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 - 자유, 자연, 반권력의 정신
박홍규 지음 / 이학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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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 자유_자연_반권력의 정신

 

영국의 작가이자 언론인으로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 조지오웰은 동물농장(1945), 1984(1949) 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작가입니다. 합리주의자, 반파시스트, 반마르크스주의자, 반자본주의자, 사회주의자로 알려져 있으나 작품외에 작가에 대해서는 그동안 잘 알지 못했습니다. 좋은 기회가 되어 조지 오웰 평전을 읽었습니다. 20세기 최고 작가 중의 한 사람인 조지 오웰은 공산주의를 통렬히 비판한 작품들을 남겼습니다. 이는 냉전시대 미국이 소련 비판에 적극적으로 이용되었다고 합니다.

 

나에게는 실패가 인생의 유일한 미덕인 것처럼 보였다. 자아발전에 대한 모든 의심은, 1년에 몇 백 파운드씩 버는 인생의 성공조차 정신적으로 추한 것이며 남을 괴롭히는 행위로 보게 했다.---P.49

 

조지 오웰 자신도 어린 시절과 20세 무렵 즐거운 추억은 모두 동물과 관련 되었다고 회상합니다. 그리고 1936년 부터 월링턴에 살면서 그는 닭과 양을 키우고 스스로 젖을 짰습니다. 도시를 벗어나 시골에서 밭을 갈고 낚시를 하며 가축을 돌보는 것이 조지 오웰이 꿈꾸는 생활이었습니다. 조지 오웰은 전원에서 생활하면서 동물들의 생태를 언제나 주의 깊게 관찰했고 <동물농장>에는 동물들이 낳은 이름을 가지고 등장하게 됩니다. 중심은 볼세비키를 상징하는 돼지들이지만, 피지배 민중을 상징하는 여타의 많은 동물도 있고, 그 사이에 러시아 혁명 과정의 특정인들을 연상하게 하는 동물들도 있어 지금까지도 많이 읽히고 생각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자유에 어떤 의미가 있다면 그건 다른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지 않는 것을 그들에게 말할 수 있는 권리이다.---P.151

 

평전은 조지 오웰을 작가로서만이 아니라 사상가로서, 아니 그 이상을 뛰어넘는 자유인으로 바라보고자 작가는 썼다고 합니다. 사실 작품 만으로는 작가를 알기에는 한계가 있어 좋은 기회가 되어 읽은 책이 앞으로 작가의 작품을 읽은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른 평전에 비해 분량이 작아서 쉽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모든 권력에 맞서고 사회 부조리에 철저히 저항한 조지 오웰은 수정같이 맑은 정신의 소유자였고 했습니다. 그는 권력에 비켜서서 단순히 관조만 하는 수동적인 야인이 아니라, 온몸으로 권위와 지배에 맞선 실천적 행동가였습니다. 어지럽고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지금 이러한 인물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박홍규 저자는 노동법을 전공한 진보적인 법학자로 인문.예술 분야를 넘나들며 왕성한 저술 활동을 한 분입니다. 이 책을 읽으니 21세기 조지 오웰의 작품이 아직도 많은 독자들에게 계속 읽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 모두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힘겹게 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될 각종 병들과 싸워야 하는 지금이 아닌가 싶습니다. 인간의 권리가 중시되는 이상적인 사회를 꿈꾸며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싸울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조지 오웰의 삶에서 배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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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마치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7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 민음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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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엘리엇의 미들마치1.2

 

<미들마치>는 로맨스 소설이 비워둔 결혼 전후의 관계를 본격적으로 파헤진 조지 엘리엇의 대표작이며 빅토리아 시대를 총체적으로 담아낸 최고의 풍경화로 타임 선정 역대 가장 사랑받은 소설 10, 가디언 선정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설 100, BBC 선정 가장 위대한 영국 소설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6.437번으로 출간되었습니다.

