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zahbs님의 서재

영상화하면 은근히 재미있을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 작품이 바로 『중고나라 선녀님』이다. 이 작품은 『하쿠다 사진관』의 허태연 작가님의 신작으로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중고거래를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특히나 이 책에서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정말 많은 것들이, 이런 것도 거래가 되나 싶은 것들이 있는게 현실이지만 상당한 재력을 가진 선여휘 여사의 중고거래를 하는 이유가 여러모로 많은 울림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면 남부러울것 없는 엄청난 재력(무려 국내 재계 서열 9위다)을 가졌고 저택에서 여러 직원과 수행원을 두고 안락한 생활을 하는 선여휘 여사. 그런 그녀에게도 아픔이 있다. 바로 10년 전에 그녀의 아들이 음주운전을 한 운전자로 인해 교통사고를 당했고 식물인간 상태인데 그때부터 모자의 삶은 그대로 멈춰버린것 같다. 

누구라도 이런 상황이면 참 견디기가 쉽지 않을것 같은데 이런 선여휘 여사에게 위로가 되는 것은 중고마켓을 통한 중고거래. 얼마 전 중고거래 사이트에 수 십억원에 달하는 서울 아파트가 거래물건으로 나와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선여휘 여사를 거치는 물건들은 그 정도는 아니여도 보통의 중고 물품이라고는 볼 수 없는 최고급, 명품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레 따라붙는 것들이다.

사람들과 중고 거래를 하며 자신이 가진 것들을 사람들과 나누며 그녀가 얻는 것은 평소 그녀가 가지기 힘들었던 인간적인 교류 내지는 따뜻함일거란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때로는 흔히 등장하는 중고 거래의 사기도 당하면서도 그만두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작품의 매력은 선여휘 여사가 보여주는 매력도 있지만 그녀와 함께 중고 거래를 하는 여러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가진 다양한 사연들일 것이다.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사람 사는 이야기이며 감동을 주고 또 그런 이야기를 통해서 선여휘 여사 역시 용기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저 물건을 사고파는 중고 거래가 아니라 그속에서 오가는 사람 사이의 정을 느끼며 누군가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인지 이 작품은 소설로도 참 매력적이지만 영상으로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잘 몰라도 이 정도면 선여휘 여사의 중고 거래 온도는 최고 온도이지 않을까 싶다. 

실존주의를 넘어 실화소설로 더 유명하다는 시몬드 보부아르의 첫 장편소설 『초대받은 여자』는 실제 보부아르가 사르트르와의 계약 결혼 이후 경험했던 이야기를 책으로 써냈다고 해도 좋을 자전적 소설인데 과연 이걸 처음 발표했을 때 프랑스에서는 어땠을까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세 명의 주인공인 프랑수아즈, 피에르, 그자비에르의 관계와 그들 사이의 감정적 변화가 불러오는 삼각관계의 솔직함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라 마치 연애심리와 애정관계 속의 심리 실험을 스스로 피실험자이자 관찰자가 된 입장에서 실험에 참여하고 관찰하고 이를 기록(소설)한 것 같아 놀랍기도 하다. 

작품 속 프랑수아즈와 피에르는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이들 사이에 초대받은 여자인 그자비에르가 등장한다. 그리고 피에르는 그자비에르에게서 또다른 매력, 즉 사랑을 느끼게 되고 프랑수아즈는 두 사람의 관계 사이에서 점차 외부인으로 벗어나는게 아닐까 싶은 변화를 보이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조금씩 질투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피에르와 그자비에르의 관계를 재정립을 요구하는 것은 우리로 하여금 삼각관계 속의 인간의 질투와 솔직한 감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작품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자신이 계약 결혼을 통해 경험한 바들, 심지어 세 명의 주인공이 자신, 샤르트르 그리고 자신의 제자였던 인물과 남편과 자신의 가족들 중 누군가를 대리한 인물들의 등장시켜 이야기를 풀어가는 점은 지나치게 실험적이면서도 문단과 대중의 평가는 어떠했을지도 궁금해지는 작품이였고 그 실험 정신에서만큼은 어찌됐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였다. 

