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과거와 미래
허준 지음 / 연세대학교 대학출판문화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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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K21사업으로 대학이 시장 권력에 포획되었다는 비판과 정량 실적 중심의 평가로 인해 수준 낮은 논문 양산 같은 문제를 야기했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BK21 사업은 우리나라 대학의 전반적인 연구력 강화에 기여했고, 대학이 국가의 지식 총량 증가에 기여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된다. 

이런 변화를 이끌어 낸 핵심 요인은 BK21 사업을 통해 연구 실적 평가에 ‘공개와 경쟁‘이라는 시장의 방식이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BK21 사업 이후 대학 교수들의 실질적인 연구 경쟁이 시작되었다. 다른 재정 지원 사업들이 대학 집행부의 제안서 잘 쓰기 경쟁이었다면, BK21 사업은 같은 분야학과들 간의 경쟁, 대학 교수 개개인의 경쟁을 촉발했다. 타 대학의 같은 학과 교수들이 어떤 논문을 쓰는지 관심을 갖게 되었고, 논문 수준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교수 개인의 연구 관련 지표가 공개되기 시작했고, 연구를 통해 지식 생산이 가능한 교수인지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해졌다. 연구 실적 공개는 거부할 수 없는 명분을 갖고 있었으며, 위신을 중시하는 교수들 개개인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연구 ‘경쟁‘은 연구 실적 ‘공개‘에 따른 결과의 성격이 강하다. 결국 대학의 변화를 이끌어 낸 힘은 ‘공개‘였던것이다. - P263

미국에는 가족의 교육권 및 프라이버시법(FERPA: Family & EducationalRights and Privacy Act)‘라는 법령이 있다. 부모와 학생들의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광범위한 권리를 보장해 주는 법령이지만, 그 핵심 내용은 오히려 교육기관이 학생들의 정보를 당사자 동의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경우를 명확하게 정의해 주는 데 있다. 교육 개선 목적, 교육기관의 감사 또는 평가 목적, 재정지원과 관련된 목적 등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교육을 더 잘하기 위한목적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정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 P264

대학 혁신의 중요한 방향 중 하나는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다. 교육관련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이에 기반한 대학들의 공정한 경쟁 여건 조성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첫걸음은 교육 관련 개인 정보 활용 규제 개선이다. 이를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미국의 FERPA에 해당하는 우리나라 법령은 ‘교육 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이다. 이 법령에 명시되어 있는 개인 정보 공개 금지를 변경해, 대학 평가기관에 한해서는 접근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고용노동부의 4대 보험 가입 정보와 연계해 졸업생들의 취업 현황을 확인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강의계획서와 동영상강의를 비롯한 교육 내용, 강의 평가 결과와 같은 강좌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만족도 조사 등을 표준화하고 공개하도록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대학의 교육과 관련된 모든 정보는 공개되어야한다. -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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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과거와 미래
허준 지음 / 연세대학교 대학출판문화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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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29%에 불과하다. GDP 대비 전체 지출 규모는 평균 이상이지만,
80%에 달하는 대학 진학률로 인해 2012년 대학생 1인당 지출 비용은 11,300달러로 OCED 평균 13,700달러의 83% 수준이다. 대학의 위기를 염려하는유럽의 주요 국가들보다도 뒤에 위치한다.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은 학생 1인당 지출 비용이 OECD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것과 대비된다.  - P250

2012년 GDP 대비 고등교육 비용 지출 규모를 보면 영국은 유럽 국가들 중 핀란드 다음으로 2위이며, 특히 공공 지출은 유럽 국가들과 큰 차이가 없으나 민간 지출에서 다른 국가들을 압도하고 있다. 중세 유럽의 대학이 시작된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등 주요 국가들은 OECD 평균에도 못 미치는 지출 규모를 갖고 있다.

수많은 학자들이 대학의 재정 확보가 대학의 역량을 결정하는 첫 번째 요소임을 밝히고 있다. 특히 유럽 대학의 쇠퇴에 대한 연구는 한결같이 재정부족을 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토마스 피게티는 프랑스 대학의 침체가학생 1인당 재정 지원 감소 때문이라는 사실을 지적했다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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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과거와 미래
허준 지음 / 연세대학교 대학출판문화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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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대학 시스템

우리나라 고등교육은 사립대학이 주도하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전체대학생의 80%가 사립대학을 다니고 있으며, 학교 수는 일반대학의 81%, 전문대학의 93%가 사립대학이다. 

자유주의 경제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는 약 25%의 학생이 사립대학을 다니고 있으며, 영국에는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지 않는 사립대학이 버킹검 대학 등 4개에 불과하다. 


