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 이어령 강인숙 부부의 70년 이야기
강인숙 지음 / 열림원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받고 목차를 쭉 보다가 <신입생 환영회에서 만난 사람>이라는 소제목에 어머어머하며 그 부분부터 읽기 시작하였다. 머니머니 해도 사랑 이야기만큼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없다. 그러다 헐! 강인숙 관장이 이어령 선생을 퇴짜를 놓았단다!!



너무 흥미로운 이야기에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이어령 선생과의 만남 파트를 다 읽었다. 그리고 퇴근한 신랑을 붙들고 수다를 떨었다. 책을 좋아하지 않는 신랑은 솔직히 이어령 선생이 누군지 모른다. 그런데도 흥미롭게 들어주었다.



<남남북녀>



충청도 온양이 고향인 선생과 함경도가 고향인 관장은 너무도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다. 강인숙 관장의 표현을 빌리자면 <고구려와 백제만큼이나 문화와 생활 의식이 다르다. P129> 그래서 다투기도 많이 하였다 한다. 그럼에도 꼭 붙어 다니셨다는 대목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그런데 보수적인 충청도 사람답지 않게 작가는 네오필리아(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성향)라고 한다. <`새것 밝히기`, `권위에 대한 담대한 도전`, '불같은 성격`, '의욕 과잉` 등 그는 충청도적이지 않은 측면을 많이 가지고 있다. 보수적인 그의 집안에서 보면 그는 별종이다. P25> 고도 하였다. 



하지만 충청도 특유의 방언들과 보수적 분위기로 남아있던 전통문화들이 이어령 작가의 지식의 뿌리가 되었다고 한다. 그것들이 작가의 글에 고스란히 묻어있어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다. 



나는 이 글에서 이어령 선생을 미화하거나 영웅화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P9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머리말의 이 문장이 너무나 이해가 된다.  이어령 작가의 작품들이나 행적들에 따라오는 세간의 찬사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그저 한 여자가 자신과 70여 년을 함께 걸어온 친구로서, 동료로서, 동반자로서의 시선만이 느껴졌다.



또 재미있었던 포인트는 책의 말미에 있는 작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였다. 그중에 <"병적인 독서열로 책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적절한 지도가 필요함." P256>이라는 부분에서 부모님들의 반응이 인상이 깊었다. 그런 가정통신문을 적어보냈을 선생님 밑에서 이어령 작가가 겪었을 핍박이 가슴 아프셨다고 한다. 나는 아이가 저러했다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 보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이어령 작가의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고 그의 어린 시절부터 강인숙 관장과의 70년 동행 길이 궁금하신 분들께는 강력 추천해 본다.



[열림원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버블 소설Y
조은오 지음 / 창비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블라인드라는 생소한 서평단이 흥미를 끌었다. 작가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읽은 책은 글쓴이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불러왔다.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은 책이 정식으로 출간되었고 작가가 누구인지 공개가 되었다. <조은오> 네이버에 검색해도 첫 장편소설이 버블인 신인작가로만 소개가 되어 있다. 베일에 싸인 작가~ 버블이 첫 소설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 중앙과 외곽으로 구분되어 있는 세계 중앙에 살고 있는 `07` 직업은 중앙 평가원의 평가자. 중앙에서의 직업으로는 괜찮은 축에 속한다. 하지만 외곽으로 이주를 결심한다. 외곽에 살고 있는 '126' 직업은 외곽 평가원의 평가자. 중앙으로 오고 싶어 한다. `07`과 `126'의 만남으로 둘의 세계는 붕괴되어 간다. 그리고 주변인들의 세계도 무너진다. 그리고 그들만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간다. ---------------------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삶을 살아오던 이들이 스스로 선택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는 지나온 삶을 돌아보게 했고 살아갈 날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다. -------------------- 조은오라는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되었다. [창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아 있는 모든 것에 안부를 묻다 - 시인이 관찰한 대자연의 경이로운 일상
니나 버튼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심히 지나쳤던 자연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인간의 기준으로만 보던 자연을 저자는 어떤 방식으로 소통했을지 궁금합니다. 그 방식대로 소통해보고 싶어집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남편
모드 방튀라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첫 소설이 출간 즉시 10만부가 판매되는 베스트셀러에 가 된 이유가 무엇인지 기대가 되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4의 벽 - 경계를 넘나드는 예술가 박신양과 철학자 김동훈의 그림 이야기
박신양.김동훈 지음 / 민음사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박신양이라는 이름을 듣게 되면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런 그가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은 방송을 통해 알고는 있었다. 전시회도 열었다고 하는 소식도 접했었지만 크게 관심은 없었다. 미술에 문외한이라 볼 줄 모른다는 이유가 컸을 것이다. 그러다 좋은 기회에 박신양 작가로서의 그림과 해설을 읽게 되었다.

표지부터 인상적이었다. 고흐의 자화상이 바로 떠올랐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박신양 작가만의 독특한 느낌이 매력적이었다.

초반부에 등장하는 <종이 팔레트> 시리즈가 인상 깊었다. 종이를 팔레트 삼아 물감을 짜고 그림을 그리며 여러 번 붓으로 인해 흐트러진 의도하지 않은 모습이 우리네 삶의 모습을 닮은듯했다. 의도한 대로, 다짐한 대로 인생은 흘러가지 않는다. 무수한 우연히 겹쳐진다. 그것이 한 장의 종이 위에 그려졌다.

책에서도, 북토크에서도 이야기한 자신을 찾아가기 위한 과정이지 않나 생각해 본다.

시네도슨트 북토크로 영화관의 대형 스크린으로 본 그림은 책, TV, 모니터로 보는 것과도 달랐고 미술관에서 보는 것과도 다르게 보였다. 화면을 가득 채운 그림에 압도(?) 되는 것 같았다.

책의 제목이 왜 <제4의 벽>일까 궁금은 했는데 안현배 작가의 설명으로 이해를 하게 되었다. 연극 무대에서 배우들이 관객과의 사이에 있는 벽으로 '제4의 벽을 통한 배우와 관객 사이의 상상 속의 거래'라고 표현하였다. <상상 속의 거래>라는 말이 기억에 오래 남았다.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의도를 관람하는 이가 모두 알 수는 없다. 그림이라는 제4의 벽을 통해 작가와 관객은 소통한다. 그림을 읽으며 관객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해하며 서로 각자의 상상의 세계 속을 헤엄친다. 그것이 너무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림에 문외한이라 해도 본 대로 느낀 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미술관 방문을 더 이상 주저하지 않아도 되겠다.

안현배 작가의 도슨트 중에 제2차 세계대전 전후의 독일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알만한 독일 작가들이 있나 하는 물음에 선 듯 대답을 할 수 없는 이유는 그들이 미술사의 주류에 있었던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이 가장 빛났던 시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전쟁 후 였다. 자신의 나라가 일으킨 참혹한 전쟁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그린 것이 이유이다. 멍하니 듣다가 작가들의 이름을 메모하지 못해서 독일 작가들을 폭풍 검색한 것은 안 비밀이다.

5월 말 부산에서도 시네도슨트 북토크가 또 있다고 한다. 꼭 가보시길 권해본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아~ 필기할 준비는 꼭 하시길 바란다.

[민음사 출판사로부터 도서와 시네도슨트 북토크 입장권을 지원받아 쓴 리뷰이나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