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운명이라고 불렀던 것들 - 그 모든 우연이 모여 오늘이 탄생했다.
슈테판 클라인 지음, 유영미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운명이라고 불렀던 것들』 의 주제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우리가 운명이라고 불렀던 것들은 사실 운명이 아닌 우연이 가져다 준 선물같은 착각일 뿐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과학 저널리스트였기 때문에 책을 읽기 전부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운명"이 사실은 우연일 뿐이라는 주장을 펼치리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모름지기 과학자, 수학자 같은 이과인(?)들은 과학적,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운명" 같은 것들은 믿지 않는 존재가 아니었던가. 



역시 내용은 예상한대로 사람들이 흔히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일들이 사실은 희박한 확률의 우연이 반복된 것일 뿐이며 "이 세계가 어떤 규칙이나 운명에 맞춰 굴러갈 것이라는 믿음은 사랑스러운 착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살다보면 도저히 우연이라고는 볼 수 없는, 신의 의지가 개입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저자는 일단 가장 먼저 누가 봐도 운명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사례들을 소개하며 운명같은 우연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그리고 왜 생겨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다루고 있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양자역학이나 카오스 이론같은 물리학과 통계학을 통해 설명하고 있지만 최대한 전문적인 용어는 배제하고 쉽게 설명하고 있어 관련 지식이 없어도 이해하는데 무리는 없었다. 



파트 1에서 소개하고 있는 사례 중 배리 백쇼라는 인물의 사례가 인상 깊었는데 이건 도저히 운명이 아니라고는 볼 수 없었다. 군인이었던 배리 백쇼는 아들이 5살일 당시 홍콩에서 근무하던 중 아내의 외도로 이혼했고 그 이후 30년 동안 한 번도 아들을 만나지 못했다. 이혼 후 부상으로 전역하고 원래 살던 곳에서 멀리 떠나 택시 운전사로 일하게 되었고 아들을 못보고 산지 30년이 지난 어느날 손님으로 남녀 한 쌍을 태우게 됐는데 그 승객 중 남성이 바로 자신이 그 동안 애타게 찾았으나 만나지 못했던 아들이었다. 아들은 남아프리카로 이민을 갔다가 불과 며칠 전에 귀국했고, 자신이 사는 곳과 멀지 않은 호텔에 매니저로 취직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아니 이 정도면 운명이 아니라고 할래야 아닐 수가 없다. 어떻게 그 많은 택시 중 하필이면 그 택시를 타게 되었고, 또 하필이면 먼 나라에 이민 갔다가 며칠 전에 취직한 곳이 아버지의 집 근처일 수가 있을까. 이 정도면 운명이 두 사람을 그 날 그 장소로 인도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데 저자는 이것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기대 밖의 일일수록 놀랍게 다가온다. 어떤 일을 놀랍게 여기는 것은 우리의 개인적인 시각이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놀랍게 다가오는 것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사건 속에 담긴 의도하지 않았던 연관이다. 이런 연관은 그 사건의 배후에 깊은 뜻이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하게 한다. 우리의 뇌는 숨겨진 계획을 찾도록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 p.24 )



즉 다른 사람에게는 별 의미없을 수도 있는 일이 그 개인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 사건으로 느끼게 되면 우연 속에서 신의 계획이나 운명과 같은 의도를 찾아낸다는 것이다. 




