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만지는 아이를 보는 서로 다른 시선
한송이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목을 읽고 짐작한 것과는 달리,

이 책은 달팽이를 만지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서로 다른 시선이 형성되는 여러 통로들과 그 과정에서의 의미부여,

그리고 그로 인한 변화와 사적/공적 파급 영향에 대한 언급이

주가 되는 책이다.

누구나 삶을 살고 누구나 이런저런 경험을 하기 마련인데,

어떤 경험들은 이렇게 정리되어 출판물로 정리되고 태어난다.

간혹 비슷한 경험에는 더 많은 공감을 느끼며 그 노고를 나누는 일에 감사한다.

 

대한민국은 상당히 진지한 지배철학이 대다수 시민들의 삶에 크건 적건 영향을 미치는 독특한 사회이다. 나는 비교적 크게 영향을 받은 가정과 학교와 사회에 속하며 살아 왔기 때문에, 큰 의심을 품을 줄 몰랐고, 그래서 살면서 또 다른 영향들 또한 큰 소리를 내며 부서지고 받아들이는 격렬한 경험들을 하게 되었다. 그 진지함을 대표하는 질문 중의 하나가 모든 행위와 존재의 의미를 찾는 일이다.

 

유학 시절, 지도 교수들 중 한 명이 날 좋은 저녁, 야외에서 식사를 함께 하며, 마치 농담인 듯 질문을 던졌다. “meaning of life만 고민 말고, life of meaning”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라고 했다. 이 질문에 대해 이 책의 작가는 산뜻하면서도 최상의 긍정적인 결론을 내린다덕분에 나도 오랜만에 그 한때를 그립고도 분명 행복하게 반추해 보았다.

 

10년 동안 타지에서 생활하면서, 산다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였다.(...) 내가 중요하게 여긴 가치들은 내가 있는 곳을 떠나면 더 이상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7


한 세기를 다 살고 나서도 인생을 무의미한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할지라도 난 의미를 찾는 일을 멈출 순 없다. 다만, 행복에 집착하는 행위가 행복을 느끼는 것을 방해한다는 유발 하라리의 말처럼 의미에 대한 집착을 조금은 내려놓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삶의 의미, 일의 의미, 여행의 의미, 사랑의 의미가 좀 없으면 어때... 그래도 난 삶이 좋은걸. 17

 

유학을 떠나기 전,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작되면서, 나는 "이제 모든 사회운동은 저절로 끝이 날 것이다.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나볼 수 있고, ‘다른 사회는 어떤 대안을 현실화할 수 있었나직접 보고 배운다면, 더 이상 우리끼리 결론 없는 소모적 싸움은 안 해도 될 것이다.”라고 진심으로 희망을 가졌다. "몰라서 그렇지 알면 우리가 뭐가 모라자서 왜 못하랴! 신난다! 세계평화의 도래다!" 그런 희망을 가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변화가 눈에 띄지 않았다. ‘해외여행은 내가 이상적으로 그렸던 개안의 여행이 아니라, ‘해외관광의 붐으로 몸집을 늘렸고, 씁쓸하게도 한동안 싹쓸이 해외쇼핑범주 안에 머물렀다. ‘소비의 쾌락과 미덕은 적수 없이 위세를 떨쳐 나갔다.

 

경험을 소비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기쁨은 소유가 인간에게 줄 수 있는 기쁨에 비해 더 오래 그리고 더 강하게 영향을 준다고 하지만(최인철, <프레임>)(...) 타 문화에 대한 존중과 열린 마음을 배우고, 인류가 남긴 아름다운 문화유산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여행이라는 경험의 소비가 물질의 소비와 다를 게 뭐 있을까?(...) 남들과 다른 특별한 경험을 하기 위해 과하게 하는 경험의 사치가 내 인생에 어떠한 의미를 줄 수 있을지 한 번쯤 생각해 볼 수는 있다. 21


여행을 포함한 다양한 경험의 소비가 그저 일회성 소비에 그치거나, 너무 과도한 사치가 되지 않고, 우리의 삶을 성숙하게 하고, 우리의 마음을 열리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여행을 통해, 개개인이 자유와 행복을 느끼는 동시에 세계가 서로를 이해하고 하나가 되는 멋진 세상이 되기를 꿈꾼다. 21

 

그 후 나는 다른 사회의 삶의 방식을 보고 배우는일에 대한 일말의 기대도 남겨 두지 않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달랐다. 역시 긍정에 희망을 더한 글을 남겨 두었다. 읽다 보니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회고록도 아닌데 자꾸만 이런 비교 방식으로 책을 읽어 나가게 된다.

