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사이의 별빛
글렌디 밴더라 지음, 노진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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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 않은 일은 한꺼번에 일어나는 것일까? 엘리스에겐 그런 하루다. 남편 조나와의 사이에서 계획하지 않았던 쌍둥이 리버와 재스퍼 쌍둥이를 낳고 키운 후 (조나는 분명 원했지만) 다시 딸 비올라를 낳은 후 세 아이의 독박 육아를 담당하는 동안 남편은 로펌에서 여전히 동료들과 어울리며 테니스를 배우다 자신을 가르쳐 주던 아이린과 바람이 난다. 

그와 아이린의 불륜 장면을 목격하고 자신에게 위안이 되던 와일드 우드 숲으로 세 아이를 데리고 온 그날 아마도 엘리스는 집중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정신적 충격이 그녀를 지배했을텐데 다시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카시트에 두었던 비올라를 주차장에 그대로 두고 온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 사실을 깨닫고 급하게 돌아가지만 이미 비올라는 사라진 뒤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비올라를 찾기가 힘들거라는 경찰의 이야기를 듣고 절망에 빠진 엘리스는 정상적인 생활이 쉽지 않았고 평소 조나와의 결혼을 탐탁지 않아했던 시어머니의 개입과 조나의 외도 사실, 비올라에 대한 상실은 결국 조나와의 이혼에 이르게 한다.


자식을 주차장에 두고 온 무책임한 엄마가 된 엘리스의 사정은 그녀의 시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는 사실 때문에 더욱 조망을 받았고 결국 과거 자신의 어머니가 자신을 방치하다시피 했던 것처럼 자신도 두 아이를 키울 수 없다고 생각해 양육권도 포기한 채 떠나 캠핑을 하면서 지내게 된다. 과연 엘리스의 삶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그런 엘리스의 이야기가 한 축을 이룬다면 또다른 축은 숲에서 엄마와 함께 단둘이 살고 있는 레이븐이라는 여자아이의 이야기다. 문명과 단절된 채 엄마와 숲에서 살아가는 레이븐은  또래의 아이들을 마주한 후 숲 밖의 세상을 갈망하게 된다. 어쩌면 그 또래의 아이가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감정일 것이다. 아무리 숲에서 자랐다고는 하나 학교에 가고 친구들과 사귀고 싶지 않을리 만무하다.

숲에서 자라 도시로 갔던 소녀는 온갖 상처를 간직한 채 자신에겐 치유의 땅인 숲으로 돌아오고 자신을 땅의 정령처럼 여겼던 소녀는 그 숲을 떠나 세상 밖으로 나오고자 하는 미묘한 변화 속 과연 두 사람은 각자가 원하는 바를 이루게 될지도 궁금해진다. 

여기에 이야기 초반 실종되었던 엘리스 딸의 행방과 레이븐의 정체에 대한 의구심이 진해지면서 과연 두 사이에 어떤 접점이 있으며 비올라는 어디에 있고 레이븐은 누구인가에 대한 생각의 접점은 엘리스와 레이븐이 어떤 삶을 살게 될지와 함께 주목할만한 부분으로 그려진다.

작가가 자연과 생물학에 관심이 많다고 하는데 엘리스가 그런 인물로 그려지고 이야기의 중심 축인 엘리스와 레이븐이 각자가 지닌 상처와 아픔을 회복해 나가는 과정 역시 이 부분과 무관하지 않은듯 해서 이런 내용들을 보면서 작가가 왜 제목을 『나뭇잎 사이의 별빛』으로 지었는지를 알 것도 같은 작품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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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처 : 벨몬트 아카데미의 연쇄 살인
서맨사 다우닝 지음, 신선해 옮김 / 황금시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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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처: 벨몬트 아카데미의 연쇄 살인』은 잘못된 신념과 편견, 아집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보여주는 작품일거란 생각이 든다. 미국 동부에 위치한 명문 사립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은 미국 상류층 사회의 대학입학을 앞둔 가정의 아이비리그(명문대) 진학을 위한 치열하다 못해 지나친 교육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그속에 스릴러가 존재한다. 벨몬트 아카데미는 재학생들이 아이비리그 진학을 목표로 하는, 어떻게 보면 학생보다 부모가 더 극성인 학교다. 좋게 말하면 자녀의 학점과 대학진학에 관심이 많고 나쁘게 말하면 선생님의 학점 평가에마저 개입하려고 하는 것인데 이것이 잘못 발휘될 때, 그리고 이런 부분을 지나치게 고집스러운 아집과 잘못된 신념을 가진 교사와 만날 때 어떤 최악의 상황이 그려질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벨모트 아카데미의 테디는 소신이 뚜렷하다. 부모가 지나치게 자식들의 일에 간섭하다 못해 자신이 학생들에게 부여하는 학점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싶을 때 정중함을 가장한 당당함으로 더 높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요구한다.

