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최초의 30억 년 - 지구에 새겨진 진화의 발자취, 뿌리와이파리 오파비니아 1
앤드류 H. 놀 지음, 김명주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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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화사의 또 하나의 주제는 지구와 생물의 공진화다. 생물과 환경은 둘 다 시간이  흐르면서 극적인 변화를 겪었고, 이따금씩은 손에 손을 잡고 변화했다. 기후변동, 지리적 조건, 대기와 바다의 조성변화는 진화의 진로에 영향을 주었고, 또 거꾸로 생물의 혁신들이 환경의 역사에 영향을 미쳤다. 사실 지구의 오랜 역사를 아우르는 큰 그림은 생물과 환경의 상호작용이다. 화석에 기록된 진화의 대서사는 무엇보다도 유전적 가능성과 생태적 기회 사이의 계속된 상호작용을 담고 있다._ 앤드류 H. 놀, <생명, 최초의 30억년>, p16


 앤드류 H. 놀(Andrew H. Knoll)은 <생명, 최초의 30억년>에서 진화(進化, evolution)의 두 주역인 지구(earth)와 생명체들의 협력에 대해 말한다. 초기 지구 형성기에 무거운 물질이 가라않아 핵(核)을 형성하고, 중심부의 철(Fe)이 액체화되면서 대류현상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로부터 생기는 대기와 지각표면의 불안정은 화산폭발로 이어지면서 대기중에는 많은 이산화탄소(CO2)가 방출되었고, 시아노박테리아는 자연상태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자연스럽게 등장하게 되었다.


  광합성을 하는 시아노박테리아와 조류는 이산화탄소와 물을 이용해 유기분자와 산소를 생산한다. 그리고 호흡을 하는 생물은 유기물과 산소를 반응시켜 다시 이산화탄소와 물을 만든다. 따라서 광합성과 호흡이 균형을 유지하는 한 환경은 바뀌지 않는다. 그런데 유기물이 퇴적물 속에 파묻히면서 두 물질대사의 균형이 깨져 대기와 바다에 산소가 축적될 수 있었던 것이다... 마침내 산소의 증가와 더불어 신세계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바닷말과 프랑크톤성 조류는 대륙붕에서 다양하게 진화했다._ 앤드류 H. 놀, <생명, 최초의 30억년>, p311


 반면, 시간이 흘러 퇴적물이 쌓이면서 발생한 산소(O2)는 이를 원료로 하는 다른 처리자를 요구하게 되었고, 그 결과 진핵생물을 비롯한 산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생물체가 등장하게 된 것은 필연일 것이다. 20세기 초반 오늘날 사우디 아리비아 지역에 대량 매장된 유전(油田)의 발견이 오늘날 석유를 기반으로 한 현대 문명의 동력이 된 것처럼, 오랜 지구 역사에서 대기에 포함된 성분의 변화는 평형을 유지하기 위한 다른 수단의 출현을 가져왔다. 그리고, 이것이 저자가 말한 지구와 생명의 공진화라 여겨진다. 


 많은 경우 우리는 진화 문제에 있어 의지(意志), will)와 연결시킨다. 신의 의지, 생존을 위한 유전자의 의지 등. 그렇지만, 이러한 의지가 진화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을까. '의지'라 표현되는 행동의 주체도 중요하겠지만, 주체가 그런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요인까지 포괄적으로 바라봤을 때 비로소 사건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생명의 진화 문제에 있어서도 이런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우리는 캄브리아기에 급격하게 나타난 종의 다양성과 페름기의 대멸종의 원인을 올바르게 짚을 수 있지 않을까.


