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포 더 머니 스테파니 플럼 시리즈 1
자넷 에바노비치 지음, 류이연 옮김 / 시공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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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문학사상사의 ‘그래, 난 돈을 위해 산다’로 이전에 출간된 책이다. 왠지 잘 모르는 작가의 책이고 정보도 부족한 상태라 쉽게 읽게 되지 않았다. 그러다 이번에 새롭게 번역된 책이 나온 것이다. 원제목을 한글로 나타내어 이전에 즐겨본 미국 시트콤 프렌즈를 생각나게 하면서 말이다.

작가의 이력을 보는 것이 요즘 책을 보거나 선택하는데 첫 번째 일이다. 이 소설 이전에는 로맨스 소설을 썼다고 하니 문학 사상사에서 출간된 다른 작가의 이력과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노라 로버츠다. 그녀의 ‘야망의 덫’도 많은 호평을 받고 있고 조만간 읽을 예정이다. 이 소설을 읽고 난 후 그녀의 소설에 더욱 끌리게 된 것도 하나의 여파라고나 할까?


초짜 현상금사냥꾼 스테파니 플럼의 좌충우돌하는 행동과 새로운 직업에 적응하는 것을 보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그리고 책의 처음에 말한 조셉 모렐리와의 관계는 책의 마지막까지 로맨스 소설처럼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작가가 이전에 로맨스 소설을 썼다는 사실을 떠올려준다. 이 부분에서 로맨스 소설을 거의 읽지 않는 나에게 약간의 편견이 담겨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모렐리의 매력과 행동은 일반적인 추리소설에서 쉽게 나타나는 인물은 아니다.

직장을 잃고 6개월간 거의 수입 없이 생활하는 그녀에게 어느 날 일확천금 같게 느껴지는 현상금 사냥꾼의 일이 다가온다. 한 사람을 찾아 경찰서로 데려가면 10만 달러 보석금의 10%를 받는 것이다. 그것도 어린 시절 그녀의 마음과 몸을 사로잡았고, 악연의 대상인 모렐리를 찾으면 되는 것이었다. 이 일에 대한 정보도 없이 그녀는 시작하고 너무나도 쉽게 모렐리를 찾는다. 하지만 그를 경찰서로 데려가지는 못한다. 그러다가 다른 사건을 하나 너무나도 쉽게 해결하면서 그녀는 새로운 직업을 쉽게 생각한다. 하지만 착각이다. 모렐리의 사건과 관련된 사실을 하나씩 파헤치고 다가가면서 권투 챔피언 라미레즈에게 폭행을 당한다. 강간의 순간 우습게도 모렐리의 도움으로 도망친다. 자신이 잡아야 할 자에게 도움을 받다니 우습기도 하다. 중간에 가면 모렐리의 키스에 녹아내리기도 하니 자신의 직업에 대해 그녀는 어떻게 생각하는 걸까?

라미레즈의 협박을 무서워하면서 공포에 떨고, 다른 평범한 여자처럼 위기에 대처하는 그녀가 한발 한발 새로운 직업에 적응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이 경쾌하고 즐겁게 읽힌다.


소설을 읽다보면 범인에 대한 윤곽이 소설 중반에 어느 정도 드러나지만 사실 별 관심이 가지 않는다. 이 소설의 매력은 사건이 아닌 캐릭터에 있기 때문이다. 중간 중간 조그마한 사건들이 나오지만 에피소드처럼 느껴지고 등장인물 개개인이 코믹하거나 소설 전체의 양념 같은 느낌을 준다. 그리고 공포에 떨면서도 생활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움직여 보석금 신청자를 찾아가는 그녀의 모습은 현실의 무서움을 반증하는 듯하다.

새로운 초짜 현상금 사냥꾼 스테파니와 우리의 멋쟁이 조 모렐리의 과거와 현재 관계와 티격티격 하며 서로를 돕는 그들의 묘한 애정은 범인을 쫓아가는 재미와 더불어 이 책의 중요한 포인터다. 앞으로 나올 책들에서도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 하는 것은 나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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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수의 결사단 1
훌리아 나바로 지음, 김수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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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몇 년 전 신문에서 성의에 대한 소식을 들은 적이 있다. 당시 기독교에 별다른 관심이 없고, 하나의 소문으로 치부하고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그 후 다른 곳에서 성의가 시대적으로 예수 생존 당시의 것이 아닌 중세의 위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다른 주장을 펼친다.

