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네이션 -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 찾기
애나 렘키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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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중독에 관심이 많다. 나또한 중독에 취약하다. 특히 내게 가장 위험한 것은 게임이다. 책중독은 그리 나쁘지 않다. 내게 게임과 책 두 가지의 큰 차이는 수면에 미치는 영향에 있다. 책은 재밌게 읽다가도 잘 시간이 가까워지면 책을 덮고 잠을 취할 수 있다. 내일의 컨디션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은 그렇지 못하다. 한 판 더, 한 판 더 하다보면 어느새 늦은 새벽이 된다. 삶이 피폐해진다. 새벽에 게임을 끝내면 내일은 절대 절대 하지 말아야지 다짐한다. 하지만 다음 날이 퇴근 할 때가 되면 다시 게임이 하고 싶어진다. 그렇게 몇 개월을 게임에 중독되어 시간을 보냈다. 그 피해는 말로 다 할 수 없다.


 학자들이 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신경물질은 도파민이다. 도파민은 우리에게 쾌락을 준다.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재밌는 게임을 할 때, 쾌락을 느끼면 어김없이 도파민이 분비된다. 도파민은 우리에게 동기부여를 해준다. "맛있는 것을 계속 먹어!", "즐거운 일을 계속해!" 하지만 모든 것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 우리는 점점 쾌락에 적응된다. 더 큰 쾌락을 원하게 된다. 그렇게 중독에 빠져든다. 


 현대사회는 쾌락 과잉의 시대다. 때문에 더욱 도파민에 대해 이해하고 균형을 찾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일찍이 이렇게 풍요롭고 다양한 쾌락이 존재하고 또 그 쾌락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때는 없었다. 그리고 아마도 앞으로 이 추세는 더욱 더 심해질 것이다. 그에 대한 대가로 더 많은 중독과 더 많은 고통이 따를 것이다. 쾌락과 고통을 이해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다.


 이 책의 저자는 정신과 의사이다. 이 책에는 수많은 중독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깨달음과 통찰, 교훈을 얻는다. 물론 저자의 도움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극심한 중독자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한 편으로는 나는 저정도까진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안심과 위안이 된다. 


 쾌락과 중독의 치료의 핵심은 고통에 있다. 쾌락의 반대편에는 고통이 있다. 우리는 고통을 피하지 말고 받아들여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고통에 노출되면 쾌락을 보다 잘 느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쾌락에 끝없지 탐닉 되지 않기 위해서는 적절한 고통이 필요하다. 배고픔을 참으면 더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고통은 쾌락을 선물해준다. 


 다시 예를 들어보면 마약에 중독되면 우리의 쾌락 민감도는 높아진다. 어지간한 쾌락이 아니고서는 만족을 못하게 된다. 음식 먹는 것도 잊고 마약이 주는 쾌락만 쫓게 된다. 마약을 끊으면 고통이 찾아온다. 금단 증상이다. 하지만 그 고통을 이겨내고 나면 우리 몸의 쾌락 민감도는 다시 떨어진다.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작은 일들에서 쾌락을 얻을 수 있다. 맛있는 음식, 따뜻한 햇살 등. 


 이 책에서 또 하나 인상깊었던 것은 솔직함에 대한 이야기다. 솔직함 사람이 정신도 건강하다. 솔직한 사람은 중독에 잘 빠지지 않고 중독에 빠져도 솔직함은 중독을 치유하고 극복할 힘이 된다. 사소한 것이라도 거짓말 하지 않기.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더라도 솔직하기. 때론 솔직함이 고통과 위험을 가져올 수 있지만 그래도 장기적으로 솔직함은 큰 힘이 된다는 것. 


 재밌게 읽었고 유익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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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허리 - 허리 보증 기간을 100년으로 늘리는 방법
정선근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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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년 허리>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재활의학교실 교수인 정선근 교수님의 저서입니다. 이 책은 일반인들에게 허리에 대한 잘못된 정보들은 교정해주고 제대로 된 최신 의학 정보들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정선근 교수님은 <백년 허리>와 함께 <백년 목> 도 쓰셨습니다.  



 핵심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섣불리 수술하지 마라!

-나쁜 자세, 나쁜 운동을 버리라!


-자연 복대를 만들라!

-맥켄지 운동으로 허리 디스크를 보호하라!


