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에서 서민이 되어서 약혼을 파기당했습니다! 4
오오이와 켄지 지음, 쿠라모토 카야 그림, 타카나시 카오루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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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귀족의 딸로 키워진 안나가 아기일 때 다른 아기와 바꿔치기(체인질링) 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갑자기 서민의 딸로 살아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라이트 노벨 원작의 로맨스 판타지 만화다. 4권에서 안나는 동생들과 함께 시장에 간다. 안나는 동생들보다 나이는 많지만 서민으로 살아본 경험은 적기 때문에 하나부터 열까지 동생들에게 배워야 하는 신세다. 똑똑하고 씩씩한 아네트 누나와의 생활에 익숙한 동생들은 동생들 대로 답답하다. 과연 이들은 앞으로 잘 지낼 수 있을까. ​ 


안나와는 반대로 귀족 영애가 된 아네트는 만에 하나 귀족이 된다면 이루고 싶었던 일을 마침내 이룰 수 있게 되었다며 기뻐한다. 하지만 아네트의 소원을 들은 부모님과 오빠는 이룰 수 없는 일이라며 그 대신 아네트에게 다른 진로를 제시한다. 한편 안나는 처음으로 혼자서 시장에 갔다가 마리를 만나 함께 옷 가게에 들른다. 그곳에서 우연히 귀족 영애 시절의 안나를 아는 어떤 인물을 만나는데...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고 안나와 아네트의 심리 묘사가 자세하며, 무엇보다 작화가 예뻐서 보는 내내 즐거웠다. 원작 소설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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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할머니 회춘하다 7
아라이도 카기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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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모리의 시골 농가에서 농사를 지으며 노후를 보내고 있는 80대 노부부 쇼조와 이네가 신비한 힘을 가진 사과를 먹고 20대 시절의 몸으로 회춘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만화다. 젊은 시절의 건강한 몸을 되찾은 쇼조와 이네는 여태 못 간 신혼 여행도 가보고 타 지역에 사는 자식들의 집을 방문하는 등 즐거운 나날을 보낸다. 이들 부부는 연애 결혼이 드문 시대에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을 했을 만큼 서로에 대한 사랑이 깊다. 이미 50년 넘게 결혼 생활을 했는데도 회춘 이후 서로가 젊어진 모습을 보면서 새삼스럽게 설렘을 느끼는 장면들이 사랑스럽다. ​ 


젊음을 되찾은 쇼조와 이네의 모습을 보면서 자극을 받는 사람은 이들 부부만이 아니다. 쇼조와 이네의 손녀 미노에게는 쇼타라는 남자친구가 있다. 이들은 갑자기 내린 비를 피하기 위해 근처에 있는 신사에 갔다가 젊은 시절의 쇼조와 이네의 환영을 본다. 이네는 미노에게 "너희들은 '용기'와 '결단'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시대에 살 수 있으니께."라며 격려해주고, 이네의 말에 힘을 얻은 미노는 쇼타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젊은 시절의 몸을 되찾은 이네가 요즘 젊은이들이 입는 옷에 적응하지 못해 벌어진 일을 그린 에피소드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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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워치 WITCH WATCH 11
시노하라 켄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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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마녀 니코와 오니의 후예 오토기, 늑대인간, 흡혈귀 등이 한 집에 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개그풍의 판타지 만화다. 11권에서 오토기 모리히토는 재앙의 날에 대비해 한층 더 수행에 박차를 가한다. 하지만 모리히토가 읽고 싶은 옛날 책들은 전부 해독하기 힘든 오니 문자로 쓰여 있어서 읽을 수가 없다. 그런 모리히토를 위해 니코가 마법을 부려서 모리히토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특별한' 스승들을 불러낸다. 하지만 니코의 마법이 언제나 그렇듯이 효과가 있는 만큼 부작용도 있는데... ㅋㅋㅋ 