 원핵생물의 다양성이 영양공급원과 에너지 경사를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는 박테리아와 고세균의 특별한 능력을 반영한다면, 진핵생물은 세상에 새로운 방식으로 다가서는 것으로 다양성을 얻었다. 진핵생물은 세포골격과 세포막계 덕분에 박테리아가 못하는 일을 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다른 세포와 입자를 삼키는 것이었다._ 앤드류 H. 놀, <생명, 최초의 30억년>, p225


 <생명, 최초의 30억년>을 비롯한 오파비니아 시리즈의 책들은 진화를 생명체의 관점에서만 바라보지 않는다. 환경의 조력자로서, 환경의 이용자로서 함께 호흡하며 지구를 살았던 생명의 역사를 자신의 몸에 새겨진 흔적과 함께 찾아가기에 깊이와 흥미를 함께 전달해준다고 생각된다. 기회가 되는 대로 오파비니아 시리즈도 정리해보도록 하자...


 사실 이미 지금까지 해온 여행에서 우리는 캄브리아기 진화의 본질을 알아냈다. 그 본질이란, 생명은 선캄브리아 시대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지만 캄브리아기 동물의 복잡한 형태는 그다지 뿌리가 깊지 않다는 사실이다. 캄브리아기에 이르기 전에는 아무것도 캄브리아기 같지 않았다. 캄브리아기 대폭발은 선캄브리아 시대의 진화를 매듭짓는 사건이면서 동시에 그것과 결별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_ 앤드류 H. 놀, <생명, 최초의 30억년>, p259


광합성을 하는 시아노박테리아와 조류는 이산화탄소와 물을 이용해 유기분자와 산소를 생산한다. 그리고 호흡을 하는 생물은 유기물과 산소를 반응시켜 다시 이산화탄소와 물을 만든다. 따라서 광합성과 호흡이 균형을 유지하는 한 환경은 바뀌지 않는다. 그런데 유기물이 퇴적물 속에 파묻히면서 두 물질대사의 균형이 깨져 대기와 바다에 산소가 축적될 수 있었던 것이다... 마침내 산소의 증가와 더불어 신세계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바닷말과 프랑크톤성 조류는 대륙붕에서 다양하게 진화했다. - P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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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3-03 2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우 정말 겨울호랑이님의 책읽기 분야는 광활하군요. 존경의 눈빛 팍팍 쏩니다. ^^

겨울호랑이 2021-03-03 21:06   좋아요 0 | URL
에고 아닙니다. 제가 진득하게 한 분야의 책만 읽지를 못해서 나름의 독서 방법으로 돌려짓기를 하는 것 뿐인걸요...ㅜㅜ

북다이제스터 2021-03-03 2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저와 비슷한 책 읽으셨습니다. ㅎㅎ

겨울호랑이 2021-03-03 23:12   좋아요 1 | URL
^^:) 네, 제 관심사와 북다이제스터님 관심사가 공통점이 많으니까요 ㅋㅋ
 

사실 이미 지금까지 해온 여행에서 우리는 캄브리아기 진화의 본질을 알아냈다. 그 본질이란, 생명은 선캄브리아 시대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지만 캄브리아기 동물의 복잡한 형태는 그다지 뿌리가 깊지 않다는 사실이다. 캄브리아기에 이르기 전에는 아무것도 캄브리아기 같지 않았다. 캄브리아기 대폭발은 선캄브리아 시대의 진화를 매듭짓는 사건이면서 동시에 그것과 결별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 P259

진화사의 또 하나의 주제는 지구와 생물의  공진화다.  생물과 환경은 둘 다 시간이  흐르면서  극적인 변화를 겪었고, 이따금씩은 손에 손을 잡고 변화했다. 기후변동, 지리적 조건, 대기와 바다의 조성변화는 진화의 진로에 영향을 주었고, 또 거꾸로 생물의 혁신들이 환경의 역사에 영향을 미쳤다. 사실 지구의 오랜 역사를 아우르는 큰 그림은 생물과 환경의 상호작용이다. 화석에 기록된 진화의 대서사는 무엇보다도 유전적 가능성과 생태적 기회 사이의 계속된 상호작용을 담고 있다.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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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 Paradiso 2021-03-03 0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안녕하세요~

저는 겨울호랑이님의 알라딘 친구이기도 한 시네마라고 합니다. 예전에 글을 한 번 남긴 적이 있는데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저는 요즘 책과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온라인 살롱 <북카페 아트시네마> 카톡방을 운영하고 있어요.

