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앞의 미래 - 미래학자가 그리는 기회의 지도 굿모닝 굿나잇 (Good morning Good night)
최윤식 지음 / 김영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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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세를 사는 기술을 사세요.'
'안전한 장기이식으로 젊은이 못지않은 신체 능력을 회복하세요.'
'원하는 몸과 뇌의 모습이 무엇인가요? 맞춤형 신체 설계를 의뢰하세요.'

아마도 5차 산업혁명기에는 길거리마다 이런 광고 문구가 즐비할 것이다.

재미있다. 흥미롭다. 흥분된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라 그런지 책장을 넘길 때마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얼마 전 챗gpt에서 드러난 인공지능의 실상과 그에 예측되는 미래에 많은 이들이 두려움과 기대감을 동시에 느꼈다. 이 책은 챗gpt뿐만 아니라 4차 산업 혁명기의 '이미 정해진 미래'를 하나씩 풀어내고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더 나은 미래'를 예측해 준다.

나에게 가장 흥미로웠던 4~5차 산업혁명은 예상한 바와 같이 상상을 초월했는데, 2030년이면 4차 산업혁명기가 본궤도로 진입하며 인공지능과 로봇,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기술 혁명으로 실재와 가상의 통합, 사물의 지능적 자동제어 시스템이 그 실체를 완전히 드러낼 것이라 예측했다.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사회가 멀지 않았음이 책을 통해 더욱 전해지는 듯한데 역시나 가장 놀라운 건 '인간혁명 시대'라고 할 수 있는 5차산업혁명기였다.

인간의 몸, 정신, 뇌 등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인간 존재 자체의 변혁이 중심이 되는 5차 산업혁명기는 현실 세계의 자기 소유물에 연결된 인공지능과 가상세계 속 자신의 아바타에 연결된 인공지능을 자신의 생물학적 뇌나 지능과 통합해서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뇌를 확장한 인간들이 가상세계에서 하나로 연결되는 것이다. 이때까지 내가 살아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매트릭스처럼 그 경험은 한번 해보고 싶다.

사람의 두뇌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하고, 장기를 프린팅해 언제든 교체하거나 로봇 동료와 함께 일하는 시대.
그럼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은 지금 이 순간 인간에게 필요한 최고의 능력은 무엇일까?

저자는 '통찰력'이라 말한다. 바로 인공지능이 알려주는 눈에 보이는 정보나 지식의 이면에 있는 진짜, 실체, 핵심, 주요 흐름 등을 간파해야 한다는 것인데, 통찰력을 발휘하는 힘으로 '문해력'을 강조한다. 인공지능이 답한 다양한 내용을 문해력과 통찰력을 발휘해 데이터를 정확히 읽고 세분화해 축적하고 거기서 의미 있는 관계와 패턴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데이터를 시의적절하게 분석해 비즈니스와 사회 발전에 필요한 숨은 가치나 인사이트를 발견 혹은 창조하고, 현재 이슈나 문제를 해결할 미래 방향성과 전략을 찾아내는 역량을 갖출 수 있을 거라 말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인재 조건은 바로 ' 좋은 인성'이다. 저자는 기술이 고도로 발전할수록 인간은 깊은 어루만짐을 원하는 사회로 갈 것으로 예측했다. 강한 인공지능보다 약한 인공지능이 가장 두렵다는 저자의 말과 동일시되는 느낌이었는데 악한 인간이 고도의 기술을 이용해 인간을 파괴하고 인류를 파괴할 수 있기에 '좋은 인성'이 미래에 더욱 중요한 가치가 될 거 같다.

미래 기술과 예측을 아주 간결하고 핵심적으로 풀어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어 IT 기술에 어려워하는 분들에게도 그 내용이 잘 전달될 거 같아 아이들에게도 이 책을 권하려 한다.

'봐~ 미래에도 문해력 중요하다고 하잖아. 책 좀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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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상실 - 해결되지 않는 슬픔이 우리를 덮칠 때
폴린 보스 지음, 임재희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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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에 이어 또 한 번 발생한 참사로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잃어야 했던 이들은 가슴을 쥐어짜며 통곡해야 했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모든 걸 잃어버린 그 심정은 감히 짐작할 수조차 없다. 옆에서 지켜봐야 하는 우리들 또한 그 무력함과 상실감에 한동안 헤어나지 못했다.