 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맥켄지 운동이란 간단히 설명하자면 허리를 가볍게 뒤로 젖히는 운동을 말합니다. 자연 복대를 만들라는 말은 허리 주위 근육을 키우라는 말입니다.  


 



 아래는 저자가 소개한 도쿄 대학 정형외과의 고모리 히로미치 박사가 1996년에 발표한 연구 내용입니다. 


 77명의 환자 중 49명(63.7퍼센트)에서 탈출된 디스크가 저절로 줄어들었다.


 77명 중 10명(13.0퍼센트)에서는 탈출된 디스크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디스크 탈출의 정도가 심하면 심할수록(수핵이 원래 자리에서 이탈된 거리가 멀면 멀수록) 크기가 더 많이 줄어들었다 

-p51


 고모리 박사는 디스크 탈출증으로 좌골신경통을 앓고 있는 환자 77명을 대상으로 통증 발생 직후(평균 1.8개월 이내) MRI 촬영을 했습니다. 그 후 환자들에게 비수술적 치료를 하면서 수개월 후 MRI를 다시 찍었습니다. 결과는 위와 같이 3분의 2 이상이 퇄출된 디스크가 줄어들거나 사라졌습니다. 디스크라도 꼭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은 비수술적 치료와 생활습관 교정, 운동치료로 다시 건강한 허리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 



 

 디스크가 손상된 분들에게 윗몸 일으키기는 해로운 운동입니다. 윗몸 일으키기는 디스크 손상이 없는 분들에게는 좋은 운동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당장 허리가 아프지 않고 과거에도 특별히 아팠던 적이 없는 사람도 MRI를 찍어 보면 손상된 디스크가 발견될 확률이 64퍼센트 정도 됩니다. 그렇다고 윗몸 일으키기 운동을 하기 전에 MRI를 찍어볼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운동 중 혹은 운동 후 허리 통증이 느껴지면 운동을 하면 안 된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운동 중 혹은 운동 후 허리 통증을 느끼는 경우이다. 여기서 통증이라는 것은 약간 시원하면서 뻐근해지는 통증도 포함한다. -p134

 



 요통이 심하신 분이나 허리 건강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게 쉽고 친절하게 쓰인 의학 교양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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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 법칙들 - 생명의 최전선, 가장 인간적인 과학의 현장에서 테드북스 TED Books 8
싯다르타 무케르지 지음, 강병철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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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싯다르타 무케르지는 처음들어보는 이름이지만 대단하신 분이다.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암- 만병의 황제의 역사>로 2011년 퓰리처상 일반 논픽션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 책은 저자가 생각하는 의학의 법칙 3가지가 담긴 책이다. TED 강연을 바탕으로 한 책으로 100p 잠짓으로 짧지만 강렬하다. 흔히 일반인들이 하는 착각 중 하나가 과학과 의학이 만능이라는 생각이다. 저자는 의학의 불안전한 모습을 알고 그런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겸손한 분이다.

 

 그가 생각하는 의학의 제1법칙은 "강력한 직관은 근거가 미약한 검사보다 훨씬 힘이 세다."  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검사의 위양성과 위음성에 대해 모른다. 책의 구절을 살펴보자.

 

 먼저 의학의 모든 검사는, 어떤 분야의 어떤 검사든 일정한 비율로 위양성과 위음성 결과가 나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위양성이란 환자에게 질병이나 이상이 없는데도 양성인 결과가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HIV 검사 결과는 양성이지만 사실 환자의 몸속에 에이즈 바이러스가 없는 경우). 반대로 위음성이란 이상이 있는데도 검사 결과는 음성인 경우다(환자는 감염되었는데 검사 결과는 음성인 경우). -p44

 

 설명하자면 복잡하지만(실은 나도 제대로 완벽히 이해를 못했지만) 무작위로 검사했을 때 검사가 틀렸을 확률은 상당히 높다. 때문에 근거가 미약한 검사보다 상황, 맥락, 경험에 의한 의사의 통찰에서 나온 직관적인 결론이 맞을 확률이 훨씬 높은 것이다. 경험이 많은 의사일수록 노련한 직관을 가진다. 뭐 이는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이지만. 경험은 힘이 세다.

