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과 오늘 오전에 걸쳐 틈틈이 <화차>를 다 읽었다.   

초등이라지만 전담육아는 힘들어.

그래도 아이들이 친구랑 노는 사이 다 읽어 고맙네.

과일, 아이스크림도 주고 중간중간 흐름이 끊기기는 했지만 이 여름에 몰입도 최고다.

 

<이유>, <눈의 아이>, <화차> 순서로 미미 여사를 만났는데 정말 사회파 추리소설의 대가답다.

 

일본 사회가 지난 시절에 겪었던 문제를 우리 역시 그대로 겪고 있다. 요새도 사회면에 심심치 않게 일가족 자살이라든가 빚에 몰린 사람들의 범죄라든가 하는 소식이 나온다.

 

짧게 몇 줄 보도되고 말지만 그런 빚을 진 가정이 생기면 도미노같이 주변이 모두 같이 쓰러지는 걸 보았다. 

 

갚지 않는 사람들이 문제일까?

갚을 능력이 안 되는 사람들이 쉽게 빚을 낼 수 있게 만드는 구조가 문제일까?

 

질낮은 일자리, 장시간의 노동으로 인한 고통으로 인해 너무나 손쉽게 소비를 택한다는 것, 아니 과소비가 아니더라도 대도시에서 자신이 머무를 공간을 마련하는 데 너무나 돈이 많이 든다는 게  우리 사회의 큰 문제 중 하나이다.   

 

소설을 다 보고 오후에 Btv로 김민희의 <화차>를 보았다. 김민희의 연기도 좋았고 교코 이미지와  맞는 부분도 있지만, 뭔가 더 서늘하고 신비한 여인, 약간 더 지적 이미지가 있는 배우가 했어도 좋았을듯하다. 유선이나 선우선이 일단 떠오른다. 

 

김민희는 뭔가 너무 쉬운 선택 같아 그 점이 아쉽다.

이선균하고 친척 형사님 죄송하지만 원작 느낌이 살지 않아요. ㅜ.ㅠ

 

방대한 분량을 담아내려다 보니 여기저기 각색이 되었는데 약혼자가 직접 교코를 찾아다니는 설정이다 보니 감정이 극단에 이르고 결말은 많이 아쉽다. 그 불쌍한 여인을 그렇게 극단으로 몰아가야 하는 건지.

 

그래도 중간중간 원작 설정을 많이 살리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난 그냥 미미 여사의 결말과도 같이 교코의 서늘하고 자그마한 그 어깨를 잡고 말을 걸고 싶다.

 

처음에 뭐라고 말을 붙여야 할지 고민하면서.  

 

 

 

 

 

 

 

 

 

 

 

 

 

 

 

오전에 <화차> 다 보고 고른 책들이다.

<꽈배기의 맛>은 도서관 갈 때마다 야금야금 보다 이번에는 빌려왔다.

아들이 요리책이냐고.

 

넌 요리책 보면서 이렇게 웃을 수 있니?

 

<엄마들>은 처음부터 그냥 엄청 세다.

 

표지를 보고 생계를 위해 드잡이하는 엄마들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러나 아니다. 이 책은 남들이 기피하는 노동을 하며 그 와중에 열렬히 연애하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비릿한 치정 이야기가 많다.

 

작가분이 여자인 줄 알았는데 마지막에 '아들'이라고 나온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정말. 이런 아들도 있구나. 엄마 밥, 엄마 돈,만 외치는 아들이 아닌 엄마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하는 아들이 엄마의 진짜 인생을 담았다. 어릴 때 소래포구나 서울 근교 가든에서 보았던 꼴사나운 중년 무리( 이제 내가 그 나이가 되었네 )에게도 저마다의 사연이 있고 자신의 처지에서 맛볼 수 있는 작은 사치나 행복을 누리고 있었던 것이다.

 

문자 그대로 비루하고 초라해 보여도 그렇게 한 생을 건너가야 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 남편은 있지만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거나 부재중이다. 생계를 위해 청소일, 마트 판매, 식당일 등 같은 고된 노동을 해야 하고 현실을 잠시 잊기 위해 밤업소에서 만난 시원치 않은 사내들과 연애라도 해야 버틸 힘을 내는 것이다.