파트 2에서는 인간의 진화와 공룡의 멸종 등 생명의 탄생과 소멸, 진화에 우연이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지구가 생겨나고 몇 억만년이 지나는 동안 어떤 생명체는 살아남고, 또 어떤 생명체는 소멸했다. 그 과정에서 오늘날 인간이 살아남은 것을 과연 우연으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저자의 주장대로라면 아마 대부분이 받아들이고 싶지 않겠지만 인간 모두는 우연의 산물로 태어났으며, 어떤 목적성이나 사명을 가지고 운명적으로 태어나지 않았다. 심지어 인간은 우연에게 간택되었을 뿐, 우연이 인간을 간택하지 않았더라면 지구는 인간이 아니라 공룡이 차지하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누군가를 만나 사랑을 하고 자식을 낳게 되는 이 과정도 순전히 우연의 결과일 뿐이라는 것인데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주장일 수 있다. 저자는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요인을 미국의 심리학자 도로시 테노프의 연구를 빌어 설명하는데 테노프에 따르면 사랑이 싹트는 순간은 "자신에 대한 상대방의 관심을 알아차린 순간"이라고 한다. 스스로가 누군가의 욕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상대방도 욕망이 깨어난다고 하는데 흔히 사랑은 타이밍이라고 하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즉 같은 시점에 사랑을 주고 받는 상태로 전환하는, 그 시점이 서로 맞았을 뿐 어느 한쪽이 다른 데 정신이 팔려있었다면 사랑이 싹트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자녀 또한 마찬가지다. 자녀가 태어날 때 어떤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날지는 우연이 결정하는 것이며, 사실 자녀가 어떤 사람으로 자라는지에 대한 부모의 영향은 생각만큼 크지 않다고 한다. 지능이나 성격같은 복합적인 특성은 수백 개의 유전자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며, 유전자와 환경 간의 상호작용 또한 일정 조건으로 통제하기엔 우연이 개입할 요소가 아주 많다. 또한 부모가 자녀에게 일방적으로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부모 또한 자녀에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부모가 원하는대로 자식을 키우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설사 부모가 아이의 태도에 많은 영향을 미치더라도 아이가 부모가 아닌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즉 성격보단 그 때 그 때마다 닥친 상황이 아이의 행동에 더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양육이 의미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양육이 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요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를 안정적이고 고무적인 환경에서 키우려고 노력은 하되 아이를 부모가 원하는 인생대로 살도록 만들수는 없다.



파트 3에서는 인간이 왜 그토록 운명을 믿고 싶어하는지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분석하고 있다.  불확실성을 두려워하는 인간의 본성이 모든 일에서 이유와 규칙성을 찾고자 하는 강박을 만들어내는데 사람들은 누구나 연관이 없는 상황들에서도 우연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이것과 관련된 실험으로 동전을 20번 던질 때 앞이나 뒤가 연달아 같은 면이 나올 확률이 얼마나 될지 예상해서 기록하는 실험이 나온다.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당연히 50:50의 확률로 앞과 뒤가 나오기 때문에 한 번은 앞면, 한 번은 뒷면이 균형적으로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동전을 던져보면 한쪽면이 연속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우리는 우연이 질서를 지킬 거라고 기대하지만 실제 우연은 무질서하게 일어난다. 그래서 인간이 우연을 흉내낼 수 없는 것이다. 


마지막 4번째 파트에서는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어떻게 하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을지, 그리고 우연의 위험에서 나를 지키고 우연이 주는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할지 조언한다. 



우리가 계획할 수 없는, 의도가 없는 순수한 우연은 미래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므로 인간은 이런 우연의 불확실함에 불안과 스트레스를 느낀다. 그런데 이런 불확실성은 일상이 단조롭던 농경사회보다 복잡한 현대사회에 올수록 더 커지므로 신과 같은 더 높은 존재에 기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복잡하고 불확실한 세계에서 중심을 잡고 살기 위해선 안정성과 운명에 대한 믿음에 기대기 보다는 우연에 대해 더 잘 알고 우연 속에 숨겨진 원칙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우연이 제공하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를 다 안다는 착각 -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뒤흔드는가
카렌 호나이 지음, 서나연 옮김 / 페이지2(page2)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를 다 안다는 착각」 의 부제는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뒤흔드는가" 이다. 말 그대로 인간의 무의식이 본인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 내 일상을 어떤 영향을 뒤흔들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책이다.

무의식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프로이트이다. 프로이트는 의학적으로 원인이 없는데도 신체적으로 어떤 장애가 나타났을 때 (예를 들자면 기능성 위장장애나 히스테리성 경련 같은) 그 기저에 작용하는 무의식적 요인을 찾아내서 치료하는 방법으로 정신분석을 다뤘고 이런 종류의 장애를 “신경증”이라고 불렀다.

저자는 프로이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신경증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더라도 일생생활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자기분석을 통해 개인의 잠재력을 개발시킬 수 있다는 점을 널리 알렸다.