최근에 알라딘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분들이 다 같이 모여 대화를 나누면 좋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고, 겨울호랑이님도 함께 하시면 좋겠다는 생각에 글을 남깁니다.

<북카페 아트시네마>가 겨울호랑이님의 새로운 지적 유희의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북카페 아트시네마
https://open.kakao.com/o/g34W35Eb


겨울호랑이 2021-03-03 09:5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시네마님. 당연히 시네마님을 알고 있지요. 시네마님께서 읽으신 좋은 책들은 제게도 많이 유용한 정보가 되어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좋은 대화방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곧 들어갈 볼께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종의 기원 톺아보기
찰스 로버트 다윈 지음, 신현철 옮김 / 소명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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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소하지만 다른 개체들보다 조금이라도 유리한 점을 지닌 개체들이 생존할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자손을 낳을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는 점을 우리가 의심할 수 있을까? 이와는 반대로, 아주 조금이라도 유해한 변이는 철저하게 제거되었다고 우리는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도움이 되는 변이는 보존되고 유해한 변이는 제거되는 것을, 나는 자연선택이라고 부를 것이다. 유용하지도 유해하지도 않은 변이는 자연선택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다형성 종이라고 부르는 종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변동하는 요인으로 남을 것이다. - P118

<종의 기원>에서 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 1809 ~ 1882)이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는 진화(進化, evolution)의 원인은 선택(選擇, selection)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기후와 지질환경을 통해 그 뜻을 표현하는 자연선택에 의해 각 종(種 species)은 생존에 적합한가, 그렇지 않은가를 심판받게 된다. 만약, 살아남은 종들이 자신들의 형질을 다음 세대에 넘길 수 있다면, 그 종의 형질은 유전을 통해 계승되지만, 그렇지 않는다면 단종될 것이다. <종의 기원>을 다소 거칠게 요약한다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성선택. 특이성이 때로 생육 상태에서 한 성에게만 나타나고, 그 성에게만 유전되는데, 자연 상태에서도 아마 같은 현상이 실제로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만일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곤충의 사례에서 때로 나타나듯이, 자연선택은 다른 성과 비교해서 한 성의 기능과 관련해서 또는 두 성에서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전반적인 습성과 관련해서 한 성만 변형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들은 나로 하여금 성선택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몇 가지를 설명하도록 했다. 성선택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결정되지 않고 암컷을 소유하기 위해 벌어지는 수컷들사이의 싸움으로 결정된다. 결과는 이기지 못한 경쟁자들의 죽음이 아니라, 자손이 없거나 거의 없게 된다. 따라서 성선택은 자연선택에 비해 덜 혹독하다.- P127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자연선택의 주체를 자연(自然, nature)이라고 표현했지만, 이를 들여다보면 이 안에 수많은 주체가 담겨있지 않을까. Species(종, 種), Genus(속, 屬), Family(과, 科), Order(목, 目), Class(강, 綱), Phylum(문, 門), Kingdom(계, 界)에 속하는 수많은 생명체들의 생존을 향한 몸부림과 요구가 기후/지질 환경을 배경으로 표현된 것이 '자연선택'이 아닐까. 꽃가루를 더 잘 나르는 꿀벌이 식물들의 선택을 받고, 악어의 입을 잘 청소해 주는 새가 생존을 보장받는 모습 등을 통해 본다면, 자연 선택이란 단순한 우연적 사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요구와 이에 대한 대답으로 이루어지는 이타적 행동이 아닐까.

이렇게 바라본다면, 단순히 자연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영혼없는 생명체들의 생활장소가 아닌, 생존을 위한 생명체들의 공동체로서의 자연이 새롭게 보여진다. 생존을 위한 요구와 이에 대한 보답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은 개체(個體)가 자신이 살았다는 사실을 후대에 남기고 싶어하는 본능(本能, instinct)이 성선택이라면, 서양철학에서 그토록 강조하는 자유의지(自由意志, free will)를 비롯한 인간만의 고유 특징이 과연 존재하는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게 한다.