테디는 이렇게 학생들이 부모덕에 뭔가를 이룬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기회를 얻고 더 높은 성적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그것은 자신의 교육 철학과 맞지 않기에 오히려 그런 학생은 테디의 기준에서 마이너스가 된다. 비록 과제가 A+를 받을만한 수준이라도.

최근에는 바로 잭이 그런 학생이다. 테디의 눈에 건방지고 부모 덕에 성적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고 더 많은 기회를 얻는다고 생각하는. 그래서 에세이 점수를 낮게 주었다. 그러니 당장 그의 부모가 번갈아가며 찾아와 그에게 잭이 보충하며 점수를 더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요구한다. 하지만 이것은 절대 테디의 교육철학과는 맞지 않는 행동이다. 

얼핏 보면 테디의 말이 맞는것 같다. 학생이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니 말이다. 처음에는 이런 극성스런 부모들 사이에서 신념을 지키기란 쉽지 않을텐데 대단한 티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테디에 평가는 조금씩 달라진다. 잘못된 아집으로 생겨난 선입견이 오히려 정확하지 않은 추측성 판단으로 학생의 인생을 뒤틀어 버리고 있는 것이라면 그 학생의 인생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작품에선 우리나라로 치면 학부모회 회장 격인 코트니라는 학생의 엄마 잉그리드가 살해되고 범인이 누구인지가 이미 밝혀진 상태로 시작된다. 

주요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 사건을 둘러싸고 그들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서술되고 독자들은 이미 알고 있는 뚜렷한 살인범을 응징하려는 구도보다는 주요 인물들간의 관계와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벨몬트 아카데미 내 존재하는 학생, 교사, 학부모 사이의 여러 복잡한 상황들이 펼쳐지는데 이는 단순한 살인범 찾기의 스릴러를 넘어 인간이 가진 이기심과 악함, 나아가전반적으로 만연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엄연히 존재할 것 같은 교육 현실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작품이라 생각한다. 

현재 이 작품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제작에 참여한 가운데 미국 HBO에서 드라마로 제작 중이라고 하니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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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포 유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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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소설의 인기로 영화가 제작되었고 영화 역시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 바로 『미 비포 유』이다. 어떻게 보면 뻔한 신파극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오롯이 입소문만으로 화제가 되어 베스트셀러에 등극할 수 있었던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을테고 최근까지 누적 판매 부수가 3000만 부를 돌파했다는 이야기를 보면 신파 그 이상의 재미와 감동이 있다는 것일테다. 

이번에 만나 본 『미 비포 유』 는 무려 출간 10주년 기념 전면 개정판이다. 표지도 상당히 괜찮게 만들어진것 같다.

작품 속 주인공은 루이자는 영국의 작디 작은 마을인 스포트폴드에 있는 유일한 카페에서 일하고 있지만 카페 폐업으로 그나마 있던 직장도 잃게 된다. 하지만 다시 취업하려는 그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는 쉽지가 않다. 

그러던 구직센터에서 추천받은 일자리가 6개월 가량의 간병인이다. 다만, 간병을 해야 할 대상이 전신마비 환자였는데 루이자로서는 당장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에 머뭇거림을 사치처럼 여겨진다. 


그렇게해서 만나게 된 것이 윌이다. 그는 루이자와는 정반대의 삶을 살았던 인물이다. 비록 같은 마을에서 살았지만 그의 삶은 정적이였던 루이자와는 달리 세계를 누비고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며 항상 당당하게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었던, 어떻게 보면 누구라도 부러워할만한 삶이였다. 

그러나 한순간의 사고로 활기차던 그의 삶은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는 전신마비 환자로 만들었고 어느 날 자신을 루라고 소개하는 간병인의 등장으로 그의 끔찍했던 환자 생활은 활력을 찾는다. 웃을 일조차 없을것 같던 그의 삶에 웃음을 찾아 준 루이자.

너무나 다른 삶을 살았던, 그래서 삶에 대한 자신감도 자세도 극명하게 달랐던 두 사람이 만났고 윌은 루이자의 삶에 자신감을, 무엇이든 하고자 하면 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보다 넓은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만 보면 상당히 활기찬 그리고 행복한 두 사람의 결말이 그려지지만 루이자에게 이토록 삶에 대해 적극적인 의지와 자세를 알려주는 윌은 사실 평생 휠체어에 살며 죽는 것보다 더 큰 고통으로 사는 것이 아닌 삶의 마지막 선택을 스스로 결정하고자 준비를 하고 있던 상황이였다.