이 밖에도 초승달 모양을 보면 다른 인격으로 변하는 늑대인간 케이고가 그를 짝사랑하는 양갓집 마녀 네무와 동물원에서 데이트를 하면서 겪는 일을 그린 에피소드가 있고, 텐구인 칸시가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결혼식과 장례식 아르바이트를 동시에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에피소드가 있다. 시노하라 켄타의 대표작 <SKET 스쿨 라이프 해결사>의 등장 인물들이 나오는 특별 편도 실려 있다. 계획에 살고 계획에 죽는 파워 J 모리히토와 니코의 첫 데이트 에피소드도 귀엽고 웃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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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게 해 주시겠어요? 10
핫토리 미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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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으로 유명한 일본의 작은 휴양 도시 아타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젊은 여성 킨메 와카나의 일상을 그린 만화다. 이웃들의 옷을 세탁하고 수선하며 일상을 보내는 킨메에게는 사실 남들에게 쉽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다. 그것은 과거의 기억이 없다는 것이다. 킨메는 매일 같이 웃는 얼굴로 이웃들을 상대하며 즐겁게 일하지만, 속으로는 왜 과거의 기억이 없는지, 대체 어떤 기억인지 궁금해 하고 또 궁금해 한다. 10권까지 따라 읽으면서 독자인 나도 그 사연이 무척 궁금했는데 마침내 10권에서 알게 되었다.

​10권에서 킨메는 아타미에 놀러 온 시오와 여름 바다를 만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자신보다 훨씬 어린 시오와 함께 생활하면서 킨메는 시오와 보내는 일상이 자신이 어렴풋하게 기억하는 과거와 비슷하다는 걸 깨닫는다. 킨메는 이웃에 사는 큐쇼가 고등학교 졸업 후 아타미를 떠날 거라는 말을 들으며 자신도 아타미를 떠나볼까 생각한다. 당장은 아타미를 떠날 수 없어서 조금 이른 겨울 휴가를 계획해 시오네 집을 방문하는 킨메. 그곳에서 킨메는 그토록 알고 싶어했던 과거의 자신과 만나게 된다. 어떤 사연인지 궁금하다면 책으로 확인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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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조승리 지음 / 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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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을 잃는다는 것. 어려서부터 시력이 안 좋았고 지금도 안 좋은 나에게는 가까운 미래에라도 일어날 법한 일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각장애 자체에 대해서나 시각장애인의 생활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었다. 일단은 앞이 보이니까, 아직은 시각장애인이 아니니까, 라는 경솔하고 오만한 생각 때문이었으리라. 2023년 샘터 문예공모전 생활수필 부문 대상을 받은 시각장애인 에세이스트 조승리의 첫 산문집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를 읽으며 장애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사건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저자의 경우 열다섯 살 때부터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서둘러 병원에 갔더니 앞으로 10년 정도 계속 시력이 떨어져서 완전히 실명하게 될 거라고 했다. 어머니는 의사의 진단을 믿을 수 없다며 다른 병원에 데려가기도 하고 민간 요법을 찾기도 했지만, 당사자인 저자는 담담히 장애를 받아들이고 미래를 준비했다. 시각장애인 고등학교에 진학해 안마 기술을 배우고, 줄어드는 시력에 의지해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다. 그렇게 지금은 마사지사이자 작가로, 때로는 여행을 다니고 탱고를 배우며 즐거운 삼십 대를 보내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는 저자의 첫 타이완 여행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저자는 여행 팟캐스트 방송을 듣고 여행 블로그를 읽으며 공부한 끝에 시각장애인 친구 둘과 타이완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비장애인 동행 없이 불가능할 거라고 모두가 말렸지만, 철저한 준비와 위기의 순간마다 등장한 귀인들 덕분에 무사히 여행을 마쳤다. 어떤 한국인 여행자들은 "앞도 못 보면서 여길 힘들게 뭐 하러 왔누!"라고 혀를 끌끌 차며 말했지만, 여행을 하는 방법은 눈으로 보는 것만이 아니다. 타이베이 시내의 거리에서 에릭 사티의 음악을 듣는 기쁨은,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도 누릴 수 있고 누려야 한다.


나는 어둠을 훑어보았다.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온통 어둠뿐이었다. 하늘을 수놓는 수백 송이의 불꽃이 궁금했다. 그러나 지금 저 불꽃을 볼 수 없다 해서 아쉽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나의 불꽃은 더 찬란하고 빛나기 때문이다. (15쪽)


책에는 도시화가 시작된 농촌에서 보낸 어린 시절, 딸의 장애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엄마와의 불화가 끊이지 않았던 십 대 시절, 마사지사로 일하면서 손님들의 몸의 피로를 풀어주고 마음 깊은 곳에 담겨 있던 이야기를 듣는 요즘에 이르기까지의 일들이 담겨 있다. "비극을 양분으로 가장 단단한 뿌리를 뻗고, 비바람에도 결코 휘어지지 않는 단단한 줄기를 하늘로 향해야지."라는 저자의 결심이 오래오래 이어져 좋은 글과 책들로 결실 맺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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