 

하나하나 다 우울한 사연이다.

그래도 그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당당하게 삶과 맞서는 이 엄마들을 누가 손가락질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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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시작한 일로 학교측, 학부모와 상대하며 가끔 마음 상하는 일이 있기도 했다.

 

그렇지만 내가 며칠 동안 책으로 만난 여러 여인들의 삶 그리고 엄마의 삶과 비교하면

얼마나 안온하게 살아가는 것인지.

 

겨우 내 책값, 커피값 정도 벌지만

이마저도 못 버티면

자립, 자존과는 영영 멀어진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너무나 멋진 선물이지만 엄마라는 말로만 자신을 정의해서는 안 돼. 충만한 사람이 되도록 해. 그게 네 아이에게도 이로울 거야. 17쪽

 

실패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가져. (중략) 하지만 무엇보다도 충만한 사람으로 남는 것에 더 신경 써.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져. 너의 기본적인 욕구들을 채우도록 해. 18쪽

 

다 아는 이야기일 거라고 지레 짐작하고 읽지 않으려다 보았는데

단순명료하게 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조근조근 들려주고 있다.

 

페미니스트라는 말이 현재 한국에서는 너무 오염되어서 함부로 쓰기 힘든데

그냥 나로 살아가는 게

아이에게나 나 자신에게나 이롭다는 

전혀 과격하지 않은 주장이 담겨 있다.

   

요즘 내가 다시 나로서의 감각을 찾다보니

아이들에게 상당히 너그러워진 걸 보면 알 수 있다.

 

때이른 더위가 찾아왔지만

서늘한 이야기들

올여름도 잘 부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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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에 페이스북 계정 있을 때 아는 분이 '쓰레기집' 청소하는 분의 블로그를 링크해서 보여주신 적이 있다. '쓰레기집'이란 정말 호더들처럼 쓰레기를 쌓아두고 사는 집을 말한다. 그런 집을 청소하는데 큰 보람을 느끼고 남는 시간에는 키티 굿즈로 자신의 집을 아기자기하게 꾸미고 살았던 분인데 청소하고 오는 집과 구성원에 애정을 갖고 포스팅하는 게 인상적이어서 가끔 보고 오곤 했다.

 

다시 찾으려니 못 찾겠다. 어디 가셨을까.

 

이분이야말로 영화 속의 '미소'처럼 살아가는 분이었는데.

 

원래는 사무직을 했다고 하는데 몸을 써서 뭔가를 변화시키는 게 좋아 청소업을 시작하셨고 워낙 잘하셔서 예약도 많았다.

 

언제나 다감한 말투로 그냥 정리가 잘 안 되는 보통의 집보다는 버리고 닦을 것이 많은 '진짜 쓰레기집'만을 치우고 싶다고 하셨다. 정리가 안 되는 집말고 거의 뉴스나 다큐에 나올 수준의 집을 집주인과 상의해 함께 치우고 정돈하며 보람을 느낀다고.

 

(내용 유출 주의)

 

과거 밴드를 했던 '미소'(이솜)는 담배, 위스키, 남자친구만 있으면 행복하다. 그러나 이 모두를 누리려면 최소한의 비용을 벌어야 한다. 미소가 잘하는 건 청소와 요리여서 가사도우미로 일하고 일이 끝나면 좋아하는 바에 들러 위스키를 한 잔 마시고 담배를 피는 게 낙이다.

 

 

 

 

때는 2014년

아마도 말많은 그 정권 시기에 담배 가격이 대폭 인상되었을 것이다.

 

보통 이럴 때 사람들은 담배를 끊지만 미소는 금연 대신 월세집을 나와 최소한의 짐만 꾸리고는 밴드를 같이하던 시절 친구들 집을 전전한다.

 

집이 없으니 거지라고 하지만 미소는 "나는 여행하는 중일 뿐"이라고 말한다. 남자친구 한솔(안재홍)은 숙식이 해결되는 공장기숙사에서 살고 둘은 데이트를 위해 영화표를 받으려고 헌혈을 하기도 한다. 

 

밴드시절 친구들은 대개 그 시절과 달리 생활에 찌들어 있다. 