개인적으로는 <종의 기원 The Origin of Species>가 당대에 던진 충격은 원숭이에게서 인간이 나왔다는 주장이 아닌, 인류가 '일신지하 만물지상(一神之下 萬物之上)'의 존재에서 그냥 '일물(一物)'이라는 사실에 있지 않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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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2-28 01: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원숭이에서 인간 진화설이 더 충격적이었을 거라고 생각함요. 신의 인간창조설을 부정하는게 되니까 그랬을 것 같다고 막연히 생각합니다. ㅎㅎ 그런데 겨울호랑이님 말을 듣고 나니 자연계 생물의 하나로서의 인간이라는 개념 역시 만만찮은 파장을 일으켰을 것 같기도 하군요. 더욱히 후대로 갈수록 아마 겨울호랑이님의 견해처럼 후자가 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해요. ^^

겨울호랑이 2021-02-28 08:18   좋아요 2 | URL
^^:) 네 바람돌이님 말씀처럼 진화론이 주는 일차적 충격은 신에 의한 인간창조설 부정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종의 진화>에서 신의 존재를 부정하지는 않은 만큼 어느 정도 창조론과 공존할 자리를 남겨놓았다고 여겨집니다. 때문에 후대에 유신진화론(Theistic Evolution)이 설 수 있었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바람돌이님 말씀처럼 신이 직접 존재로 창조하지 않고, 다른 동물들의 갈비뼈로부터 나왔다는 당시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생각이 직접적인 공포였다면, 이후 그 여파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바람돌이님, 감사합니다.^^:)

초딩 2021-02-28 1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톺아보기 찾아봤어요 :-)
종의기원을 좀 봐야할 일이 생겼는데
이걸로 낙점 해봅니다!!! 감사합니다.
프로그램할 때 유전자 알고리즘이 있는데 기가 막혀요 ㅎㅎㅎ 선택이랑 ㅎㅎㅎ

겨울호랑이 2021-02-28 11:53   좋아요 1 | URL
^^:) <종의기원 톺아보기>는 일반인들에게 친절한 자습서와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초딩님께 작은 도움이 되어 기쁩니다. 즐거운 독서 되세요!

samadhi(眞我) 2021-03-03 09: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몇 년 전에 우연히 찾아본 톺다 라는 단어가 좋아서 서평 제목으로도 썼는데 이런 책 제목도 있네요. 이기적 유전자가 아닌 이타성으로, 공동체로(살아남기 위해서이든 어떻든) 진화를 설명할 수도 있다는 게 반갑네요.

겨울호랑이 2021-03-03 10:05   좋아요 1 | URL
^^:) 저도 ‘톺아보기‘라는 단어가 참 예쁘면서도 새롭게 느껴져 특히 눈이 갔었습니다. 개별 유전자 단위에서는 이기적 행태가 나타나지만, 개체 단위 이상에서는 이타적 행위가 자신에게 더 유리하다는 대목에서 진정한 대의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samadhi님 감사합니다!^^:)
 
동물철학 - 발췌 - 지만지 고전선집 316 지만지 천줄읽기
장 바티스트 드 라마르크 지음, 이정희 옮김 / 지만지고전천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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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진정한 요소를 규명하고자 한다면, 생명은 그것이 영위되는 모든 신체 내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러한 태도를 취한다면 생명의 존재에 실재로 핵심적인 요소는 다른 무엇도 아닌 바로 조직화 계획 내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_ 라마르크, <동물 철학>,p140

장 바티스트 드 라마르크(Jean-Baptiste de Lamarck, 1744 ~ 1829)은 <동물철학 Philosophie Zoologique>을 통해 생명의 본질이 신체 내에 있음을 강조한다. DNA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던 시절에 생명 존재의 핵심 요소에 대한 라마르크의 통찰은 오늘날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비록, 획득형질이 유전된다는 용불용설(用不用說 Lamarckism)은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라마르크의 뛰어난 통찰이 갖는 의의는 줄지 않을 것이다...

