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일상 도감 - 500여 컷으로 그린 고양이의 모든 것
다나카 도요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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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5.14.

그림책시렁 1415


《고양이 일상 도감》

 다나카 도요미 

 햇살과나무꾼 옮김

 위즈덤하우스

 2020.2.3.



  고양이가 보내는 하루를 담아내려면, 새끼로 태어나서 어미로 살다가 고즈넉이 숨을 거두어 흙으로 돌아가는 길을 모두 그릴 노릇입니다. 어느 대목을 귀엽게 여기는 눈길이라면, 고양이 온하루나 온살림이나 온빛이나 온마음하고는 멀다고 느껴요. 《고양이 일상 도감》은 여러모로 “잘 담은” 그림 같습니다. 그러나 아프거나 앓거나 다치거나 죽거나 괴롭거나 배고픈 고양이는 찾아볼 길이 없습니다. 이 그림책이 “일상 도감”이라는 으리으리한 이름을 내걸려고 한다면, “고양이 죽음”까지 다뤄야 맞고, “아프거나 앓는 고양이”가 어떻게 스스로 돌보는지 짚을 뿐 아니라, 곁에서 사람이 어떻게 이바지할 만한가도 보탤 노릇입니다. 둘레에서 으레 “길고양이 죽음”을 보기가 매우 어렵거나 드물다고 말합니다. 참으로 그렇습니다. 억지로 길고양이 꽁무니만 좇는다면 “길고양이 죽음”을 못 볼 테지요. 언제나 이웃이나 동무로 마주하면서 아늑한 품으로 지내는 사이라면, 뜻밖에 길고양이가 어느 날 몸을 내려놓을 즈음 우리 보금자리 한켠에 깃들어 마지막으로 가르랑가르랑 별바라기 노래와 해바라기 가락을 남기고서 부드러이 눈을 감더군요. 이 그림책은 여러모로 알뜰하되 눈물과 어깨동무하지 못 해서 아쉽습니다.


#田中豊美 #動物スケッチ #ネコ #みぢかなともだち


ㅅㄴㄹ


《고양이 일상 도감》(다나카 도요미/햇살과나무꾼 옮김, 위즈덤하우스, 2020)


처마 위에서 하품 하는

→ 처마에서 하품 하는

→ 처마에 누워 하품 하는

5쪽


뭘 노리고 있을까

→ 뭘 노릴까

5쪽


야생의 습성을 간직한 고양이

→ 들빛을 지킨 고양이

→ 들숨이 흐르는 고양이

22쪽


뛰어난 운동 신경

→ 뛰어난 몸놀림

→ 잘 뛰는 힘

24쪽


지형지물을 교묘히 이용해 살금살금 사냥감에 다가가는 것이고

→ 둘레를 가만히 보며 살금살금 사냥감에 다가가고

→ 길을 꼼꼼히 짚으며 살금살금 사냥감에 다가가고

27쪽


집주인이 개와 고양이를 기르지 못하게 하는 셋집에서 사는 나에게 드문드문 찾아드는 고양이는 큰 기쁨이었다

→ 집지기가 개와 고양이를 기르면 안 된다고 하는 삯집에서 살기에 드문드문 찾아드는 고양이는 무척 반갑다

88쪽


하지만 내 스케치북 속에서는 아직도 살아 있다

→ 그러나 이 그림꾸러미에서는 아직 산다

→ 그렇지만 이 그림모둠에는 아직 있다

8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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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 베틀북 그림책 13
프리드리히 헤헬만 그림, 미하엘 엔데 글, 문성원 옮김 / 베틀북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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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5.14.

그림책시렁 1417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

 미하엘 엔데 글

 프리드리히 헤헬만 그림

 문성원 옮김

 베틀북

 2001.7.1.



  무엇이 ‘좋’을까 하고 찾다 보면, 스스로 ‘좁’은 길로 접어듭니다. ‘좋다 = 좁다’입니다. 왜냐하면 ‘좋다 = 마음에 들다’요, 마음에 들지 않는 모든 길을 내치거나 등지는 몸짓이거든요. 마음에 드는 어느 쪽만 바라보느라, 마음에 안 들면 그곳이 아름답거나 사랑이거나 참빛이거나 살림짓기이거나 들숲바다여도 내치게 마련입니다.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한몫에 품습니다. 얼핏 보면 할머니가 새길을 찾아서 떠나는 얼거리인데, 곰곰이 보면 ‘어느 한 사람이 할머니 나이에 이르도록 서울(도시)이란 굴레에 스스로 갇혔으면서 갇힌 줄 모르는 채 쳇바퀴로 구른 나날’을 스스로 어떻게 알아보고서 풀어냈는가 하는 줄거리입니다. 그러니까 할머니 한 분은 ‘할머니 나이에 이르도록 그냥그냥 좋아하는 일’대로만 살았어요. 그리고 ‘할머니 나이에 이르고 일자리를 잃고 보’니, 이제는 더 ‘좋은 대로만 못 사는’ 줄 받아들이기로 했고, ‘좋은 대로’가 아니라 ‘내가 나를 스스로 사랑하는 길’을 찾아야겠다고 배우기로 합니다. 새롭게 배우려 하면서 쳇바퀴인 서울을 떠나서 들숲으로 나아가요. 들숲에서 할머니는 빛나는 아름님으로 거듭났고, 바야흐로 활짝 웃고 노래할 수 있습니다.


