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독일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었다. (중략) 젖먹이 아이들에게 속임수로 고무 조각을 씹게 하여 울지 않게 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아기 엄마 들이 아기와 함께 강으로 뛰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경찰들이 강의 다리 위를 순찰했다. -p12


 1차 세계대전 후 독일의 많은 사람들이 히틀러, 나치를 지지했다는 사실이 항상 의아했다. 이 글을 보니깐 조금 이해가 갔다. 가난과 굶주림이 극심해지면 극단적인 선택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소? 저울질하고 있소? 한 푼 한 푼 계산하고 있는 거요? 여보쇼, 결정을 하쇼. 계산 따위는 집어치우고!" -p29 

 

 습관적으로 저울질하고 계산하게 된다. 조르바처럼 살 수 있을까? 



 계산을 분명히 합시다. 만약 내게 강요하면, 난 떠납니다. 이건 분명히 아쇼. 내가 인간이라는 걸."

 "인간이라고요? 그게 무슨 뜻이오?"

 "보쇼, 자유인이라 거요." -p36 


 이윤기씨의 번역에서는 "자유라는 거요." 라고 표현했던 거 같다. 이윤기씨의 번역이 훨씬 울림이 강하다. 


 

 나는 행복했고 또 그것을 알고 있었다. 우리는 정작 행복한 순간에는 그게 행복이라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한다. 오직 그 행복이 끝나 먼 과거로 흘러간 다음에야 비로소 갑작스럽게, 그리고 때로는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우리가 얼마나 행복했던가를 깨닫는다. -p123


 행복할 때 행복을 깨닫는 게 쉽지가 않다. 지나고나서야 그 때가 행복이었음을 안다. 하지만 종종 바로 그 순간 행복을 깨달을 때가 있다. 그런 순간의 기억은 아주 오래 생생하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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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고의 뇌 과학자가 들려주는 뇌 이야기. 기존에 뇌에 대한 오해도 풀어주고 뇌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 책은 얇지만 정보량이 많다. 생각보다 읽기 힘들었던 책.


 뇌는 생각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 물론 뇌의 생각하는 기능도 대단하고 특별한 기능이지만 뇌의 진짜 기능은 신체를 관리하며 에너지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다. 


 몸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수분과 혈액, 염분과 산소, 포도당과 코르티솔, 성호르몬과 기타 수많은 자원을 모두 잘 조절할 수 있는 뭔가가 필요했다. 한마디로 그들에게는 지휘본부가 필요했다. 바로 '뇌' 다. -p30 


 뇌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생존을 위해 에너지가 언제 얼마나 필요할지 예측함으로써 가치 있는 움직임을 효율적으로 해내도록 신체를 제어하는 것, 곧 알로스타시스를 해내는 것이다. -p31


 

 광범위하게 퍼진 뇌에 대한 오해가 하나 있다. 바로 삼위일체의 뇌이다. 아마 파충류의 뇌, 포유류의 뇌, 인간의 뇌로 뇌는 세 개로 나누어 설명하는 것을 들어보셨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발상은 오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리고 매일 5분 동안 당신이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그 문제를 생각해보라. 당신의 머릿속에서 그들과 논쟁을 벌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만큼 똑똑한 사람이 어떻게 해서 당신과 정반대 신념을 가질 수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다. -p120  

  

 역지사지, 다른 사람의 입장, 관점에서 생각해보기. 쉽지 않지만 꼭 필요한 일이다.


 

 저자는 수많은 책을 인용하고 소개한다. 그 중에 스튜어트 파이어슈타인의 저서들을 읽어보고 싶다. 실패와 무지로부터 과학이 어떻게 발전하고 성공해왔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할 거 같다. 



 













 


 












 

 리사 팰드먼 배럿의 또 다른 책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도 매우 우수한 책이라 하니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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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6-25 2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소개를 계속 해주세요.