습성에 의해 변화가 이루어지기에 충분할 만큼 기관을 사용하여 얻어진 모든 변화는 수정 과정에서 이들 종의 생식에 전체적으로 일조하는 개체에 공통적인 경우 세대에 걸쳐 연속적으로 보존된다. 결국 이 변화는 실제로 그것이 형성되는 경로에 의해 획득되지 않고도 세대를 이어 동일한 환경을 따르는 모든 개체에 그와 같이 전파되고 전달된다... 어떠한 결함이나 형태의 특이성이 획득되어 나타날 때, 만일 이 경우 두 개체가 언제나 함께 결합된다면, 이들은 동일한 특이성을 생성하게 될 것이며, 또한 후속 세대는 그와 같은 결합으로 한정되며, 따라서 특이하게 구분된 인종(race)이 형성될 것이다. _ 라마르크, <동물 철학>,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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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면서 실내에서만 생활한 고양이는 집안을 자신의 영역이라 여기기 때문에 대부분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번 외출을 경험하면 자주 나가고 싶어 하며 탈출할 기회를 엿볼 것이다. 그런 상황이 되면 문단속을 철저히 해야 한다.(p259)

지난 1일. 이사하면서 고양이 귀요미가 집을 빠져나갔다. 때마침 내린 비로 어두워진 상황에서 혼자 있던 방문이 잠시 열린 틈을 타서 쏜살같이 밖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지금. 단지에 실종 안내문을 붙이고, 여러 차례 이전 집을 방문 했지만 흔적을 찾기 힘들다. 주말 사이 밤에는 ‘고양이 탐정‘을 고용해서 아파트 단지 곳곳과 앞쪽 주택단지를 찾아 보았고, 낮에는 뒷산을 올랐으나 흔적을 찾기 어렵다.

고양이 탐정들 말로는 실종 고양이는 겁이 많아 지쳐 탈진하기 전까지 숨어있는 경우가 많고, 10일 이후 모습을 보인다하니 포기하지 말고 계속 기다려야 한단다. 이삿날 다른 곳에 두지 않은 실책과 슬퍼하는 딸아이 모습을 보면 하루라도 빨리 찾고 싶지만 마음만 가지고는 안 될일이다.

귀요미를 잃어버리고 찾으며 기약없는 기다림을 하는 상황이 안정적이지는 않지만, 생각해보면 이번 일이 처음은 아니다. 90년대 중반 대침투작전으로 기약없이 수색/매복을 했던 적도,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연락오기를 막연하게 기다렸던 순간을 지금은 아름답게 추억하는 것처럼 지금 이 순간도 훗날 추억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 미래는 모를 일이기에 현재를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 사람의 운명인 듯하다. 우리 모두는 결말을 알 수 없는 운명이라는 작품을 쓰는 작가임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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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0-11-09 19: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쩜... ㅠㅠ

겨울호랑이 2020-11-09 20:00   좋아요 0 | URL
네... ㅠㅠ

mini74 2020-11-09 2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귀요미의 무사귀환을 기도할게요.

겨울호랑이 2020-11-09 20:1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bookholic 2020-11-09 2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곧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겨울호랑이 2020-11-09 20:5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0-11-09 2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귀요미 빨리 돌아오면 좋겠어요.
문이 열리면 나가도 가까운데 있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어요.

겨울호랑이 2020-11-09 21:48   좋아요 2 | URL
네... 저도 근처에 숨어있는 것이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비연 2020-11-09 2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째요.. 얼렁 돌아오길..

겨울호랑이 2020-11-09 21:4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20-11-09 2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귀요미 얼른 돌아오길요....ㅠㅠ

겨울호랑이 2020-11-09 21:4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파이버 2020-11-09 2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사히 돌아오길 바랍니다....