 

 

 의학의 제2법칙은 "'정상적인 것들' 은 규칙을 가르쳐준다, 하지만 법칙을 가르쳐주는 것은 '예외들'이다." 이다. 이 역시 의학 뿐아니라 과학이나 다른 분야에도 적용되는 법칙같다. 의학이나 과학을 하는 사람들 중 '예외적인 것들' 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론에 현실을 끼워맞추는 플라톤주의자들이 많다. 하지만 실상 예외적인 것들이 우리에게 더 많은 통찰을 가져다 주는 경우가 많다. 남들이 이상하다고 무시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서 위대한 발견을 한 사람들이 많다. 의학에서도 이 법칙은 옳다.

 

 

 의학의 제3법칙은 "의학적으로 완벽한 모든 실험에는 완벽한 인간적 편향이 끼어든다." 이다. 역시 과학에도 적용되는 법칙이다. 의사나 환자는 약이나 치료가 효과가 있기를 바란다. 여기에 편향이 끼어들게 된다. 저자는 그 예로 근치적 유방절제술을 들었다. (그 외에도 전전두엽절제술이나 수많은 잘못된 예가 있겠지만.) 근치적 유방절제술이란 유방을 완전히 제거하는 수술을 말한다. 유방절제술을 받은 유방암 환자들에게서 유방암이 재발하는 원인을 유방 조직에 암세포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보고 유방을 완전히 제거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이 수술은 1900년부터 1985년 까지 10~50만 명의 여성에게 시행되었다. 하지만 이 수술은 환자에게 전혀 치료 이득이 없고 오히려 합병증과 휴우증만 안겨준 무서운 수술이다. 오늘날 이 수술은 거의 시행되지 않는다.

 

 라식이나 라섹 수술이 생각난다. 이 수술들도 50~80년 후에는 어떤 평가를 받을지 알 수 없다.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혹은 없을지는 좀 더 시간이 흐른 후에 알 수 있다.  때문에 의학의 역사를 아는 보수적인 의사들은 새로운 수술의 위험성을 알고 있기에 자신들은 시술을 회피한다.  

 

 

 일반인들이 보아도 좋은 책이다. 의료인들도 꼭 읽어보고 겸허한 자세로 의학을 다시 바라봤으면 하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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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가기 전에 읽어야 할 책 - 의사인 내가 이제야 안 것 -患者必讀
니미 마사노리 지음, 권승원 옮김 / 청홍(지상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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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도서관에서 빌려서 보았다. 니미 마사노리는 내가 좋아하는 저자이다. 언젠가 그의 카테고리도 만들어야 할 듯 싶다. 현재 읽다가 만 그의 책을 다시 읽어야 할 것 같다.

 

 니미 마사노리 그는 일본의 의사이다. 의사이지만 의학에서 쉽게 치료하지 못하는 환자들의 불편 증상들에 대한 한계를 느끼고 한의학을 접하게 된다. 한의학의 매력을 느껴서 일본의 의사들에게 한의학을 알리는 선구자이다.

 

 이 책은 저자의 30년 임상과 고민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솔직하고 정직한 책이다. 현대 의학의 장점과 함께 맹점도 이야기한다. 의학의 역사를 조금이라도 알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의학지식들이 변화해왔는지 알 수 있다. 현재 우리가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의학지식들도 가까운 미래에 뒤집힐 수 있다. 지금 의사들이 하고 있는 치료들은 현재 상황에서 최선의 치료이다. 하지만 미래에는 잘못된 치료로 밝혀질 치료들도 상당히 많을 것이다.

 