 

맨 먼저 미소가 찾은 문영은 수액을 스스로 놓을 정도로 피로에 쩌들어 회사를 다니고 있다. 문영은 예민해서 혼자 지내야 한다며 미소를 거부한다.

 

다음에 찾아간 친구 현정이는 키보드를 쳤던 밝은 친구. 그러나 이제는 오래된 변두리 주택에서 시부모를 모시고 백수남편과 살고 있다. 미소는 치워도 치워도 표도 안 나는 친구의 낡은 살림을 정돈해주고 밑반찬도 만들어주고 네 밥은 잘 챙겨먹으라고 쪽지를 남기고 나온다.

 

친구와 오랜만에 만났는데 찌들대로 찌든 아줌마 친구는 서럽게 울더니 입을 벌리고 잔다. 진짜 변두리 빌라에 있을 법한 아줌마였다. 생활연기 정말 좋았다. 결혼하고 나서 나도 울 때면 저렇게 울지는 않았는지. 그런데 정말 머쓱한 게 아이 재우며 울다가 그러고 그냥 피곤해서 입 벌리고 잔다는 것. 

 

다음날 아침에 나오면 펼쳐지는 집안의 풍경.

정돈되지 않은 채 반복되는 어제와 오늘이 똑 닮았다.

 

신혼집 분위기 물씬 풍기는 남자후배 대용이네 집은 무슨 연유에서인지 쓰레기집이 되어 있다. 대용이는 퇴근하고 와서는 술만 마시고 은둔한다. 아내와 신혼초부터 각자의 길을 가기로 되어 있는데 그럼에도 집대출은 남아 20년간 회사를 다니며 꼬박 100만원씩 은행에 내야 한다. 게다가 더 기막힌 건 월급은 고작 190이고 아내도 없고.

 

대용은 이런 집이 꼭 감옥같다며 운다. 다음날 미소는 쓰레기집을 깨끗이 치워주고 집밥을 차려 대용이를 위로한다.

 

한솔이는 집이 없다지만 성별이 남자인 후배네에 간 걸 불편하게 여긴다. 그래도 미소는 갈 데가 없어 '록이'라는 남자 선배네도 방문하는데 연로한 록이부모님은 미소를 며느리라도 되는듯이 아껴주고 살갑게 대한다. '록이'마저 부모님을 위해 미소와 결혼하고 싶다고 하자 미소는 정색을 하고 거절한다. '록이'네 집에서 탈출하는 과정이 재미있게 그려진다.

 

미소가 묵어본 곳 중에서 가장 넓고 비싼 집은 기타를 쳤던 정미네집이었다. 아이를 어르면서 수행하려면 아이를 낳아보라고 시니컬하게 말하는 정미는 시댁은 잘살지만 남편은 그녀를 존중해주지 않는다. 정미는 집도 없는데 술, 담배나 하는 미소가 염치가 없다며 모욕하고 미소는 그 집을 나온다.

 

미소가 방문할 친구들 집을 찾지 못해 다른 셋집을 구하러 다니는 과정이 참으로 분노를 부른다. 어떻게 저런 환경의 집을 저렇게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세를 내고 살아야 하는 건지.

 

미소가 가사도우미로 일했던 집의 젊은 여자는 집을 유지하려고 자신의 청춘을 뭇 남성들에게 팔고 있었다. 아버지도 모르는 아이를 가져 낙담한 그녀를 미소는 백숙을 해서 잘 먹인다.

 

*

술과 담배를 즐기고 남에게 베풀기 좋아하고 잘 웃는 사람이 남자라면 천상병 시인급의 한량으로 사람 좋아 보일 뿐이다.

 

여자라면 즉, 미소같이 행동한다면 불편하게 보는 시선이 뒤통수에 꽂힌다. 대다수 사람들은 선배 정미와 같은 시선으로 그 정도 생활수준이면 술과 담배를 끊으라고 할 것이다.

 

그렇지만 미소는 노숙인이나 광녀가 아니라 염치를 알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확실히 아는 사람이다.  

