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은 신혼이 피곤하다 1
강하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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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부 산하 비밀 수사기관 NSO의 1년 차 신입 온도담은 오늘도 산업보안 1팀 에이스인 기주원 팀장에서 엄청 박살 났다. 도담이 제출한 업무보고서에서 오류가 아닌 곳을 찾는 게 더 빠를 듯, 기 팀장이 지적하는 오류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도담은 눈치가 없는 건지 생각이 없는 건지 기 팀장의 지적에 적절치 않은 대꾸를 해 더욱 깨지고 만다.


한바탕 깨지고 난 도담을 휴게실에서 선배 혜인이 위로해 주고 있을 때 기 팀장이 휴식 차 탕비실을 찾았고, 그를 발견한 도담은 더 이상은 못 참겠다며 기 팀장에게 무언가를 말하러 탕비실로 들어섰다. 하지만 기 팀장은 휴식 시간을 방해받길 거부하며 정식 미팅을 요청하라고 한다. 이에 도담은 일회용 종이컵 겉면에 무언가를 적어 기 팀장에게 내밀었다.

'옥상으로 나와 주세요.'


옥상에서 마주한 기 팀장은 도담의 어이없고 몰상식한 행동들을 지적하려 하지만 도담의 고백 아닌 고백은 기 팀장의 입을 막아 버렸다.

"전 그냥 팀장님이 제 앞에서 화내실 때마다 팍! 찡그려지는 눈썹이랑, 씰룩! 움직이는 점이랑, 단전에서부터 나오는 깊은 한숨소리가…. 화내기 직전의 이 모습이 너무 좋아서 못 참겠어요. 인상 찡그리는 것까지 완벽해요."

그러니 자기 앞에서는 조금 덜 멋있고 덜 설레는 쪽으로 화를 내달라며 도담은 자신이 할 말만 다 하고 후련하게 돌아서 가 버렸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기주원은 너무나 어이가 없었다.

"또라이 아니야…?"


그 일을 계기로 도담에게 선을 확실하게 긋는 기 팀장에게 청천벽력 같은 임무가 맡겨졌다. 바로 운성 중공업 산업기밀 유출 브로커 검거.

NSO는 운성 중공업 서태환 대표로부터 회사의 산업기밀을 러시아 쪽으로 유출하려는 산업기밀 유출 브로커 검거를 의뢰받았는데 그 의뢰의 타깃이 바로 운성 중공업 차남 서재이 이사였다. 그러나 그를 감시하기 위해 일 년 동안 투입된 세 명의 요원 모두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이에 부장과 각 팀의 팀장들은 2팀이 맡아왔던 임무를 에이스인 기주원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서재이는 생물학적인 남성은 상종도 안 하기에 기주원 외에 서재이의 마음을 열지만 서재이에게 절대 넘어가지 않을 여성 요원인 기주원바라기 온도담을 같이 투입하기로 결정한다.

그리하여 기주원의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기주원과 온도담은 신혼부부로 서재이의 옆집에 잠입하게 되는데….



네이버 로맨스 웹소설 『팀장님은 신혼이 피곤하다』가 종이책으로 출간되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 소설에 대해 몰랐는데 내가 읽고 있는 책 표지를 보고 주위에서 다들 알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나도 이제 시류에 편승하는 느낌적인 느낌~.


초반에는 온도담의 거침없는 일방적이고 저돌적인 사랑 표현과 임무 수행이 주가 되어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임무 수행 중 도담의 어이없는 실수 연발들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고, 타깃인 서재이의 모든 여성들을 다 홀려 버리는 마성의 매력이 부각되며 기주원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인물로 다가오기도 했다.

기주원, 서재이 둘 다 너무나 다르지만 내 남자 하고 싶은 매력의 소유자들이다.


하지만 도담이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고 매시간 일방적으로 기주원에게 들이대고 자신의 마음과 정성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화를 내고 실망하는 모습들에선 살짝 불편하기도 했다. 또한 도담의 대책 없는 행동과 실수들은 신입이라 서툴러서 그렇다고 표현하기에는 그저 헛웃음만 나오게 했다.

그러나 도담 이즈 뭔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계속 들이대는 도담에게 자신도 모르게 저며드는 기주원. 그리고 이야기가 진행되며 드러나는 재이의 상황과, 도담과 재이 사이의 묘한 기류와 재이의 고백에 설레는 한편 가슴이 무척 많이 아팠다.

과연 그들의 로맨스의 방향은 어디로?

그리고 산업기밀을 유출시킨 범인은 재이가 맞는 걸까?