현대 사회는 많은 이별과 상실의 해결되지 않는 슬픔을 겪고 있다.

"해결되지 않는 슬픔을 안고 우리는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상실을 겪고 있는 사람들과 상실을 겪으면서도 상실의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을 위한 '치유의 길잡이' 『모호한 상실』 이다.



40년째 가족심리 전문가로 활동한 저자는 가족의 죽음과 실종, 이혼, 절연, 가정불화, 입양, 이민, 중독, 치매 등으로 심적 육체적으로 힘들어하던 가족들을 상담하며 현대 사회의 만연한 '상실'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다. 그리고 '완전한 상실'이 아닌 여전히 상실감에 젖어있는 '모호한 상실'을 정립한다. 수많은 이별과 상실들로 가득 차 있는 현대 사회는 그 어떤 선명한 결말이나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는 지금 '모호함' 이외에 그 어떤 단어로도 설명될 수 없다는 저자는 그렇게 '모호한 상실'에 대한 이론을 여러 사례와 함께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상실의 모호함이 클수록, 그리고 극복하는 것이 어려울수록 더 심한 우울과 불안, 나아가 가족 간의 갈등을 유발한다고 한다. 특히 생사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나 실체는 있지만 심리적으로 부재한 경우, 모호한 상실감은 더욱 커 남아있는 가족들은 애도를 끝낼 수가 없다. 무엇보다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명확하게 설명해 주는 그 어떤 정보도 없어 가족 스스로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도저히 찾을 수 없는 답 앞에 망연자실하며 심한 무력감에 좌절한다.



그렇게 모호한 상실은 우리를 무능하게 만들고 우리의 주인 의식을 잠식하고 세상이 공정하고 질서 있고 살 만한 곳이라는 믿음을 파괴한다. 이에 작가는 불확실한 상실에 완전한 해결을 하려는 욕망을 누그러뜨리고 나 때문이라는 책임감에서 벗어나야 모호한 상실감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



모호한 상실에 대처하기 위한 저자의 여러 조언들이 나 때문이라는 마음의 무게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 외에는 그다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례에서 소개된 전쟁에서 실종된 군인, 납치, 실종, 자연재해 등은 국가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해답을 주지 않으면 개인이 해결할 수 없다. 책에서는 자꾸 원인과 결과를 맹목적으로 찾으려 하기 때문에 모호한 상실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하지만 과연 그 누가 사랑하는 가족의 생사 앞에 처연할 수 있을까. 마냥 그 상실감을 해결하기 위해 욕망을 누그러뜨리기엔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국가적 책임이 크다.



그래서 해결되지 않는 슬픔의 답을 끝까지 찾아내기 위해

우리는 살아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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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티언스 - 의식의 발명 Philos 시리즈 22
니컬러스 험프리 지음, 박한선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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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전에 방송되는 '동물농장'을 보면 마치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듯 행동하는 동물들을 보며 놀랄 때가 많다. 심부름을 하고 음악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거나 하울링을 하고 사람의 성별까지 구별해 내는 모습이 마치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고 행동하는 거 같아 인간에 버금가는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훈련에 의한 걸 수도 있지만 새로운 미션이 주어졌을 때도 망설임 없이 그 해답을 찾아오는 동물들은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비인간 동물은 지각이 있는가?

인공지능도 지각이 있는가?

의식은 어디에서 기원하는가?

그렇다면, 나는 무엇인가?



의식이 인간의 존재를 거대하게 인식하게 해 주려는 목적으로 진화에 의해 설계된 것은 아닐까?

죽은 영혼과 소통을 한다고 진심으로 믿고 텔레파시, 투시, 예지 등을 믿는 등 아주 작은 현상을 (어쩌면 그렇게 믿고 싶은 마음)이 엄청나게 과장되게 인식하도록 하는 원인이 바로 우리의 의식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아무리 과학적으로 증명해도 그들이 믿는다는 의식은 흔들림이 없었다.



매일 경험하는 신체적•정신적 감각은 믿음, 욕망, 행동을 소유하며 서사적 일관성을 부여한다. 그 현상적 자아는 인간의 지속적인 존재를 형성하며 '나'를 만들어 낸다. 그렇다면 비인간 동물은 '나'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을까? 그에 앞서 비인간 동물은 지각과 자아가 있는가부터 출발해야 한다.