 

남의 집을 방문할 때면 계란 한 판이라도 꼭 사가고 신세를 지고 나올 때면 집을 치워주거나 요리를 해두고 나와서 꼭 그 빚을 갚는다. 집은 없지만 위스키, 담배를 즐기고 책을 읽고 취향만은 분명하다.

 

 

 

 

영화 속에서 눈부시게 빛났던 미소와 밴드부 친구들의 젊은날들 

밤새 웃고 떠들고 마시고 포커를 쳤던 날들은 너무나 짧고 이후의 생활은 길기만 하다.

 

힘겹게 맛집 데이트를 하려고 마음먹은 날 재료가 소진되어 실패로 돌아가고 한솔은 학자금을 갚고 미소와 살 집을 구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난다고 선언한다.

 

미소와 한솔이 시리도록 푸른 새벽에 이별하는 모습이 마음 아팠다.

 

 

**

 

록이 아버지 장례식장에서야 모인 밴드부 친구들은 저마다 미소를 만났던 얘기를 무용담처럼 늘어놓지만 돈이 없어 핸드폰이 끊긴 것으로 추정되는 미소를 다시 만날 길은 없다.

 

미소는  달팽이같이 늘 자신의 집을 짊어지고 다니며  공터에 텐트를 치고 산다.

 

행복을 주지 않는 집을 포기하고 눈앞의 확실한 행복을 찾기 위해 하루하루 성격이 명확한 일을 하는 그녀를 누가 비난할 수 있겠는가.

 

그녀는 앞으로도 분명한 취향을 가지고 확고하게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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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읽은 책들이다. 전담육아의 끝은 강제 독서이다.

그래도 키즈카페나 놀이터 무한순환에 비하면 도서관은 천국이다.

아 진짜, 다 키웠다. 감격

 

가족을 범죄 피해로 잃은 적이 있어서 그런지 이런 주제를 읽다보면 뭔가 감정이 되살아나 힘들어서 피했었다.

 

그런데 모임에서 자기 취향과 상관없이 돌아가며 지정하면 읽어오기로 해서 사기도 하고 빌리기도 한 책들이다.

 

토요일에 소쇄원에 다녀온 직후 딸아이가 어린이실에 있는 동안 <기다렸던 복수의 밤>을 읽기 시작했다.

 

굉장히 90년대 *홍콩 누아르 분위기도 있고 신파 그 자체인데 빨려들어가서 읽었고 집에 와서 씻고 맥주를 마시며 나머지를 다 봤다.

 

아마 한 남자가 자신의 인생을 걸고 부인과 딸을 위한다는 그 자체에 매료되었나보다.

 

휴 그래도 이런 상황이 만약 내게 닥친다면 그래도 남편은 그냥 살던 대로 살면 좋겠다.

으 인생을 건 복수라니......그리고 야쿠자와 그 주변 참 무섭다.

 

특별한 반전은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 반전이 있는 작품이다.

휴가철이나 아무튼 여름밤에 볶음우동에 맥주를 마시며 읽기 좋은 책이다.

 

"좋아하기 때문에 어떤 예기치 못한 사건이 벌어졌을 때의 절망감은 더욱 크지. 하지만 그런 존재가 마음속에라도 있으면 불행한 삶을 버텨나갈 힘이 되기도 해." 94쪽

 

 

 

<침묵을 삼킨 소년>도 묵직한 주제를 다루고 있고 신파고 역시 단번에 읽었다.

 

부모라면 내 아이가 피해자가 되는 것을 익숙하게 여기고 '가해자'가 되었을 때의 상황은 상상조차 해보지 않는다.

 

<침묵을 삼킨 소년>은 내 아이가 살인을 저질렀을 때 과연 부모로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역시 내용 유출 주의)

 

요시나가는 이혼하고 나서 사귄 직장동료와 재혼할 단꿈에 부풀어 있을 때 떨어져 지낸 아들 쓰바사가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형사사건 피의자가 된 아들은 일체의 대화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 판결에 불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높아진다. 아들의 마음의 문을 열어서 사건의 전말을 밝히고 이후의 무거운 십자가를 감당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역시나 특별한 반전이 없다면 없고 있다면 또 있는 그런 작품이다.

 

요시나가는 처음에 아들과 떨어져 지낸 자신은 큰 책임이 없다고 자신을 변호하다가 말미에 가서는 아들의 인생을 같이 헤쳐가려고 변모하는 성장을 보인다.

