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 · Programming · Git이 쉬워지는 Visual Studio Code 가이드
리브로웍스 지음, 김은철 외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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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픈AI 등 IT 업계의 거인들은 웹 상에 무료로 다양한 툴을 공개해 두었습니다. 개발자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하여 시스템도 더 풍성하게 만들고, 참여자를 널리 포섭하여 생태계의 볼륨을 키움으로써 장차 업계 표준을 선점하려는 의도도 깔린, 긴 안목의 포석이라 하겠습니다. p5에 나오듯이 이런 걸 두고 IDE(통합 개발 환경)이라 부르는데, 비주얼 스튜디오도 그 일종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비주얼 스튜디오는 IDE이며, 비주얼 스튜디오 코드는 텍스트 에디터입니다. 일렉트론 기반의 에디터는 마소의 VSC 말고도 몇 개가 더 있었으나, 이 프로그램이 워낙에 대중의 호응을 받았었고, 얼마 전 마소가 Git까지 인수해 버림으로써 현재는 거의 대안이 필요 없는 위상입니다. 리누스 토르발스(무료 OS 리눅스의 "아버지")가 개발해 무료 오픈 소스로 풀었던 Git에마저도 MS가 한 발 걸침으로써 일각의 우려도 있었지만, 유저들과 개발자들의 염원을 받들어 앞으로도 에디터, 나아가 IDE의 핵심 기능을 잘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죠. 

이 책 서문을 보면, 버전 관리 담당자, 나아가 개발자들의 전유물로 비주얼 스튜디오 코드를 간주하는 건 근시안적인 선입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본래 텍스트 편집기로 개발되었으며, 윈도 비고급 사용자들에게도 이미 익숙했습니다. 그런 만큼, 구태여 프로그래밍 용도가 아니라도, 텍스트 편집, 폴더 조작 같은 일상 업무도 이 VSC로 수행함으로써 훨씬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저자들은, 만약 독자가 이 프로그램 조작에 익숙해지면, 하루에 사무실 컴퓨터로 돌리는 프로그램이 이 VSC와, (크o 등의) 웹브라우저, 이 둘밖에 없을 수도 있다며 자신만만해합니다. 하긴 예전에도 코딩 고수들은 메모장 하나만 열고 모든 일을 다 끝내곤 했습니다. 

책 중후반부로 갈수록 내용이 어려워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일단 책의 챕터1, "VSCode를 도입하자"는 고급, 비고급 어떤 사용자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컴퓨터에 파일 관리 프로그램 하나는 다들 깔려 있을 텐데(무료 배포판도 많고, 윈도 기본인 탐색기로도 가능합니다), 이제 그럴 게 아니라 훨씬 작업을 편하게 할 수 있는 무료 프로그램 VSC를 일단 깔고 보자는 것입니다. 사람은 경로의존이라는 습성이 있어서, 길을 트기 시작하기가 어려울 뿐, 일단 습관이 붙으면 이 강력한 도구를 안 쓸 수가 없습니다. 또 편하고 쉬운 기능부터 일단 건드려 보다가 고급 기능도 익숙해지는 것이므로 시작을 해 보는 게 중요합니다. 이용 방법도 지금껏 우리가 쓰던 여러 프로그램과 비슷합니다. 

VSC에서는 커서를 여러 곳에 둘 수 있습니다(p55). 그 말은, 수정해야 할 곳을 동시에 여럿 지정한 후 같은 문자로 동시에 수정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얼마나, 여러 수고가 덜어지겠습니까. 일단 동시 수정이 끝나면 선택을 해제해야 다음 작업으로 넘어가고 수정 사항도 세이브하겠는데, 이때는 esc 키를 누르라고 합니다. 이것도 습관이 일단 붙으면 아주 편합니다. 아직 VSC 이용 습관이 안 붙은 사용자들도 마크다운 파일이라는 걸 들어 봤을 텐데, 애초에 이 형식으로(확장자는 .md입니다) 파일이 만들어졌다면 VSC에서 그야말로 만능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또 이미지 삽입 기능이 있다는 것도 장점인데, png 파일도 가능합니다. 