고양이라디오 2023-06-26 10:24   좋아요 0 | URL
넵ㅎ! 좋은 책 읽고 소개하겠습니다ㅎ
 
















 예를 들어 운동에 의해 분비되는 IL6 단백질은 지방 조직으로 이동해 지방 분해를 유도하여 살이 빠지게 하는 작용을 하며, 아이리신과 METRNL 단백질은 해로운 백색지방을 유익한 갈색지방으로 바꿔 인체의 기초 대사량을 높인다. 더불어 마이오카인은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게 함으로써 혈당 조절을 순조롭게 하며, IGF-1, FGF-2 단백질은 뼈로 이동해 골밀도 증가 등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능을 나타낸다. 또한 근육에서 분비된 카이뉴레인은 뇌로 이동하여 스트레스에 의한 우울증을 개선하는 효과가 생쥐 모델에서 증명되었다. -p102


 휴,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는 너무 많다. 비만 예방, 당뇨 예방, 골다공증 예방, 스트레스, 우울증 개선, 기억력 증진 등등. 이처럼 운동은 좋은데 나는 왜 운동만 하면 요즘 아픈 걸까ㅠ? 부상없이, 그리고 무리하지 않게 운동해야겠다. 욕심부리지 말자. 근력 운동 말고 유산소 운동도 하자. 



 우리는 자신과 유전적으로 더 가까운 파트너를 선호하도록 진화했다. -p137


 부부는 닮는다는 속설이 있다. 살다보면 외모도 비슷해지고 취미도 닮아간다. 그런데 사실은 닮은 사람끼리 결혼하는 게 더 맞는 거 같다. 실제로 외모도 자신과 비슷한 외모를 더 선호한다고 한다. 


 



 

   










 아니,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무슨 872p의 벽돌책이다. 프랭크 설로웨이는 출생 순서에 따라서 성격이 달라진다고 주장했다. 요즘 이 주장은 거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첫 째는 보수적이고 둘 째는 개방적이고 창조적이다. 책소개를 보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긴한다만 일단 도서관에서 빌려서 간을 봐야겠다. 음, 도서관에 없다. 연수구에는 없는 책이 많다. 



 스켑틱 27호를 다 읽었다. 27호는 빠르게 읽혔다. 다음 호를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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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6-15 18: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전적으로 가까운 파트너를 선호한다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부부들을 보면 닮은 데가 있거든요.
실제로 외국의 어떤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이 같은 사람끼리 결혼하는 사례가 많다고 하네요.
제 친구 중에도 성이 같은 친구가 있어요. 본은 다르지만. 그것도 흔치 않은 성인데 결혼한 케이스였어요.
인간은 유사성에 끌리는 모양이에요.^^

고양이라디오 2023-06-15 18:56   좋아요 0 | URL
네ㅎ 아직 전 실제로 부부를 많이 못 봐서 잘 모르겠지만 왠지 맞는 거 같아요ㅎㅎ
 















 이미 인간에 의해 여섯 번째 대멸종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논픽션으로 세세하게 들여다보니 더욱 충격적이었다. 인간은 원시시대 때 아프리카를 벗어나 이동하면서 이동하는 곳마다 다른 호모 속과 대형 육상동물들을 멸종시켰다. (뭐 인간이 멸종시켰는지 확신할 수 없지만 정황증거로 봤을 때 거의 명백하다.) 그리고 대륙과 대륙 사이를 이동할 수 있게 되면서 곰팡이나 바이러스, 외래종을 옮김으로써 다양한 생물종의 멸종을 야기했다. 그리고 현재 기후변화로 인해 더 많은 생물종이 멸종하거나 멸종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심지어 우리 자신까지도 멸종의 위험에 처해있다. 연쇄살인범의 최후는 자살일까? 



 어느 쪽이든 원인은 동일하다. 누군가가 선박이나 비행기에 싣지 않았다면 항아리곰팡이에 감명된 개구리가 아프리카에서 호주로, 혹은 북미에서 유럽으로 이동할 수 없었을 것이다. 대륙과 대륙 사이에서 이렇게 생물 종이 재배치되는 일이 현재의 우리에게는 대수롭지 않아 보일지 몰라도 35억 년 생명의 역사에서 보자면 전례가 없는 일일 것이다. -p46 


 최근에 코로나19로 인해 인류는 펜데믹을 겪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펜데믹을 겪게 될지 모르겠다. 더 치명적인 펜데믹이 올 수도 있다. 항아리곰팡이에 의해 양서류는 큰 피해를 입었다. 수많은 종이 멸종했다. 우리는 비행기로 빠르게 대륙과 대륙을 오간다. 이는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치명적이다. 



 현재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2050년에는 CO2 농도가 산업화 이전의 두 배인 500pmm을 넘어설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구의 평균 온도가 2-4도C 상승하고, 이 온도 상승은 빙하 소멸, 저지대 섬 및 해안 도시 침수, 북극의 만년설 유실 등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변화로 이어질 것이다. 게다가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p172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모르겠다. 데드라인은 언제인가? 확실한 건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진 않았다는 사실이다.