책은 시각피질을 제거한 원숭이에서 맹시(보이지 않는 시각)을 발견한 경험, 초자연적 현상의 진실을 파헤치려 한 이야기, 르완다에서 고릴라를 연구하며 지능의 사회적 기능 이론을 정립한 이야기 그리고 동물의 현상적 자아에 관한 주장과 온혈동물에만 한정적으로 지각이 생겼다는 이론, 거기다 로봇이 자아를 가질 수 있는지에 관한 논증까지 아주 광범위한 이야기들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노벨상을 수상한 학자들이 최종적으로 선택하는 연구 중 하나가 의식이다. AI의 비약적 발전에 의식 연구는 그만큼 중요하고 흥미로운 연구 주제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렇다 한 연구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상과 과학적 증명을 넘어 인류의 진화와 인지적, 철학적 논쟁까지 들어갈 수밖에 없어 그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란 여전히 '여러운 문제'이다.



맞다. 이 책은 어렵다.

진화론과 문학 이야기까지는 괜찮았으나 역시나 현상을 넘는 철학적 논쟁과 실험과 과학적 이론 정립에 관한 이야기는 나의 의식을 흐리게 만든다. 책을 읽으며 깨달은 건 '나'라는 사람은 철학과 과학 이야기에 의식이 흐려진다는 거. 그리고 그걸 이해하기 위해 다시 집중하려 하는 자각을 가지고 있다는 거다. 내 의식 참 애쓴다



인간의 지각과 자아의 진화 세계를 탐험하며 왠지 이 지구 넘어 저 멀리 우주에 인간처럼 감정을 느끼고 자아와 지각 능력을 갖춘 존재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광활한 우주에 지구 같은 또 다른 항성이 있을 수 있고 어쩌면 해답을 내지 못한 의식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발견하고 엄청난 성과를 이뤄내고 있을지도 모르다. 지금은 최상위 포식자가 인간이지만 어느 날 지구로 날아올지 모를 외계 생명체가 인간의 의식을 조정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전에 AI에 의해 장악되려나 ... 만약 AI가 자아가 있다면 자신이 위협당할지도 모른다는 위기에 빠졌을때 의식은 작동 할 것이다. 내가 살려면 인간을 없애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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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미쳐 있는 - 실비아 플라스에서 리베카 솔닛까지, 미국 여성 작가들과 페미니즘의 상상력
샌드라 길버트.수전 구바 지음, 류경희 옮김 / 북하우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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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은 성별에 따른 차이 없이 정치•경제•사회•문화적인 평등을 지향하는 사상과 활동을 말한다. 굳이 정의를 내리고 입 아프게 말할 것도 아닌 당연한 그것이 그동안 비정상적으로 작동했기에 여성들은 더욱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었고 당연한 권리를 찾아야 했다. 그런데 그 활동을 부정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페미니즘 활동 또한 남들이 보기에 극단적 과격으로 비치기 시작했다. 그건 성별과 관계없이 서로를 비난하고 혐오하다 못해 범죄로까지 확장되며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비단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도 젠더 갈등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자꾸만 극단적으로만 그려지는 페미니즘의 진정성에 의문이 들었고 페미니즘의 발단과 그동안 어떻게 활동되어왔는지 궁금했던 찰나 이 책을 만나게 됐다. 샌드라 길버트 + 수전 구바의 『여전히 미쳐 있는』은 1950년 이후 부상했던 여성운동을 역사적 사건과 정치, 문학으로 중첩된 페미니즘의 지형을 면밀히 살피며 그동안 여성들이 어떻게 싸워나가며 지금에 이르렀는지 70년간의 기록을 보여준다.

20세기 중반의 성별 분화, 성 혁명과 베트남 전쟁, 가부장제에 저항하다, 페미니즘 내 갈등과 음모 등 서로 대립하고 경합했던 여성들에 대해, 제2물결 페미니즘의 고조와 백래시, 그로 인한 성공과 실패를 한자 한자 묵직하게 써 내려간 글이 나에게 결코 쉽지 않았다. 다행히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챕터가 잘 정리되어 있어 관심 있던 키워드부터 찾아 읽기 시작했고 그와 관련된 키워드를 찾아 확장해 읽어내려갔다.