MS 워드에도 초창기부터 그런 기능이 있었지만, p84를 보면 자동저장 기능이 있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설정에 들어가서 자동저장 옵션에 체크를 해야 합니다. 이런저런 설정이 충돌할 수 있는데 p91을 보면 폴더 설정, 작업 영역 설정, 사용자 설정, 이 순서대로 순위가 높다고 합니다. 아까 이렇게 만졌는데 왜 적용이 안 되지?라며 짜증내지 말고, 이 순위를 염두에 두어 정확한 세팅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사무실 환경에서 여러 대의 컴퓨터에 설정을 공유하려면 p104의 Settings Sync 설명 부분을 참조하십시오. 또 p128에 나오는 포매터인 Prettier(벌써 이름부터가 재미있습니다)를 쓰면 코드 정리가 깔끔해집니다.  포맷 설정을 도중에 변경하고 싶으면 p130을 참조하면 되겠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두드러진 장점 중 하나는, 자바나 파이썬 등 언어별로 다른 설정을 세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지 파일 미리보기도 크기를 수정할 수 있는데 이렇게 세심하게 설정이 나뉘어졌으니 그 이름이 prettier 아니겠습니까. 

정의와 참조를 마음대로 오갈 수 있다! 퀵오픈 역시 많은 사용자들에게 칭송 받았던 기능이며 VSC가 십 년 가까이 발전할 수 있었던 든든한 기반 중 하나였겠습니다. 앞에서 봤듯이 언어별로 다른 설정이 가능라기 때문에 편리성이 더욱 높아지는 VSC인데, p176을 보면 이에 따라 참조되는 범위도 다 달라진다고 합니다. 이동할 때, 참조 부분이 혹 여러 곳이면 피킹 윈도에 모든 부분이 다 표시됩니다. 

이 책을 고른 많은 독자들은 Git과의 연계성 때문에 더 큰 기대를 가졌을 것입니다. p198 이하에 그 내용이 상세하게 나옵니다. 버전 관리라는 게 요령 없이, 무신경하게 수행하면 나중에 가서 뭐가뭔지 아주 정신없어집니다. 가뜩이나 기능이 강력하지만, p209에 나오듯이 작업을 좀 더 편하게, 일목요연하게, 시각적으로 더 뚜렷하게 현황을 파악하려면 깃허브 데스크탑 같은 플러그인을 따로 깔 수도 있습니다. VSC 사용에 이미 익숙한 개발자라도, 이 가이드북을 수시로 참조하며 실수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겠네요.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작성자의 주관에 따라 자유롭게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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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 스위스 - 스위스 여행을 위한 한국인 맞춤형 가이드북, 최신판 ’24~’25 프렌즈 Friends 36
황현희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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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고 험난한 지형의 스위스는 금융강국, 낙농부국, 기술대국이기도 하지만 우리 한국인들에게는 특히 관광명소로 잘 알려진 나라입니다. 본래 이런 내륙의 산악 위주 국토는 사람이 터잡고 살기에 불리한 조건이었지만 근면, 용맹하고 슬기로웠던 그들은 거꾸로 약점을 강점으로 바꿔 선진국을 건설했고 2차 대전 당시에는 패악스러운 히틀러도 감히 넘보지 못한, 전화(戰禍)의 진공지대를 지켜 냈습니다. 

빌헬름 텔 설화에서도 알 수 있듯 본래 스위스인들은 반골기질, 독립정신이 가득한 사람들이었습니다. 프랑스인 장 칼뱅이 본국에서 핍박받다 도시 제네바로 건너와서 거대한 세력을 만들고 오늘날에는 신교 진영 내에서 오히려 원류인 루터파보다 더 큰 세력, 주류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칼뱅이라는 거목을 보호하고 성장시킨 나라가 제네바, 즉 스위스의 주요 구성국입니다. 하지만 p64에 나오듯 구교 세력도 전통적으로 컸으며, 스위스 내에서 신구 종교 분쟁도 벌어졌었습니다. 슬기로운 그들은 내분, 파멸을 피하고 각 진영이 적정선에서 타협하여 번영과 평화를 모두 지켜냈습니다. 

