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기업은 향후 은행의 자리를 대체할 수도 있을만큼 매력적이다. 그렇다면 핀테크 기업에는 장점만 있는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핀테크 기업의 약점은 무엇일까?
■ 핀테크 기업의 약점
1) 핀테크 기업은 자본의 독립성이 취약하다.
은행은 오랜 시간 운영되면서 여러가지 안전장치들이 마련되어 있다. 설사 은행이 망하더라도 예금자 보호 한도 내에서는 원금을 회수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핀테크 기업의 경우 대부분이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외부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아 자금 공급의 안정성이 떨어진다. 이 와중에 핀테크 기업이 파산이라도 한다면 고객들은 자금을 회수하기가 어렵다.
2) 핀테크 기업은 복잡한 알고리즘을 통해 운영되어 관리감독이 어렵다.
핀테크 기업의 근간은 기술이다. 이 기술은 한정된 몇몇 전문가가 아니면 구조를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얼마나 잘 되고 있는지 관리 감독이 어렵다.
3) 핀테크 기업은 기술의 전문성과 다양한 서비스 방식으로 인해 공통의 가이드나 지침을 내리기 어렵다.
은행이 대출, 예금, 송금, 출금 등의 한정적인 업무를 하는 것과 달리 핀테크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로서는 서비스의 범위나 형태를 규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핀테크 전체를 아우를만한 가이드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
책은 총 9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크게 보면 핀테크로 인해 파생된 서비스에 대한 설명이 진행되는 전반부와 핀테크가 경제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는 후반부로 나눌 수 있다.
1장에서 4장까지는 전통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던 은행이 핀테크 기술로 인해 어떤 위기에 처하게 될지, 그리고 로보어드바이저와 같은 다양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들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설명 하고 있다.
5장부터가 작가가 진짜 이야기하고 싶었던 주제가 아닐까 싶은데 책의 제목처럼 금융 대혁명인 핀테크가 어떻게 부를 재편하고 경제 불평등을 해소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핀테크와 같은 기술은 신흥국 보다는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선진국에서 더 활발하게 진행됐을 것 같지만 의외로 인도나 중국, 남아프리카, 콜롬비아 등에서 더 빠르게 정착되었다고 한다.
신흥국에는 농사를 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많지만 시골 지역에까지 은행 지점을 설치하기엔 인건비나 임대료와 같은 고정비를 감당하기가 불가능했고,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집 근처에 은행이 없으니 당연히 이용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다보니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금융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동통신의 보급과 모바일뱅킹의 발전으로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했던 금융 소외 계층까지 휴대폰을 통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통계로 보자면 2017년 기준으로 전 세계의 금융 소외 인구는 17억 명이지만, 이중 11억 명은 휴대폰을 소유하고 있으니 휴대폰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면 60%가 넘는 금융 소외 계층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다.
그리고 2017년 기준으로 중국과 인도의 핀테크 도입률이 각각 79%, 52%였으나 코로나 이후 그 수치는 훨씬 높아졌을 것이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중국의 경우 마트 뿐만 아니라 재래시장이나 길거리 노점상까지도 알리페이나 텐페이로 결제 가능한 것을 볼 수 있다. 심지어 낙후된 지역이 고소득 지역보다 알리페이의 사용빈도수가 더 높다고 하니 핀테크 도입률이 99%까지 도달하는 것도 불가능은 아닐 것이다.
이렇게 핀테크가 금융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 것 외에 불평등 해소를 위해 어떤 것을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