신경증은 일상생활에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예를 들어 여러 연인을 만나더라도 비슷하게 계속해서 나쁜 남자만 만나는 여자라던가, 능력이 있는데도 자신감이 없어서 남들 앞에서 입도 뻥긋 못하는 직장인이라던가, 의지와 노오력만 있으면 세상에 못해낼 일이 없다고 믿는 꼰대(?)라던가 등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저자는 사람의 심리적 장애의 중심에는 두려움, 무력함, 고립감 등의 감정을 느끼는 삶을 견디기 위해 발생한 무의식적 분투가 있는데 이를 ‘신경증적 경향’이라고 불렀다. 이런 신경증적 경향은 무의식적이며 강박적 특성이 두드러진다. 강박적 특성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타나는데 무차별적인 목적을 추구하며, 실패시 불안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신경증적 경향은 기질적 영향과 환경적 영향이 결합하여 발생하지만 이 책에서는 개인이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환경적 요인에 대해서만 다루고 있다.

저자는 신경증적 경향을 아래와 같이 10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1. 애정과 인정에 대한 신경증적 욕구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다른 사람들이 좋아해주고, 인정해주기를 바라는 무차별적인 욕구

2. 삶을 책임져줄 ‘동반자’에 대한 신경증적 욕구

무게 중심이 전적으로 ‘동반자’에게 있으며, ‘사랑’을 과대평가하고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걸로 기대

3. 협소한 경계 안에서 삶을 제한하려는 신경증적 욕구

기존의 능력과 잠재력을 과소평가하고, 겸손을 최고의 가치고 여김

4. 권력에 대한 신경증적 욕구

다른 사람들의 개성, 존엄성, 감정을 무시하고 그들의 복종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짐.

4.a 이성과 선견지명을 통해 자기와 다른 사람들을 통제하려는 신경증적 욕구

지성과 이성의 전능함을 믿으며, 다른 사람보다 우월한 선견지명이 있다고 느낌

4.b 의지의 전능함을 믿으려는 신경증적 욕구

마법 같은 의지를 믿으며, 의지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함

5.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다른 사람을 이용하여 그들을 능가하려는 신경증적 욕구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 쓸모가 있는지 없는지만이 고려대상이며 착취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낌

6. 사회적 인정이나 명망에 대한 신경증적 욕구

자기 평가는 전적으로 대중의 인정에 달려있으며, 사회적 지위를 잃는 것을 두려워함

7. 개인적 존경에 대한 신경증적 욕구

자기에 대한 과장된 이미지(나르시시즘)가 있으며, 과장된 이미지에 맞춰 사는 것과 이미지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존경에 매달림

8. 개인적 성취에 대한 신경증적 욕구

자기 평가는 최고가 되는 것에 달려있으며 더 큰 성취를 위해 한계 없이 자기를 몰아붙임

9. 자족과 독립에 대한 신경증적 욕구

타인을 필요로 하는 것을 두려워하며, 어떤 것에도 속박되지 않아야 하고, 친밀함에 얽매이지 않아야 할 필요성을 느낌

10.완벽함과 철저함에 대한 신경증적 욕구

끈질기게 완벽함을 추구하려고 하고 발생할 수 있는 결점에 관해 반추하고 스스로를 질책함.

먼저 이런 신경증적 경향들은 그 경향 자체로 비정상적이거나 비인간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해야 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랑받고 싶어하고 인정받고 싶어하며 우월해지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 그런데도 위와 같은 경향을 신경증이라고 부르는 것은 상호관계의 가치가 빠져있다는 것이다. 내가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어하는만큼 다른 사람도 사랑하고 인정하려는 마음과 표현이 있다면 그것은 정상적인 욕구이지만 다른 사람의 감정은 관계없이 오로지 나만이 이런 대우를 받길 원한다면 그것은 신경증적 경향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신경증적 경향은 한 가지만 나타나기도 하고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책에서는 여러가지 이유로 전문가를 만나 정신 분석을 받아볼 수 없는 환경에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자기 분석을 해볼 수 있도록 정신분석 과정에서 환자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그리고 계획적으로 자기분석을 하기 위해서 어떤 점을 주의하고,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할지 등 구체적인 자기 분석 방법을 다루고 있다. 또한 자기 분석을 진행하면서 스스로 상처를 입힐 수 있을만큼 치명적인 점을 건드릴 때 그에 맞선 저항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설명한다.