 

난 여자라서 좋은 일을 할 수 없으니 그 가까이에 이르려고 늘 애써요.” -보몬트와 플레처<처녀의 비극>

 

주인공 도러시아 브룩은 당대의 사회 규범 또는 제도적 제약 때문에 여자로서는 해내기 어려운 학문적 성취를 노학자와의 결혼으로 대체하려는 위험한 생각을 합니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든 , 그렇고말고요!”라고 대답하는 상냥하고 잘생기기만 한 남자는 그녀에게 감동적인 애인이 될 수 없었다. “참으로 기쁜 결혼이란 아버지 같은 남편이 아내가 원한다면 히브리어도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119)고 믿었다. 하지만 도러시아가 추앙했던 에드워드 캐소본 목사는 학자로서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일 뿐만 아니라 반려자로서도 이기적이고 옹졸하다. 그는 도러시아를 사랑해서라기보다는 아내로 삼을 수 있었던 여자 중에 그녀가 가장 결점이 없어 보였기 때문에 결혼했다고 하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배우자를 선택하는 걸 그런 식으로 하다니 그런 그가 끔찍스럽네요. 그랬기 때문에 도러시아는 그에게 곧 대단히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고 맙니다.

 

 

결혼 후 상대에 대한 허상이 부서지고 상대방도 고유한 자아의 중심을 가졌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때 과연 관계를 어떻게 이어 갈 것인가? ---p.674

 

이 세 쌍의 중심인물들 외에 다른 등장인물들, 구체적으로 캐드웰러더 목사 부부, 도로시아를 사모하다가 그녀의 여동생 실리아와 결혼하는 준남작 제임스 체텀 경, 메리를 사랑하지만 그녀가 프레드와 결혼하도록 돕는 페어브러더 목사, 전 재산을 조카인 프레드에게 남겨 줄 것처럼 굴지만 종국에는 서자에게 유산을 남기는 등 유산을 미끼로 주변 사람들을 좌지우지하는 페더스톤, 불스트로드의 과거가 폭로되자 그의 관리인으로 일하기를 거부하는, 가난하지만 정직한 케일러브 가스, 프레드를 사랑하지만 확실한 직업을 갖지 않으면 결혼하지 않겠다고 말해서 건달 프레드를 훌륭한 농장 관리인이 되게 하는 메리, 미망인의 유산을 노려서 그녀의 딸과 손자의 존재를 감춘 불스트로드의 추악한 과거를 폭로하는 래플스, 페더스톤 삼촌의 유산 상속만을 믿고 사치스러운 생활과 도박으로 빚을 지고, 빚보증을 선 메리의 부모에게까지 금전적 고통을 주지만, 어린 시절부터의 연인인 메리 덕분에 건실한 농부가 되는 프레드 빈시, 위선적인 남편 불스트로드의 추문에도 불구하고 그의 곁에 머물기로 결단하는 불스트로드 부인 등 작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 속에 숨겨진 복잡한 초상, 소리 없는 비극, 크고 작은 성패들, 평범한 인물들의 순간을 깊은 심리적 통찰력으로 그려 냅니다

 

자신들이 혹시 더 친밀한 결합을 이룰지 모른다는 환상을 품은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체념적인 태도를 취한 것도 아니었다. 그녀는 윌과의 모든 관계를 다만 자신의 결혼에서 빚어진 슬픔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였다. ---p.564

 

미들마치의 아내 가운데 결혼 생활의 불행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이런 도덕적 활동을 불러일으킬 대상은 누구보다도 로저먼드와 고모 불스트로드였습니다. 불스트로드 부인은 불쾌한 여자가 아니었고 의도적으로 누군가에게 해를 입힌 적도 없습니다. 그녀는 남편에게 잘못이 있다고도 추호도 의심한 적이 없습니다.

 

미들마치는 빅토리아 시대 사회적 규범이 개인의 욕망, 나아가 삶에 미치는 영향과 인간 본성의 명암을 포괄적으로 고찰한 대작이다. 가상의 소도시 미들마치를 배경으로 각 사회 계층을 대변하는 다채로운 인물들을 등장시켜 결혼, 종교, 선거권,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 같은 주제들을 둘러싼 풍부한 담론과 극적 사건들을 촘촘하게 전개하는 미들마치는 그 주제들의 방대함과 등장인물 하나, 하나의 삶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세밀한 필치로 시대상을 총체적으로 새긴 빅토리아 시대 최고의 풍경화라는 찬사를 받습니다. 결혼을 마치 다른 세계인양 생각하는 사람들은 결혼 후 상대방에 대한 허상이 부서지고 실망감도 느낍니다. 서로의 가치관과 이상이 다른 사람들이 결혼이라는 제도로 인해 잘 맞춰가는 것도 하나의 인생의 큰 숙제라고 생각됩니다. 로저먼드 빈시나 캐소본 같은 자기중심적인 인물들이 세상에는 많습니다. 작품을 통해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서 심도있게 생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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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5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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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_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5