 

과정이 중요하다. 무슨 일을 하든지 과정을 무시한 결과는 참사를 낳는다.(...) 결과도 종요하다.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으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그 방법은 폐기처분된다.(...) 결과가 좋으면 과정이 미화가 된다. 그 모든 실패와 실수들이 성공으로 가기 위한 배움의 단계로 둔갑한다. 저게 뭐냐며 손가락질 받았던 모습들이 갑자기 너무 멋있고 개성 있는 특별한 모습으로 승화된다.(...) 과정에 충실하면서도 좋은 결과를 낸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이 두 가지 모두 포기할 수 없다. 우리의 인생을 걸어 볼 만하다. 47

 

그러고 보면 나는 늘 이런 이들이 부러웠다. 인생길이 명확하게 보이는, 정리된 이들. 문사철에 대한 열등감이 있었던 자연과학도였던 나는, 눈 먼 과학을 하는 오류 정도는 피해가고자 온갖 우려와 꾸지람을 들으면서 한 때 진지하게 철학을 전공한 적이 있다. 그러나 지도 교수의 최초의 충고처럼, 배우면 배울수록 할 수 없는 일들만 늘어갔다. 그러다 보니, 위의 예문의 저자처럼, ‘인생을 걸어볼 만한 일같은 건 찾지 못했다. 그 이유에는 과정결과에 대한 사회철학적 담론을 통해 누적된 토론의 무게만으로도 가히 숨쉬기가 어려운 학계의 사정도 포함되어 있다. 과거의 결심과 지금의 나에 대해 마구 후회하는 것은 아니지만, 살다가 산뜻하고 명쾌한 세계관을 가진, 그에 따라 사는 이들을 만나면, 늘 얼마간 부러움이 마음에 번진다.

 

이 책의 저자 한송이 교수는 생각하며 사는 일의 거의 전 방위에 걸쳐 다독이며 의견을 개진한다. 그 전개를 따라가다 보면 위안을 받기도 하고, 재밌게 웃을 수도 있고, 가끔은 벅차게 놓아버린 일들이 상기되어 상당히 마음이 욱신거리기도 한다. 예를 들면,

 

우리는 얼마나 우리가 믿고 있는 것을 실천하고 있는가? 우리의 말과 행동이 얼마나 일치하고 있는지 생각해 본적 있는가? 93

 

이런 대목들이다. 그러다 절대선과 자유처럼 거대 담론을 방문하기도 하고, ‘화를 내는 나만의 좋은 방법을 개발하는 것은 인간의 행복지수에 영향을 미친다(107)’는 당장 필요한 조언에 이르기도 한다.

 

그러다 책을 덮고 나면, 결국 작가든 독자이든, 쓰든 읽든 그 모든 만나는 행위들이 서로 격려하며 살아가자는 그런 토닥토닥이라는 느낌이 남는다.

 

달팽이를 만지는 아이를 보는 서로 다른 시선,이 존재할 때 어떻게 현명하게 조율해야 하는지, 그런 현실적인 고민이 실재해서 반가웠던 제목의 이 책은, 저자가 공들여 올려 준, 늘 파랄 것만 같은 하늘과 그 모든 사진들을 보며 한 숨을 쉬어 가는 휴식을 대신 전해 주었다.

 

구체적인 고민은 인생 전반에 대한 자세와 대비가 있다면,

그때그때 구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리란, 그런 조언이었을까.

 

아무튼 는 악의와 탐욕이 배제된 서로 다른 시선들

더욱 많아지길 바란다.

 

그 반대급부로 전체주의적 사고와 유행이 제발 사그라지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웃는 얼굴로 구워삶는 기술 - 세상에서 가장 짧고 쉬운 20가지 심리 법칙
로버트 치알디니.노아 골드스타인.스티브 마틴 지음, 박여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표지 삽화... 실제로 석쇠 위에서 누군가를 굽고 있다(충격과 통쾌함 공재!) 

 

남들은 아직 눈치 채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나는 안다,

.. 짜증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제 그만 막! ! 짜증이 나는 대로 표현하며 살고 싶다는 그런 유혹이 매일 더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상상은 벌써 백만 번쯤 했다.