 

요시나가의 아버지가 한 말

 

"행동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자식이 왜 그랬는지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게 부모야." 279쪽

 

돌이킬 수도 없고 용서받을 수도 없는 중범죄를 저지른 아들이지만 아들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피해자 가족에게 진정으로 사과하려고 하는 부자의 모습이 눈물겹다.

 

사회파 추리소설 작가답게 역시 소년범죄와 속죄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 인물의 심리 묘사에도 공들인 작품이다.

 

<눈의 아이>는 미미 여사의 명성에 비하면 소소한 작품이었다. 역시 장편을 통해서만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다. <눈의 아이>는 사건들보다는 영적인 존재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사실 미미 여사 작품을 거의 본 게 없다. 오래 전에 <이유>를 잘 읽었는데 이제는 왜 좋았는지도 그 이유조차 생각나지 않는다.

 

<추리 소설 읽는 법>을 빌려왔고 <삼귀>도 보고 싶구나.

 

 

 

 

 

 

 

 

 

 

 

 

 

 

 

 

우리동네에 있는 추리소설을 좋아하신다는 독립책방 주인장의 서가에도 가보고 싶다.  

 

이런 주제의 책들을 오래 봤더니 가뜩이나 유리 멘탈인데 쓸데없는 불안이 더 깊어졌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항상 발생 시 대처법을 교육받고 있는 그런 일들(유괴, 납치, 따돌림 등)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저 지금은 아이들이 공부방에서 자고 있는 걸 보며 가슴을 쓸어내릴 수밖에.

 

역시나 멘탈이 약해서 공포물도 거의 못보는 ( 부산행, 곤지암 다 안 봄) 나는 장르 문학도 가끔만 읽어주어야겠다.

 

그래도 누군가 선정해주는 묻지마 읽기 방식도 참 좋은듯하다.

 

 

 

*누아르에서 차용한 것으로 알려진 홍콩 누아르는 국내 일부 영화 평론가들이 작위적으로 만들어낸 단어로 국제 영화계에서는 공인받지 못하고 있는 용어라고 한다. 그리고 범죄를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야쿠마루 가쿠 작품 전체는 음울하다고만은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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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방학 동안 아들이 배드민턴에 갑자기 빠져서 어느 날은 하루에 네 시간도 같이 쳐주다가 몸살 감기에 걸렸다. 아들말고 나만. 무려 4일이나 쉬어서 송정역 인생가게 서점과 조선대 장미원도 다녀오고 아이들 친구네도 가서 밤늦게 같이 개콘도 시청해주고 하니 좀 힘들었나보다.

 

다행히 아들, 딸은 멀쩡하다. 아이들의 체력이란 경이롭다.

 

물론 우리가 치는 건 바보 배드민턴이다.

 

코트도, 룰도 없고 그저 공터에서 선수들이 하듯이 끈질기게 랠리를  이어가야 만족한다.

 

제대로 배우게 해주고 싶어서 근처 클럽을 찾아보는 중인데 아직은 엄마랑 친구들이랑 치고 싶다고 한다. 공원에 코트는 있지만 그늘이 없어서 그늘 찾아 치다가 나무에 셔틀콕이 올라가면 그거 빼내느라 쉬는 재미도 있고 하니. 

 

책과 유튜브로 버티다가 가서 선생님께 배우고 싶다면 보내야겠다.

 

배수아 작가님같이 독학자 기질이 있는 것일까. 

 

독일 맛집에 대한 답변이 좋았다. 빵 굽는 법을 배우지 않고 혼자 여러 번 시도하시다가 입맞에 맞는 빵을 찾아내셨다는 것과 어디 가서 배우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는 것이 작가님답다.

 

 

 

 

 

 

 

 

 

 

 

 

 

 

 

 

매일 누워서 책을 읽어서 누워서 읽지 말라고 하면 읽던 책을 밀어두고 안 본다고 반항해 혼내곤 했다. 아들에게 눈 건강과 자세를 위해 좌식생활을 하라고 하면 자신은 와식 생활이 좋다나.

