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한 달콤한 거짓말들
무라카미 류 지음, 김춘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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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무라카미 하루키의 열풍이 한국을 가득히 채우고 있을 당시 접한 소식에 의해 읽은 소설가가 무라카미 류였다. 군조상이라는 일본 문학상을 받고 상당한 인기를 가진 작가라는 그의 약력에 의해 몇 권의 책을 읽었지만 몇 편을 제외하고는 호기심과 재미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몇 권이라도 재미를 느낀 책이 있고 그의 책이 꾸준히 나오기에 지금도 가끔 그의 파격적인 내용을 다른 책을 읽고, 집어 던지고, 나쁘지 않군 하면서 기대감을 지속하고 있다.


원제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연애’라는 이 책도 가벼운 마음에서 시작하였다. 제목에서 느낀 가벼움과 호기심이 책을 들게 하였고 가끔 조금씩 읽어나갔다. 깊은 집중을 요구하지도 깊이 있는 분석도 나오지 않는 에세이이기에 부담 없이 읽어갈 수 있었다.

류는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사건과 사고들을 예를 든다. 초반에는 잡지 등의 독자상담코너에서 많은 소재를 얻는다. 불륜이나 배신하는 연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과거와 현재의 일본에 대한 가벼운 스케치도 보여주고 미래에 대한 약간의 암울함을 느끼는 듯하다.

작가 자신이 성공한 사람이다 보니 성공한 사람이 적어나가는 다른 사람들의 생활의 모습은 타인에 대한 배려가 많이 부족하다. 자신이 해외를 많이 돌아다니고 경제적으로 압박을 들 받다보니 글 속에서 약간의 자랑이 보이기도 한다. 자신이 일본의 사회에 대해 비판을 가하는 동시에 비판의 대상으로 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졌다면 나만의 착각인 것일까?

중복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나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전개하면서 지루함이 많이 생기지 않는다. 그가 이미 어느 정도 나이가 있고 어떻게 보면 그의 글들이 보여주는 극단적인 형태들을 생각하면 이 책은 상당히 조심한 모습이 보인다.

성공한 사람이 가지는 자부심이 글에 담겨있고, 연애에 모든 것을 던지는 사람이 연애를 올바르게 할 수 없다는 것과 연애가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부분에서는 많은 시사점과 생각할 바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글을 읽고 난 후 그가 일본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그가 보여주는 일본의 모순과 부조리에 대한 분노는 애정이 없다면 불가능하지만 가끔 보이는 외국에 대한 상대적 열등감은 단지 사회현상과 문화에 대한 작가의 인식 차이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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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팔기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정숙 옮김 / 문학과의식사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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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소설은 일본의 국민작가로 애정을 받고 있는 나쓰메 소세키의 마지막 완간 소설이다. 그의 유일한 자전적 소설이기도 하다.

주인공 겐조가 영국 유학에서 돌아온 후 어느 정도 기반을 잡은 후 그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인간관계에 대한 작가의 자전적인 경험이 우러나오는 소설이다. 그의 약력을 비교해서 유사한 부분이 많고 자신과 주변 인물에 대한 묘사를 사실 그대로 쓴 작품인 것이다.

겐조와 그 주변의 소수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겐조가 현실적이지 못하고 약간의 허위 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그는 주변 인물들에게 대단히 중요한 존재이다. 주인공 자신이 아내에 대해 약간의 비아냥거림도 가지고 있지만 천식있는 누나를 두고 잦는 숙직 등을 하는 자형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기도 하고 반성도 한다.

우유부단함과 과거의 기억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미래지향적이지도 못하다.

어린 시절 자식이 많다는 이유로 양부모에 아이를 내보낸 아버지의 모습과 양아들을 키우면서 다음에 올 경제적 이득을 생각하는 시마다의 모습은 약간은 충격적이기도 하다. 시마다가 늙어 겐조에게 와서 금전적인 도움을 핑계로 돈을 계속 받아가는 모습은 인간의 추악한 한 모습을 보는 듯 하다.