로맨스 소설이라고 하기엔 묵직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삶이란 과연 무엇인지, 삶을 인간답게 살고 보다 의미있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 진짜 살아있고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 윌의 상황이 안타깝게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를 통해 루이자가 조금씩 변화되어가는 모습에서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게 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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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간 약사 - 우리 일상과 밀접한 약 이야기
송은호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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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이야기를 현대적 관점으로 해석해보는 것은 흥미로운것 같다. 영화 속 캐릭터의 정신의학적 분석이라든가 아니면 범죄행위에 대한 처벌 시 어떤 죄가 되고 형벌이 어느 정도인지와 같은 이야기도 있었을 정도인데 이번에 만나 본 『영화관에 간 약사』를 통해서 우리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약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익숙한 영화를 좀더 색다르게 접근해볼 수 있는 기회였던것 같다.

특히나 미스터리한 약물 사건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로운데 총 14가지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고 이 이야기를 약국을 운영 중인 약사분이 들려준다는 점도 흥미롭다. 현재 유튜브 채널도 운영 중이라고.

영화 속에서 중요한 매개체가 되는 특정 약을 둘러싸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 약과 관련한 질병이라든가 증상에 대해 알려주고 그러한 질병과 증상 등을 치료하는 것과 관련한 이야기, 특히 치료와 관련한 신약 개발 등의 내용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책에는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일반인들, 특히 젊은층의 투약으로 문제가 되는 약물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인생을 파멸로 몰아가는 약물인 마약을 둘러싸고 영화 속 뮤지션의 투약, 왕들 조차도 피해갈 수 없었던 사실이나 중국이 마약 문제에 엄격한 이유 등을 통해 영화는 물론 역사와 현실 속 마약 문제와 그 심각성을 말하고 있기도 하다. 

또 현재는 존재하지 않지만 왠지 언젠가는 만들어질 것 같은 상상 속의 약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사랑의 묘약이라든가 머리를 좋아지게 하는 약 등이 그러하다. 사실 어떤 약이든 마찬가지지만 효능과 함께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는 바, 다음에 나오는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하는 약들에 대한 이야기와 연계해서 읽으면 좋을것 같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는 어떻게 보면 가장 최근의 약(물)과 관련한 사회적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 속 약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관련 역사 그리고 사회적 이슈까지도 만나볼 수 있는 책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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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돈키호테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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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키호테'라는 캐릭터는 무모하고 정신이 이상한, 아무리봐도 정상적이지 않은 존재로 여겨진다. 그런데 『불편한 편의점』의 김호연 작가가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 『나의 돈키호테』에서는 조금은 다른 느낌의 돈키호테가 등장한다.

    표지 속 아이들의 행복해 보이는 미소가 인상적인 작품으로 지금이 아닌 마치 요즘 인기인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시대적 배경처럼 느껴진다. 놀랍게도 이 책의 주인공 이름도 솔인데다가 비디오 가게가 존재했다는 사실.

    작품 속 솔은 직장인이였지만 이젠 회사를 그만두고 고향인 대전으로 가서 어릴 적 함께 어울려 놀던 친구들을 생각나게 하는 비디오 대여점 돈키호테 비디오가 이제는 없어진 것을 알게 되는데 그 당시 솔이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던 모임은 일명 라만차 클럽이며 이 클럽의 리더이면서 돈키호테 비이오 가게의 주인이였던 돈 아저씨의 존재 역시 그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솔은 과거의 행복했던 기억 속 추억을 찾아떠나듯 돈 아저씨를 찾기로 하는데 흥미로운 점은 시대가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라면 솔이 돈 아저씨를 찾는 것을 유튜브 채널을 열어서 이걸 찍어서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는 것이다. 

    솔이 이런 선택을 하게 된 이유는 아마도 자신이 직장을 그만두기 전까지 했던 직업 탓도 있을텐데 그녀는 외주 프로덕션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였던 것이다. 방송 PD였기에 그녀에게 있어서 이런 여정의 기록을 영상으로 남기는 것은 낯설지 않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선택이지 않았을까 싶다.

    이제는 어른이 되어버린, 그래서 어릴 적 꿈많던 아이들은 사라지고 없다. 그때의 꿈을 간직하고 살기엔 세상이 너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도 있을 것이고 그렇게 살다가는 철닥서니 없는 덜 자란 어른으로 치부되기에 딱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다보면 그때 그 시절이 그리워지는 것도 사실이기에 과연 솔이 떠나는 라만차 클럽의 친구들과 돈 아저씨를 찾기 위한 여정은 조금이나마 어릴 적 추억, 꿈많던 시절의 모습을 간직하고 살아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였던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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