처음에는 인간의 무의식과 자기 분석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생각보다 더 심도 깊은 내용에 놀랐다. 그리고 저자가 분류한 신경증적 경향을 보다보니 이 중에 나도 최소 3~4가지는 해당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더 관심을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다양한 예시가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하게 문제를 제시하려고 했지만 자기 분석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독자 입장에서는 한정된 사례를 통해 깊이 있게 분석을 따라가기 보다는 얕더라도 좀 더 여러 명의 사례들을 알 수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정신분석이라는 것이 실제로는 말처럼 그렇게 단순하거나 정해진 답이 있는 게 아니며, 똑같은 상황도 개인에 따라 전혀 다른 형태로 표출될 수 있기 때문에 한 개인이라도 구체적으로 파고 드는 것이 필요하지만 그래도 관련 지식이 없는 초보자가 이해하기에는 여러 케이스를 보는 것이 감을 잡는데 더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일반 교양서적으로서의 깊이라기 보다는 관련 분야에 대해 관심이 많거나 혹은 어느 정도 지식이 쌓인 독자들이 읽기에 더 적합할 것 같다. 하지만 전문가의 도움없이 자기 분석을 해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가급적 전문적인 용어와 이론을 배제하고 있어 어느 정도 관심과 집중력을 가지고 읽는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장사는 전략이다 RED
김유진 지음 / 도서담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스갯소리이긴 하지만 모든 직장인의 마지막은 치킨집 사장님이라는 얘기가 있다. 심지어 그 대단하다는 S전자 직원의 마지막도 치킨집이라니 퇴직한 직장인의 대부분은 결국 자영업, 즉 장사로 마무리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이런 인생의 마지막 직업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좋겠지만 결국 퇴직금만 날리고, 혹은 겨우 본전치기만 하다 몸만 혹사시키고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저시급이 올라 알바생을 고용하기도 빠듯하고, 물가가 오르니 원재료비도 함께 오르지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판매가를 쉽게 올릴 수도 없다. 그러다보니 결국은 알바 대신 가족끼리 운영하거나 혹은 본인이 좀 더 많은 시간을 몸으로 떼울 수 밖에 없다.

그나마도 장사가 잘된다면 신이 나서 하겠지만 장사도 잘 되지 않는다면 결국 장사를 접게 된다.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퇴사하면 뭘 할꺼냐는 이야기들을 자주 나누곤 한다. 그러면 예전에는 퇴직금으로 치킨집이나 하지라는 이야기를 쉽게 했지만 먼저 퇴사한 선배들이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차렸다 퇴직금만 날리는 경우를 자주 보다보니 이젠 그런 말도 잘 내뱉지 않는다. 장사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됐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는 돈만 내면 노하우를 알려줘서 쉽게 운영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프랜차이즈라고 쉬운 것이 아니다. 물론 아예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하는 것보다는 좀 낫겠지만 그래도 워낙 한 집 걸러 프랜차이즈 전문점이니 이것도 창업하자마자 매출이 쭉쭉 오르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회사에 입사할 때는 필요한 자격증과 스펙을 갖추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지만 막상 회사 대신 시작한 장사에서는 그만큼의 공을 들이지 않는다. 그러면서 회사에 다닐 때 받았던 월급 정도의 매출 혹은 그보다 많은 수익이 남기를 바라니 이치에 맞지 않다.

그런데 어떤 회사에 입사하려면 어느 정도의 스펙이 필요한지, 어떤 자격증, 어떤 공부가 필요한지에 대한 자료는 넘쳐나지만 막상 장사를 위해서는 어떤 지식이 필요하고, 어느 정도의 노력이 필요한지 정보가 많지 않다. 물론 몸으로 부딪쳐서 노하우를 쌓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개인이 이런 노하우를 쌓기까지 버티기 위해서는 그 기간을 견딜 수 있는 자금과 체력이 필요한데 이미 4,50대 혹은 60대의 나이에 긴 시간을 손해를 보며 견뎌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장사를 할 계획은 있지만 어떤 노력을 해야할지, 어떻게 운영을 해야할지 막막한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는 20년간 외식업계 컨설턴트 및 자문위원을 하면서 CJ푸드빌, 신세계 백화점 F&B 등 대기업 강의나 자문활동을 해왔고 전국 1,300여 곳 이상의 외식업체에 노하우를 전수해왔다. 그만큼 다양한 사례와 창업자들을 눈으로 직접 보고 겪어온 외식업계의 산 증인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외식업계에 종사하거나 혹은 앞으로 외식업계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해 7가지의 전략을 제시한다. 총 5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어느 한 페이지도 소홀히 넘길만한 내용이 없다.

