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감각 - 〈에브리타임〉에서 썰리고 퇴출당하며 벼려낸 청년들의 시대 감각
나임윤경 외 지음 / 문예출판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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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원


20대의 두 아들, 그중 작은 아들은 대학생이다. 입학 후 당연하다는 듯 에브리타임에 가입을 했고 그곳에서 동아리 모임부터 여러 활동들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곳은 그들만의 세상이고 성인이 된 아이들의 사생활에 해당하는 부분이라 생각하여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보게 된 『공정감각』은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서평단 신청을 하고 책을 받고 며칠 후 작은 아들이 군대에서 휴가를 나왔다. 고등학교 때 친구와 만나서 놀다 함께 와서 자고 다음날 아들 친구가 책장을 구경했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책 한 권에 너무 당황스러운 상황이 생겼다.



작은아들 친구 - '82년생 김지영이 있네요?'

작은 아들 - '페미니즘 소설이잖아! 싫다!'

나 -'페미니즘이 나쁜 건 아니잖아! 그냥 자신의 자리를 찾고 서로 존중하고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자는 거잖아'

작은 아들 - '물론 페미니즘이 나쁜 건 아닌데 거의 대부분이 공격적이잖아. 무조건 싫은 건 아니야'



충격이었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던 일이었다. 신랑도 나도 특별히 이런 주제에 대해 비판적으로 이야기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왜 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우리 아들이 말로만 듣던 이대남인가?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래서 책이 더 궁금해졌었다.


그러나 교수인 나는 이들의 발언이 삭제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삭제되지 않고 남은 혐오 발언들이 지금 20대의 생각을 '과잉 대표'하는 것 역시 문제라고 판단했다. 20대가 '다른' '다양한' 사유의 주체라는 것을 삭제된 글들의 복원을 통해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다. P24


 <청소노동자 고소 사건> 이후 에브리타임에 혐오 발언들이 등장한다. 혐오 발언들에 다른 의견들을 제시하고 공론의 장 만들어 토론을 이끌어 내자라는 것이 강의 주제였다. 하지만 그들의 글은 신고를 당하고 삭제 당한다. 하지만 반대로 혐오 내용들은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래서 삭제 된, 삭제 될 글들을 묶어 책으로 세상에 내놓았다.



ㅇㅇ대학에서 있었던 <청소노동자 고소 사건>을 뉴스로 접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어째서?'였다. 그분들의 노동으로 인해 깨끗한 시설과 환경에서 공부하고 생활하는 그들이 왜 청소노동자들의 말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일까?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청소노동자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였지만 묵묵부답인 대학에 어떻게 해야 했을까? 최저시급 인상분인 임금 400원 인상과 퇴근 시 사용할 샤워실 설치 요구가 부당한 것인가? 왜 함께 '연대'하고 '공감'하지 못하는 것일까? 수많은 질문들이 머릿속에 떠다녔다.



지성의 대표적 이름하면 떠오른 건 『대학생』이라는 단어이다. 그들이 투쟁해서 이루어 놓은 것들 위에 세워진 지금의 민주주의를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만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공간 안에서 나누는 대화가 이렇게나 반지성적일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사회과학 분야에서는 '사회적 소수자'라는 개념으로 소수자가 이미 존재하거나 태어나는 존재가 아니라 '사회에서 만들어지는(구성되는)' 존재임을 분명히 한다. 권리-의무 역학에서 소수자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의무에 대한 부담은 똑같지만 권리 향유에서 제약, 차별, 부당함을 '당하는' 존재라고 나는 정의한다. P36


'소수자'는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책에서는 손흥민 선수를 예를 든다. 손흥민 선수는 우리나라에서는 톱스타에 존중받는 선수이다. 하지만 영국의 프리미엄리그에서는 종종 인종차별을 당한다. 유럽에서는 사회적 소수자이기 때문이다. '만들어지는 존재'라는 말이 이 예로 확 와닿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가장 뚜렷이 대비가 된다. 2001년 오이도역에서 리프트로 장애인이 이동하다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다. 이때부터 장애인의 이동권 요구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전장연의 출근길 시위는 오랜 시간 이어져왔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큰 이슈로 떠올랐을까?