 

지금보다 어리고 쉽게 상처받던 시절 아버지는 나에게 충고를 한마디 해 주셨는데, 나는 아직도 그 충고를 마음속 깊이 되새기고 있다.-첫문장

 

작품은 1920년대 제1차 세계대전 이후의 미국 사회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는데요. 화려한 겉모습 뒤에 감춰진 부패와 타락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들춰내는 작품입니다. 영화로도 여러번 각색되었고 우리나라 독자들도 많이 사랑하는 소설입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개츠비라는 남자는 옛 사랑인 데이지를 잊지 못해 그녀 주변을 맴돕니다. 하지만 데이지는 이미 콤 뷰캐넌이라는 남자와 결혼한 상태입니다. 톰은 머틀이라는 유부녀와 바람을 피우는데 그녀의 남편은 윌슨이라는 자동차 정비공입니다. 한편 데이지에게는 조던 베이커라는 골퍼인 친구가 있습니다. 데이지의 사촌오빠로서 모든 사건의 목격자이자 서술자인 닉 캐러웨이입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제이 개츠비는 바로 변질된 미국의 꿈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개츠비는 당시 법으로 금지된 밀주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합니다. 이미 결혼한 옛사랑을 잊지못해 부적절한 만남을 이어가는가 하면 최후에는 데이지의 죄를 뒤집어쓰고 억울한 죽음을 맞을뿐더러 장례식에 아무도 참석하지않는 비참한 인물입니다. 즉 개츠비는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심지어 죽음의 순간에 이르러서까지 그다지 위대한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행동이란 단단한 바윗덩어리나 축축한 습지에 근거를 둘 수도 있지만 나는 일정한 단계가 지난 뒤에는 그 행위가 어디에 근거를 두는지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p.16

 

작가는 위대한 개츠비라는 제목을 반어적인 표현으로 사용한 것 같지만 작가가 개츠비에게 위대하다는 수식어를 붙인 이유를 다르게 생각해보면 이 작품의 배경은 1920년대 초반으로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입니다. 어느 사회나 전쟁 이전과 이후는 극명한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작품 속 개츠비는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사람임에도 전쟁 이전 사회를 그리워하고 그것을 추구하죠. 옛 사랑인 데이지를 잊지 못하는 모습이 이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데이지는 그가 기억하는 이전의 데이지가 아니었습니다. 미국 사회의 변화를 상징하는 것처럼 그녀도 변했습니다. 데이지와 달리변치 않는 개츠비의 모습은 전쟁이전의 순수성을 간직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급격히 변하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면서도 변하지 않는 무언가를 간직하고 있는 모습, 그것이 개츠비를 위대하다고 볼 만한 근거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개츠비는 부가 가둬 보호해 주는 젊음과 신비, 그 많은 옷이 풍기는 신선함 그리고 힘겹게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들과는 동떨어진 곳에 데이지가 안전하고 자랑스럽게 은처럼 빛을 내뿜는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p.218

 

생전의 개츠비는 많은 상류층과 유명인사들의 끊임없는 방문을 받을 정도의 대단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이스트에그에 대저책을 소유한 부호였기 때문에 그의 주변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그의 장례식에는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을 뿐아니라 그가 살았을 때도 사람들은 그가 돈을 버는 방식인 밀주업에 대해 온당치 못한 방법이라며 뒷담화를 합니다. 얼핏 화려해 보이는 그의 인간관계는 사실 신기루와 같은 허상이었던 겁니다. 돈으로 대저책과 호화로운 생활은 살수있었지만 진실한 명성과 진정한 인간관계는 사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개츠비는 그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서 데이지에 집착했는지도 모릅니다. 이 작품은 개츠비의 생애를 통해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엄연히 존재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굳이 아무도 참석하지 않은 개츠비의 장례식으로 작품을 마무리한것도 그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 우리가 스스로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 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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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어두운 시대의 삶 시대의 아이콘 평전시리즈 2
앤 C. 헬러 지음, 정찬형 옮김 / 역사비평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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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_ 어두운 시대의 삶

아마존이 기획한 짧고 강력한 평전 시리즈

 