이론만으로 외식업계를 아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을 뛰는 사람이다보니 단순한 마케팅 기법 소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운영되고 있는 가게들의 실제 예를 통해 각 전략을 어떻게 적용할지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전략은 7가지이지만 세부적으로 들여야보면 몇 백가지가 넘는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장사와 관련된 방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보니 세세하게는 가게에서 카톡하지 말 것!과 같은 고객 서비스, 마인드에서부터 기존에 없던 신메뉴를 개발하는 방법까지 아주 다양하다.

심지어 7가지 전략 외에도 이렇게 초디테일 전략 100가지를 별도로 제공하니 책에서 나온 전략만 따라해도 도저히 실패할래야 실패할 수가 없다.



p.254~255




책 내용 중 특히 인상에 남았던 것은 대한민국에서 어느 누구도 제공하지 않았던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거나 틈새시장을 찾아내는 방법이었는데 이 방법은 비단 외식업체 매뉴 개발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우리가 일생에서 자주보는 단어의 틈을 벌려서 새로운 틈새를 찾아내는 것인데 책에서는 "생맥"을 예로 들고 있다.

" 생_ 맥 _ " 이렇게 단어 사이에 틈을 벌려 이 사이에 넣을 수 있는 글자나 단어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생으로 시작하는 여러 단어를 검색해 틈새에 넣어본다. 생각, 생강, 생기, 생활... 등등 여러가지 단어들을 넣을 수 있다. 이렇게 여러가지 단어들을 조합하다보면 생활맥주 라는 컨셉이 탄생할 수 있다.


P.53



저자의 전공이 외식업이다보니 책 내용은 장사 중에서도 외식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굳이 외식업이 아닌 다른 장사라도 컨셉을 설계하고 고객을 유인하고, 매장을 운영하는 장사의 기본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외식업이 아닌 다른 장사를 시작하고자 하더라도 일단 이 책 한 권만큼은 꼼꼼히 필독하고 자신의 분야에 적용해보려는 노력을 한다면 어떤 분야의 장사에서든 최소한 실패는 면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책에 나온 전략들을 충실히 실천한다면 실패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성공할 수 밖에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의 투자가 심플했으면 좋겠습니다 - 복잡한 소음은 뒤로하고, 주식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원칙만 남겨두는 법
전주불도저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식투자를 하고 있긴 하지만 금액이 큰 것도 아니고 개별 주식보다는 ETF 위주로 매수하는 정도이다보니 사실 저자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게다가 최근 장이 계속 안 좋았어서 계좌를 방치하다시피 하다보니 더더욱 관심이...ㅠㅠ .

그런데도 이 책을 선택한 건 순전히 제목 때문이었다. 넘쳐나는 주식 관련 정보들을 보다 보면 주식 투자를 잘하려면 기업 재무제표도 볼 줄 알아야 하고, 거시경제도 알아야 하고, 환율, 채권의 흐름도 알아야 할 것만 같다. 그런데 직장 생활을 하면서 이 모든 것들에 대해 일일이 조사하고 살펴보면서 투자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저자는 심플하게 투자하라고 하니 도대체 어떤 비결이 있는건지 혹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 켠으로는 '에이 말도 안되지 심플하게 투자하라면서 그냥 ETF나 하라는 거 아냐' 라는 의심도 있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내용은 둘째치고 문장이 쉬우면서도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의 논리가 명확해 막힘없이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 책 초반에는 차트가 어떻고, 재무제표가 어떻고 이런 기술적인 내용은 전혀 없었고 왜 주식투자를 해야하는지, 그리고 대부분의 어떤 생각들 때문에 주식 투자에 실패하는 것인지 그 원인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우리가 주식투자에 있어 흔히 상식이라고 여기는 것들이 어떤 면에서 잘못됐고,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이해하기 쉽게 알려준다.