그 와중에 이런 문구라니!ㅎㅎ

 

인간은 작은 것에 흔들리도록 설계되었다!”

"사람은 아주 작은 것에 휘둘리는 존재다."

"가는 말이 고우면 얕보고 참을 인이 세 번이면 호구되는 세상."

"손해 보지 않고 소외되지 않는 작지만 강력한 호구 해방의 심리학!"

 

예스는 인간관계를 꽃피운다. 더 배우고 탐구하도록 용기를 준다. 구상 중인 프로젝트에 청신호를 의미하기도 하고 기회를 보장해주기도 한다. ‘예스는 허락이다. 그리고 예스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동기, 즉 다른 사람과 유대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6

 

아마 그래서 인간은 종교를 필요로 하는 지도 모르겠다. 아무도 증명할 수 없는 초월적 존재를 믿는다는 (의심에 의심을 거듭하고 뭘 잘 안 믿는 내게는 이해 불가능한) 행위를 함께하는 이들이 모여 서로서로 긍정하고 인정하는 것에서 얻는 정서적 만족감은 가히 대단할 것이다.

 

(...) 진화적 연구에 의하면 상대방이 내게 가지는 고마운 마음이나 호감이 나의 신체적 건강과 정서적 행복을 증진시키기도 한다. 16

 

갈수록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정서적으로 우울해지는 이유가 노화란 자연생리적 현상이 아니라, 상대방이 고마워할만한 사회적 활동이 부족했기 때문이었을까. 여러 가지로 복잡한 마음이 드는 구절이다.

 

예스상호성’, 그리고 타인을 돕는 행위의 규범적, 윤리적, 철학적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을 읽다 보니, 오래오래 전 삶의 방식이 불현 듯 떠올랐다


정말 오래전 이야기라 세대가 다른 이들은 이해할 수 없겠지만, 내게도 이제는 마치 전생의 일처럼 느껴지는 대학시절, ‘선배선배라는 이유만으로, 늘 손해를 보고, 가끔은 자취/하숙월세를 털어 후배들을 먹이곤 했던 시절이 있다. 놀랍겠지만 진정 아무도 말리지 않았고, 그저 나도 선배가 되면 후배들에게 저 정도 희생은 해야 한다를 말없이 배웠다.


실제로, 현금을 빌리는 상황이 닥치면, 선배들은 으레, 꼭 나에게 갚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살다가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만나면 그들을 도우면서 사회에 환원하라!” 마치 정언명령처럼 들리는 진지하기 이를 데 없는 빚 갚는 법을 알려 주었다. (하지만, 이 예시가 내가 선배들에게 막 현금을 빌리고 변제를 언젠가의 미래로 연기했다는 고백은 절대 아니다!)


세월이 좀 흘러 나는 가끔 그 월세는 어찌 해결되었는지, 그 후배들은 그 가르침을 이행하고 있는지, 그런 일들이 소소히 궁금하기도 했다.


그런, 어린 듯 젊은, 그래도 어떻게 살아야 좋은 세상인지 다 알았던 그런, 그리운 시절이 있었다.(이렇게 쓰고 보니 이제 정말 갈데없는 기성세대, 꼰대 같기도 하다...).

 

상호성의 원칙대로 행동하면 보통 자원의 교환을 통해 이해 당사자 모두가 더 큰 이익을 얻게 된다. 그 결과 더 많이 협동하고, 효율이 증대하고, 상호 이익이 되고, 관계가 더 오해 지속된다. 17


타인을 돕는 행위가 실제로는 자기 자신을 위한 행동이라는 말이 다소 냉소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간과되고 있는 중요한 사실이 있다. 바로 열린 마음으로 자유롭게 베풀 때 상호성의 원칙은 스스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17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베푸는 행위는 상대에게 같은 행동을 하도록 하는 일종의 사회적 의무감을 형성한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사회적 의무감이 형성된 분위기에서는 신세를 진 사람의 부탁에 예스라고 대답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 긍정적인 대답을 이끌어내는 것은 인간의 마음 한편에 있는 양심의 결정보다는 상대에 대한 사회적 의무감인 경우가 더 많다. 17~18

 

나의 소비행태에 대한 힌트가 되는 구절도 보인다. 소득의 10%는 후원이나 기부로 할당하는데, 이외에도 간접적 후원이나 기부행위로 나온 물품을 구매하는 일이 잦은 이유는 내 소비에 감정의 여파가 실려 있기 때문이었나... 나쁘진 않다.