  다양한 질환들에 대해 저자의 생각을 담았다. 매우 공부가 되고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한 번 더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아니 두고두고 여러 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의료에 종사하고 계신 분이나 의학이나 건강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을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알기 쉽게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쓴 책이다. 현대 의학에 대한 저자의 솔직한 견해를 들어보시길 바란다. 책 제목대로 병원 가기 전에 읽어야 할 책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질환에 대해서만이라도 한 번 읽어보길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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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에 관하여
율라 비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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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리뷰나 페이퍼를 쓸 때 다른 창에 알라딘에서 책을 찾아서 띄워놓는다. 태크를 달기위해 저자 이름이나 주제분류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혹은 목차를 보거나 필요할 때는 책소개나 저자소개를 확인하기도 한다. 일단 이 책의 낮은 평점에 놀랐다. 왜 평점이 낮은지 리뷰나 100자평을 확인해보았다. 번역이 엉망이라면서 1점을 준 사람들이 많아서 평점이 낮아진 것 같다. 음... 나는 왜 번역에 대한 문제점을 전혀 인식 못했지? 나도 가끔 '번역이 엉망인 것 같은' 책들을 볼 때가 있다. 그런 책들을 읽을 때는 번역이 엉망인건지 나의 이해력이 엉망인건지, 집중력이 떨어진건지 헷갈릴 때가 많다. 하지만 이해가 안되는 문장을 몇 번 곱씹어 읽어보면 문장이 엉망인 경우가 많았다. 무슨 말을 이렇게 알아먹기 어렵게 써놨는지. 이런 부분은 저자의 문제거나 번역자의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아주 유려하게 읽혔다. 그녀의 글솜씨에 심취했으며 전혀 막힘없이 술술 읽혔다. 번역의 문제점은 1도 인식하지 못했다. 뭐 어쨌든 개인적은 의견일뿐이다. 


 이 책은 빌게이츠 여름휴가 추천도서, 마크 주커버그 책의 해 추천도서 등으로 유명한 책이다. <면역에 관하여>의 저자 율라 비스는 미국의 촉망받는 논픽션 작가이자 전미 비평가 협회상 파이널리스트이다. 이 책은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유수의 매체들로부터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번역의 문제는 모르겠지만 책 자체는 이미 충분히 인정을 받았다. 나는 빌게이츠 라던지 유명한 사람의 추천도서를 좋아한다. 왜냐하면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추천하는 책은 보통은 굉장히 좋기 마련이다. 책을 몇 천권에서 몇 만권 읽은 사람이 추천하는 책이 허접할리는 없지 않을까? 사실 굉장히 좋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나는 빌게이츠 추천도서라면 관심을 가지고 보는 편이다. 이 책 역시 실패할리가 없다 생각했고 예상을 훨씬 넘는 만족을 주었다.


 기본적으로 면역과 백신에 관한 잘못된 오해와 지식을 바로 잡아주는 의학과 과학 관련 도서이다. 하지만 그녀의 시인으로서의 면모와 언어와 은유에 대한 감각이 이 책을 문학성이 풍부한 책으로 탈바꿈해준다. 나또한 면역에 대한 오해와 의심을 조금 가지고 있었지만 이 책 덕분에 일소할 수 있었다. 좀 더 확실한 지식을 알 수 있었다. 다양한 왜곡된 지식을 걸러낼 수 있었다. 그리고 면역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되었다. 사실 나는 집단 면역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이기적으로 이용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면역을 갖추면 면역을 갖추지 않은 사람도 집단 면역에 의해서 보호받게 된다. 주위 사람들이 방벽이 되어 전염으로부터 나를 보호해주는 것이다. 이는 투표와도 유사하다. 굳이 내가 투표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이 투표해주기 때문에 대세에 큰 지장은 없는 것이다. 나는 이 개념을 이기적으로 이용했다. 확실치는 않지만 집단의 95% 정도가 어떤 질병에 대해 면역력을 갖추면 개개인은 99% 정도의 면역력을 갖춘 것이 된다. 그 중에 면역력을 갖추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99%는 그 질병에 걸리지 않는 것이다. 

 율라 비스는 이 개념을 정반대로 해석한다. 백신을 맞고 면역력을 갖추는 것은 자신만을 위한 행위가 아닌 타인을 보호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내가 면역력을 갖추면 아직 면역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다. 내가 타인의 안전망이 되어주는 것이다. 이 얼마나 아름답고 멋진 개념인가. 그녀는 말한다. 우리는 서로의 몸에 빚지고 있으며 면역은 우리가 공동으로 가꾸는 정원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내게 개인으로서의 면역이 아닌 집단 공동체로서의 면역에 대해 깨닫게 해주었다. 우리는 면역에 있어서도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일깨워주었다. 멋진 은유와 과학적 지식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훌륭한 교양서였다. 면역에 대한 의심과 불신을 가진 분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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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oo 2017-03-28 09: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명남 역자는 믿을만한 번역가라 저는 일부러 번역가로 검색해 책을 구입하기도 합니다. :)

고양이라디오 2017-03-28 09:16   좋아요 2 | URL
그렇군요. 역시 믿을만한 번역가군요. 저는 전혀 번역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간만에 언어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