 크리스 토머스 등은 "보편적 분산"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온난화 수준을 최소로 가정할 때 2050년까지 9~13%의 종이 멸종을 선고받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온난화 수준을 최대로 가정하면 그 수치는 21~32%로 올라간다. 연구자들은 두 시나리오의 평균을 취하고 온난화의 정도도 중간 수준이라고 가정하여 모든 생물 종의 24%가 멸종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p243


 

 인간이 등장하기 전에는 큰 몸집과 느린 번식이 매우 성공적인 전략이었고 거대한 동물들이 지구를 지배했다. 그런데 지질학적 시간 개념으로 말하자면 한순간에 이 전략이 패배의 원인이 된 것이다. -p329 

 

 초대형 포유동물은 번식률이 낮다. 예를 들어 코끼리는 임신 기간이 22개월이고 쌍둥이를 낳지 않는다. 10살이 넘어야 번식을 시작한다. 호주 지역을 시뮬레이션했을 때 1년에 사냥꾼 10명당 한 마리꼴로 디프로토돈을 죽이면 700년 안에 수백 킬로미터 안의 모든 디프로토돈이 사라진다고 한다. 호주 대륙 전체의 멸종에는 수천 년이 걸렸으리라 추정했다. 수백 년이든 수천 년이든 지구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보면 한순간이다. 하지만 인간의 관점에서 그것은 방대한 시간이다. 당사자들에게는 거대 동물의 감소를 감지할 수 없을 정도다.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수상작,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 이다. 중간에 조금 지루한 부분이 있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저자와 함께 세계를 다니며 멸종을 추적했다. 추적하다보면 늘 동일한 범인, 인간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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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켑틱 29호>에 소개된 책과 글들을 살펴보려한다. 



 















 <마음을 바꾸는 방법>, 유발 하라리, 조던 B. 피터슨, 팀 패리스, 올리버 색스의 추천사가 있는 책이라 관심이 간다. 금지된 마약이었던 약물이 어떻게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는 약물로 부활했는지에 관한 책이다.



 문턱아래자극이란 개인의 의식적 지각을 위한 문턱 값보다 낮은 감각 자극을 말한다. "팝콘을 먹어라" "코카콜라를 마셔라" 같은 문구를 영화 상영 중에 짧은 순간 번쩍이게 하면 제품 판매가 증가한다고 시장 분석가 제임스 비카리는 주장했다. 그러나 문턱아래자극 광고가 행동 변화를 일으킨다는 증거는 매우 빈약했고 지금도 그렇다. 제임스 비카리는 5년 뒤 자신이 연구를 날조했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연방 통신 위원회는 효과와 상관없이 문턱아래자극을 사용한 방송은 기만적이라는 이유로 이런 광고를 금지했다. 


 지금까지 문턱아래자극 광고가 효과가 있는 줄 알았다. 여러 자기계발서나 기타 책들에서 수없이 보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무의식에 대한 예시로 많이 드는 예였는데 알고보니 날조였다니. 간혹 과거의 유명한 연구나 일화가 실은 거짓이고 날조고 왜곡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오후라는 분의 글이 좋아서 그의 책이 읽어보고 싶다. 글을 재밌게 잘 쓰신다. 



  우리는 이제 먼지와 기체 구름이 합쳐져 형성된 별과 행성이 태양계를 이루기까지 몇 백만 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 우리 은하에서만 이런 현상이 한 달에 한 번 꼴로 발생한다. 다시 말해 우리 우주에서는 매초 1000개의 태양계가 새로 탄생한다는 뜻이다. -p214


 우주의 규모는 항상 상상을 초월하고 경탄하게 한다. 1초 마다 천 개의 새로운 태양계가 탄생한다니. 상상도 안되는 스케일이다. 


 

  대략적으로 설명해보면 베이즈 추론은 어떤 주장을 지지하는 증거를 나타내며, 증거를 기반으로 주장이 참일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추정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p217



  이망증이란 철새가 이주 시기에 보이는 불안 행동을 말한다. (중략) 이망증의 유전율은 무려 0.72에 이른다. 타고난 이주 본능, 타고난 역마살이다.-p252


 인간에게도 유목 생활과 관련된 유전자가 있다는 연구가 있다. 농업혁명 이전에 인간은 끊임없이 이동하는 동물이었다. 유목 생활과 역마살에 대한 재밌는 글이었다. 



 <스켑틱 29호> 재밌었다. 집에 사놓은 스켑틱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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