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잘못이 아니야 - 데이트 폭력 속 관계 심리의 모든 것
김도연 지음 / 문예출판사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근래 발생한 범죄들 중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살인 사건이 많아진 것 같아요.

불과 며칠 전에는 여자친구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은 최모씨가 강남역 인근 빌딩 옥상에서 뛰어내리겠다고 여자친구에게 연락해 자신을 말리러 온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잔혹한 사건이 벌어졌어요. 사실 데이트 폭력이라는 말 자체가 범죄의 심각성을 가리는 측면도 있었던 것 같아요. 폭력 앞에 데이트라는 단어를 붙이다 보니 연인 사이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 정도로 치부할 수 있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릴 수 있는 여지가 너무 컸던 것 같아요.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폭력이라고 해서 그 폭력의 정도를 약하게 봐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가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데이트 폭력은 그저 남의 불행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범죄라는 점에서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네 잘못이 아니야》는 데이트폭력 속 관계 심리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이에요.

이 책에서는 가해자의 행동 패턴과 심리뿐 아니라 피해자가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심리 등 세밀한 부분들을 알려주고 있어요.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사실은 모든 폭력은 명백히 가해자가 만들었고, 어떤 이유에서든 폭력은 범죄이기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제목처럼 피해자는 폭력의 책임을 자신을 돌려서 고통받는 일이 없도록 주변 사람들이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줘야 해요. 굳이 말로 위로하지 않아도 데이트 폭력의 실체를 제대로 안다면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을 거예요. 그동안 피해자들은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공감받지 못하고 오히려 비난과 무관심한 상황에 방치되어 정신적 외상과 사회적 관계 속에서 오는 고통을 겪어왔다는 것이 몹시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네요. 데이트 폭력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에 가족이나 주변의 관심과 돌봄이 필요하고, 사회적으로도 회복을 도울 수 있는 강력한 보호제도가 마련되어야 해요. 여전히 미흡한 보호제도, 하루 빨리 개선되면 좋겠어요. 무엇보다도 우리 모두가 데이트 폭력의 본질을 명확히 알고,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가해자의 심리와 특성을 이해하고 대비해야 할 것 같아요. 혼자서는 바꿀 수 없지만 모두가 관심을 갖고 노력한다면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제가 쉬워지는 최소한의 수학 - 합리적 선택과 문제 해결력을 위한 수학적 사고법
오국환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학의 쓸모, 수학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살면서 점차 알아가는 중이에요.

어릴 때는 이걸 배워서 어디에 써먹나 싶었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에서 수학은 다양한 분야의 문제 해결사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교과서 속 수학에서 벗어나 넓은 세상에서 수학을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경제가 쉬워지는 최소한의 수학》은 쉽게 배우는 경제 수학책이에요.

이 책에서는 경제와 관련된 여러 복잡한 현상을 수학의 눈으로, 수학의 언어로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어서 일상 속 경제 문해력을 키울 수 있어요. 어렵고 복잡한 경제를 보다 간결하고 단순하게 수학적으로 풀어낸 내용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단순히 경제학과 수학을 합쳐놓은 것이 아니라 세상에 굴러가는 돈 이야기로 바라보면 좀 더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어요. 돈이 불어나는 원리와 변화무쌍한 돈의 흐름을 간파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는 수열이에요. 수열을 이용하여 돈을 빌렸을 때 지불하는 비용인 이자가 붙는 규칙을 이해하고, 예금·적금·대출·연금에 대해 금융적 맥락을 알 수 있도록 설명해주네요. 기본적인 경제 상식일 수도 있지만 수학을 통해 복잡해 보이는 문제가 현상에서 나타나는 규칙으로 바꾸어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수학적 사고의 힘을 배우게 되네요. 숫자로 파악하는 경제는 비율과 지표, 경제지수, 환율, 세금인데 이 부분은 명확하게 알고 판단할 수 있어야 경제 위험을 대비할 수 있어요. 본격적으로 효용함수, 생산과 비용, 수요와 공급, 탄력성, 행렬이라는 수학적 모형을 통해 경제 현상을 표현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여러 경제적 상황에서 합리적 의사결정, 최선의 선택을 내리는 방법이 나와 있어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네요. 중간중간에 '경제 리터러시'를 통해 유용한 경제 지식들을 배울 수 있어서 제대로 된 경제 수학 수업을 받은 것 같아요. 저자는 살짝 경제적인 부와 안정을 위한 파이프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을 곁들였는데 아는 만큼 써먹는 똑똑한 사람이라면 참고할 내용이네요. 경제를 수학으로 이해하면 훨씬 더 많은 것들을 해결할 수 있고, 경제적인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실용적인 경제 수학 수업을 받았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디 슛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대로 된 사기를 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했다.

대단한 사기꾼과

대단한 바보."

- 슈테판 츠바이크 『마리 앙투아네트』

(88p)


"한 마디로 인간 세상 모든 일들은

전적으로 어리석음의 독무대라 하겠습니다."