 

슬픈 감정에 빠진 구매자들은 중립적인 감정의 구매자보다 물건을 구매하는 데 약 30퍼센트 이상의 비용을 지불할 의사를 보였다. 또한 슬픔에 빠진 판매자들은 중립적 감정의 판매자가 제시한 판매가격의 3분의 1 정도에 판매하겠다고 대답했다. 이런 결정은 자신도 전혀 의식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려진 듯했다. 아무도 자신들에게 남은 슬픈 감정의 여파가 그렇게 깊은 줄 알지 못했다. 55~56

 

나는 현실에서 아래의 예처럼 이런 부탁의 선후 발언을 아주 유창하게 하는 사람을 알고 있다. 가끔 그런 행위의 순간을 목격할 때면 나도 모르게 진심으로 감탄이 나올 때도 있다. 그 행위자가 이런 원리를 알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악용하지 말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의도가 선하고 결과가 윈윈(winwin)이라면, 공리주의에 다소 호의를 가진 나로서는, 굳이 칸트적 도덕규칙을 응용할 의지는 없다. 그래도 다시 한 번, 악용하지는 말자.

 

한 연구에서는 누군가 나에 관해 칭찬을 한 직후 부탁을 하면 그 부탁에 더욱 호의적으로 반응하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실험을 진행했다. 부탁을 하는 사람이 평소 내가 얼마나 호감을 가지고 있던 사람인지와는 상관없이 그 사람의 부탁을 들어줄 확률이 높아졌다. 부탁을 하는 사람은 그 대상에게서 좋은 점을 찾아 칭찬이라고 하는 수단으로 그것을 보여줌으로써 설득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었다. 116~117

 

가독성은 좋지만, 나의 독해 능력의 부족인지, 이 즈음에 와서는 전술적으로 다소 헷갈리는 면이 없지 않다. 긍정의 화법, 의미전달을 주요 전술로 사용하는 것이 이후 확장될 사회적 호혜성과 상호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으로 쭉 끌어온 것 같은데, 작은 공포의 전략을 예시로 들고 있다. 예를 들면,

 

연구 팀은 각 가정에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는 간단한 방법들을 소개한 안내서를 나눠주었다. 이 안내서는 다 똑같았지만 딱 한 문장만 달랐다. 절반의 안내서에는 소개한 방법대로 하면 전기세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썼고, 나머지 절반에는 이 방법대로 하지 않으면 매일 조금씩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썼다. 이 한 문장의 효과는 매우 즉각적이고도 크게 나타났다. 전기세를 절약할 수 있다는 안내문을 받은 가정보다 매일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안내문을 받은 가정이 두 배 가까이 지침을 실천했다. 설득력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제 명확해졌다. 162

 

그렇다면, 설득의 전략은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가. 애초에 상황에 따른 빠른 대응이 필요한 유동성이 결국은 답이라면, 별반 새로울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글쎄... 아무래도 가장 힘이 센 것은 진심이라는 나의 낡고 고집스런 믿음이 결국에는 끝까지 남는다. 그래도, 모쪼록, 기술의 효용과 연마에 뛰어난 독자들은 개인 간, 사회 전체의 평화와 의사소통을 위해 의도도 결과도 소위 윈윈(winwin)’인 방식을 고집해 주기를 바란다.


나는 늘 언제나 꿈이 작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말하기의 디테일 - 하고 싶은 말을 센스 있게
강미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눈치를 본다는 것은, 나의 마음보다 남의 마음을 더 많이 살피는 것.

 

순전히 운이 좋아 눈치가 없는, 삶을 살았다.

첫째로 태어난 것도 있고, 가족들 내 의견/분쟁 조정이 잦은 환경도 아니었다.

그런 성격이 학교/직장에서도 이어져 가십의 최종 인식은 언제나 내 몫이었다.

싫은 건 할 재주가 없으니 못한다고 바로 말하고,

남의 일에 대부분 무심한 편이니 평균보다 스트레스 받는 지수가 밑돌 것이고,

남과 싸우는 일이 거의/전혀 없어 갈등 조정 능력은 아마 밑바닥일 것이다.