저자는 일상생활에 바쁜 직장인일수록 이것저것 다 잘 하려고 하지 말고 진짜 중요한 핵심만 남겨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흔히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는 주식으로 부를 일구려면 분산투자보다는 한정된 곳에 비중을 크게 실을 것을 조언한다. 물론 ETF와 같이 분산해서 투자했을 경우 변동성을 낮출 수는 있겠지만 변동성을 낮춰 잃지 않는 것이 주식 투자의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개인은 개인에게 풍부한 자산인 시간에 투자해야 한다고 한다.

결국 좋은 기업을 선별해 싸게, 오랜 기간 꾸준히 매수해 규모를 키우는 것이 부를 이루는 길인데 그러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오랜 기간 흔들림없이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하는 눈을 기르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기업을 선별할 수 있는 안목을 무형자산이라고 부르는데, 개인에게 이런 무형자산이 있다면 투자 규모를 키우기 위해 부채를 활용하는 것도 마다할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처음 기업을 매수했을 당시의 가치가 사라졌는데도 무조건 장기간 투자가 유리하다며 쇠퇴하고 있는 기업을 계속해서 보유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기업이 우리가 심플하게 오랫동안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일까?

이 질문에 저자는 탁월한 기업을 선별하는 일곱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탁월한 기업을 선별하는 일곱 가지 기준

1. 신규 진입의 경쟁 강도가 어느 정도인가

자본만으로 신규 진입이 어려운 해자를 갖춘 기업에 투자하라. 현재 시점에서 미래에 성장성이 기대되는 업종에 환호하기 보다는 전통산업이더라도 수익성과 성장성이 지속될 수 있는 기업을 눈여겨 보라. 책에서는 폐기물 산업, 제약, 채권추심을 예로 들고 있다.

2. 이익 성장의 지속성이 있는가

이익의 성장이 외부 환경에 좌우되는 기업이 아니라 기업 내부의 무형자산에서 기인하는 기업에 투자하라. 단기적인 수혜 모멘텀과 경기 부침에 관계없이 이익이 성장하는 해자를 갖춘 기업이어야 한다. 10년 동안의 시계열을 통해 매출성장이 지속적인지, 원재료에 따라 이익률이 변하지는 않는지 살펴본다.

3. 질이 좋은 이익인가

업황과 관계없이 브랜드나 역사와 같이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무형자산에서 매출 성장이 일어나는 기업에 투자하라. CAPAX 투자와 같은 시간이 지나면 낡아질 자산이 아닌 시간이 지날 수록 빛을 발하는 브랜드 가치를 지닌 기업이 매력적이다.

이런 기업으로 에르메스를 예로 들 수 있다.

4. 매니지먼트와 이사진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가

회사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이사진이 일반 주주와 이해관계가 일치할만큼 주식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하라. 실제 내 돈이 좌우되는 환경일 때 경영진은 사업 성장에 몰두할 수 밖에 없다.

5. 고객이 고객을 불러오며 홍보비를 아낄 수 있는 기업인가

영업이익률을 결정짓는 핵심요소인 판관비에 해당하는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열혈 충성 고객을 확보한 기업에 투자하라.

테슬라, 에르메스와 같이 자발적으로 브랜드를 열렬히 홍보하고,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부러움을 자아내 별다른 홍보가 필요없다면 무형자산의 힘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진다.

6. 숫자의 일관성이 있는 기업인가

10년 간의 시계열을 확인했을 때 숫자가 일관되게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하라. 매출과 영업이익, 잉여현금흐름이 10년 연속 성장하는지, 순이익 대비 CAPAX 비중이 안정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지, 영업이익률 및 수익성 밴드가 꾸준히 우상향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7. 탁월한 자본 관리 능력이 있는가