한나 아렌트는 1906년에 독일의 쾨니히스베르크 칸트가 평생을 보냈던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의 조부모까지는 유대계 상인의 생활을 했지만, 엔지니어였던 아버지 파울 아렌트와 어머니 마리아는 독일의 보통 중산계급 시민으로서 다른 시민들과 어울리며 살았고 한나가 어릴 때 집에서는 유대인이라는 말을 한 번도 들어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그러나 나이가 조금씩 들면서 유대인이라고 놀리는 소리를 학교나 거리에서 듣게 되고, 그것이 큰 충격이었습니다. 외동딸을 어엿한 독일 시민으로 키우려는 부모의 교육열에다 그런 충격이 겹쳐, 소녀 시절의 한나 아렌트는 친구들과의 놀이보다 책에 빠져드는 모습을 보였다. 16세에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읽고 큰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전할 만큼, 조숙하고 명석한 소녀였습니다.

 

 

다른 사람들하고 잘 어울리고 우리라고 즐겨 말하는 사람들이 가장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다. ---P.10 한나 아렌트_ 요하임 페스트와의 인터뷰. 1964

 

 

 

니체를 비롯한 니힐리스트의 서구사상 해체를 목격하고, “어떤 고정관념도 배제하는 엄밀한 철학을 내세운 후설의 영향을 받은 하이데거는 인간의 참된 존재와 각자 세계 속에 던져져서 시간에 따라 소멸해 가는 존재자사이의 차이에 주목했다. 말하자면 인간은 본래 이성적 존재이자 자유로운 존재인데, 개별적인 욕망과 필요에 좌우되어 언제나 삶에 치이며, 죽음이라는 유일한 절대적 목표를 향해 비틀비틀 걸어가고 있다. 개인의 주관성을 신성시하여 전통과 종교의 속박을 거부하면서도, 동시에 그에 따른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상황을 극복하고자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고, 기술과 사회의 틀 속에서 찰나적 욕망만 좇으며 살아가게 만든 근대는 그런 비극적 조건을 심화하고 있다. 이런 문제의식을 아렌트도 받아들였으며, 근대의 인간은 진정한 좋은 삶을 꿈꾸기를 잊어버리고 스스로 만든 괴물의 노예와 같이 살아가고 있다고 보았다.

 

 

이웃이 인정하고 존중하지 않은 집은 집이 아니다.” 여전히 국적 없는 신세였던 아렌트는 이렇게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독립은 유대인과 아랍인이 서로 굳건히 협력해야만 달성할 수 있다.” ---P.159

 

그러나 하이데거가 그런 비극적 상황에서 벗어나 인간의 본질을 회복하는 과제를 기본적으로 개인 차원에서 모색한 반면, 아렌트는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에 보다 매달렸다. 그래서 인간의 자유란 곧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함으로써 비로소 성립되는 자유이며, 그런 자유를 부정하고 모든 사람의 생각을 하나의 의지에 통합하려 하는 파시즘은 정치가 아닌 폭력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소 모호한 부분이 있지만 하이데거가 적어도 한때는 나치즘을 인간의 저열한 상황에서의 돌파구로 여겼던 반면, 아렌트는 파시즘에 맞서 싸우고, 피하고, 고발하는 삶을 살게 된다.

 

 

불꽃 같은 자유인이자 이방인이었던 한나 아렌트의 삶을 그리다.

 

 