#OpheliasSchattentheater #MichaelEnde #FriedrichHechelmann


ㅅㄴㄹ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미하엘 엔데·프리드리히 헤헬만/문성원 옮김, 베틀북, 2001)


이제 그림자들은 예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되었어요

→ 이제 그림자는 예전과는 다르게 살아요

7쪽


앞으로 어떻게 해야 좋을지 의논하기 시작했어요

→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이야기해요

15쪽


정말 기특한 생각을 다 했구나

→ 참 갸륵하게 생각했구나

→ 참 대견하구나

15쪽


젊은 시절에 지녔던 맑은 눈을 뜨는 것만 같았어요

→ 젊은날처럼 맑게 눈을 뜨는 듯해요

→ 젊을 때처럼 맑게 보는 듯해요

21쪽


바로 천국으로 들어가는 문 앞에 서 있었던 거예요

→ 바로 하늘로 들어가는 곳 앞이에요

→ 바로 하늘나라 어귀예요

21쪽


화려한 빛깔의 옷을 입고 둘러서서

→ 눈부신 빛깔인 옷을 입고 둘러서서

→ 눈부신 옷을 입고 둘러서서

2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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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자전거를 가르쳐 주는 아빠를 위한 매뉴얼
예신형 지음 / 부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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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책살림 2024.5.14.

까칠읽기 5


《딸에게 자전거를 가르쳐 주는 아빠를 위한 메뉴얼》

 예신형

 부키

 2019.4.22.



《딸에게 자전거를 가르쳐 주는 아빠를 위한 메뉴얼》(예신형, 부키, 2019)이라는 책은 이름부터 눈을 끈다. 덥석 집어서 읽는다. 그런데 첫 대목부터 쓸쓸하다. 글쓴이는 “아빠가 자전거를 찾아올” 테니 “딸은 그저 타려고 하면 된다”고 말한다. 첫머리부터 잘못 꿰는구나. 자전거는 아빠(남성) 혼자 찾아올 살림이 아니다. 저잣마실을 갈 적에 엄마(여성)처럼 꼼꼼하게 이모저모 살피고 따지고 견주면서 헤아려야 하는데, 하루아침에 덥석 살 자전거가 아니다. 몇 날 며칠뿐 아니라, 달포나 한두 해에 걸쳐서 “어떤 자전거를 살까?” 하고 함께 알아볼 노릇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자전거를 빌려서 타기”부터 할 일이고, 빌려서 타 보는 동안에 “아이 몸과 마음에 맞는 자전거를 바로 아이부터 스스로 알아야 하고, 곁에서 어버이도 나란히 알아차려야 한”다. 또한 이 책은 ‘사서 쓰기(소비)’에서 그쳤다. 아무래도 글쓴이와 딸아이와 곁님은 ‘서울(도시)’에서만 살아갈 듯하니, ‘착하고 슬기로운 도시 소비자’라는 길을 살피는구나 싶은데, ‘도시 소비자’가 아닌 ‘사람’이라는 눈으로 볼 노릇이라고 느낀다. 이 책에 한 줄로조차 안 나오지만, 자동차를 장만하려면 ‘자동차 기본정비’도 익힐 노릇이다. 옷을 장만하려면 ‘옷 빨래와 손질’도 익혀야 하지 않나? 빨래틀(세탁기)을 장만해 놓고서 ‘빨래틀 돌리기’뿐 아니라, ‘세탁기 기본정비·청소’를 안 익힌다면 어찌 되겠는가? ‘배롱빛 바지’를 사서 입다가 찢어지면 버리나? 바느질을 익혀서 찢긴 데를 기워야 하겠지? 그러니까, “자전거 타기”에 반드시 뒤따를 여럿 가운데 하나로 “자전거 손질(정비)과 닦기(청소)”가 있는데, 이 책에는 “우리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자전거 손질과 닦기”는 아예 못 쳐다본다. 글쓴이는 자전거를 새로 샀는지 궁금한데, 모든 새 자전거에는 “자전거 길잡이책”이 딸려 나온다. 5만 원짜리이든 100만 원이나 1000만 원짜리이든 “자전거 회사에서 짜맞추어 파는 모든 자전거”에는 “자전거 길잡이책”이 붙어서 나오고, 이 길잡이책을 읽으면 누구나 집에서 가볍게 손질하는 길을 비롯해서, 안장과 손잡이 높이 맞추기라든지, 기본 교통 법규·지식과 안전장구 이야기도 꽤 꼼꼼하게 나온다. 이밖에 안타깝고 아쉬운 대목이 철철 넘치지만, 더 말하지는 않기로 한다. 부디 글쓴이가 스스로 깨닫기를 빈다. 자전거는 딸아이뿐 아니라 이웃 아들아이한테도 어떻게 타야 ‘사람다운지’ 짚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페달을 마구 밟아” 주면 된다고 9쪽에 적는데, 발판을 마구 밟으면 자전거는 비틀거리다가 콱 넘어지거나 자빠지거나 다른 자전거를 처박고 만다. 자전거를 제대로 타려면, 발판을 부드럽고 가볍게 밀고 당겨야 한다. 삿대를 젓듯 천천히 바람을 타면서 슬슬 밟기에 자전거가 바람을 부드러이 가르면서 알맞고 아름답게 나아간다.