겨울호랑이 2020-11-09 21:4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scott 2020-11-09 2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추운날 귀요미 어디로 갔을까요. 꼭 돌아오길 바랍니다. 연이가 많이 기다릴것 같아요

겨울호랑이 2020-11-09 21:5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말씀처럼 딸아이가 낙심하니 더 애가 타네요... ㅜㅜ

페넬로페 2020-11-09 2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고 어째요, ㅠㅠ
어서 건강하게 돌아오길 바래요^^

겨울호랑이 2020-11-09 21:5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낭만인생 2020-11-09 22: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얼굴을 보니 겁이 많아 보이네요... 저도 고양이를 잃고 10일을 기다렸다 찾았어요. 무서워서 숨어 있더라구요.. 속히 찾기를 바랍니다.

겨울호랑이 2020-11-09 22:07   좋아요 1 | URL
네.. 정말 소심하고 겁이 많은 녀석이라.. 잘 숨어있으면서 다시 만나길 기다려 봅니다... 감사합니다...

포스트잇 2020-11-09 22: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사할 때 특히 조심해야 하는데.. ㅠㅠ 날씨는 추워지는데 어떡해요..
멀리가지 못하고 가까운 곳에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꼭 찾으시길 바랍니다.
너무 슬픈 소식이네요.. ㅠ

겨울호랑이 2020-11-09 22:10   좋아요 1 | URL
제가 부주의해서 잃어버렸다는 생각에 딸아이에게 더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호텔링을 했어야 했는데... 뒤늦게나마 포기하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으로 기다려 봅니다. 감사합니다...

막시무스 2020-11-09 22: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저녁에는 고양이가 건강하게 돌아 올수 있도록 기도하겠습니다!
힘내세요!

겨울호랑이 2020-11-09 22:4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웃는늑대 2020-11-10 0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아파요 힘드시죠.. 귀요미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겨울호랑이 2020-11-10 07:2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수이 2020-11-10 06: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얼른 돌아오렴 아가 ㅠㅠ

겨울호랑이 2020-11-10 07:2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라로 2020-11-10 06: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 안 돌아왔나요?? ㅠㅠ

겨울호랑이 2020-11-10 07:25   좋아요 0 | URL
네... 시간이 걸리네요...

후애(厚愛) 2020-11-10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떡해요..ㅠㅠ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도드립니다.
연의가 많이 슬퍼해서 또 걱정입니다.

겨울호랑이 2020-11-10 10:0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딸아이를 생각해서도, 고양이를 생각해서도 놏쳐서는 안되겠다는 마음을 다져봅니다...

syo 2020-11-10 14: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악 귀요마.......ㅠㅠㅠㅠㅜㅜㅜ 얼른 돌아와서 계속 귀여워줘...

겨울호랑이 2020-11-10 15:5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이하라 2020-11-10 14: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귀요미가 얼른 돌아오기를 기도합니다...

겨울호랑이 2020-11-10 15:5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나와같다면 2020-11-13 2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귀요미가 새로 이사온 집은 알겠죠?
연의가 겪고있을 이별의 슬픔때문에 마음이 아프네요 ㅠㅠ

겨울호랑이 2020-11-14 10:09   좋아요 0 | URL
이제는 떠나온 집에서 헤어져서... 네. 연의가 많이 슬퍼하네요... 감사합니다.

ㅇㅇ 2020-11-14 05: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기 너무 예쁜데 꼭 돌아올거예요!

겨울호랑이 2020-11-14 10:0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프레이야 2020-11-14 21: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에구 ㅠ 마음 놓지 말고 찾으시기 바랍니다. 율집 냥이도 딱 14일만에 돌아올 수 있었어요. 분명 집 근처 어딘가에 숨어 있어요. 호기심에 나갔다가 영역동물이라 멀리 안 갑니다. 전단지고 붙이고 온갖 노력 하다가 결국 집 앞에 케이지 놓아두어 성공했어요. 냥이 밥그릇 물그릇 넣어두고 캐이지 놓아 보세요. 꼭 돌아오길요. 기적이 일어나더라구요^^

겨울호랑이 2020-11-14 23:1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프레이야님 말씀처럼 손을 놓지 않고 사료를 준비해서 올 때까지 기다려 봅니다...

분명돌아올거에요 2020-11-16 1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꼭 돌아올거에요

2020-11-17 0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