아예 호를 '와식'이라 짓겠다 선언하기도 했다. 이제 많이 배운 분이라 말로는 못 이긴다.

 

나도 어떤 책은 좀 누워서 읽기도 하고 해서 만화는 누워서 보기도 하라고 그냥 두었다.

 

연휴에 아이들이 읽은 만화

 

 

 

 

 

 

 

 

 

 

 

 

 

 

연휴에 드디어 유유 굿즈가 왔다.

 

 

 

북 슬리브는 딱 유유 책 사이즈일 줄 알았는데 좀 큰 책들도 잘 들어가고 꽤 두께도 있어 마음에 든다.

 

 

 

들고 다니며 읽기 편해 모으는 민음사 쏜살문고도 잘 들어간다.

 

 

 

그간 읽은 아니지 모은 ^^ 

유유의 책들

 

 

잘 읽었던 유유의 책들

다른 책들도 차근차근 읽어보고 싶다.

 

이 지역 독립서점에 가면 어디에든 유유 코너가 있을 정도이다.

그래도 아직은 읽고 쓰는 사람들이 간간이 있나보다.

 

 

 

 

 

 

 

 

 

 

 

 

 

 

 

 

 

 

 

 

 

 

 

 

 

 

 

 

 

 

 

 

 

 

 

 

 

 

 

 

 

 

 

 

 

 

운동이든 독서든 무리는 하지 말아야지.

독학이든 함께 배우는 것이든 가리지 말고 해야지.

 

오늘은 배드민턴 라켓 줄 끊어진 걸 고치고

독서모임 사람들 만나 점심이나 먹고 저녁은 진짜 간단히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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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지극히 개인적 일기. 단기 방학을 맞은 넋두리

 

 

어제부터 긴 연휴의 시작이다. 요즘 학교는 징검다리 휴일이면 거의 재량휴업일과 공휴일이 이어져서 단기 방학이 된다. 아이들은 신이 났지만 내 머릿속에는 12끼니 걱정뿐.

 

토요일이면 어린이미사와 교리가 있어 필사하기로 한 과제를 챙겨야 한다. 마르코복음을 첫영성체 교리 내내 자녀와 번갈아가며 써야 하는데 주중에 번갈아 쓰다 목금에 한번씩 밀리면 토요일 오전에 내가 엄청 빠른 속도로 써서 낸다. 두 아이를 한꺼번에 교리 받게 하다 보니 어제는 오전 내내 필사만 했다.

 

 

 

아들이 초창기에 쓴 건 그나마 양호하다. 손글씨 교본으로 오래 교정했는데 글씨체가 아직 자리잡지 못했다. 초등 고학년 남아가 같이 성당 다녀주고 이렇게 써주는 것만 해도 기특한 것이겠지.

 

 

 

딸아이는 일정하게 쓰는 편인데 띄는 간격이 좁은 듯하다.  그래도 늘 성실히 써서 내가 써야 할 분량을 줄여주어 고맙다.

 

 

 

 

 

 

 

 

 

 

 

 

 

 

 

 

쓰다보니 맞게 하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고 필사에 좋은 문구도 소개된다니 사보고 싶다.

그리고 성경을 마치면 다른 필사도 해보고 싶다.

 

 

 

 

아이들이 미사보는 사이 양림동 메이드 인 아날로그에 들러 연필을 좀 더 샀다.

유일한 사치.

 

2층 서가 배치가 약간 바뀌었다.

오랜만에 간 것 같기는 하다.

몇 정거장 안 되는데 짬을 내서 가면 되는데

쉽지 않다.

 

 

 

여전히 테이블도 넓고 정겨운 책들도 그대로인데

교리 끝날 시간이 다가와 성당으로 향했다.

 

더 커서 얘들아, 여기 어딘데 이리로 와, 해서 간단히 한 끼 먹고 가면 좋겠다는 ㅜ.ㅠ

 

 

 

 

 

 

 

 

 

 

 

 

 

 

 

 

 

 

 

<동화 쓰는 법>은  동화를 쓰려고 본 게 아니라 좋은 동화를 소개 받으려고 읽고 있다.

