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기억하지 못할 것들에 대하여 - 외할아버지의 손자 키우기
정석희 지음 / 황소자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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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이 사회적 문제를 넘어서서 국가 경제, 위기론으로 대두되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정부와 관계 당국에서 내놓는 출산 확대와 양육 지원 개선 방안들을 볼 때면 이 사람들 과연 애는 한번 키워 보고 하는 소린가 싶을 때가 많다.

한마디로 낳는 사람이 모든 책임인 것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더 이상 출산이나 육아가 가정 내에서만 해결하기에는 현실정이 너무 힘든 것 또한 사실이다. 이렇게 가다가는 정말 셋은 커녕 하나도 힘들판이니 말이다.

그런 요즘의 실정들을 돌이켜 볼 때 이 책은 상당히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보통 육아라고 하면 엄마가 회사를 그만두고 전담하거나 아니면, 보육시설이나 타인의 도움을 받거나 친인척의 도움을 받는 선에서 해결된다. 그중에서도 맞벌이 가정이 거의 대부분인 경우 아이는 보통 할머니가 맡아 기른다.

그나마도 요즘 어른들은 여러가지 문제들로 꺼려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사실 젊어서 나를 키워주신 분들에게 내 자식까지 키워달라고 말하기도 참 미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이 책은 한명도 아닌 두 딸의 두 아들을 외조부모가 맡아 기르는 육아 이야기이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바로 이 글을 글쓴이가 바로 외조부라는 것이다. 보통 할머니가 아이들의 육아를 책임지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렇게 할아버지가 나서서 육아에 적극 가담하기는 쉽지가 않다.

저자는 젊어서 직장생활만 한 전형적인 그 시대의 우리 아버지의 모습이다. 육아와 가사는 당연히 아내의 몫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분이 은퇴를 하고 딸 자식들이 막상 사회 생활과 육아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게 된다.

그리고는 자신의 사회 생활을 빗대어 볼 때 한창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아갈 위치에 있는 딸들과 사위의 경력이 단절되는 것에 누구보다도 더 안타깝게 여겨 서슴없이 두 아이를 맡아 기르겠다고 말한 것이다.

비록 지금은 두 아이가 기억하지 못할 추억들을 쌓아가는 동안의 소소하지만 아이를 길러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이 담담하게 쓰여져 있다.

바로 우리의 이야기이기에 이 책이 담담하지만 가슴에 와닿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50일 간격으로 태어난 두 아이의 이름을 정하는 것에서 부터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기 위해 외할아버지의 집을 떠나는 그날까지의 생활들이 저자의 글로써 소개되어 있는 책이다.

젊어서 두 딸들에게 마땅히 해준 것이 없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자라서 이렇게 예쁘고 귀여운 두 손자의 할아버지가 되게 해준 그 고마움에 딸들에게 A/S하는 차원에서 두 아이를 키웠다고 겸손히 말하는 저자다.

두 노인이 살던 집을 이제 갓 태어난 새 새명들을 위한 공간으로 모두 탈바꿈시키면서도, 연로한 나이로 두 아이를 돌보며 고단한 일상 속에서도 두 아이가 잠깐씩 보여주는 배냇짓에 하루의 힘듦을 씻어내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단순히 육아가 아니라 사람으로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그렇기에 두 사람의 고군분투하는 그 과정히 경건해 보이기까지도 하는 지도 모르겠다.

모든 생활의 중심을 두 아이에게 두면서도 행복한 삶이였다고 말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두 손자를 향한 무한 사랑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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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2 - 개정판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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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에서는 TV 드라마를 통해서 잘 그려진 바대로 요즘으로 치면 체육대회와 같은 행사가 행해진다. 유생들의 행사에 임금이 행차하고, 기생들이 오면서 흥은 돋구어진 반면 윤희의 간은 조마조마해지기도 한다.

또한 윤희와 선준, 재신을 둘러싼 서로의 감정들이 보이지 않게 오고 가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흥미로워진다.

거기다가 구용하까지 가담하면서 윤희의 아슬아슬한 성균관 생활은 점점 그 끝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선준에게 마음이 있으나 남자인 모습이여서 한없이 서글픈 윤희와 윤희에게 끌리는 마음을 알고 자신이 남색인 것인가에 더욱 괴로운 선준이다. 그리고 윤희의 정체를 알게된 재신은 윤희에게 향하는 마음과 윤희가 선준을 바라보는 마음사이에서 힘들고, 그런 모든 상황을 관조적으로 바라보는 구용하는 지금 이 상황이 흥미로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유생들의 물놀이에서 윤희의 정체를 알고, 서로의 마음을 통하게 된 윤희와 선준은 장래를 약속하게 된다.

결국 드라마와는 달리 책에서는 윤희와의 관계를 인정받기 위해서 선준은 과거 급제를 아버지와 약속하게 되고, 이를 이루어냄으로써 둘은 사랑은 결실을 맺게 된다.