OECD 국가들 중에서는 우리나라와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려우며, 최근 대학생 수요가 급증한 브라질만이 유일하게 비슷한 구조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기준과 큰 차이가 있다고 해도 사립대학 주도의 고등교육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우리나라 사립대학의 성격이 법적으로는 비영리법인이지만, 학교 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자산 확대, 수익 창출과 같은 영리 목적에 집착해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과 연구를 통한 지식 창출과 확산이라는공익적 목적을 등한시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World University News는 미국의 영리 목적 대학을 비관하는 기사에서 영리 목적 대학이 고등교육을 지배하는 나라로 브라질, 폴란드, 한국을 적시하기도 했다. 

미국의 영리 목적 대학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는 사립대학이 많은 이유는, 설립자가족이 지배하는 이사회가 대학을 공익 기관이 아니라 가족의 재산으로 인식하는 법리와 일치하지 않는 지배 구조에 기인한다.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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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교육과 빅데이터

 온라인 강좌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다양한 데이터를 생성한다. 접속 시간, 접속 빈도, 학습 활동량, 퀴즈의 오답률과 같은 기본적인 데이터부터, 학습 관리 시스템에 기록되는 활동 로그 데이터는 학생들의 모든 마우스 클릭까지 세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온라인 강좌가 생성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생의 특징과 학습 방식을 지속적으로 측정하고, 이 데이터를 과거에 축적해 놓은 데이터와 비교하여 적절한 패턴을 찾고, 그 패턴에 맞게 학습 방법과 학습 내용을 변화시키며 개별 학생에게 가장 알맞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 P191

스런 박사는 2012년 11월, 미국 대통령 직속 과학기술자문위원회에 출석해 MOOC가 가져올 새로운 도전은 온라인 강의 자체가 아니라 온라인 강의에서 생산될 빅데이터이며, 이 데이터를 분석하여 데이터에 기반한 효과적인 교육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궁극적으로 교수자와 학습자의 1:1 상호작용을 새롭게 정의한 개인화된 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피력하기도 했다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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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교육에서 mooc의 성공 vs. 학부교육에서 미미한 성과

2015년 일리노이 주립대학은 MBA 학위 과정을 코세라를통해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총 등록금은 22,000 달러에 불과했다. 이어 데이터과학 석사 학위 과정도 코세라를 통해 총 등록금 20,000 달러에 제공하기 시작했다. 2017년에는 조지아텍이 edX에서 데이터분석 석사 학위 과정을 10,000달러의 등록금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대학 강의실에서 강좌를수강하며 취득하는 전통적인 학위와 동일한 학위를 훨씬 저렴한 비용에 시간과 장소에 구애없이 취득할 수 있다는 점이 학습자에게는 매력적인 부분이었으며, 대학의 입장에서는 MOOC 플랫폼을 통해 수강생 규모와 범위를확대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었다. MOOC를 이용한 첫 번째 학위였던 조지아텍의 컴퓨터과학 석사 학위 과정의 경우, 2017년 봄학기에만 4,500명이 등록했다. 2019년 가을 학기, 일리노이 대학의 온라인 MBA 학위 과정에 2000명 이상이 등록해 있으며, 일리노이 대학은 캠퍼스 MBA 학위 과정을 종료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 P187

공식적인 학위와 관계없이 주요 MOOC 업체는 자체적인 학력 인증을제공하고 있다. 개별 강좌의 수료증을 제공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한 주제에 대한 선단 과목을 수료한 수강생에게 우다시티는 나노디그리(NanoDegree), edX는 마이크로마스터(MicroMaster), 코세라는 전문 분야(Specialization) 수료라는 명칭의 학력 인증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면 Deep Learning, Data Science‘, ‘Digital Marketing‘, ‘Business English‘ 등과같은 주제에 대해 일련의 강좌를 수강하고, 종합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학생들에게 자체적인 인증서를 수여하고 있으며, 이들 학력 인증서는링크드인(Linkedin)과 리크루트 사이트에서 개인의 역량을 증빙하는 데사용되고 있다. 조셉 아운 총장이 예상했던 대로 대학이 독점해 왔던 학력인증 기능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셈이다. - P188

대학 진학 연령에 해당하는 25세 미만의 수강생은 19%에 불과하고, 취업 연령에 해당하는 25세~35세 미만이 49%, 재취업 및 재교육에 해당하는 35세 이상이 32%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취업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고, 취업 이후 필요한 직무능력을 강화하는 데 MOOC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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