 

그러니 막말/폭력/살해로 이어지는 사건 소식을 접하면, 왜 그렇게 갈등이 심화되기 전에, 관계를 정리하지 못하는 걸까 이해가 되지 않은 적이 많았다. 좀 더 젊을 때는 젊어서 복잡다단한 삶의 실재를 몰라 그런가 했지만, 나이가 좀 더 든 지금도, 그런 극단으로 서로의 삶을 망치는 결론보다는, 역시 그런 대상/사건들에서 자신을/서로는 분리시키는 것이 필요하고 그래야한다는 것으로 결론이 난다. 그러나 그 과정 또한 얼마나 막막하고 고단하고 지난할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니, 충분한 고민과 진지한 책임감이 동반된 숙고라고 봐주기는 힘들 것이다.


모든 인류를 만난 본 것은 아니니 뭐라 확언할 수는 없지만, 우리 대부분은 초능력자가 아니고 따라서 정확한 의사소통 행위를 벗어나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나는 늘 언어를 통한 소통이 가장 쉽고 명확하다고 믿는 지라, 구화이든 문장이든, 한번쯤 생각을 통해 정리되어 전반적 내용을 포함한 총체적 의사소통을 선호한다. 아마 카톡을 하지 않는 이유도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듯한 한 구절에 한 정보씩 전하는 산만한 내용 전달을 도무지 견딜 수 없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육하원칙까지는 아닐 지라도, 나와 상대의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지 않는 방법은 일회에 표현/전달 가능한 모든 정보를 포함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그런 심정을 바탕으로 이 책을 읽어 나가니, 적어도 소통법관계에 관한 한 내 자신의 입장과 생각을 한번쯤 정리하고 다듬는데 도움이 되었다. 또한 다른 이들이 고민하는 바들에 대해서도 다시금 상기해보는 좋은 기회도 되었다. 언제나 갑을병정 다층적 위계 관계가 자동 성립되는 이런 권위적인 사회에서, 할 말 다하고 산다는 건 그야말로 대통령도 누릴 수 없는 삶일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없어 보일까?’

나를 무례하다고 생각할까?’

불편한 마음을 얘기했다가 공연히 피해를 보거나 관계가 나빠지게 될까

 

한권의 책을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순서대로 읽는 일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라면, 파트별 내용을 살펴보고 필요한 부분부터 살펴보아도 좋을 것이다. 놀랍게도 31개의 디테일한 소통법이 소개되어 있다(봉테일이 불현듯 떠오르는 순간!). 또한 마지막 셀프코칭 노트 마치 간단한 자가 실습을 하는 재미를 준다.

 

디테일 원칙 1. 자기표현이 어려울 때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법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 나를 알아가기 위한 방법에 대해 다룬다.


디테일 원칙 2. 섬세하고 영리하게 대화를 리드하는 법

불편한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고 말하는, 상황별 대응 방법을 알려준다.


디테일 원칙 3. 분명하게 하고 싶은 말을 하는 법

구체적 예시를 통해 솔직하고 지혜로운 소통의 법칙에 대해 설명한다.


디테일 원칙 4. 사소한 말 한마디로 호감을 얻는 법

유연하고 인간미 있는 한마디로 매력적인 사람이 되는 법을 알려준다.


Bonus part. 대화가 쉬워지는 셀프코칭 노트

나의 대화법을 점검하는 워크북으로, 표현력을 키우는 노하우를 공개한다.

 

자신감이란 그런 것이다. 내가 준비하고 단련된 만큼 보여줄 수 있는 것, 내 안에 쌓인 내공이 그대로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스피치 코칭을 하면서 자신감이 없어 고민이라고 찾아온 사람들에게 내가 첫 번째로 하는 것은 같이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다. 36


참고 참다가 갑자기 헤어지자고 하는 연인, 상사의 만행에 찍소리도 안 하고 참다가 어느 날 사표를 내미는 직원, 참고 살다가 갑자기 폭발해 그동안 쌓인 것을 모두 토해내는 배우자 등. 이런 사람들의 극적인 행동에 상대도 놀라 상처를 받게 된다. ‘내가 져주고 말지라며 관계와 대화를 승패로 생각하거나, ‘내가 참아야 갈등이 없지’, ‘누군가는 희생해야지라고 흑백논리로 생각하는 것은 유연성이 없는 경직된 관계 방식이다. 이들의 대화법은 참거나, 확 지르거나 둘 중 하나다. 그래서 참다가 병이 나거나 욱해서 관계가 깨진다. 이런 이분법적 사고방식은 건강하지 못하다. 더 나아가 위험하다. 내가 굳이 이기거나 지지 않아도 나의 생각을 부드럽게 전할 수 있고, 입 꾹 다물며 참지 않아도 내 의견을 조곤조곤 이야기할 수 있다. 이렇게 하는 게 참고 참다가 한 번에 터뜨리는 것보다 훨씬 더 건강한 관계를 만드는 길이다. 135-136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