 

동화를 쓰려면 내포독자를 생각하고 써야 한다. 이 내포독자 개념을 아이들 읽기에도 적용해서 우리 아이들이 어떤 성향인지 어떤 상황인지 충분히 알아야 책을 잘 고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포독자라는 건 읽기, 쓰기에 모두 정말 중요하다. 앤서니 브라운의 <터널>을 어릴 때 오누이가 읽었는데 딸아이에게는 <터널>이 인생 책이지만 아들에게는 그렇지 않았었다.

 

그리고 타성적으로 장애인, 다문화 가정 등을 약자로 설정하고 도와주어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들이 너무나 식상하고 바르지 않다는 데 공감한다. 소개하신 제대로 된 이야기를 더 찾아 읽어야겠다.

 

 

 

 

 

 

 

 

 

 

 

 

 

 

 

 

 

 

주문한 지 한참 되었는데 기대작 <문맹>이 오지 않았다. 최근에 방문한 독립서점들도 거의 <문맹>을 구비하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살걸 그랬다.

 

아고타 크리스토프는 내가 글자공장소녀였던 시절에 읽었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은 무려 초판본도 가지고 있다! 이런 건 헌책방에 가면 있으려나. 내가 좋아했던 책이 세련된 옷을 갈아입고 널리 읽히는 것도 좋지만 투박한 표지의 옛 책도 좋다. 어딘가 정겹고 진정성?이 느껴진다.

 

광주에도 규모가 축소되었지만 헌책방 거리가 있다고 하니 올해가 가기 전에 가보려고 한다. 광주고 뒷편이고 계림동이라는데 산수동 근처라니 어떻게든 찾아가봐야지. 요즘엔 새주소 보고 찾아가는 기술도 늘었다. 여전히 길치지만 헤매도 짜증나지 않을 시간을 골라 다니면 괜찮다.

 

특히 계림동에 책도 있고 커피까지 맛있는 공간이 있다고 한다. 독립 서점들을 검색하다 하나하나 알아가는 공간, 사람들이 있어 그것도 좋다. 알게 된다고 막 이웃 맺고 자주 찾아갈 성격은 안 되지만 그런 공간이 남아주어야 하니 소개도 하고 그래야겠다.

 

상업화된 지역육아 카페에도 서점 리스트를 정리해서 올렸다. '독박육아'에 지쳐 무작정 지갑, 핸드폰 챙겨 나와서 그런 공간에서 숨 좀 고르다 갈 수도 있으니.

 

역시나 조회수는 다른 글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제목을 무작정 나왔는데 어쩌죠 이 ㅅㅂ ㄴ 이라고 달걸 그랬나.

 

ㅅ ㅂ ㄴ

 

참 재미있다.

고운 서방님이 되기도 하고 무자비한 상욕이 되기도 하는 마법의 초성들.

 

 

 

 

 

 

 

 

 

 

 

 

 

 

 

 

 

 

 

 

단기 방학에 읽으려고 빌려왔다. 진득히 한 권씩 봐야 하는데 이 책 저 책 떠들어보고 있다.

육아에 집중하면서 늘 읽던 종류의 책만 읽는듯해서 제대로 읽는 법을 고민하려고 빌렸다.

 

<책 먹는 법>에 소개된 책들도 읽어보고 싶고 지금 작게 하고 있는 모임에도 적용해보아야겠다.아직은 알아가는 단계라서 편한 책, 서점 탐방 정도에 머물고 있다. 다들 아이들이 어린 편이라 만나서 두세 시간 정도 있다가 헤어져야 해서 그것도 고민이다. 무엇보다 나도 독서 내공이 깊지 않고 책 읽을 시간도 많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늘 고민이다.

 

 

 

 

 

 

 

 

 

 

 

 

 

 

 

 

어제 아이들이 읽은 책이다.

날은 흐리고 집에서 캠핑의자에 앉아 줄곧 책 읽다 런닝맨 보다 했다.

 

단기 방학인데 다들 놀러간다고들 하는데 아빠가 쉬지 않으니

역시나 늘 그렇듯이 전담 육아다.

 

교외로 멀리 가기도 힘드니

지하철 타고 송정역시장 가서 책맥이 가능한 <인생가게>도 가고

애들 단짠 먹거리들도 사주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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