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K. 딕의 말 - 광기와 지성의 SF 대가, 불온한 목소리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필립 K. 딕 지음, 데이비드 스트레이트펠드 엮음, 김상훈 옮김 / 마음산책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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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게 얼마나 배고픈 일이고,고독한 일인지 아주 몸에 착 감기게 묘사해준다.고맙기도 하지. 그럼에도 “글쓰기의 목적은 글쓰기 자체"라는 필립 K 딕은 작가 그 잡채(?)다. 편하지만 나름 흥미진진한 인터뷰집. 읽고 나니 <높은 성의 사내>에 관심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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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리딩 - 생각을 키우는 힘
하시모토 다케시 지음, 장민주 옮김 / 조선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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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자가 강조하는 책을 미독하는 슬로리딩보다 인상적인 것은 저자의 삶 자체다. 교재를 만들기 위해 매일 새벽까지 일했다는 저자에게 교직이라는 일은 덕업일치이다. 그리고, 이런 태도는 교육철학으로 이어진다. 미독이라는 것도 결국 독자가 저자의 경험을 그대로 같이 체험하게 하는 것이니까.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철저히 학습과정에 참여하게 만드는 게 저자 수업방식의 특징이다. 예전 음악평론가 강헌이 수업중에 자신이 만난 사람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 사람 왈 "딴 거 바라는 거 없고 그냥 매일 한  시간씩 더 있었으면 좋겠다" 라고. 그 말을 들은 강헌은 "내가 졌다"고 수건을 던졌다는 것이다. 저자도 비슷한 말을 하는데 100세에 다다른 지금 "너무 바빠서 죽을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샛길로 빠지라고 권한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의문을 가지고, 답이 없어도 좋으니까 재미로라도 샛길로 빠져서 취미를 가져보라고 말한다.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어필하는 무언가를 끝까지 추구하는 태도다.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방식으로, 좋아하는 만큼 하고싶다는 저자는 (하루키같은 느낌이다.) 당연히 경쟁이나 돈 같은 기존의 가치체계에는 관심이 없다. 하루하루 생존에 매몰된 나에게는 이런 재야의 고수인 '삶의 달인'들이 부럽다. 


저자가 교욱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저자의 진정성"같다. 상사 선후배 사이에서도 적용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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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정경 - 우리 연애 이래도 괜찮을까?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3
박소정 지음 / 스리체어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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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링과 연애에 관한 담론이 얇은 이 책 한 권으로 다 커버되지는 않겠지만 한 가지 흐름은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얇은 책에 내용을 욱여놓은 만큼 군더더기 없이 직진하는 것이 미덕이다. 먼저 저자는 신자유주의라는 상황을 고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신자유주의하에 각자도생 생존기계로 변한 개인들에게 높아진 결혼의 기회비용은 보편혼을 붕괴시켰다. (여기에 반대되는 관점도 있다. 우치다 타츠루는 <절망의 시대를 건너는 법>에서 결혼의 기준선은 다들 대충 넘게 되어있다고 주장한다.만약 그렇지 않다면 인류는 진작에 멸망했을 거라면서.) 이후 도래한 위험사회(울리히벡 인용)에서 개인은 더욱 원자화되고, 친밀성의 영역인 사랑은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중심축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은 영원한 낭만적 사랑보다는 감정의 기브앤테이크를 기본으로 하는 합류적 사랑을 하게 된다. 합류적 사랑은 사랑이라는 감정에만 의해 규정되며 모든 책임은 오롯이 개인에게 돌아간다. 낭만적 사랑은 특별한 존재를 전제하지만 사랑 그 자체를 전제한 합류적 사랑은 언제든지 깨어질 수 있다. 불확실한 자기 내면의 감정이 유일한 잣대이다 보니 항상 사랑은 계산하고 가늠하는 형태로 발현될 수 밖에 없다. 이후 저자는 한국영화를 일별하며 연애의 형태와 어떻게 변해왔는지 일별한다. 하나의 키워드가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지는 않지만 지금 여기 연애의 여러 모습을 일별할 수 있다. “연애는 최후의 보루다.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가운데 노력에 대한 응답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사랑이다.” 저자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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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사랑학 수업 - 사랑의 시작과 끝에서 불안한 당신에게
마리 루티 지음, 권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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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착 감기는, 사랑에 관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설득력있고 현실적인 실전 조언들. 물론 여기서 저자가  말하는 남성상을 두고 "한국에는 그런 남자 없어!" 하고 비토를 놓을 수도 있겠다.(뭐 잘 찾아보면 있을지도.) 저자의 다른 저서로는 <가치있는 삶>(을유문화사) 가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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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영화평을 찾아 봤는데 대부분 너무 추상적인 것 같다. 나는 평론에 대해 쥐뿔도 모르지만, 하나의 이미지를 다른 영화와 연결시킬 수 있었다

<우리도 사랑일까> 아마 이 영화를 떠올린 사람이 많을 듯 싶다. <사랑할 땐..>의 포스터에도 나오는 해맑은 표정으로 뛰어가는 주인공의 모습, 영화 중 가장 생동감이 넘치는 이 장면의 진실은... 실은 주인공 율리에가 바람피러 뛰어가는 모습이라는 거다.. 이에 정확히 매치되는 장면이 <우리도...>에서 나온다. 주인공 미셸 윌리엄스가 남편을 배반하고 해변에서 새로운 애인을 만나는 장면, 이 불륜의 장면이 이토록 해맑고 아름다울 수가! <베놈>에서 그저그런 모습으로 나오는 미쉘 윌리엄스가 아니다. 이 영화에서 미셸 윌리엄스는 정말 사랑스럽다. 어찌 두 영화 모두 배신의 장면을 가장 생동감있고, 투명하고,아름답게 그린다.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폭발시키는 모습이라 그럴까. 물론 두 편의 영화 모두 불륜 권장 영화는 아니다. <사랑할 때는..>을 보고 있으면 재, 좀 이기적인 거 아냐 , 하는 느낌도 들고- 여친으로부터 독설을 들은 남친은 너무 상처받아서 말이 안 나온다라고 하는데 공감하는 남자들 많을 듯- <우리도..>에는 새것도 곧 헌 것이 되지”, “인생의 빈 곳을 모두 채울 순 없어같은 선문답이 나온다. 강신주,고미숙 등 지금 이 시대의 현자들이 말하는 것들 중의 하나가 "사랑은 무상하고 그렇기 때문에 아름답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들이 말하는 사랑은 일종의 수행이고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이다. 이 영화들은 영원할 것 같던 사랑이 지고, 새로운 사랑이 자라는 과정에서의 무상함, 그 과정에서 반짝이는 순간들을 묘사한 영화들이랄까. 설사 그게 환승연애의 과정이라도 말이다.. 반짝이는 두 장면 모두 왠지 생동감과 발랄함, 동시에 처연함이 느껴지는 이유는 그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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