깊은 관심을 갖고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 상대를 만날 수 있으면 참 좋을 것이다. 하지만 숱한 시도를 해보며 깨달은 것은 그런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경청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어딜 가나 항상 말하는 사람은 항상 말하고, 항상 듣는 사람은 항상 듣는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의 입을 막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차라리 듣기만 했던 사람이 입을 열어보자. 149


위트는 고단수 커뮤니케이션이다. 불편한 상황을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슬쩍 넘어가는 것, 상대의 예민함을 넉살 좋게 품어버리는 것, 누군가의 실수를 센스 있게 덮어주는 것이다. 나의 위트로 인해 분위기가 바뀌는 것을 맛본 이는 위트에 더 욕심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백 퍼센트 성공하는 타자는 없는 법. 위트가 먹히지 않거나 분위기가 썰렁해지는 상황도 감내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3할만 쳐도 훌륭한 타자라 하지 않나. 위트가 필요한 순간에 주저 말고 방망이를 휘둘러보자. 내 말에 상대가 웃는 기쁨을 맛보면 종종 홈런도 치게 될 것이다. 221-22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아프리카 이야기 과학과 친해지는 책 24
이지유 지음 / 창비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습지로 둘러싸인 만야라 호수,

세계 최대의 칼데라 응고롱고로 보존 지구,

킬리만자로간 서쪽, 사마나 지대의 중심에 있는

탄자니아 최대의 국립공원 세렝게티 국립공원으로 이어지는 여행입니다.

 

그 광대함에 야생동물을 만나기 전에 감탄이 듭니다.

 

30대에 아프리카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백신 접종이 생각보다 너무 많다는 생각에,

알러지 반응이 두려워 포기했는데,

이렇게 상기할 일이 생기면 늘 후회로 남습니다.

이 책은 아프리카로 떠나지 못한 우리 가족들이

위안 삼아 함께 읽고 함께 부러워한 책입니다.

아름다운 사진과 사랑스러운 그림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기대 이상으로 새롭게 알게 되는 상식들이 많았답니다.

(물론, 우리 가족이 동물학에 특별히 무지한 것일 수도 있지만...ㅎㅎ)

아래 인용은 가족들이 새롭게 알게 되거나 인상 깊게 느낀 내용들입니다.

 

여전히 사전예방 백신에 대한 두려움은 극복 못했지만,

마치 고향을 그리는 것과 비슷한 심정이 가끔 들면서 아프리카 가보고 싶네요.


이 책은 201812, 친구들과 탄자니아에 있는 세렝게티 국립 공원, 응고롱고로 보존 지구, 만야라 호수를 여행한 뒤 썼어요.(...) 아프리카 사바나에 사는 동물들을 보는 내내 이 멋진 동물들이 지구상에서 절대 사라지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어요. 4


아프리카 북부에 사는 북부흰코뿔소는 20183, 마지막으로 남은 수컷이 숨을 거두면서 사실상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어요 5


지구상에 사는 다양한 생물을 보호하는 첫걸음은 무엇일까요? 바로 그 생물에 대해 잘 아는 거예요. 잘 알기 위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오랫동안 관찰해야 해요. 6


아이들은 우리에 갇힌 동물을 보러 가는 것이 아니라 야생 동물을 만나러 가는 거예요. 17


사파리 가이드와 함께 하는 사파리 투어 전문 차량이 옅은 갈색이나 초록색인 이유를 아시나요?


동물들마다 색을 구분하는 능력은 다르지만 빨간색이나 파란색처럼 초원에는 없는 화려한 색을 동물들이 볼 경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어요. 초원의 주인은 동물이고 우리는 그 동물들을 만나러 가는 손님이니 동물들을 놀라게 하면 안 되겠지요? 사파리 투어 차를 옅은 갈색이나 초록색으로만 칠하는 것은 동물에게 예의를 지키는 거랍니다. 22


믿기 힘들겠지만, 아프리카는 동아프리카 지구대를 따라 길게 갈라지고 있어요. 몇 만년 뒤에는 두 조각이 나고 말거예요.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부룬디, 탄자니아를 거쳐 말라위와 모잠비크까지 아프리카 동쪽이 완전히 갈라져 나가는 거지요. 28-29