이야기는 기주원이 도담에게 저며들기 시작하며 초반의 불편했던 감정들이 점점 사라지고 이야기에 푹 빠져들어 잠시도 책장을 넘기는 손을 멈출 수 없었다. 마음이 급해 다 읽기도 전에 책장을 넘겨버린 적도 있었다는….

소설을 직접 읽으면 아마 이해가 될 것이다.


가볍게 웃으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고 간질하고 애절한 연애 감정을 느껴볼 수 있는 스파이물을 겸한 여성향 하이틴 로맨스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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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당신의 말로 결정된다 - 나를 변화시키는 가장 쉽고 강력한 말습관
니시 다케유키 지음, 정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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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어떤 일을 이루거나 더 나은 삶을 위해 단기적 혹은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워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내 곧 좌절이라는 벽에 부딪치고는 "다시 오늘부터 1일~!"이라는 말을 수없이 외쳐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안될 경우엔 실천력을 높이기 위한 차선책으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그 계획을 실천해 나가기도 한다.

하지만 삶의 어떠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항상 남을 그 계획에 동참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고, 혼자서 어떤 일을 달성하기가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전공 분야인 뇌과학을 통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뇌과학적 비법을 조사해 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재능을 이끌어내고 목표를 이루어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책에서 '뇌 속 대화'를 할 것을 강조했는데 대체 뇌 속 대화란 무엇일까?

뇌 속 대화란 기본적으로 '머릿속으로 하는 말'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뇌 속 대화를 사용할까? 그것은 바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뇌는 말에 따라 순간적으로 주의를 기울인다. 가끔 어떠한 일을 할 때 혼잣말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어려움을 당하지 않도록 뇌 속 대화를 활용한 행동이다.

이러한 혼잣말이나 뇌 속 대화는 집중력뿐만 아니라 신체 능력이나 학습 의욕을 상승시키고, 불안이나 걱정 등의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기도 하며, 사고력에 영향을 주는 등 자기 통제 능력을 높이는 동시에 단기 기억력도 높인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뇌 속 대화는 총 45종류가 있다.



저자는 과도한 긍정 사고는 오히려 성과를 떨어뜨린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은 나도 매우 공감하는 점이다.

칭찬의 주체 때문에 조금은 다르다고 볼 수도 있는데, 바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에서 비롯된 개인적인 경험이다. 한동안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이 인기였고 이 말은 육아를 주제로 한 대화 중에 여전히 자주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이것이 근본적으로 맞는 말이긴 하겠지만 케바케라고 생각한다.

나는 칭찬으로 우리 아이를 춤추게 했지만 그것은 아이의 자만과 해이함과 게으름을 가져와 유래 없이 결과가 안 좋았었던 경험이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고래를 춤추게 해서 뭐 할 건데? 그다음은?


다시 책으로 돌아가, 저자 역시 자신을 칭찬하는 뇌 속 대화를 한 사람들의 뇌 상태를 MRI로 조사해 본 결과 뇌의 보상 체계인 측좌핵과 관련된 부분이 활성화되어 기뻐하는 것은 확실했지만 그것이 반드시 긍정적인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성적을 예로 들면, 자신을 칭찬하는 뇌 속 대화를 한 사람들은 기뻐했을지는 몰라도 성적 변화가 거의 없었다. 반면 자신을 비판하는 뇌 속 대화를 한 사람들의 뇌 상태는 일시적으로 떨어졌지만 어떻게든 목표를 달성하려고 집중력을 높이고 동기를 부여해 성적 향상을 보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무조건 머릿속으로 자신에게 하는 말이 효과가 있을까?

책에는 뇌 속 대화가 자칫 편향적이 되어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할 것을 경계해 타인, 장소, 시간, 플러스와 마이너스 이렇게 네 가지 관점에서 뇌 속 대화를 할 것을 충고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걱정이나 불안에 휩싸여 아무리 주위에서 위로나 격려의 말을 해 줘도 불안이 사라지지 않을 때 뇌 속 대화를 추천하고 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뇌 속 대화는 걱정·불안·스트레스 해소에 정말 효과가 좋으니 이 책을 읽고 참고해서 건강하게 극복하길 바란다.



이 외에도 책에는 스스로 처해진 상황을 극복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상황에 맞는 여러 가지 뇌 속 대화의 방법들을 조언하고 있다. 그렇게 작은 시도들로 인한 작은 변화들이 모여 큰 변화를 이끌어 내어 결국에는 자신이 원하고 그리던 대로의 삶에 다가설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전에 내가 했던 행동들 중 일부가 저자가 말하는 뇌 속 대화와 닮아 있는 부분들이 있음을 발견하고는 저자가 말한 뇌 속 대화의 효과에 상당히 공감이 갔다. 비록 일부지만 나의 아이 또한 학창 시절 뇌 속 대화를 행하여 긍정적이고 만족할 만한 효과를 봤었기에 감히 이 책의 뇌 속 대화라는 것을 추천한다.