성 수의가 보관된 토리노의 성당에서 불이 나고 몇 년 전처럼 혀가 짤린 시체가 나온다. 이에 이탈리아 예술품 관련 범죄를 전담하는 경찰팀인 예술부의 팀장이 이에 의문을 가지고 이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와 동시에 성의와 관련된 두 집단의 현재와 더불어 성의의 탄생과 에데사의 초기 기독교와 성당기사단의 등장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면서 전개된다.

과거 에데사에서 성의를 보관하던 무리가 성의를 지키기 위해 보였던 처참한 행동과 성의를 빼앗긴 후 오랜 시간 그것을 찾기 위해 보여주는 집념과 노력을 상상을 초월한다.

성의를 소유하고 현재까지 보관하고 있는 성당기사단의 후손들의 힘은 구체적인 묘사는 없지만 엄청나다. 각 국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힘을 뻗치고 있다. 그 사이에서 예술부 팀원들의 성의와 관련된 사건의 추적과 스페인 기자 ‘아나’의 연구와 추적은 성의와 관련된 과거의 흔적과 성당기사단의 현재 모습을 밝혀나간다.

소설을 읽어나가면서 생각이 교차하는 작품이 몇 개있다. 최근에 나온 ‘다빈치 코드’나 ‘템플기사단’ 등이 그것이다. 뭐 이전으로 올라간다면 몇 가지 더 있겠지만 이 두 소설이 더 기억에 남는 것은 비교적 근대의 것이고, 성당기사단과 그들의 비밀이라는 동일한 소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두 작품이 다른 것이 ‘성배’라면 성 수의 기사단은 ‘성의’를 다룬다는 차이가 있지만.

왜 동일한 집단에 대한 다른 소재가 나왔을까? ‘다빈치 코드’나 ‘템플기사단’이 성배와 관련하여 예수의 결혼 여부를 다루어 새로운(?) 가설을 환기시켰다면 이 소설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에 새로운 가정을 덧붙혀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 부분이 강한 동의를 하기 어려웠고 왠지 부자연스럽게 느껴진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성 수의를 둘러싸고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면서 펼쳐지는 이 소설이 쉽고 즐겁게 읽히지는 않았다. 처음엔 번역자의 탓인가 하고 약력을 보니 아르투르 페레스의 작품을 번역한 이였다. 페레스의 작품에 강한 재미를 준 번역이었기에 번역 탓만 할 수 없다.

전체적으로 소재가 주는 재미와 전반적인 구성과 전개가 부족하고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살아있지 못한 것이 이유가 아닌가 한다. 예술부의 팀장 마르코의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고, 갑자기 여기자 아나의 활약과 소피아의 부각은 사실성과 짜임새가 떨어지면서 균형감이나 긴장감을 유지하거나 지속시켜주지 못했다. 그리고 성의의 기나긴 이동이 주는 긴장감이 전혀 없다. 대단한 물건임이 틀림없는데 너무 쉽게 이동하고 역사 속에 나타난 것이다.

큰 기대 없이 보기에 알맞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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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
요시다 슈이치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이 작가의 작품을 여러 권 읽었지만 이번 작품은 왠지 더욱 건조한 느낌이다. 도시와 빌딩이라는 소재와 함께 다른 사람들과 융합하지 못하고 겉도는 듯한 두 주인공의 모습은 현대인의 생활이자 현실이다. 주변인들과 일로 만나 이야기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잊고 자신의 삶에 다시 묻혀버린다. 가족이나 연인들이 있지만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 존재하는 바람을 채워주지도 황량함을 지워주지는 못한다.

이야기는 넘버10에서 넘버1으로 진행되어진다. 각 장마다 하야토와 이누카이 두 사람의 이야기로 채워진다. 하지만 두 사람이 만나지는 않는다. 다만 O-miya 스파이럴 빌딩이라는 공사 현장에서 건설 인부와 설계자라는 연관성만 있을 뿐이다. 왠지 카운트다운 같은 구성이지만 사람을 놀라게 하는 사건이나 반전 등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두 등장인물의 내면세계와 일상생활이 꾸준히 진행될 뿐이다.

이 소설에서 중요한 공간이자 지역 역할을 하는 O-miya 스파이럴 빌딩은 나선형의 건물이다. 이 건물이 제대로 지탱하기 위해서는 센터 코어를 내포한 이너 튜브 구조가 충분히 견고하여야 한다. 만약 이 구조가 충분히 견고하지 못하면 건물 자체 무게의 의한 만곡을 견디지 못하고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책을 덮고 난 지금 생각하는 것은 이너 튜브 구조이다. 우리의 삶에서 수많은 질곡과 고독과 힘겨움을 지탱하게 하는 구조는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연인, 사랑, 가족, 희망, 인내, 대화.