보존 지구와 국립 공원에서는 드나드는 사람을 꼼꼼히 확인해요. 그중에 불법으로 사냥을 하는 밀렵꾼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하긴 동물을 함부로 죽이고 뿔이나 가죽을 빼앗는 사람들이 정문으로 들어오진 않겠지요. 밀렵꾼에 대한 우려가 아니더라도, 혹시나 공원에 들어간 사람이 동행과 떨어져 길을 잃게 되면 큰일이기 때문에 드나드는 사람을 철저히 확인하는 거예요. 30-31


기린은 앞다리가 뒷다리보다 훨씬 더 길었어요!(...) 줄리아 아줌마는 앞다리가 더 길어야 길고 무거운 목과 머리의 무게가 앞으로 쏠리는 것을 막고 균형을 잡기 쉬워지는 거라고 설명해 주었어요. (...) 민지는 기린의 오른쪽 앞다리와 오른쪽 뒷다리가 동시에 움직이는 것을 보고 무척 놀랐어요. (...) 한쪽 방향의 다리로 체중을 지탱하며 걷는 거예요. 민지는 같은 네발 달린 동물이라도 걸을 때 움직임이 다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몹시 놀라웠어요. 34


세렝게티(Serengeti)’는 마사이족 말로 끝없는 평원이라는 뜻이에요. 원래 세렝게티는 옛 아프리카 국가 중 하나인 탕가니카의 땅이었어요. 탕가니카의 탕가(Tanga)’항해라는 뜻이고, ‘니카(nyika)’야생에서라는 뜻으로, 두 단어를 합치면 길들여지지 않은 땅에서 항해한다.’라는 뜻이죠. 그 이름에 걸맞게 세렝게티는 수백만 마리의 동물과 마사이족이 완벽한 생태계를 이루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땅이었어요. 39-40


세렝게티가 독일의 식민지였던 1913, 미국인 사냥꾼 슽어트 에드워드 화이트는 세렝게티에 와 본 후 나쁜 마음을 먹었어요. 이곳을 부자들을 위한 사냥터로 만들어 큰돈을 벌 속셈이었던 거예요. (...) 화이트가 세렝게티로 데려온 부자 손님들은 닥치는 대로 동물을 잡았어요. 그들을 비롯한 서구인들은 죽은 동물의 머리를 잘라 박제한 뒤 거실에 걸어 두는 것을 즐겼어요. 또 동물의 가죽과 뿔만 거두어 팔기도 했지요. 결국 세렝게티의 생태계는 처참히 망가지고 말았어요. 41


세렝게티는 이 모든 동물과 식물이 촘촘히 연결되어 있는 훌륭한 생태계예요. 이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 유네스코는 1981년 세렝게티 국립 공원을 세계 자연 유산으로 지정했어요.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정책이 뒷받침되면서 세렝게티의 생태계는 처참한 수탈의 역사를 뒤로 하고 거의 복원되었어요. 자연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 함께 노력하면 망가진 생태계가 살아난다는 것을 보여 주는 좋은 본보기죠. 43


‘Nants ingonyama ma baki thi Baba’

'나아안츠 매인냐! 마바치 치바바!'

여기 사자가 옵니다, 아버지

- 남아프리카 흑인 민족 줄루족의 언어. <라이온 킹>


빅 파이브’(big five)는 표범, 사자, 코끼리, 버펄로, 코뿔소, 이렇게 다섯 종의 동물을 이르는 말이에요. 사람들은 크다라는 뜻인 영어 단어 (big)’만 보고 몸집이 큰 다섯 마리의 동물을 뜻하는 것으로 생각하곤 해요. 하지만 빅 파이브는 사냥하기 힘든 동물 다섯 종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54


그래도 다행인 것은 동물들이 지구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애쓰는 사람들도 많다는 점이에요. 동물들이 사라지면 인간도 오래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죠. (...) 이 모든 노력이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랄 따름이에요. 60-61


오래된 질문, 다들 이미 정답을 알고 계시는 건가요? “얼룩말은 흰 바탕에 검은 줄무늬가 있는 걸까, 검은 바탕에 흰 줄무늬가 있는 걸까?”