스위스는 독일계, 프랑스계, 이탈리아계 등 크게는 세 민족이 섞여 살며, 종교적으로도 단일 구성이 아니지만, 서로 다른 사람들이 공존 공영하는 지혜를 수백 년 전부터 터득하여 전승해 온 나라입니다. 그런가 하면 대외 신용을 지키는 미덕, 평판도 목숨을 걸고 지켜 왔는데 p65에 나오는 스위스 용병 이야기가 이를 증명합니다. 조상들이 저렇게 명예를 중시했기 때문에 후손들도 그 무형 자산을 그대로 넘겨받아 여유롭게 사는 것입니다. 고장이 거의 없는 시계 기술, 목에 칼이 들어와도 고객의 비밀은 지켜 주는 금융기관의 신용(현재는 국제법규가 바뀌어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스위스가 세계적인 선진국이 된 건 하루아침의 행운, 요행이 아닙니다. 

책은 스위스 국가 전반을 먼저 개관하고, (프렌즈 시리즈가 항상 그렇지만) 추천 일정 몇 개를 (아무것도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제시하며(대단히 구체적입니다), 그 다음에 스위스 이곳저곳을 세심하게 들여다보기 시작합니다. 먼저 스위스 하면 대뜸 떠오르는 취리히, 다음에 루체른, 베르네제 오버란트(베른보다 먼저 다뤄집니다), 수도 베른, 체르마트, 주네브(우리가 아는 제네바입니다), 그리고 바젤입니다. 프렌즈 시리즈는 책 주제가 된 국가나 지방 말고도 그 인접 지역을 당일치기 코스로 추천해 주는데, 이 책에서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콜마르(알자스 內), 프라이부르크 등을 추천해 줍니다. 

p80에, 프렌즈 시리즈의 최고 장점인 미려한 지도가 나오며, 취리히 시내 전도가 세밀한 사항까지 모두 커버됩니다. 물론 지도는 여기뿐 아니라 주제에 맞게 다양하게 편집되어 책 곳곳에서 독자를 맞이합니다. p80을 보면 프라우뮌스터, 즉 성모교회가 사진과 소개되는데, 취리히는 예전부터 가톨릭 교도들도 많이 살았던 곳이라서 이런 오래된 고딕 양식의 성당이 남아 있는 것입니다. 강인한 민족이라서 외침을 미연에 방지하거나 잘 막아내었던 덕분이기도 합니다. 한국인들도 많이 찾는 이름난 맛집으로는 요지스,  프란초스 같은 곳이 p91에 나옵니다. 

p104 이하에는 "빛의 도시" 루체른이 소개됩니다. 루체른은 독일식 이름이기는 하나 원래 독일어 "빛"과는 무관한 이름이며 고전 라틴어에서 기원했습니다. p110을 보면 빈사(瀕死)의 사자상이 나오는데, 스위스 용병은 로마 대약탈(1527년. p65) 당시뿐 아니라, 그때로부터 227년 후인 프랑스 대혁명 당시에도 부르봉 왕가를 지켜내느라(실패했지만) 목숨을 바쳤는데 이를 기념한 조각이라고 책에 나옵니다. 루체른에서 숙소 문제 때문에 고생했다는 호소를 많이 들었는데 p125에 유겐트헤어베르게(그냥 유스호스텔이라는 일반 명사이며, 책에도 그렇게 소개됩니다) 등 값싸고 좋은 숙소들이 소개되네요. 