지극히 일반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고 여전히 결혼제도와 결혼이라는 남녀의 결합을 숭고하게 생각하는 한 사람으로서는 쉽사리 이해하기 힘든 보부아르의 발상이지만 작가의 실험정신과 이를 최대한 작품으로 표현해 인간의 관계 변화 속 오는 심리의 솔직한 묘사는 높이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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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경우 자신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표현하고픈 마음이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보면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선택지일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지금으로 봐도 이해하기 쉽지 않아 보이는 계약 결혼이라는 소재를 스스로가 사르트르와 했고 다른 존재와의 사랑과 관계를 이어가기도 하는 이야기를 작품에 그대로 담아내어 실화 소설이라는 말까지 나온 작품을 쓴다는게 한편으로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시몬 드 보부아르는 자신의 첫 번째 장편 소설인 『초대받은 여자』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작품 속에서 프랑수아즈는 보부아르의 분신 같다. 그리고 피에르는 사르트르이며 그들 사이에 초대받은 여자인 그자비에르 역시 실존 인물로 여겨지며 이 세 사람을 둘러싼 주변 인물 역시 실존한 인물이라니 실제로 이 작품이 발표되었을 때 관련 인물들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싶은 궁금증도 들었던게 사실이다. 

피에르와 프랑수아즈 사이에 그자비에르가 등장하고 이전까지 완벽하다고 여겨졌던 두 사람의 관계 역시 점차 피에르의 관심이 그자비에르에게로 흐르면서 달라지게 된다. 

피에르는 더이상 프랑수아즈가 아닌 이제는 그자비에르와 사랑에 빠진 것이고 프랑수아즈가 이제는 둘 사이에서 주변인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관계가 수 년 동안 지속되는 것도 참 보통의 사람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어찌됐든 세 사람이 서로 관계의 정립에 대한 협상을 하고 서로의 동의 속에 또 관계를 이어가는 것도 좀 신기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니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던 관계로 예상치 못했던 질투라는 감정이 생기면서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달라지는데 진짜 연인 관계 내지는 부부 관계 속에 새로운 존재의 등장, 그리고 이들을 서로 인정하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변화되는 감정으로 인해 평화롭고 우호적이였던 관계가 어떻게 변화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굉장히 실험적인 작품이 아닐까 싶은데 놀랍게도 이게 보부아르와 사르트르의 계약 결혼과 그 이후 결혼 생활 속에서 실질적으로 행해졌던 일들을 담아낸 실화 소설이라고 하니 대단한 사람이다 싶은 생각이 든다. 

문득 보부아르는 이런 소설을 쓰기 위해 계약 결혼과 이후의 여러 관계와 행동을 했을까 싶어 궁금하기도 했고 반대로 그렇게 하다보니 이걸 작품으로 써보고 싶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던 작품일만큼 여러 의미에서 참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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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주의 문학과 페미니즘 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프랑스 출신의 작가 시몬 드 보부아르의 작품 『초대받은 여자』는 그런 작가의 정신이 고스란히 반영된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총 2권에 걸쳐서 진행되는 이야기가 최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시리즈로 출간이 되었는데 지금의 기준으로 봐도 상당히 파격적이며 도덕적으로 논쟁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보부아르와 사르트르의 계약 결혼이라는 모습이 작품에서도 보여진다고 볼 수 있는데 보통의 결혼관념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녀의 이 계약 결혼을 완전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을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 작품은 그런 보부아르의 실험적이기까지 한 계약 결혼의 이야기를 담아낸 자전적 이야기일 수도 있다니 그녀의 평소 결혼관 등과 관련해서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일 것이다. 