한편 윤희는 과거만 치르면 지방으로 발령받아 아무 문제없이 살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만 왕의 성은으로 말미암아 규장각에 입성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규장각에서의 생활이 기대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을 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작가가 참 많이 조사를 했구나 싶었다. 이런 시대적 배경의 글을 쓰기 위해 애쓴 저자의 노력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 시대 당시의 과거제도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바로 성균관이란 곳에 대해서 알지 못했던 부분들을 수면위로 끌어 올렸다는 것이다.

어쨌든 그 당시의 성균관에서의 예법이나 생활 모습까지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는 점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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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1 - 개정판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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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알게 된 뒤 바로 사서 읽고, 드라마도 만들어진다는 소식에 누구보다 기뻐했고, 기대했으며 본방 사수에 이어 재방, 삼방까지 봤던 한 사람으로서 상당히 즐거운 독서 시간이 되었던 책이다.

 

금녀의 공간 성균관에 남장 여자 윤희의 등장이라.

어떻게 보면 상당히 간단한 설정이고 뻔할 수 있는 소재를 저자는 실로 대단한 필력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이 글을 보면서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런 소설이 언젠가는 나올거라고 생각했던 마음이 현실화되는 듯 했다.

 

드라마도 재밌었지만 원작 역시도 그에 못지 않는 소설만의 독특한 매력이 충분히 있는 책이다.

특히 무엇보다도 이 책을 읽는 동안 즐거웠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등장인물들의 매력과 그들간의 관계도가 상당히 재밌다는 것이다. 보통의 악인과 선인 구도를 떠나서 각자의 인물 특성이 뚜렷하다는 점은 근래의 로맨스 소설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수작이 아니였나 싶다.

 

집안의 어려운 사정과 아픈 동생을 대신해서 남동생 윤식의 호패로 본의 아니게 남자라는 인생을 살고 있는 윤희다.

그녀의 뛰어난 문장실력과 필사력은 그녀로 하여금 해서는 안 될 멸문지화를 당할 수 있는 엄청난 사건에 휘말리게까지 하게 된다.

단지 어려운 가정형편에 대리 시험만 하고 말려던 그녀의 생각은 무엇으로 감춰질 수 없었던 그녀의 뛰어난 실력 앞에 무너지고, 점차 그녀의 잘금 사인방이라는 인물들과 함께 성균관에 까지 입성하여 파란만장한 날들을 보내게 된다.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그곳에서 그동안의 학문에 대한 배고픔과 뜻하지 않은 사랑과 사내와 계집을 떠난 진정한 인간사이의 우정까지 얻게 되는 윤희다.

더이상 성균관은 윤희에게 학문 탐구의 장만이 아닌, 그녀의 인생을 위한 공간이 되어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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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마리 개미
장영권 옮김, 주잉춘 그림, 저우쭝웨이 글 / 펜타그램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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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기전까지는 개미라는 단어로서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라는 책이 떠올랐다. 하지만 난 이제 이 책이 먼저 떠오를 것 같다.

처음 책을 받은 순간 느낀 점이라면 이 책은 마치 오로지 나만을 위해서 제본된 책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책의 표지나 디자인을 통한 느낌이 개인 소장하기 위해서 주문의뢰하여 제작된 책인 것인 것 같은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흔히 요즘 힘없는 비주류를 대표하는 단어가 개미다.

 

이 책은 물론 그런 의미에서 쓰여진 책은 아니다. 하지만 묘하게도 요즘 전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인한 실업인구가 증가하면서 대학을 졸업하고도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중국의 젊은 세대를 대변한다고 하여 더욱 유명해진 책이기도 하다.

물론 책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나는 한 마리 개미>라는 말이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데도 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우리들의 눈으로 볼 때는 그저 한낱 곤충에 불과한, 무리 속의 하나의 점마냥 비춰지는 개미도 분명 모두 각각의 개체로서 인식되어 질 수 있다는 지극히 당연한 관점을 저자는 우리들에게 인식시키고 있다.

 

마치 아이들의 동화책 같은 무수한 여백이 상당히 인상적인 책이다.

실제 보통의 일개미의 크기를 그대로 그려낸 나머지는 거의 여백이고, 풍경에 지나지 않는다.

 

실생활에서 누군가의 배경이고, 어쩌면 그보다 못한 여백으로 밖에 인식되어지지 않았던 우리의 삶을 그려낸 것 같아 쓸쓸하면서도 묘한 동질감을 느끼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모든 것은 개미의 눈높이에서 시작된다. 개미라는 개체의 감정과 시선을 따라서 마치 인간의 인생을 표방한 듯한 그의 인생의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책 한가득 여백 속에 자그마한 개미 한 마리라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고 하단에 적혀 있는 글 또한 여러 감상에 젖게 한다.