모두가 미래에 자신이 꿈꾸는 모습과 삶을 영위하길 바라며 이 책을 강력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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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가족이 되었습니다
사쿠라이 미나 지음, 현승희 옮김 / 빈페이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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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살 하나시로 가에는 열 살 무렵 엄마가 돌아가신 후로 어른의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지금은 통신제 고등학교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스스로 생활을 해 나가고 있었다. 아빠는 살아계셨지만 도박과 경마와 여자에 빠져 가에를 방치해두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8월의 어느 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아르바이트를 다녀온 가에는 평소 집에 거의 들어오지 않던 아빠가 한 달 만에 집에 돌아와서는 가에의 아르바이트비를 몽땅 들고 가버린 사실을 발견하고는 망연자실했다. 설상가상 집주인까지 찾아와 밀린 일 년 치 집세를 거론하며 다음 달까지 집세를 다 내지 않을 거면 집에서 나가줄 것을 요구했다.


갈 곳이 없는 가에가 막막해하며 집주인에게 사정하고 있는데, 곤도 다마키라는 여인이 외할머니의 유언장을 들고 나타나 가에가 상속을 받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리며 자신을 따라 외할머니의 집이 있는 니이가타로 가서 같이 살 것을 제안했다.

다마키에 따르면 가에의 외할머니 마사코는 가에를 비롯한 두 명의 상속인들에게 유산을 남겼는데, 가에에게는 현금 천오백오만 엔 외에 늙은 고양이 리넨을 남겼다고 했다.


바로 짐을 꾸려 다마키를 따라 니이가타로 간 가에는 거기서 또 다른 상속인인 리사코와 고타로를 만난다. 리사코는 마사코가 재혼하며 생긴 의붓딸로 실제 니이가타의 저택을 상속받을 예정이었고, 고타로는 마사코의 친아들, 즉 가에의 외삼촌으로 감정가가 약 천만 엔이 넘는 3.5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상속받을 예정이었다.

마사코는 이들이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서는 유산 상속 절차가 끝날 때까지 유언집행자인 다마키를 포함한 모든 상속인들이 저택에서 같이 살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고, 누구 한 사람이라도 상속을 포기하는 등 유언에 따르지 않으면 모든 유산이 자선단체에 기증되게 하였다.

쉬울 줄만 알았던 유산 상속은 각자의 사정과 절차상의 문제로 난항을 겪게 되는데….



소설은 네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고 각기 서술의 화자를 달리하고 있다.

이야기는 뻔한 듯 뻔하지 않은 전개를 보이며 가족의 의미와 올바른 삶의 방식을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두 가지 전부 정답이 정해져 있는 주제가 아니기에 작가의 이야기에 동의하는 부분도, 반대를 제기하게 되는 부분도 있었다.


가족이란 기본적으로 혈연, 혼인, 입양으로 맺어진 집단이다. 그러나 사회가 발전하고 복잡해지면서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생겨났고, 이제는 그 다양성을 인정하고 포용해야 함을 가르치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그 다양성의 무제한적 확장을 허용할 수는 없기에 감정적으로 내가 어떤 사람을 좋아하고 아끼는데 왜 가족이 될 수 없냐고 묻는다면 그건 법적·사회적으로 따르는 책임과 권리 등과 관련해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소설 속의 가족이면서 남보다 못한 가족과, 남이면서 가족보다 더 서로를 위하는 관계들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해 보았다.


또한 소설은 올바른 삶의 방식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세상에는 수많은 올바름이 존재하고, 그 올바름이라는 것은 상대적이기에 그것의 좋다 나쁘다를 구분 지을 수 없을 때도 있다.

마사코 또한 자신만의 올바른 삶의 기준을 세워 그것을 최대한 실천하며 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 기준이나 방식이 자식들과는 맞지 않아 사이가 틀어지게 되고 만다. 이야기는 남들이 보기엔 올바름의 표본인 마사코가 올바르다고 해서 좋은 부모가 될 수는 없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럼 반대로 자식들은 마사코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과 시도를 해 봤을까? 아무리 사랑은 내리사랑이라지만 자식으로서 부모인 마사코를 이해하기 위한 조금의 노력이라도 해봤을까? 글쎄… 그들도 그들의 입장과 올바름의 기준을 무조건적으로 마사코에게 강요했던 것 같은데.