얼룩말이 수정란 상태에서 온전한 개체로 자랄 때까지의 과정을 연구한 과학자들에 따르면, 얼룩말의 피부는 원래 검은데 그 위에 흰색 줄무늬가 생긴 거라고 해요. 75-76


얼룩말의 줄무늬가 쇠파리 때문에 생긴 거라지 뭐예요? 쇠파리는 소나 말의 살갗을 파고들어 피를 빨아 먹고 사는 파리과의 곤충이에요. 얼룩말은 털이 짧아서 쇠파리나 모기처럼 다른 동물을 무는 곤충의 공격에 취약한데, 쇠파리가 줄무늬를 싫어해서 얼룩말을 물지 않는다는 거예요. 78


그럼 쇠파리는 왜 줄무늬를 싫어할까요? (아직도 답을 모르는 문제!)


요즘 아프리카에서는 상아 없이 태어나는 새끼 코끼리들이 있어요. 사람들이 상아를 탐내며 상아가 있는 코끼리를 죽이고 상아가 없는 코끼리는 살려 두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상아가 없는 유전자를 가진 코끼리의 수가 늘고 있는 것이죠. 이런 현상에 대해 과학자들은 걱정하고 있어요. 상아는 코끼리의 삶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니까요. 101-103


만약 지내던 웅덩이가 마르면 하마는 밤사이 열심히 걸어가 새로운 물웅덩이를 찾아요. (...) 하마가 어떻게 물웅덩이를 찾는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채 과학자들의 숙제로 남아 있어요. 106


하마는 끈적끈적한 붉은색 땀을 흘리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어요. 바로 이 붉은 땀이 하마의 피부를 지켜주는 거랍니다. (...) 인간들이 햇빛 차단제와 항생 연고를 바르고 있을 때 하마는 땀샘에서 차단제와 연고가 나오는 거지요. 인간에게는 왜 이런 능력이 없을까요? 108-109


2015년 케냐의 한 동물 연구 센터에서 흥미로운 실험 결과를 발표했어요.(...) 백여 마리의 개코원숭이 무리는 어딘가로 이동할 때 우두머리 수컷이 결정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았어요. 놀랍게도 원숭이들은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움직였어요. 196


왜 동물들은 인간이 거주하는 곳 근처에 오는 걸까요?(...) 인간의 거주지 근처에 먹을 것이 많아 동물들 사이에 먹이 경쟁이 줄어들기 때문이에요. 먹을 것을 두고 경쟁하지 않으면 다른 동물과 적이 될 필요가 없어요. 경쟁에 쓰는 에너지가 줄고 체력과 시간의 여유가 생기면 아무리 작은 동물이라도 사회성을 기르는 데 열중한다는 거죠. 서로를 돕는 방향으로 말이에요. 201


그러니 지구상에 배고픔으로 허덕이는 사람이 있다면 돕는 것이 당연해요. 이미 충분히 먹은 사람들은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하고요. 배고픔이 사라지면 모두 함께 더 나은 문화에 대해 고민할 시간도 늘어날 거예요. 동물들은 이처럼 당연한 일을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잘하고 있는 거예요. 인간도 그런가요? 201


다른 동물들은 모두 무서워하는 진한 알칼리성 호수 한가운데 알을 낳다니, 정말 신기하죠?(...) 바로 홍학의 먹이인 붉은색 미생물이 알칼리성 호수에서만 살기 때문이죠.(...) 홍학의 긴 다리는 강알칼리에도 타지 않는 튼튼한 비늘로 덮여 있거든요.(...) 홍학은 맑은 물이 없으면 소금 호수의 물을 조금 마시기도 해요. 홍학의 머리 부분에는 소금만 걸러서 밖으로 배출하는 특수한 땀샘이 있어요. 211


앞에서 이야기했듯 홍학이 먹는 몇몇 미생물은 알칼리성 호수에서만 살아요. 알칼리성 호수에 사는 미생물들이 광합성을 하는 양은 지구상에 있는 모든 생물들의 평균 광합성 양의 16배나 된답니다. 미생물들이 광합성을 활발히 할 수 있는 이유는 알칼리성 호수에 이산화탄소가 많이 녹아 있기 때문이에요. 홍학은 이 붉은 먹이를 먹고 붉은 색으로 물드는 거예요. (...) 다른 먹이를 먹으면 금세 붉은 물이 빠져 흰 색이 된답니다. 213-2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제나 함께 였던 것같아, 정확히 가이한 연도를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어느덧 20주년! 많은 축하드리고 앞으로의 승승장구를 늘 응원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