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남도이지만 점점 바깥 공기가 차다.
어제는 여기에 미세먼지가 더해져 음울한 게 꼭 북유럽 날씨 같았다.
그런 시기지만 오늘은 기대되는 날.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핀란드 편 하는 날이다.
TV가 없지만 아이들과 컴퓨터로 이 프로그램을 거의 봤다. 아이들이 독일 편을 특히 재미있게 보았고 핀란드 편도 무척 좋아했다.
낚시, 수영, 버섯 채취가 흔한 20대 놀이문화라니. 정말 멋지다.
아들도 우리나라 대학생 형아들은 술 마시고 게임하는데 이 사람들은 정말 신기하다고 했다. 꼭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책에서 튀어나온 듯한 세 사람을 보니 저절로 엄마 미소.
대도시의 풍경과 우리나라의 낯선 먹거리를 거부감 없이 즐기는 세 사람이 정말 귀엽다.
미역국을 바다 맛이라 하고 생선구이를 잘 먹고 그 이상한 손소독용 알콜 맛이 나는 소주를 즐겨 찾는다. 남대문 시장을 찾아 생선구이를 먹으며 낮에 술을 마실 때 죄책감을 느끼다 곧 여기는 한국이지, 하며 태세 전환.
그렇다. 우리는 과도한 음주 문화에 너무나 관대하다.
낮이나 밤이나 술.
혼술과 떼술에 모두 관대하다.
심지어 술을 마셨다고 심신미약으로 감형되기도 하고.
9시 넘으면 술을 살 수 없고 펍에서 마시려면 아주 비싸서 집이나 친구집에서 간단하게 마시는 문화가 더 부럽다.
야구 경기장에서 맥주를 마시며 엄청 즐거운 이들.
정말 이런 표정은 여행지에서나 나오는 것이겠지.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며 투블럭을 비밀스런 대머리라 하기도 하고ㅋㅋㅋㅋ
그곳의 서비스와 비용에 무척 만족한다.
핀란드에서는 헤어컷만으로 4만원 정도라 거의 십여년간 혼자 머리를 잘랐다고 한다.
한국이 이발비가 저렴하고 기술도 좋고 서비스도 좋다고는 하지만 이들이 우리나라 미용 스탭의 임금과 살인적인 노동시간을 알고 나면 한국이 전혀 부럽지 않을 것이다.
오늘 편에는 아이들 꼬꼬마 시절 살았던 강원도가 나온다.
살던 곳 근처라 가끔 갔던 속초.
거기서 이들은 무엇을 발견할까.
바다 수영하고 회 먹는 모습이 예고에 나오던데 그곳에서 술, 게임, 쇼핑이 아닌 새로운 한국을 보고 가면 좋겠다.
*
어서와에 등장하는 이들은 한국의 기술 문명이나 서비스를 동경하지만
사실 우리가 더 핀란드를 막연하게 동경하고 있다.
애들아빠 친구 분이 공무원이라 핀란드에서 몇 년 보내고 왔는데
카톡 프로필에 있던 그 풍경이 신비로워 한동안 보았다.
진짜로 저녁이 있는 삶
우리나라 같이 빡세게 애들 몰아부치지 않아도
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에 자주 1위로 이름을 올리는 나라.
자일리톨 껌 광고 휘바휘바로 유명하지만
노키아, 자작나무, 오로라, 산타할아버지, 사우나, 시벨리우스 핀란디아
괴짜 감독 아끼 카우리스마끼, 무민, 카모메 식당, 마리메꼬, 이딸라, 루메네
뭔가 엄청 신비롭고 세련되며 건강한 이미지이다.
아끼 카우리스마끼의 성냥공장소녀는 내 20대의 인생영화였다.
마리메꼬, 이딸라
직구도 잘 못하고 백화점 가격에 늘 눈물짓는데
다이소에 북유럽 그릇들 카피해서 파는 거 보고 웃었다.
엄청 그럴듯하다. 사진 찍어둔 게 안 보이네
<핀란드 디자인 산책>만 전에 대강 보았고, 나머지 책들은 꼭 읽고 싶다.
어서와 친구들 집만 봐도 엄청 단출하면서 세련되었는데 휘바 핀란드를 읽다 보면 그들 생활을 더 잘 알 수 있겠지.
*
핀란드나 북유럽을 동경해 신혼 인테리어 스타일이 한동안 이러했다.
그러다 한동안 육아카페에 회자되던 '북유럽 인테리어의 최후'
일단 뽀로로 놀이매트가 깔린다.
그러다 각종 놀이감으로 넘쳐나면서
북유럽 인테리어 감성이고 뭐고 청소하고 밥이나 먹고 살면 다행이다.