베르너오버란트, 우리가 초등생 시절에 배운 "아름다운 베르네"라는 노래로도 잘 아는 바로 그 고장입니다. 우리 한국인들도 잘 아는 인터라켄 클래식 축제(p158)가 특히 이 베르너오버란트를 다룬 파트 곳곳에서 소개됩니다. 또 융프라우가 바로 이곳 소재 산악인 만큼 근방에서 열리는 행사인 융프라우 마라톤 대회에 대해서도 정보가 나옵니다. 제가 아는 사람도 괜히 만용으로 풀코스 참여했다가 지금까지 후유증으로 고생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는 있습니다. 이 베르너오버란트를 다룬 파트 자체가 사실상 융프라우가 주인공이라 할 만큼 매우매우 큰 비중으로 다뤄집니다. 사진만 봐도 행복해집니다(프렌즈는 본래가 사진의 바다). 

p230부터 수도 베른이 소개됩니다. 저는 지금껏 그런 생각은 한 번도 못해 봤는데, 책을 보니까 베른이라는 이름 자체가 곰을 뜻하는 베어(이 단어는 영어나 독일어나 발음이 비슷하며 계열도 아주 유사합니다)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합니다. 베른은 짧게 언급되고, 이어서 마테호른이 위치한 체르마트가 매우매우 자세하게 소개되는데, 마테호른에 대해서라면 그야말로 없는 정보가 없을 정도입니다. 스키 리조트(p288)로 원래 유명한 곳이므로, 스키 타고 나면 내려워서 한 잔 하거나 허기를 채워야 합니다. 그래서 책에는 인근 펍이나 맛집도 자세히 나옵니다. 

스위스의 구성국이지만 뭔가 별개의 나라 같기도 한 제네바는 과거에는 "프로테스탄트의 로마"로까지 불렸으나 현재는 엉뚱하게도 구교 신자가 신교보다 훨씬 많습니다. 본래 신교가 세속화되기 쉬운 경향성을 가진 까닭도 없지는 않습니다. 제네바 하면 또 레만 호수가 유명하며, 아무래도 문화 유적 같은 곳보다는 국제 기구, 시설이 밀집한 곳이기에 볼거리를 그쪽에서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어 소개되는 바젤은 각종 미술관, 건축물이 명물로 꼽힙니다. 

프렌즈 시리즈 답게 책의 마무리도 출국수속, 현지에서 스마트폰 사용 시 주의사항, 스위스 출국, 한국 재입국(=귀국) 시 주의사항 등이 알뜰살뜰하게 다 나옵니다. 독자에 대한 배려가 이 정도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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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따라하기 오사카·교토·고베·나라 - 2024-2025 최신판 무작정 따라하기 여행 시리즈
오원호.정숙영 지음 / 길벗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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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는 일본 제2의 도시로서 오랜 역사에 걸맞게 많은 문화 유적을 지녀 여행자들에게도 인기가 높습니다. 일본 전국 시대의 최종 승자인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이곳에 기반을 잡고 실권자로 군림했는데, 그의 사후 유족 중심의 세력이, 도쿄에 웅거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결전을 벌여 끝내 패배한 역사적 사실도 있습니다. 관동의 도쿄와 관서의 오사카는 이후로 일종의 라이벌리가 형성되었는데,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에서도 도쿄 출신 주인공 쿠도 신이치와 오사카에 사는 핫토리 헤이지가 은근한 앙숙인 설정도 이를 반영합니다. 

이 책은 오사카뿐 아니라 간사이[關西] 지방의 명소, 교토, 고베, 나라 등도 두루 짚습니다. 책의 전반부는 간사이의 여행 핫플, (특히 무작정따라하기 시리즈만의 피처인) 포토 스팟, 현지의 필수 먹거리, 필견 카페, 쇼핑명소 등을 개략적으로 짚습니다. 간사이에는 이름난 온천도 많은데 여기도 따로 묶어서 소개됩니다. 후반부에서는 한국에서 간사이로 접근하는 교통편 등을 체크한 후, 간사이 4대 도시들을 차례로 꼼꼼하게 소개합니다. 총론과 각론이 조화를 이룬 체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치 디즈니랜드처럼, 영화사 유니버설 스튜디오도 미국 올랜도에는 물론 세계 곳곳에다 테마파크를 개장하여 손님들을 모읍니다. 아시아에는 북경, 싱가포르에 소재하며, 이들보다 더 일찍 오사카에 재팬 사이트가 들어섰었습니다. 1983년에 도쿄에 디즈니랜드가 들어섰으니 대략 18년 후에 라이벌 도시 오사카가 유니버설 스튜디오 테마파크를 유치하여 경쟁구도 하나를 더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책 p27에서 p45까지, 이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SJ)에 대한 가이드가 아주 자세하게 이어집니다. 놀이기구 빨리 타는 팁까지 소개되었으니 어린 자녀를 동반한 관람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 뒤 p175에, 칸사이 지역의 어린이를 위한 명소들이 따로 소개됩니다. 