출판사에서 전달받은 키워드 가이드가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여성의 생각과 언어가 거부되던 시대에 의문을 품고 반기를 든 여성 작가와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당시 얼마나 어려운 싸움을 해 나갔는지 생생히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지금 그 계보를 이어가고 있는 여성 문학인과 예술가들을 응원하게 된다.
페미니즘은 갈등을 야기하는 운동이 아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갈등을 조장하고 서로를 혐오하게 만드는 계략에 속지 않고 갈등이 아닌 평등과 포용이 함께하길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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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드리 씨의 이상한 여행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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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남자, 존재하는지조차 모르면서 오래전부터 네가 찾고 있는 남자, 그 남자가 방금 전에 바로 네 뒤를 지나갔어."


"그래서 그 백마 탄 왕자님이 지금은 어디 있는데요?"


"인내심이 필요해. 그 남자에게 이르려면 여섯 사람을 만나야 하니깐."


운명이니, 가야 할 길로 인도해 준다는 점쟁이의 말 따윈 믿지 않았다. 미래의 예언 따윈 그저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 일갈했던 앨리스. 그런데 그날 이후부터 끔찍한 악몽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마주치기조차 싫은 까칠한 이웃집 남자 달드리씨에게 왜 점쟁이와 있었던 이야기를 했는지 모른다. 그것 또한 운명이었을까. 달드리씨는 앨리스에게 다시 점쟁이를 찾아가 운명의 남자를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알아보라며 부추기고 그와 함께 다시 점쟁이를 찾아가게 된다.


"앨리스, 네 안에는 두 개의 인생이 있단다. 네가 아는 인생과 오래전부터 너를 기다리고 있는 인생."

"이스탄불에 가면 너를 다음 단계로 인도해 줄 누군가를 만나게 될 거야. 하지만 절대 잊지 마. 끝까지 찾아다니다 보면 네가 아는 사실은 남지 않게 된다는걸."


운명의 남자를 만나기 위해 이스탄불로 여행을 가서 여섯 명의 사람을 만나야 한다니, 괜히 왔나 싶어 뒤돌아서는데,

'그런데, 내 이름은 어떻게 알았지?'


혼란스러운 앨리스에게 자신이 상속받은 유산까지 쏟아부으며 이스탄불 여행을 부추기는 이웃집 남자 달드리씨. 결국 그녀는 달드리씨와 함께 '운명의 남자'를 찾는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이스탄불에서 처음 만나게 된 남자 칸. 그가 운명의 남자일까?


칸에게 이스탄불 여행 가이드를 요청한 달드리씨는 앨리스 몰래 그를 따로 만나 은밀한 제안을 하는데...

"내게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니깐 어떻게든 그녀가 여기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해요. 그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지성적인 남자, 가급적 정직한 싱글을 찾아야 해요. 그녀가 사랑에 빠지면, 이곳에 오래 머물 이유가 생길 테니.."


운명을 믿으라며 그녀를 이스탄불까지 이끌었던 이웃집 남자는 점쟁이의 예언 따윈 믿지 않는다. 그런데 그는 왜 자신의 재산까지 쏟아부으며 그녀를 이곳에 머물게 해야 했을까. 그리고 얼마 후 그녀가 잠든 사이 편지 한 장을 남기고 떠나는데....



런던과 이스탄불을 오가며 그려지는 여행길, 그 골목 사이사이 다채롭게 펼쳐지는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지듯 아름다웠다. 전혀 어울릴 거 같지 않은 두 사람이 여행길에 함께 오르며 만나게 되는 여섯 명의 사람과 그 마지막에 드디어 밝혀지는 운명의 남자는 내 예상을 빗나감과 동시에 결론은 내 예상과 맞은 ㅋㅋㅋ 운명은 멀고도 가까운 곳에 있다는 말을 이 소설은 증명해 준다.


마냥 티키타카 즐거운 여행 로맨스 소설일까 생각했는데 앨리스가 꾸던 악몽이 그녀의 또 다른 기억 속 삶이었고 그녀가 그 기억을 잊어버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밝혀지면서 소설이 단순히 운명의 백마 탄 왕자를 찾아가는 이야기가 아닌 아픈 역사 이야기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첫눈에 반하는 사랑, 그건 소설 속에나 있는 일이지. 현실에서 감정이란 건 서서히 쌓이는 거야, 돌을 하나하나 쌓아서 집을 짓는 것만큼이나 천천히."


운명을 믿나요?

믿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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