천식이 있지만 10을 받으면 15은 주어야 하는 누나가 동생으로부터 경제적 원조를 받는 것에서 인정을 생각하기도 하지만 분수라는 것을 생각하게 하며 고위 관료라는 직위를 잃고 비루한 삶을 사는 장인은 시대의 흐름에서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현실 파악 능력의 결여와 그를 둘러싼 권력과 금력의 움직임이 보였다.

이 모든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삶은 진실되기보다 왠지 모를 부조화와 나약함이 있다. 사회가 함께 살아감으로써 그 가치가 있다고 하면 그들의 원조와 도움이 아름답게도 보여야 하나 너무 이기적이거나 허식적인 것에서 그 인간의 한계를 보는 듯하다.

시대적 상황이 지금과 너무 다른 일본이지만 그가 그려내는 관계는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쉽게 있다. 돈과 권력이 있는 곳에 기생하는 사람들과 이익을 위해서만 계산된 움직임을 하는 이들과 헛된 지위에 매몰되어 나아가거나 변화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역자는 소세키의 책 중 인생을 알려면 이 책을 읽으라고 하는데 저자의 다른 책을 읽지 않았고 다른 책들에서 이와 유사한 것을 보아서인지 큰 공감을 가지기 어려웠다.

번역에서 보통 손위 누이를 누나라고 부르는데 이 책에서 번역은 일관되게 누이로 된 것은 약간 의아하다. 누이도 사용되지만 누나가 더 좋은 번역이 아닐까 생각하는 것은 나만의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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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패왕록 1
하성민 지음 / 시공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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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10년 정도된 이야기이지만 그의 데뷔작 ‘악인지로’는 많은 이의 찬탄을 받은 작품이다. 본인이
꼭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재능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그 후 몇 권의 책을 내지 않았지만 첫 작품을 능가하는 글을 그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짜임새나 진행 방식에서 왠지 조급함이 눈에 들어온다. 글 재주를 말한다면 재능이 있다고 하겠지만 완성도와 세부 전개 방식에서는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이 글 강호패왕록 또한 그의 재능이 보이지만 전개 방식과 구성에서는 동의하기 힘든 점과 부족함이 보인다.

우연히 만나 약 300년 전 일대고수 마황과 천황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면서 주인공의 기연과 급진전하는 무공이 세상의 인식과 틀을 달리하면서 작가가 만든 세계 속의 논리를 조금씩 무너트리는 것이다. 강호에서 가장 강하다는 10대 고수보다 더 강한 소림사와 무당의 장문인부터 음모의 배후자까지 모든 것이 마지막 결말에서 급진전되고 전반적인 완급 조절의 실패가 눈에 들어온다.

1권의 약간 지루함이 가시면서 어느 정도 재미를 가지는 것은 설정이 나와 맞지 않기 때문이고 2권 이후 어느 정도 재미를 느끼고 속도감 있게 읽어나가는 것은 작가가 가진 글에 대한 재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이야기 속에 몰입해야만 재미를 느끼게 된다는 말이다.

만약 이 소설도 분량을 늘이거나 초반 이야기의 짜임새를 다시 만들어 개연성을 높인다면 상당히 마음에 드는 무협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허나 사천에서의 이야기가 길어지고 마지막 결전까지의 진행이 너무 빨라지고 이후 등장하는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 흥미를 반감시킨다.

정과 마가 마음에 달렸다는 이야기는 너무나도 많은 무협에서 보았기에 약간은 진부하지만 역시 작가가 이 주제로 잘 만든다면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비록 약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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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피그 - 로마의 명탐정 팔코 1 밀리언셀러 클럽 22
린지 데이비스 지음, 정회성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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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시대 명탐정 팔코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폭군 네로가 죽은 후 1년 사이에 황제가 세 명이나 바뀐 혼란 후 베스파시아누스가 황제로 등극한다. 그 시기에 우연히 한 소녀를 팔코가 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짧은 시간에 벌어지는 전개가 아니라 1년 동안 사건의 발생과 추적과 해결이 이루어지는 역사 추리 소설이다. 팔코가 한 소녀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현재 영국 지방으로 가 노예로써 광산에서 일하면서 실버피그의 비밀을 밝혀낸다.