오사카 교외에는 멋진 거리가 많은데 p81에 소개된 텐진바시스지[天神橋筋]가 그 중 하나입니다. 텐진바시라는 다리[橋]가 있고 그 인접 지역[筋. 스지]의 거리입니다. 중국 베이징에는 천진(天津)이라는 항구도시가 그 곁에 있는데 우리로 치면 서울의 인천 격이고 이곳의 현지어 발음은 톈진이라서 다릅니다. 무작정따라하기 시리즈의 큰 장점 중 하나가, 이 페이지에서처럼 여행 작가의 품격, 개인적 상념이 담긴 한 편의 짧은 에세이가 함께한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텐진바시스지에서 느낀 개인적 소회를 표현했는데, 타 여행서에서는 보기 힘든 컨텐츠라서 여행의 추억과 깊이가 한층 더해집니다. 바로 다음에는 료안지[龍安寺]가 소개되는데, 이곳의 "지"는 불교 사찰이라는 뜻이라서 앞에서와는 다릅니다. 

요즘은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바가지 안 씌우고 가성비 좋은 상가, 상점 정보를 공유하여 찾아가는 풍조가 널리 퍼졌다고 합니다. 무작정따라하기 여행서 시리즈는 저렴한 생활용품을 구매할 수 있는 정보를 따로 마련하는 것도 특장점인데, p192 이하에 3코인즈라든가 라코레 같은 샵들이 소개됩니다. "고급스러운 퀄리티에 그렇지 않은 가격"이라는 문구가 재미있습니다. 물론 가성비를 굳이 따지지 않고 두루 좋아할 만한 쇼핑 스팟들도, 다이마루 신사이바시 지점이라든가, 돈키호테 같은 곳들이 소개되네요. 

여행 계획은 각자가 자기 취향, 예산 등에 따라 주체적으로 짜는 게 맞겠습니다만 우리들은 다들 결정장애가 있습니다. 이렇게 정보가 많이 주어진다고 해서 모두가 그를 잘 활용하여 나만의 계획을 짤 수 있는 건 유감스럽게도 아니죠. 책에서는 그래서 칸사이 4박5일, 7박8일 추천 코스를 p220, p221에 제시했습니다. 뭐가 뭔지 잘 모르는 여행자라면 이 코스에 따라 몸을 맡기면 되겠습니다. 

무작정따라하기 시리즈의 장점은, 말그대로 무작정따라하기만 해도 멋진 여행이 될 수 있게 실용적이고 정확한 정보들이 제시되었다는 거죠. p246만 봐도, 고베에서 오사카 가는 방법을 JR, 한큐[阪急], 한신[阪神] 등 다양하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또 무작정따라하기는 음식 정보가 많다는 점도 정말 최고인데, p258 이하에서는 미나미 지역의 빼어난 맛집이 예쁜 지도, 상점 들이 줄을 서서 독자를 맞이합니다. 또 제가 이 시리즈에서 가장 좋은 피처가 바로 음식 사진들인데, p270에 도열한 메뉴들을 보니 안 먹어도 배가 부른 것 같습니다. p283의 맛집 후센[風泉]의 오반자이[おばんざい, お番菜] 사진을 보니 침이 꿀꺽 넘어갑니다. 