리사코나 고타로, 아사미에게 그들 나름의 삶의 기준이 있는 것처럼 마사코도 그녀 나름의 삶의 기준이 있었고, 그것들이 서로 맞지 않았을 뿐인데 왜 마사코의 잘못인 것처럼 표현했는지 사실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소설은 여러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때로는 고구마를, 때로는 발암을, 때로는 시원한 사이다를 선사하며 마사코가 억지스럽게 만든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진실된 가족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야기는 뻔하게 개과천선을 하는 사람도 없고, 극적으로 화해를 하는 과정도 없이, 그저 있는 그대로 서로를 인정하며 받아들이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타인들이 만나 자신의 발목을 잡아온 후회스러운 일들을 청산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를 위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며 가족의 의미를 곱씹어 보게 하는 가슴 뭉클하고 따뜻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나 자신을 뒤돌아보게도 만들었다. 나만의 올바른 삶의 기준을 나의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강요하고 있지는 않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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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 연대기 - 조선을 뒤흔든 피할 수 없는 운명의 사건 80
유정호 지음 / 블랙피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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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사 중 조선의 역사는 현대와 가깝기도 하고 《조선왕조실록》이라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방대하고 상세한 기록물이 전해져 수많은 것을 알 수 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종종 어렵게 여기고 학생들의 경우에는 이해를 하지 못해 학습에 곤란을 겪기도 한다.

이것은 약 500년의 역사 속에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했다 퇴장하고 크고 굵직한 사건뿐만 아니라 자잘한 사건들이 셀 수도 없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 역사를 전달하는 방법의 문제가 가장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왜냐하면 방대한 스케일과 복잡하고 이해가 가지 않는 역사가 소설이나 영화, 만화 등으로 표현되는 순간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여겨지고 굳이 외우려 하지 않아도 머릿속에 쏙쏙 인식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 『조선 왕 연대기』의 저자는 《조선왕조실록》의 내용 중 흥미로운 사실을 80가지 선별하여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체로 소개하며 역사에 대한 흥미를 북돋우고 있다. 각각의 이야기는 3~4장 정도의 분량으로 길지 않아 부담 없이 언제 어디서든 읽을 수 있다.



'역성혁명'이란 기존에 있던 왕조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왕조가 세워지면서 왕의 성씨가 바뀌는 것을 가리킨다. 맹자가 주장했던 이 개념은 이전의 왕조가 부덕할 때 백성들이 들고일어나 새로운 왕조를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한국사에서 이러한 역성혁명의 대표적인 예시로 손꼽히는 것이 바로 이성계의 조선 건국이다. 그러나 교육과정 속에는 '이성계가 공양왕으로부터 양위 받아 새로운 왕조를 세우고 국호를 조선으로 변경했다' 정도로만 언급이 될 뿐 다른 내용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어쩌다 가끔 '두문불출'의 유래나 '함흥차사'와 관련된 일화에 대한 내용이 교과서 귀퉁이에 쓰여 있을 뿐이다.


이 책에는 두문불출의 유래인 두문동 72현의 이야기를 비롯해 조선 건국 초반 이성계의 조선 건국을 못마땅하게 여긴 민심을 잠재우기 위한 왕 씨 성의 금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성계는 왕 씨 성을 금지시켜 왕 씨 성을 다른 성씨로 바꾸게 함으로써 고려 왕조 회복 시도의 구심점을 없애려 했다. 이 정책에 의해 성씨를 바꾸게 된 이들은 왕(王)에 점이나 선을 더해 주(主), 옥(玉), 전(全) 등의 성씨나 모친의 성씨를 따랐다. 이렇게 성씨를 바꾸어 조선의 안정을 확보한 후 태종 대에 이르러서야 왕 씨에 대한 규제를 중단하였다.



'홍길동'은 각종 문서 작성 서식에서 이름을 쓰는 칸에 예시로 쓰일 정도로 널리 알려진 이름이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부분 허균의 『홍길동전』의 주인공으로, 신분제의 부당함으로 인해 서자라는 한계에 부딪혔으나 자신의 능력으로 병조판서에 이르고 마지막엔 율도국을 건국한 가상의 인물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상당히 놀랍게도 홍길동은 실존했던 연산군 시기의 인물로, 충청도 일대를 휘저었던 조선 3대 도적 중 하나였다. 중앙 관리 행세를 하고 다니며 오랜 기간 잡히지 않았으나, 영의정 한치형과 의금부의 강경한 상소로 홍길동을 비롯한 조력자들을 잡아들이게 되었다.