끊임없는 투쟁으로 지금 현재 서울시 지하철의 엘리베이터 설치율은 95%에 달한다. 그 혜택을 장애인들만 누리고 있나? 유모차로 이동하는 부모, 나이 든 신 노인분들, 그리고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는 젊은이들 등이 이용하고 있다. 2030대들도 분명 누리고 있는 그 편리함이 누군가의 20년이 넘는 치열한 투쟁에 의해 생겨난 것이라는 것을 모른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도 출근을 한다. 그러나 승강장의 간격이 넓어 바퀴가 빠져 지나갈 수가 없다. 이것을 바꾸어 달라는 것이 잘못인가? 그러한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 너무 많다는 것이다. 누구나 누리고 있는 가장 기본적이 '이동권'을 요구하는 것에 왜 혐오 발언이 쏟아져야 하는 것일까?

얼마 전 넓은 승강장 사이에 어린아이가 빠져 시민들이 구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승강장 사이 간격이 넓어 불편하고 위험한 것은 비장애인도 마찬가지다. 이번에도 이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면 그 혜택을 다른 이들도 받을 것이다.



20대인 그들은 왜 <공정>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자신들의 권리가 조금이라도 침해받았다 생각되면 일제히 비판하고 혐오 발언들을 내뱉는다. 단, 인터넷 익명의 공간에......



그 대상이 강의실, 동아리, 학생회, 소모임 등에서 만나 이야기하고 밥도 함께 먹은 친구일 수도 있다는 것은 생각해 보지 않는 것일까? '익명'이라는 방패가 모든 것을 가리는 것인가?



젠더 갈등에서 시작한 글은 기후 위기까지 이야기한다. 폭넓은 여러 주제에 대한 20대의 생각들이다. 에브리타임이라는 작은 왕국을 벗어나 세상 밖으로 나온 20대들의 외침이다. 한 번쯤은 들어봐주면 좋겠다.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간혹 단어가 어려웠다. 고등교육을 담당하는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만들어진 글이니 당연하겠지만 다양한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했다면 각주를 좀 더 첨가하거나 단어를 쉽게 풀어썼다면 어땠을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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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유고집 복각본 - 윤동주가 직접 뽑은 윤동주 시 선집
윤동주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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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 그리고 유고복각본! 말이 필요없네요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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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 (양장) - 무소유 삶을 살다 가신 성철·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메시지
김세중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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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버전을 이사후 사라져서 아쉬웠는데 좋네요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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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이경 지음 / 래빗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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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태어났고, 이제 넌 내가 하라는 대로 해. 적당? 웃기고 있네. 어,핸드폰을 봐? 나 울거 거야. (중략) 어, 먼지 몰라도 하여튼 별론데? 난 무조건 울거야. 네가 알아서 달래.

- 한밤중 거실 한복판에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나타난 건에 대하여 중 -

독재자같은 갓 태어난 신생아 격어보지 않으면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 하지만 누구도 공감하지 못할 이야기를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만든 이야기


육아 중에 지금 글을 써야 한다! 라는 생각에 공모전에 출품했는데 덜컥 가작에 당선되었다.


요즘 핫한 인공지능 AI와 육아의 만남


요즘 나오는 육아템들을 보며 편해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육아,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어느 시대에나 힘든일이다.


#선공개 로 두편의 작품을 읽었다. 나머지 작품들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졌다.

#coming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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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유전학
임야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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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이어져온 ‘악은 유전일까?‘라는 질문에 명확한 해답이 존재하지는 않았었데요 이 소설에서는 어떤 결론을 내렸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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