p344 이하에는 교토 여행 코스 7개가 제시되는데 각각 QR 코드가 붙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부, 남부, 서부, 북부 네 군데로 나뉘어 명소들이 분석되는데, 이 코스들에도 QR 코드가 붙은 게 많습니다. 북부의 명소로는 신뇨도[眞如堂], 긴카쿠지[銀閣寺] 등이 눈에 띕니다. p376의 긴카쿠지(중부), p401의 킨카쿠지(서부)는 발음이 비슷한 것 같아도 은각사와 금각사로 다릅니다. 금각사(金閣寺)는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로도 유명합니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p391의 수족관도 추천됩니다. p392에는 임란 때 귀를 베인 조선인들의 한이 서린 귀무덤도 나옵니다. 일본의 군주는 1868년 명치 유신 성공 후 도쿄로 옮겼지만 그전에는 내내 교토에 거했는데(그래서 이름도 京都지요), p361에는 고쇼[御所], 센토고쇼[仙洞御所] 등이 소개됩니다. 

고베도 온갖 볼거리가 자세히 소개되는데, 특히 저는 키타노이진칸[北野異人館]에 대한 정보(p445)가 자세해서 좋았습니다. 또 나라에서는, 담징이 그린 금당벽화로 유명한 호류지[法隆寺]가 멋진 사진들과 함께 속속들이 설명됩니다. 간사이 여행서이기도 하고 아예 간사이 백과사전이라고 해도 될 이 멋진 책 덕분에 일본 여행이 매우 알차질 것 같아서 기대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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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틴의 기적 - 인생을 바꾸는 강력한 힘
허철희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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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께서는 금융기관에 28년 동안이나 재직하신 금융인입니다. 30년 전 학생시절에는 새벽 4시 30분에 칼같이 일어나서 러닝을 마치고, "여름과 겨울을 가리지 않고(p33)" 냉수욕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러고는 바로 영어회화 학원으로 향했다고 하시는데, 이처럼 학생 시절을 알차게 보냈기에 자신의 앞날을 멋지차게 개척할 수 있지 않으셨을까 싶기도 합니다. 새벽 시간을 엄격한 루틴에 의해 보내는 의미에 대해 저자는 p34 이하에 세 가지가 나오는데, 그 중에 저는 "시간을 멈추게 한다"는 말씀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알차게 시간을 보내고 나면 그 시간은 자신의 내면에 그대로 자산으로 남아 진정한 역량으로 체화하기 때문입니다. 

"오래가려면 리듬을 타라.(p47)" 노래도 그저 곡조만 잘 맞춘다고 전부가 아니라, 리듬이 정확히 지켜져야 남들이 듣기 좋습니다. 음악도 음악이지만 리듬의 진가는 운동할 때 드러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운동 자질 중에서도 지구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저자가 주장하는 핵심은 "동참하라. 시도하라"입니다. 회사에서 과업이 주어질 때, 이 어려운 일을 앞으로 어떻게 해 내나 싶은 두려움이 먼저일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아무 생각을 하지 말고, 그냥 동참하라."고 합니다. 생각 없이 동참부터 일단 하는 것이 바로 리듬을 제대로 타는 첫걸음이라는 뜻입니다. 무슨 일이라도 이렇게 시작해야 오래간다고 합니다. 힘든 건 나만 힘든 게 아니라 다들 힘드므로 괜히 위축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노력이라는 게 참 묘해서 70만큼의 노력이 쌓인다고 70의 성과가 나질 않습니다. 100이 채워지기 전까지는 0, 즉 아무 노력도 안 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겁니다. 만약에 99까지 노력한 사람이 있다면, 아 왜 99씩이나 했는데 아무것도 안 한 사람과 차이가 없을까, 이렇게 좌절하며 멈추면 정말로 손에 아무것도 못 쥐고 멈추는 거죠. 100이 넘어가야 그때부터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기 시작하는 겁니다. 아 이제부터 되기 시작하는구나 느낌이 올 때, 그때의 희열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p70에 나오는 "넘치게 하라"는 저자의 주장이 바로 이런 취지이겠습니다. 저자는 토머스 칼라일의 말을 인용하며, "걸림돌을 바로 디딤돌로 바꿔라"고 우리를 독려합니다. 뒤 p134에도 더 심화된 논의가 나옵니다. 

