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서론이 좀 길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여전히 교회의 직분이나 의사결정구조, 지위 등에서 소외되고 있는 교회 내 여성들에 대한 위로, 나아가 복음서 속 여성들의 중요한 역할에 대한 재발견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예수를 동성애자나 흑인으로, 하나님을 어머니로 묘사하지 않고서, 오로지 복음서 내 기록에 근거해 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그러니 보수적 기독교인들도 안심하시라).
저자에 따르면 복음서에서 여성들의 증언을 뺀다면 우리는 손에 들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예수의 탄생에 관한 내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것은 마리아의 증언 때문이었고, 그분이 자신을 처음으로 생수의 근원으로 소개하셨던 자리에 함께 있었던 것은(그래서 그 대화의 내용을 우리에게 알려준 증인이었던) 사마리아 여인 한 명 뿐이었다.
사실 이미 복음서에도 열두 사도 뿐 아니라 여러 여성 제자들의 존재가 언급되어 있다. 마리아와 마르다는 유명한 여성 제자였고, 그분과 함께 여행을 다니지는 않았더라도 곳곳에 그분을 따르는 여성제자들이 있었다. 무엇보다 그분의 죽음을 가장 가까이서 목격한 것도, 부활의 첫 증인이 된 것도 모두 여성제자들/증인들이었다.
책 제목처럼 이미 복음서는 ‘여인들의 눈으로 본’ 증언이었다는 말이다. 물론 이 말이 오직 여성들이 더 우월하다는 극단적 주장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조심하자(저자는 그런 뉘앙스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오늘날 일부 교회에서 여성의 역할이 지나치게 축소되고 억압되고 있는 상황에서 분명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