북유럽풍 아기옷들도 여전히 유행중
그러나 우리나라에 오면 대략 이런 풍
어떤 브랜드인지 밝힐 수는 없다.
대체로 북유럽풍 아기옷이 진짜 잘 어울리는 경우는 샘 해밍턴 아가같이 눈크고 피부 하얀 아기들인듯하다. 쇼핑몰 모델 아가들 말이다.
그런데 이제 그런 거 입히지 말라고 굳이 오지랖 부리고 싶지는 않다.
엄마가 인형놀이하며 얻는 기쁨도 크니까.
그걸로나마 잠시 육아 스트레스 풀었다면 그걸로 그 옷의 효용은 다한 셈.
나도 논밭 한가운데에서 폴 @ 짐보 @ 옷 입혀 애들 사진 찍어주고 그랬으니.
사실 엄마나 동생이 사온 남대문 보세표 옷들이 그 배경과 어우러져 더 예뻤다.
이사를 하도 다녀 북유럽 인테리어는 도전해본 적이 없다.
다만 아이들이 그간 이런 핀란드 책들은 봤다.
핀란드 수학교과서는 1호가 어린이집에서 배워 너무나 쉽다며 다 안다고 던져두었고
타투와 파투는 전 시리즈를 다 사서 4학년인 지금도 본다.
무민은 우리 아이들의 경우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다. 캐릭터가 귀엽다고는 하는데 이야기를 크게 즐기지 않았다.
육아서도 발빠르게 핀란드 아이, 핀란드 교육, 핀란드 육아 치면
엄청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똑똑똑! 핀란드 육아>를 쓰신 심재원 님은 광주에 강의 오시기도 했지만 안 갔다.
이미 서천석, 오은영 강의를 듣고 학습된 바 있다.
먼저 태아교육보험, 혹은 변액보험, 혹은 건강식품, 각종 교구나 화장품 등의 광고를 한 시간 넘게 한참 듣고 나서야 명사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지방의 큰 호텔이나 컨벤션 홀을 빌려 광고를 하고 무료로 강의를 들려주며 엄마들에게 힐링?을 준다.
각종 육아카페에 받아온 선물, 경품들과 감동의 증언이 이어진다.
물론 나는 그런 제품들을 사거나 보험 계약을 맺은 적은 없다.
강제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개중에는 여유만 있으면 사고픈 좋은 것도 있었다.
동네 엄마들과 몰려온 무리 중에는 가계부를 고려하지 않고 체면 따라 지른 엄마들도 일부 있을 수는 있을 것이다. 누구 말대로 스튜핏인가! 아니면 합리적인 소비일까는 자신이 판단하는 것이다.
아무튼 업체 입장에서는 정말 효율적인 마케팅이다. 평일 오전에 아이 교육에 대해 강의 들을 수 있는 구매력 있는 전업 엄마들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
참으로 매력적이지 않은가.
직장 다니는 엄마를 위해 일곱 시 이후 저녁 클래스를 열기도 한다.
행사장에 아이들과 아빠는 동반 불가.
이것의 의미는?
보험 광고하던 모 지점장 님은 이거 아빠가 안 된다고 했어요, 하실 분들은 계약하지 마시라고 부부싸움 만들기 싫다고 하시네. ㅋ
김미경, 불량육아 하은엄마, 푸름이아빠 대중강연자
서천석, 오은영, 조선미 박사, 구성애 등 전문가군
여러 연예인들 혼자서 혹은 부부로,
김창욱, 공부의 신 강성태, 핀란드육아 심재원
남아미술?로 유명한 최민준 등
강사 풀이 정말 다양하다.
어떤 육아관을 가졌든 한 번쯤은 걸려들만 하다.
강연장은 보통 광주는 김대중컨벤션 홀이나 호텔이다.
두 번이나 가봐서 좀 쑥스럽다.
오은영, 서천석 강연을 듣고
연@건강식품 해독주스 한 팩을 마시고 뭔지 알 수 없는 효능의 마스크팩 등을 받았다.
그렇게 속고도 잘 낚인다, 파닥파닥.
이제는 뭐 유튜브 등으로도 육아 관련 강연은 잘 찾아보지 않게 된다.
공부랑 마찬가지로 육아도 책이나 강연을 보기보다 뛰어들어야 하고 자주 해야 하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찾아야 한다.
만 6세 미만 어린이에게는 뭔가를 가르치는 것이 금지되고, 아이들의 학교 적응을 돕기 위해 초등학교 때는 입학부터 졸업까지 담임 교사가 바뀌지 않는다.
핀란드에서는 학교 수업시간에 조는 아이들이 거의 없다고 한다. 만약 수업시간에 아이가 졸면 학교는 집으로 전화를 걸어 원인을 파악하고 부모를 혼낸다.