사회 생활을 할 때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같이 있기 싫은 사람(p93)이 꼭 있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저자는 세 가지를 권합니다. 첫째 상대에게 먼저 말할 기회를 줘라, 둘째 대화에서 공통화제를 찾아라, 셋째 아무리 맞는 말이라 해도 따뜻하게 건네라. 이렇게 해야만 내 말의 정당성과 힘이 확보된다고 합니다. 우리가 꼭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일단 호감을 확보한다 해도, 관계를 발전시키려면 친화력이 추가로 필요하겠습니다. 아무리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바가 많다 해도, 이런 친화력을 후천적으로 개선할 수는 없을까요? 얼마든지 가능하며, 저자는 "타인에게 먼저 다가가기(p110)"를 루틴화하라고 합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저자는 식당 여사님과도 인맥을 쌓았으며(p113) 그 결과 어딜 가도 환영받는 직장인이 되었다고 밝힙니다. 

사소해 보이는 인연도 생각지도 않게 나를 도와 줄 때가 있습니다. p147을 보면 저자는 루틴대로 러닝을 하다가 지방에서 올라온 80대 노인분에게 길안내를 해 드렸는데 지금까지도 그분과 연락을 주고받으신다고 합니다. 이런 인맥 쌓기 루틴도 거저 되는 건 아니고, 노력이 쌓여야 합니다. 저자는 특히 젊었을 때의 노력은 아무리 투입되어도 지나치지 않고, 마치 땅에 비료가 쌓이고 쌓여도 더 비옥한 토양이 되듯, 노노력을 아끼지 않고 끊임없이 인맥구축과 자기계발을 행하라고 조언합니다. "성장기에 거름을 아끼지 마라(p155)." 

사회생활에서는 융통성이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원칙을 함부로 훼손해서는 안 됩니다. p173을 보면 "원칙은 지키라고 만든 것이다"라는 말이 공자의 <논어>로부터 인용됩니다. 텀블러는 원래 밑이 둥글어서 쏟아지기 쉽기 때문에 이름이 그렇게 붙었는데(도중에 세우지 말고 원샷하라는 재촉 목적), 이 고사에 나오는 고(뿔 각 변에 외로울 고 자를 씁니다)라는 잔은 각이 져서 쥐기가 어려우니 정반대입니다. 과음하지 말라고 만들어진 잔이며, 이로써 한번 세운 원칙은 끝까지 지키라는 가르침이 강조됩니다. 다듬고 다듬는 노력이 루틴이 된다면 세상에 안 될 일이 없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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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메타버스 이야기 - 메타버스는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킬까?
이종호.조성호 지음 / 북카라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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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시리즈 메타버스 편입니다. 일단 청소년을 위한 책이기 때문에, 알듯 모를 듯, 쉬운 듯 은근히 어려운 메타버스를, 여러 일러스트와 자료 사진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 사실 청소년도 청소년이지만, 어른들도 누가 메타버스에 대해 알려 달라고 하면, 아무도 시원하게 설명 못 합니다. 그래서 저는 어른들도, 이 책을 읽고 기초부터 확실하게 개념을 잡고 다음 단계의 공부를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책에는, 주식 투자자들도 참고로 하면 유익할 듯한 여러 유익한 정보들도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데다, 서술과 구성은 청소년용으로 쉽게 짜였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물론 기본 취지는 청소년 장래 설계를 위한 교재, 혹은 수행 평가용 레퍼런스지만, 그 내용은 제법 깊이 있는 사항을 다룬 파트도 많습니다. 일단 저는 이 책으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p67을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많은 학자들은 아직도 메타버스의 정의를 쉽게 내릴 수 없다고 말한다." 학자들도 이러할진대 우리 같은 일반인들은 어떻겠습니까. 행여 어떤 청소년이, 대입 면접 시험에서 이런 질문("메타버스가 무엇인가요?")을 받았다면, 지나치게 단정적으로 어떤 표준적인 문구를 말할 게 아니라, 이 책처럼 "많은 학자들 사이에서 아직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이라며 다소 유보적인 서두를 잡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엄연히, 학계의 현황부터가 의견이 갈리는데, 어린 학생이 입시 참고서 몇 권 읽고 와서는 지나친 확신으로 대답하면 교수님들이 고개를 절레절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임방이건 혹은 자기집에서건 요즘은 VR용 헤드셋을 자주들 이용합니다. p86에서는 그 유형을 셋으로 나누는데 테더링, 독립실행형, 스마트폰 등입니다. 요즘 책들은 결론만 앙상하게 내세우지 않고, 대체 왜 그렇게 되는지 이치와 원리까지를 쉽게 설명해 줍니다. p89를 보면 VR헤드셋의 작동 원리에 대해 설명하는데, 우리도 왜 컴퓨터에서 합당한 코덱을 깔지 않은 채로(혹은 3D 글래스 없이) 입체 영상을 보면 그냥 둘로 나뉜 기이한 화면만 보지 않습니까. 이 책에서도, "두 개의 독립적인 이미지를, 헤드셋 각도와 렌즈의 구조를 통해, 입체로 착각하게, 왜곡하여 보여 주는 것"이라고 그 이치를 설명합니다. 모르고 즐겼을 때에는 신기했는데, 그 이치를 알고 보면 이처럼 허무합니다. 그래도 우리 청소년들은 그저 소비자의 위치에 머물지만 말고, 이치와 원리를 알아 장차 똑똑한 개발자, 창조자, 스타트업 경영자로 자라나야 하겠습니다. 