- 에라스무스 『우신예찬』 (14p)


《레디 슛 Ready-Shoot!》은 고호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이 소설의 주인공 변혜수는 정말 지지리 운도 없는 사람이에요. 수십 차례 연극 무대에 섰어도 제대로 된 보수를 받지 못하자 극단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 금고에 손을 대어 공금 횡령, 그 다음엔 심부름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떼인 돈 받으러 찾아간 유흥주점에서 시비가 붙어 양주병을 휘둘러서 특수상해로 감옥에 가게 됐어요. 바깥 세상이나 감옥 안이나 사람 사는 곳이라 별별 인연으로 엮이게 되는 것 같아요. 혜수는 같은 방을 쓰는 왕언니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듣게 됐고, 먼저 출소한 왕언니의 죽음을 접하면서 전직 배우답게 치매 노인의 수천억 유산을 빼돌리기 위한 사기극을 펼치는 이야기예요. 왕언니는 단지 오억이라는 돈 때문에 다섯 살 여자아이를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죄로 감옥에 온 인물인데 감옥 안에서도 전혀 죄책감 없는 모습이 더 최악이네요. 끔찍한 살인 사건들 중 대부분은 돈 때문인 경우가 많고, 그러한 범죄를 접할 때마다 사람의 탈을 쓴 악마들 같아서 무섭고, 그들이 원래부터 나쁜 인간은 아니었을 거라는 실날 같은 희망 때문에 슬퍼지네요. 돈이 뭐라고, 사람 목숨보다 중할까요. 돈에 미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사람들, 사실 이번 소설도 같은 맥락의 사기극이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나쁜 짓을 저지르는데 무슨 정당한 명분을 찾을까마는, 근데 단순히 돈 때문이라고 하기엔 더 많은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어서 반전의 반전을 경험하게 될 거예요. 소설 속에 등장하는 『버림받은 여자의 일생』 이라는 소설 내용과 혜수의 사기극이 절묘하게 교차하면서 끝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이야기였네요. 어쩌면 우리의 인생도 그들의 연극과 다르지 않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해준 것 같아요. 본인 역량이 부족한 탓에 NG를 내는 건 볼품없지만 소신껏 스스로 NG를 내는 건 꽤 멋진 일인 것 같아요. 가장 훌륭한 NG는 모든 연극이 끝난 뒤에서야 확인할 수 있어요. 암튼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몰랐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스프레소 - 세상을 바꾼 수학 개념들
배티(배상면) 지음 / 애플씨드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특별하고 새로운 뭔가를 발견할 때의 희열이 있어요.

아마 저마다 자신만의 세계에서는 열정적인 모험가가 아닐까 싶어요.

근데 여기, 완전 익사이팅하고 어메이징한 세계를 소개한 책이 나왔어요. '설마 네가?'라는 반응을 보인다면 아직 그 세계를 전혀 모르고 있을 확률이 큰데, 저 역시 교과서를 통해 본 것들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걸 뒤늦게 깨닫고 있어요.

《매스프레소》는 세상을 바꾼 수학 개념들에 관한 책이에요.

저자 배티(배상면)님은 자칭 '수학 바리스타'로서 유튜브 채널 '매스프레소'에서 다양하고 흥미로운 수학 콘텐츠로 대중들에게 수학의 맛을 널리 알리고 있어요. 매스프레소(MathPresso)는 Math + Espresso 의 합성어라고 해요. 커피 맛은 좋아하지만 수학과는 그리 친하지 않은 저한테는 신선하고 재미있는 접근이었어요. 커피를 마시면 눈이 번쩍 뜨이고 기분이 좋아지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수학 개념을 새롭게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어요. 우선 저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수학자 피타고라스를 언급하면서 수학의 역사를 수학자들의 활동을 기준으로 본다면 그가 리더였던 피타고리안학파가 존재했던 기원전 500년경, 즉 2500년 전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는 청동기를 사용하던 고조선시대인데 동일한 시대에 원과 삼각형을 작도하고 증명했다니 얼마나 놀라운 일이에요. 빅히스토리 관점에서 인류의 역사는 너무나 짧지만 눈부신 발전이 가능했던 이유를 저자는 수학의 역사에서 찾아냈어요. 그래서 이 책에서는 수학의 세계에서 발견한 보물과도 같은 수학 개념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수학을 싫어하거나 포기한 사람들은 대부분 "그걸 왜 배워야 하지? 어디에 써먹느냐고?"라고 반문하지만 인류의 역사에서 문명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인 장면마다 수학의 개념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나면 인정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수학이 없었더라면 현대 산업과 문명은 불가능했을 테니까요. 수학의 개념들을 누가 왜, 어떻게 만들었고, 무엇을 남겼는가를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고 신선한 자극이 된 것 같아요. 현대 수학의 선장은 힐베르트(1862~1943, 독일)는 무한의 세계, 무한집합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는 '힐베르트 호텔'을 설계했는데, 책에는 힐베르트 호텔에 관한 세 문제가 나와 있어서 재미있게 풀어볼 수 있어요. 집합론의 창시자 칸토어는 당시 수학계의 이단아로 인정받지 못했는데, 무한호텔의 창시자 힐베르트는 "그 누구도 칸토어가 만든 낙원에서 우리를 쫓아내지 못할 것이다." (34p) 라며 적극 지지했다고 해요. 칸토어는 "수학의 본질은 그 자유로움에 있다." (35p)라는 역대급 명언을 남겼는데 실제로 현대 수학은 집합론이라는 주춧돌 위에 토대를 쌓았고, 집합론이 없었다면 수학을 비롯한 대부분의 자연과학은 모래 위에 지은 집에 불과했을 거라고 하네요. 또한 수학자 오일러(1707~1783, 스위스)는 최고의 수학자로 가우스와 함께 거론되는 인물인데 그를 과학사의 가장 창조적인 천재로 각인시킨 작품은 수학을 대표하는 다섯 수(1, 0, ∏, i, e)의 교향곡 <오일러 공식>이며,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오일러 공식을 수학의 가장 빛나는 보석이라 극찬했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식으로 알려져 있어요. 우리 눈을 즐겁게 하는 피보나치 수열, 황금비율, 등차수열, 등비수열, 테셀레이션과 펜로즈 삼각형, 뫼비우스의 띠와 클라인 병, 프랙탈까지 수많은 보물을 발견하는 시간이었어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스프레소 - 세상을 바꾼 수학 개념들
배티(배상면) 지음 / 애플씨드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을 바꾼 수학개념들, 매스프레소~ 맛깔나는 수학책이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