가끔은 누군가에게 밟힌 뻔한 위험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그 모습이 사뭇 비장하다.




살아가다 보면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는 것이 결코 현명한 길이 아님을 알고 이렇게 자신의 모습을 감추기도 하는 개미의 인생에서 그보다 더 공감가는 우리내의 인생까지도 생각해보게 된다.
넓디 넓은 여백 속의 작은 자신의 모습만큼이나 춥고 외로웠던 개미 한 마리가 여러 과정을 걸쳐서 혼자라고 결코 외롭지만은 않다는 나름의 깨달음을 얻어가는 그 과정이 인간의 모습과도 대비되는 것 같아 담담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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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宮 25
박소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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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 오래 전(?) 어느날 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하다 왕자를 입력했다. 그리곤 지난 4월 29일 세기의 결혼식을 올렸던 윌리엄왕자를 처음으로 봤다.
결혼식 모습에선 도저히 상상히 안 가겠지만 내가 처음 본 윌리엄 왕자는 정말 "왕자" 였다.
금발머리에 뽀얀 피부, 그리고 샤이니한 웃음까지, 정말 이상적인 왕자의 모습이였다.
그래서 였던 것 같다.
이러저리 검색하다 아직도 유렵의 왕실엔 제법 많은 왕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고, 21세기에도 진짜 Prince 와 Princess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곤 한편으로 우리나라도 아직까지 입헌 군주제를 유지하면서 왕자와 공주가 있으면 어땠을까하고 생각해 보았다.
그러다 여러 검색 끝에 이 책을 발견했다.
정말 내 생각처럼 이 책은 그런 의도에서 출발했던 것이다.
만화책 돈 주고 산건 정말 풀하우스와 궁이 처음이자 현재까지도 유이무삼(유일무이는 분명 아니니깐^^;)하다.
처음 1권을 사고 순식간에 읽어보고서는 그대로 다시 서점에 가서 출간된 모든 권수를 샀다.
그때부터다.
나는 박소희님의 팬카페에 등록하고(누군가의 팬카페에 등록한 것도 첨이다. 그 무수한 가수들의 팬카페도 등록할까하는 생각조차 한번 안 해 봤다.), 매달 2번 나오는 윙크 속의 궁 미리보기 서비스(보통 팬들이 올려 놓았다. 그땐 저작권법이 실행되기 전이라 전체적인 줄거리와 약간의 이미지도 함께였던 것 같다.)를 목이 빠져라 기다렸다.
그러다 단행본으로 언제 나온다 하는 얘기를 손꼽아 기다리다 출간일 서점에 문의까지 해서 사다 보관했었다.
그림도 예뻤고, 스토리도 재밌었고, 등장인물의 캐릭터들도 맘에 들었다.
궁이 드라마로 만들어 진다고 할 때(진즉에 그러길 바라고 있던 한 사람으로서) 과연 누가 채경과 신이 역에 어울리나 온라인 투표까지 감행했었다.
하지만 나의 이런 열정은 궁 드라마의 종방을 기점으로 사라졌다.
드라마를 통해 결말을 미리 보아서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초반의 그 개성있고, 참신하며, 너무 멋져서 내 가슴을 설레게 하던 나의 궁은 사라져 버렸다.
책에서는 더이상의 재미와 참신함과 멋스러움은 찾아 볼래야 찾아 볼 수가 없다.
약 3~4개월에 걸쳐 나오는 단행본 한권을 기다리다 지친다.
내용이 알짜배기면 기다린 보람이라도 있지, 이건 완전히 말장난이 너무 심하다.
어느 순간 이 책을 계속 이렇게 구입해야 하나 하는 회의가 생긴다.
그래도 이미 사 둔 책이 20권 이상을 넘어서자 중단하지도 못하겠다.
마음 같아서 중고샵에 올리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25권은 지난해 12월 24권 이후 거의 5개월 만이다.
작가도 걱정되겠지.
워낙에 벌려 놓은 일이 많으니, 독자들은 그래 니가 어디까지 얼마나 일을 만들고 어떻게 그걸 다 수습하나 두고보자라는 심정으로 두눈 똑바로 뜨고 바라보고 있으니 얼마나 심란하겠는가?
이걸 다 언제 마무리할까 싶다.
그나마 이번 권에서는 여러 사건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해서 돈이 완전히 아깝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리고 이젠 결론으로 다가서는 듯해 보이기도 하다.
제발 그만 좀 정리합시다.
평생 궁만 그리고 살 것 아니면 빨리 출궁(出宮)해서 다른 작품도 구상하고 새 작품도 발표하고 하셔야지요?
너무 혼자 옛 궁의 화려함과 찬란함, 영광스러움에 빠져 계시는 것 같습니다.
이제 그만 현실로 돌아 오세요.
우리 제발 유종(有終)의미(美)거둡시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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