p142를 보면 메타버스에 대한 저자들의 의미 부여가 나옵니다. "메타버스는 디지털 환경에서 자신을 연결하고, 거래하고, 표현할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이다.... 모두가 메타버스 안에서 윈-윈 하려면 큰 전제로 신뢰성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온라인 모두에서 사회의 기초가 바로 신뢰이기 때문이다." 기술은,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같은 물을 마셔도 뱀이 마시면 독이 되고,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된다는 격언도 있습니다. 같은 기술도 어떤 사람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반대로 만인을 이롭게도 만듭니다. 메타버스는 기본적으로 단단한 현실이 아니라 일종의 대안을 빚어내는 체계이기 때문에, 그를 향유하는 참여자들, 소비자들이 냉철한 현실 감각, 혹은 타 참여자들에 대해 신실한 연대의식, 공감대를 구축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메타버스 활용만큼 윤리의식과 인성이 요구되는 국면도 또 없습니다. 

메타버스는 그저 즐거운 엔터테인먼트에서만 쓸모를 갖는 게 아닙니다(그랬다면, 주식 시장에서 그렇게나 많은 종목들이 테마로 엮여 올랐다 내렸다 하지 않았겠죠). 이 책 p162을 보면 자동차 산업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 이 분야에서 메타버스가 어떻게 적용되고 또 얼마나 그 생산성과 효율을 증가시켰는지가 나옵니다. 특히 작금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해야 하는데, 책에서는 BMW社의 사례를 들며 이 자율주행 공정에서 메타버스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설명합니다. 어떤 사람은 메타버스가 과대평가된 트렌드, 테마라고 하던데, 책의 이런 부분을 읽어 보면 과대평가는커녕 우리는 아직 메타버스의 가장 작게 드러난 일부마저도 제대로 평가 못 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메타버스 담론은 그저 기술만으로 채워진 비인간적인 콘크리트 더미도 아니고, 감각적 쾌락만을 추구하는 환상의 놀이공원도 아닙니다. p196을 보면 과연 로봇이란 무엇인가의 주제를 놓고 깊이 있는 분석과 탐구가 이어지는데, 이게 잘 뜯어 보면 "What is a robot?"이 아닙니다. 거꾸로, "인간이란 무엇이며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모색 과정입니다. 불완전하고 불만족스러운 로봇의 단점을 보완하려면 결국 인간에 비해 여전히 못 미치는 점을 찾아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 인간은 그럼 무엇인가?"의 질문을 다시 만나고 그 해답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죠. 메타버스의 긍정적 영향, 부정적 영향까지 두루 살피며 결국 얻게 되는 인식의 경지는 "인간, 인간, 그리고 인간"이라는 주제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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