의 이름이 제누라는 것만 알뿐. 흥미롭게도 소설 [페인트]의 어느 페이지에서도 Janu301은 부모에 대한 애증이나 그리움을 전혀 내비치지 않습니다. 자칫 소시오패스처럼 느껴질 정도로 차갑게 자기 앞가림을 잘하면서 독립적으로 성장하지요.


Janu301 ● 李水

이희영의 최신작 [소금 아이]에서도 주인공 "이수"는 아버지를 모릅니다. 아버지를 궁금해하지도 않죠. 게다가 출생의 비밀이란 게 얼마나 허접한지 듣고 나서는 차라리 귀를 막아버리고 싶을 정도였죠. 주민센터에서 출산장려금이라도 탈 심산으로 신생아 등록을 하러 갔던 어머니가 마침 보았던 달력에서 "수요일의 水"자를 보았기 때문에 이름이 "이수"가 되었죠. 이수는 부모에 대한 어떠한 기대도 원망도 애증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페인트] 중반부에서 주인공 제누는 자식을 해하는 권력욕에 취한 원숭이 이야기를 합니다. 그 자식이 커서 자기 자리를 위협할까 두려워하는 원숭이지요. [소금 아이]에서 아래 세대의 주인공인 이수는 처단의 방식으로 단죄합니다. 작가는 피와 피비린내가 난무하는 이 청소년 소설 [소금 아이]를 자신의 노트북 폴더에만 고이 모셔놓으려 했었답니다. 작가 스스로 자신의 유년기가 '회색, 그중에서도 검은색이 많이 섞인 회색'이었고 그런 유년기를 자식에게 되풀이시키고 싶지 않아 노력했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페인트]와 [소금 아이]를 나란히 읽다 보니, 작가가 빵 부스러기 흘리는 헨젤처럼 소설이라는 분신을 통해 상처를 조금씩 드러내고 흘림으로써 자신을 치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잘못 이해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미리 작가에게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읽기엔 정서적으로 거리감이 있었지만 작가가 치열하게 써 내려간 [소금 아이]가 분명, 저며진 심장이 소금으로 절여진 청소년들에게 공감해 주는 목소리로 다가갈 거란 확신이 듭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