마지막 장에서 벌어진 자살 사건에 대해 작가는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 책을 읽는 중 이 사람이 자살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다시 생각하여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지금 머릿속에서 거대한 빌딩무리와 그 속에서 황량한 모습으로 서있는 자신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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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소년 1 링컨 라임 시리즈 9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노블하우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다. 전작들보다 적이 약하고 긴장감이 덜하지만 역시 재미있고 속도감 있게 읽힌다.

이번에는 링컨이 수술을 받기 위해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케노크 카운티에 오면서 시작된다. 사람들에게 곤충소년이라고 불리는 소년에게 납치된 여자를 찾기 위해 현지 보안관의 요청으로 그와 색스 콤비가 능력을 발휘한다. 숨겨진 증거를 찾고, 분석하면서 그들 콤비 특유의 행동으로 곤충소년을 쫒아간다. 책의 분량을 생각하면 너무 빠르게 소년이 잡힌다. 하지만 중반 이후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고 조그마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마무리된다.

디버의 소설 속에서 이번에 등장하는 적이 가장 약하다. 어린 시절 부모와 동생이 죽고 난 후 곤충에 집착하며, 곤충을 연구하는 소년이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지만 라임 콤비를 상대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그리고 놀라운 점은 색스가 보여주는 행동이다. 그 행동을 통해 라임에게 반항하고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데 여기서 수많은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이 물고 오는 후폭풍은 반전을 이어가고 디버 소설의 특징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디버 소설을 읽다보면 반전에 많은 집착을 보인다. 반전에 반전을 이어가면서 독자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데 가끔 너무 도식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색스와 관련된 우발사고가 너무 쉽게 해결되는 장면에서 차라리 사건이 없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한다.

라임 시리즈를 읽을 때마다 느끼지만 미국 드라마 C.S.I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증거를 하나하나 수집하여 분석하고 사실을 끄집어내는 그들은 현대판 홈즈 이상이다.

이번 편에서 상대가 약하고 이전의 작품에서와 같은 훌륭한 동료의 도움을 받지 못하지만 역시 그들의 능력은 대단하다. 뭐 마지막에 몇몇이 나오니 너무 실망은 마시라! 그리고 라임과 색스의 서로 감정에 대한 진보와 로맨스가 더욱 강해졌음을 또 알게 된다.

반전을 즐기는 사람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풍부한 자료 분석과 강한 적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약간 미흡하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부족한 점이 있다고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 색스가 보여주는 재미와 즐거움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책을 잡고 나면 변함없이 빨려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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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로보
심포 유이치 지음, 권일영 옮김 / 민서각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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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처음 책을 펼쳐 목차를 보는 순간 인쇄가 잘못되었나? 하는 의문을 가졌다. 5장부터 시작하는 이야기가 혼란을 가져온 것이다. 다른 책과 함께 확인을 하니 시간의 역순과 5장에서 과거로 나가가기 시작하였다.

이 소설은 구성과 함께 재미있는 몇 가지 전개 방식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작가가 강하게 주장하는 것처럼 추리소설의 요인을 가진 것과 현재의 시점으로 모든 것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책의 구성과 전개방식을 보면 영화 “박하사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과거의 시점으로 돌아가서 새로운 시작을 하려는 주인공의 외침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소설 속의 주인공은 과거를 새롭게 쓰기보다 현재를 열심히 살고 과거의 열정과 삶들을 되돌려 생각할 뿐이다.

작가가 추리소설이라는 부분에서 사실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 살인이나 교묘한 트릭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 장마다 조그마한 비밀들이 숨겨져 있고 끝에서 그 비밀이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것이다. 그 자연스러움과 일상적인 것들이 추리소설이라는 생각을 잘 못하게 하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동의하게 된다.

누구나 현재를 살면서 과거의 어떤 시점에 대한 후회와 반성이나 계기를 생각할 것이다. 이 소설은 그 반성이나 후회를 다루기보다 그의 인생의 전환점을 다루면서 삶의 한 시점을 극대화하여 진행한다. 그 시점에서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현재의 삶과 이어지는 끈들이 보이면서 현재의 삶을 사는 것이다.

또 하나의 숨은 것 찾기는 주인공의 부인이 매장마다 등장한다고 하는데 마지막 1장에서는 그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고 찾지 못했다. 어디에 숨은 것일까? 아니면 노골적인 등장보다 다른 의미의 등장일까? 책이 주는 재미와 함께 여러 가지 소소한 흥미꺼리를 제공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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