그의 인생은 망명과 투쟁이었습니다. 아렌트는 1941년까지 프랑스에 머물며 반나치 운동 등에 참여하고, 슈테른과의 이혼, 하인리히 블뤼허와의 재혼 등을 겪다가 프랑스가 독일에 유린되자 한때 수용소로 보내지기도 했으나 가까스로 벗어나서 미국으로 갔다. 생활이 비로소 안정되면서 그녀는 본격적으로 학술 연구에 몰두하는데, 1951년에는 [전체주의의 기원]을 내놓아 일약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책에서 그녀는 서로 정반대의 이념을 가진 듯한 파시즘과 사회주의(스탈린식) 체제를 전체주의라는 틀로 묶고, 이들은 어느 것이나 개인의 자유를 말살하고 광기와 공포로 지배하는 정치(아렌트가 보기에는 반정치)형태라고 주장했다. 이는 바야흐로 냉전이 시작되고 있던 당시 서방에서 큰 반응을 얻었고, 여러 사 회과학자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이 책은 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상을 6가지 국면으로 나눠서 압축한 짧은 평전이다. 특히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으로 전 세계에 파문을 일으킨 아이히만 재판을 출발점으로 삼아, 유대인 출신으로 겪은 가족사, 독일 철학의 거두 마르틴 하이데거와의 내밀한 관계, 자유의 삶을 향한 탈출과 망명의 행로, 그리고 정치사상가와 철학자로서의 최후에 이르기까지 각 장면들을 극적으로 구성해서 포착했다. 비록 짧은 평전이지만 압축된 이 6가지 국면을 통해 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상적 격랑의 드라마를 빈틈없이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한나 아렌트의 작품들이 다소 어렵고 난해하다면 이 평전을 먼저 읽기를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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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 손웅정의 말
손웅정 지음 / 난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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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게 책은 절대적인 것이었습니다. 삼십년을 계속 읽다가 아들 손흥민 선수가 함부르크 갈 무렵부터 십오년은 계속 노트에 적었습니다. 매일 읽고 정리하면서 더 공부를 해야겠다 싶은 나름의 생각들은 메모를 하게 됩니다. 책 리뷰뿐 아니라 역사 공부, 인물 탐구, 온갖 상식, 숨은 이야기, 영어에 한문에 근육 관련 용어, 여행 정보까지 영국에 도착해서부터 독서 노트 쓰기에도 체계가 잡혔다고 합니다. 이 책은 서점가에 핫한 책으로 궁금해서 읽게 된 책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한 말 중에 “Stay Hungry, Stay Foolish!” 가 있지요. 항상 배고픔을 유지하고, 항상 어리석음을 유지하라는 거, 그건 항상 배고픔을 유지하고, 항상 어리석음을 유지하라는 거, 그건 항상 초심을 기억하라는 얘기잖아요. 결국 나의 모든 부분을 탁월하게 만들어주는 거, 그건 큰 의미에서의 불편함이죠. ---p.19

 

리더란 그 멀리의 통찰력과 그 길이의 통솔력을 양손에 준 사람이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 리더는 사실 교육만으론 안 되는 것 같고, 잠재적으로 그런 능력을 갖고 태어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종의 업 같다고 했습니다.

 

 

축구 인생 50, 독서 인생 30, 노트 인생 15

이 모든 시간을 가다듬어 지혜로 벼려낸,

지금은 우리가 손웅정의 인생 수업을 경청해야 할 때!

 

지식이나 지혜가 더해질 때 내가 얻는 게 많아 보이지만 이 가운데 버려야 할 것을 안다는 것은 내가 집중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안다는 얘기도 되거든요. _리더

 

그릇도 왜 비워져 있어야 무언가를 담을 수 있잖아요. 비워진 그릇이 많으면 담을 것도 늘어나잖아요. 그러니까 저 같은 경우는 애초에 그릇의 수 자체를 줄여버리는 거예요. _청소

 

저는 책을 읽기 전보다 책을 읽은 후에 조금은 나아진 사람이 된 것도 같다고 감히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도 같거든요. _사색

 

 

 

대한민국의 전 축구선수, 현 축구 지도자 손웅정 감독의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가 출판사 난다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손웅정 감독이 2010년부터 작성해온 독서 노트를 바탕으로 20233월부터 20243월까지 김민정 시인과 진행한 수차례의 인터뷰를 책으로 묶었습니다. 재치 있고 적확한 문학적인 비유, 문제 해결의 연속인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해주는 신선한 관점,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닌 물고기를 잡는 법을 유머러스하게 넌지시 일러주는 따뜻한 진심이 매력인 책으로 독자는 손웅정 감독과 단둘이 대화를 나누는 듯한 친근함과 그 기저에 자리한 담박한 철학에 깊이 감명받을 것입니다. 삶에서도 운동에서도 평생 치열하게 살아온 손웅정 감독의 인생 수업이라 할 만한 이 책에서 다루는 열세 가지의 키워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기본, 가정, 노후, 품격, 리더, 코치, 부모, 청소, 운동, 독서, 사색, 통찰, 행복. 그야말로 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인생을 이야기할 때 나눌 수 있는 모든 것이지요. 이렇게나 바쁜데, 할일이 많은데, 책 읽는 시간이 어디 있냐고 묻는 이들에게 손웅정 감독은 답합니다. 우리는 모두 다 바쁘고 그렇다면 책 읽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내야만 한다고요.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데 부러 시간을 내야 하는 건 당연한 이치 아니겠느냐고요(리더). 우리 중 누구도 인생의 안내서를 받고 태어나는 사람이 없지만 책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요(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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