그 속에 숨겨진 비밀은 황제를 몰아내고 새로운 황제로 등극하기 위한 공작이 숨겨져 있다. 어떻게 은돼지(잉곳)가 황제의 수중에서 벗어나 개인들의 부가 되는지를 추적하는 그의 모습에서 강한 집념과 끈질긴 추진력을 본다.

전체적으로 책을 보면서 강한 흥분이나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다. 개인적 취향의 차이 때문인지 아니면 책의 분위기에 몰입하지 못했기 때문인지 알 수 없다. 번역의 탓인가 생각도 해 본다.

작가가 로마시대의 풍경과 시대 모습을 충실히 재현하려고 한 점이 곳곳에서 보인다. 공중 목욕탕, 세탁소, 검투사와 매춘골까지.

추리소설에 대한 기대감에서 선택하였지만 그 재미를 강하게 느끼지 못했다. 작가가 배치시켜 놓은 사건과 단서들이 마음에 와닿지 않은 것이다. 범인의 모습이 드러나고 사건의 해결될 때에도 그렇다.

하지만 주인공인 팔코의 캐릭터는 작가의 노력으로 상당히 잘 살아있다. 공화주의자이자 그 시대의 탐정인 팔코. 진실을 찾아가는 그의 모습과 주변사람들은 이 소설의 또 다른 재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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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1
마이클 로보텀 지음, 서현정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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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추리소설과 영화 속에서 주인공들의 직업이 심리학자인 경우가 많다. 이 소설 속 주인공 조지프도 임상심리학자이다. 그들이 주인공 이유는 왜일까? 사건의 범인의 심리 묘사가 가능하기 때문일까?

이야기의 처음은 자살하려는 뇌종양 소년을 구하는 그를 보여주고, 미디어에 의해 영웅이 된다. 하지만 그가 고모의 묘지를 찾아간 곳에서 여자의 시체가 발견되고 그 시체가 이전에 그와 관계있는 사람임이 밝혀지면서 형사는 그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계속 추궁한다. 증거가 부족하여 일단 풀려난다. 하지만 계속된 살인사건으로 그는 궁지에 몰리고 그의 영웅적인 행동은 모두 묻히고 사라진다.

초․중반의 진행은 약간 지루하다. 몰입도가 약간은 떨어지고 사건을 풀어야 하는 주인공은 자신이 가진 병 때문에 나아가기보다 현재와 과거 속에서 맴돌며 방황한다.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가 범인이라고 생각한 사람에 대한 과거 조사와 왜?라는 이유를 찾는 것이다. 그가 형사에게 범인상 분석한 범인의 모습이 결말에 가서는 진범과 동일하지만 작가는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배제하여 독자의 관심을 다른 사람에게 돌린다. 물론 그가 생각하는 범인의 과거를 추적하면서 진실에 다가가지만 왠지 감탄을 자아내기보다 어색함을 느끼게 된다.

문제가 해결되는 방식에서 마무리의 급박함도 긴장감도 부족하고 너무 쉽게 숨겨진 진실이 술술 풀려버린 듯하다. 범인이 가진 능력과 시간이 지나면서 범행의 수법이나 행동이 더욱 무서워지지만 책 속에서 그것이 강하게 다가오지 못한다. 적이 강하거나 주인공의 심리가 좀더 무서움과 두려움에 사로 잡혀있어야 하는데 그 느낌이 약했다.

전체적으로 좀더 짜임새 있는 구성과 캐릭터들의 매력을 부각시키고 마무리를 잘했다면 남에게 감히 추천할 소설이 되었을 것이다. 매력적인 소재와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동시에 다른 소설에서 본 듯한 느낌을 주는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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