소설 『홍길동전』의 내용을 자세히 보면 유교적인 가치관에는 부합하지 않는 것들이 많고, 특히 임금에 대한 역모로 해석될 수 있는 것들이 있음에도 허균이 이를 써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모티브가 되는 실존 인물인 홍길동이 연산군이라는, 역사에서 왕으로 인정받지도 못해 시호조차 '군'인 임금의 시대 인물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을 듯하다.



이 밖에도 세종 때 관노비가 아이를 낳으면 100일 동안의 출산휴가를 주었던 일, 성종 때 왕실 종친과 고위 관료들과 문란하게 간통을 저지른 승문원 지사 박윤창의 딸 어을우동을 교형에 처한 사건, 인조 23년 안타까운 소현세자의 졸기, 1910년 순종 3년 일본국 황제에게 한국 통치권을 양도한 사건까지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알기 쉬운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이렇게 이 책은 역사를 공부가 아닌 이야기로 접근하게 하여 '재미있는' 역사의 면모를 접하게 하면서 역사 공부에 더욱 흥미를 가지게 하고 있다.


각각의 사건에 대한 이야기의 분량이 길지 않은 데다가 웬만한 소설들보다 재미있고 흥미진진해 짧게 끊어 읽을 수 있음에도 쉴 새 없이 책장이 넘어갔다. 게다가 굳이 암기하려 하지 않아도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이야기로 학문적 지식까지 쌓이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것 같다.

누가 역사가 지루하고 복잡하고 어렵다고 했는가?

한 번이라도 역사가 어렵고 재미없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 사람들 혹은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이 책을 강력 추천한다. 이 책을 통해 충분한 재미를 느끼고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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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위해 행복을 준비했어
마이버디 지음 / 부크럼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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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아마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만의 평범한 일상이 반복되는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가끔 매일 반복되는 익숙한 일상을 지겹게 생각하며 일상을 벗어나는 꿈을 꾼다. 그러고는 일상이 아닌 다른 곳에서 무언가 특별한 행복을 찾으려 하지만, 쉽사리 찾지 못해 좌절하며 방황하기도 한다.


과연 행복은 어디에 있고, 어떻게 하면 찾을 수 있을까?

그것을 같이 찾아가고 그 의미를 되새겨 보게 도와주는 책이 바로 『너를 위해 행복을 준비했어』이다.



작가 마이버디는 책을 통해 일상을 소중히 하며 일상 속에서 행복을 찾으라는 진리를 이야기하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행복은 바로 우리 옆에 다가와 있다. 신선한 아침 공기와 따뜻한 햇살의 아침 인사, 나를 위한 출근길 커피 한 잔, 바쁜 업무 속에서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눈에 들어오는 하늘을 보며 가지는 심상의 자유, 퇴근 후 하루 동안 수고한 자신을 위한 특별한 만찬 등, 이 모두가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일상이다.


그리고 그 모든 일상을 마무리하고 하루를 정리할 때 자신이 느꼈던 감정을 글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미처 깨닫지 못하고 흘려보냈던 행복을 발견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이 너무 평범하지만, 그렇기에 무탈한 행복이 아닐까.



또한 책은 마이 버디 친구 동구, 보리, 송이, 남구, 찬이에 대해 소개하며, 그들이 좋아하고 재미있어하는 것과 그들이 느끼는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빵을 너무 좋아해서 자신만의 베이킹 스튜디오를 가지는 꿈을 꾼다거나, 잘 그리진 못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색으로 최선을 다해 완성한 그림을 보며 얻는 만족감, 파자마를 색깔별로 골라 입으며 느끼는 포근함과 행복, 케이크가 필요 없는 평범한 날에 케이크를 보며 느끼는 특별함, 좋아하는 꽃을 보며 가지는 행복한 기분, 좋아하는 반신욕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며 느끼는 평화로움과 만족감 등, 그들이 좋아하는 너무나 평범한 일상과 사소한 행위가 친근하고 어쩔 때는 하찮은 귀여움을 주고 있어 읽는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행복이란 치르치르와 미치르의 파랑새처럼 먼 곳이 아닌 우리의 일상에 존재하고 늘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또한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에 녹아 있는 작은 행복들을 찾고 발견하는 과정 또한 행복으로 연결되는 소중한 삶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의 삶은 매일이 새로운 행복으로 가득할 것이며,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행복할 것이다.


오늘 하루는 얼마나 소중했으며 그 속에서 얼마나 감사함과 행복을 느꼈는가?

평범한 오늘을 성실히 산 모두에게 행복이 찾아오길 바란다.

귀엽고 편안한 그림과 위안을 주는 다정한 글로 바쁜 일상에 쉼표를 찍으며 행복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위안과 행복을 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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