보유 기업의 속성을 구분하고, 속성이 다른 최상단 일등 기업에 분산 투자하라. 장기 투자에도 편안하기 위해서는 기업별 비전과 자본 활용 방식을 이해하고 투자기업을 분산해야 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주가는 결국 기업의 가치에 수렴한다는 것이다. 이 기업에 대한 주식의 가격을 매기는 것은 시장 참여자이지만 주가는 결국 그 기업이 사업을 얼마나 제대로 잘하고 있는지에 달려있다. 일시적으로는 시장 참여자들의 기분에 좌지우지되어 가격이 오르락 내리락 할 수는 있지만 단기간의 가격이 그 기업의 가치는 아니라는 점을 잊지 않는다면 일시적인 가격 반등, 하락에 휘둘리지 않고 심플한 투자를 할 수 있게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적의 머리 풀기 - 10초 만에 얼굴이 작아지는
무라키 히로이 지음, 정승욱 외 옮김 / 청홍(지상사)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 해 전인가 현대나이 계산법이라는 게 뉴스에 등장한 적이 있었다. 자기 나이에 0.8을 곱해야 예전에 생각하던 나이대와 비슷하다는 얘기였다. 요즘은 의학적으로, 영양적으로 등등 여러가지 다양한 이유로 예전에 비해 훨씬 젊은 사고나 건강, 외모 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40살이라면 여기에 0.8을 곱한 32살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따지고 들자면 현재 전체 인구에서 85세 이상 인구 비중이 50년 전 (85세에 0.8을 곱한) 68세 이상 인구의 비중과 비슷하다는 것을 근거로 한 기준이다.

기준의 타당성은 뒤로 하고라도 50년 전보다 현재 사람들이 더 젊어 보인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요즘엔 20대처럼 보이는 30대들이나 30대처럼 보이는 40대들도 흔히 볼 수 있다. 평소 꾸준한 자기 관리, 혹은 시술(?) 등으로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래도 사람이라면 가는 세월을 붙잡을 수는 없다.

특히 탄력이나 주름 같은 것들은 중력의 힘을 받고 사는 인간인 이상 어쩔 수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으로 어느 정도는 딜레이가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이 책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기존에도 괄사 마사지나 림프 마사지 등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동안 얼굴을 만들어준다던가 얼굴을 작게 만든다던가 하는 방법들은 많았지만 아무래도 그 방법이 귀찮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장기간 지속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마사지의 진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약하더라도 꾸준히 지속적으로 하는게 중요한데 방법이 복잡하면 어떻게 한 두달은 꾸역 꾸역 한다고 하더라도 1년 혹은 몇 년을 계속 하기는 힘들다.

그런데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마사지 방법이 길지 않다는 것이었다. 책의 두께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기껏해야 한 두 페이지 정도면 마사지가 끝날 수 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얼굴의 처짐이나 비대칭 등등 대부분의 문제는 얼굴과 연결된 머리의 근막이 뭉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므로 두피 마사지를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는 이를 악다무는 습관과 장시간 모니터를 보며 눈이 피로해져 인상을 쓰는 습관으로 팔자주름과 이마에 가로 주름이 있는데 책에서는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단 10초 만에 근육을 풀어주는 마사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부제에서도 강조하고 있듯이 한 동작에 단 10초밖에 걸리지 않고 또 대부분 2가지 혹은 길어도 3가지 동작 안에 끝나기 때문에 5번씩 반복하더라도 몇 분이 걸리지 않는다.

일단 이마에 가로 주름이 있는 경우는 주로 눈꺼풀 근육이 아닌 이마 근육으로 눈을 뜨는 습관 때문이라 최대한 이마 근육을 쓰지 않고 눈꺼풀을 감았다 뜨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팔자주름 같은 경우는 귀 옆의 머리 근육인 측두근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쳐지는 것이라 이를 풀어주기 위해 2가지 마사지법을 제시한다. 측두근을 강화시키는 방법과 광대쪽 근육을 리프팅 시키는 마사지 법이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과연 개선 효과가 있을지 궁금해서 한 일주일 정도 해보고는 있는데 아무래도 기간이 짧아서인지 눈에 띄는 효과는 없었다. ( 다만 정수리 쪽에 마사지할 때 아픈 부위가 있었는데 한 3~4일 정도가 지나니 아픈 부위가 사라지긴 했다. 근육이 풀린 것인가 ㅎㅎ)

하지만 방법이 워낙 간단하고 마사지 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짧다보니 자기 전 혹은 사무실에서 쉬는 시간에 쉽게 할 수 있었다.

굳어진 습관으로 인해 생긴 주름이 하루 아침에 쉽게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방법이 워낙 간단해서 생각날 때마다 해볼 수 있어 최소한 1년 정도는 꾸준히 해볼 계획이다. 1년 뒤에 지금보다 0.1살이라도 젊어 보인다면 그건 다 이 책의 도움이 아닐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