핀란드의 모든 아이들은 가족, 친구들과 함께 농사를 짓는 과정을 몇 년간 진행한다. 남녀 구분 없이 목공과 바느질, 뜨개질도 배운다. 이를 통해 자연과 사람의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과 노동을 존중하는 마음을 키운다.
윤씨는 “핀란드에서는 학교를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며 “그런 환경에서 아이들은 가장 적게 공부하지만 스스로 학습하며 자기 삶을 어떻게 가꿀지를 고민하고 개척해 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여행사를 운영하는 그가 핀란드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해외교육 연수를 여행 프로그램으로 본격 운영하면서부터. 특히 한국교원대 종합교육연수원의 교장자격 해외연수 코스로 교육선진국 탐방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핀란드와 인연을 맺었다.
윤씨는 “핀란드 교실의 구체적인 모습을 보고 느끼면서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우리 교육현장에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까 고민하다가 책을 쓰게 됐다”며 “부족한 게 많은 책이지만, 우리 교육의 미래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씨는 12월 중 청주에서 출판기념회를 겸한 북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글·사진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2017.11.2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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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글을 참고해서 이 정도로 살아야지.
내가 보고 싶은 책 보고 동네 맛집에서 맛있는 거 먹고
청소, 정리 열심히 하다 아이들 오면 반겨주고 숙제 봐주고 같이 놀고 같이 각자 책 보면 된다.
요즘은 다행히 학교들이 숙제도 적은 편이다. 게다가 애들이 게임도 하다보니 내 자유시간이 무지 많아졌다.
단, 일찍 재우고 집안일도 좀더 시켜야겠다.
이게 잘 안 될 때가 많다.
이제 심심해, 놀아줘 단계는 벗어나서
오히려 내가 놀아달라 하는 지경.
목요일이나 금요일에는 어서와나 알쓸신잡 같은 여행예능을 내가 먼저 같이 보자고 한다.
(알쓸신잡은 그래도 너무 늦어 거의 재방을 보지만.)
이제 무리하게 가정 경제의 범위를 벗어나 넓은 세상 해외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없다.
이미 아이들 4살, 2살 때 칠순여행으로 중국에 데려가 서로 고생했던 기억이 ㅜ.ㅠ
(그래도 아버님이 2년 전 돌아가시고 나서 생각해 보니 그마저도 참 소중했다.
그리고 애들은 기억도 못하는 여행을 들먹이며 친구들에게 중국 가보았다고 가끔 자랑한다.
판다도 봤다고 헐. 전생까지 말할 기세다, 아주)
우리아이들이 그래도 복받은 인생이라는 게 광주에 와서 알쓸신잡에 나오는 남도 여행지란 여행지는 다 다녀봤다. 꼬꼬마 미취학 시기에는 강원도 여기저기에서 오래 살았고. ^^
그래서 그런지 자기들도 보다가 가끔씩 여행지에 대해 아는 척한다.
통영 가면 루지도 타봐야지, 하고. ㅋ
어서와랑 알쓸신잡은 정말 본격 교육예능
아들은 유시민 아저씨만 말이 너무 많다고 시즌 2는 안 본다.
예리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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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생각을 정리하려 쓰기 시작했는데 역시 중구난방 아줌마 수다가 되었다.
여러 나라의 교육을 참고한다고 해도
정치,사회, 문화가 변하지 않는 한 교육이 크게 변하지 않을듯하다.
여기는 핀란드가 아니다.
2017년의 대한민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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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는 일기장에!
자기주도 육아가 필요해.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듯이 육아멘토가 많아질수록 남의 아이 키우는 것
엄마의 여유, 작은 실천거리를 찾자.
아주 작은 것이라도 좋으니 나를 위한 시간을 내서 힘을 비축해
아이들에게 상냥한 분위기를 유지.
집안일을 애들에게 좀더 시키고
필요한 학습도 자기 주도적으로 할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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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육아팁!
나의 경우
아이들 학교에 보내면서 동시에 빨래 널기 같은 급박한 것만 해치우고 바깥일 보다 들어와 청소정리하는 게 더 효율적이었다.
생활의 마디를 주기.
출근하고 학교 가고 거리가 텅텅 비어 산책하기 여유롭고 은행도 여유롭다. 시간이 남으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동네 작은 카페에 가면 9-10시 그 시간에는 거의 사람이 없다.
엄마들이 치우고 나와서 브런치할 시간이 11시 정도인데 카페에 누가 오기 시작하면 집에 가서 남은 일을 한다.
물론 그렇게 치우고 나오는 엄마들이 매일 브런치하고 하는 분들 별로 없다.
카페에 넘쳐나는 엄마들 멀리서 보기엔 매일 그러고 나와 있는 무리 같지만
각 무리들이 돌아가며 나오는 것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