작품 속 주요 등장인물은 프랑수아즈, 피에르, 그자비에르이다. 간단하게 보면 이들 사이의 사랑이 만들어내는 삼각관계의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지만 실상은 복잡한것 같기도 하고 단순한것 같기도 한 묘한 느낌이다. 

제목의 초대받은 여자라고 하면 그자비에르라고 할 수 있고 그자비에르는 프랑수아즈에 의해 피에르와 프랑수아즈의 사이에 들이게 된 인물이기도 한데 이후 피에르와 그자비에르의 사이가 사랑이 생겨나는데 그렇다고해서 프랑수아즈가 피에르를 더이상 사랑하지 않아서 그랬냐면 그건 또 아니라는 점에서 참 묘하고 그 와중에서 피에르는 그자비에르와의 관계를 프랑수아즈로부터 인정(?) 받고자 한다고 해야 할지 둘 사이에 대한 축복을 바라는데 이건 또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최근 막장 드라마로 유명했던 <부부의 세계> 같은 드라마 전개인가 싶으면 그건 또 아니라 이들 세 남녀의 관계와 그속에서 오가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과연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이런 상황 속에서 프랑수아즈와 피에르, 그리고 그자비에르까지... 이들은 이 관계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는 것인지가 작품 감상의 포인트인것 같고 특히나 이제는 왠지 두 사람의 관계 속에 끼인 존재가 되어버린것 같은 프랑수아즈의 마음에 주목하게 되는 작품이자 시리즈 1권이기도 하며 과연 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정립될지도 궁금해지는 2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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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체호프의 단편소설과 희곡을 엮은 책이 바로 『아내·세 자매』이다. 그중 먼저 나오는 「아내」는 단편소설인데 러시아를 배경으로 대기근의 상황 속에서 삶을 터전을 잃은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해 농민 구제 사업을 계획하는 주인공의 이이기가 펼쳐진다. 

이야기는 한 편지에서 시작되는데 그속엔 젬스트보 지방의 농민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그렇기에 이들에겐 도움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편지 속 내용을 보면 타지로 가기 위해 모든 것을 정리했던 소작농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모든 것들을 처분하고 떠난 탓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오두막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기거하고 전염병까지 돌면서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리고 이런 농민들을 구제하기 위한 사업에 각기 다른 목적성을 갖고 참여하는 부부가 등장하는데 바로 파벨 안드레예비치와 나탈리야 가브릴로브나이다. 앞서 나온 편지는 파벨이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사실 이 즈음 파벨의 집 역시 도둑을 맞아 호밀을 훔쳐 간 일이 있었다. 

파벨은 이곳에서 글을 쓰고자 하지만 농민들의 상황은 점차 나빠지고 날씨도 좋지 못한 데다가 여러 일들까지 겹쳐져서 마음이 심란한데다가 자신이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압박감과 함께 마음의 부담을 안고 있었는데 결국 농민 구제 사업은 그런 마음의 짐을 덜어 줄 기회가 되고 그의 아내에게 있어서 이 일은 일종의 정체성 내지는 존재감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니 겉으로 보았을 때 부유층이 대기근과 전염병으로 힘들어하는 농민과 지역 사회를 위해 구제 사업을 하는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각기 다른 목적성을 가지고 있기도 한데 이는 안톤 체호프의 자전적 요소가 들어가 있는 이야기라고도 하니 더욱 흥미롭다. 

나머지 한 작품인 희곡 「세 자매」는 제정 러시아 시대의 프로조로프 일가의 올가, 마샤, 이리나라는 세 자매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교사로 일하는 첫째 올가, 주부인 둘째 마샤, 그리고 그토록 바라던 일을 하게 된 막내 이리나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자신들이 바라던 또는 바라지 않는 상황 속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데 그 와중에도 현실에서 벗어나 모스크바를 지향하는데  이것은 실질적으로 가야 할 목적지라기 보다는 인생에서 끝끝내 도달하고픈 이상향으로 그려진다는 것이다. 

안톤 체호프의 단편문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흥미롭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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