ㅅㄴㄹ


아빠가 자전거를 구해 올게. 너는 ‘자전거 타기’만 시작하면 돼

→ 아빠가 두바퀴를 찾아올게. 너는 ‘두바퀴 타기’만 하면 돼

→ 아빠가 두바퀴를 사올게. 너는 ‘두바퀴 타기’만 해보면 돼

8


출발시킨 뒤에, 다른 발을 맞은편 페달에 얹고 마구 밟아 주면 돼

→ 굴린 뒤에, 다른 발을 맞은쪽 발판에 얹고 부드럽게 밟으면 돼

9


그건 확실히 정상이 아니지

→ 참말로 엉터리이지

→ 아주 얄궂지

→ 몹시 어긋났지

11


배 나온 중년의 아저씨가 딱 붙는 핑크색 바지라니

→ 배 나온 아저씨가 딱 붙는 배롱빛 바지라니

19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여자다움이라는 허상을 좇아

→ 막상 있지도 않는 순이다움이라는 허깨비를 좇아

20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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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4.4.


《달려라 꼴찌 4》

 이상무 글·그림, 씨엔씨레볼루션, 2016.1.12.



비가 그칠 듯한 하루이다. 우리 책숲에 비 새는 곳을 살핀다. 두바퀴를 달려서 면소재지 나래터를 들른다. 텃노랑민들레 두 송이가 먼저 씨공을 맺으려고 한다. 초피나무 새잎이 돋는다. 곳곳에서 멧딸기꽃이 오른다. 이곳을 보고 저곳을 살핀다. 이 구름을 헤아리고, 저 바람을 마신다. 《달려라 꼴찌》가 새롭게 나온 적 있다. 꽤 오래된 그림꽃을 다시 낼 적에 어느 만큼 읽히려나. 좀 묵었기에 안 읽힐 만하지 않다. 지난날 적잖은 그림꽃에는 주먹다짐이나 거친말이 고스란히 드러나기도 한다. 순이돌이 사이에 억누르거나 가두는 틀이 그대로 나오기도 한다. 둘레에서는 이상무 님 붓끝으로 《달려라 꼴찌》를 많이들 얘기하지만, 《포장마차》 같은 그림꽃부터 눈여겨보고서 다시 내는 길이 한결 나을 텐데 하고 생각한다. 그림님이 골프를 그리건 박정희를 그리건, 스스로 그 길이 낫다고 여기면 그릴 수야 있겠지. 그러나 차츰차츰 ‘마을살이’를 잊고 ‘마을사람’하고 등지는 결로 붓을 쥔다면, 이 붓으로 태어나는 그림에 어떤 줄거리가 흐를까? 누구나 붓을 쥘 노릇이다. 어느 삶이건 붓으로 그릴 수 있다. 그러나 어깨동무하는 사랑을 숲빛으로 담아내려는 마음씨가 아닌 채 쥐는 붓은 그만 주먹질이나 발길질로 치우치곤 하더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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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4.3.


《달에 우유 가지러 간 고양이》

 하시키 아키라코 글·다루이시 마코 그림/김숙 옮김, 북뱅크, 2010.5.5.



비날을 잇는다. 빗줄기가 굵으면 마을이 조용하고, 빗줄기가 가늘면 개구리소리에 새소리가 어우러진다. 눈금자(계량기)를 바꾼다는 사람이 불쑥 들어왔다. 한전 일꾼인지, 일만 받아서 하는 사람인지, 담배를 꼬나물고 갑자기 들어와서 뚝딱거린다. 이렇게 일해도 되나? 시골이라 이 따위일까? 빗길에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시골버스에서 “흙 묻은 신”을 손잡이에 척 올리고서 손전화를 들여다보는 어린이가 있다. 대단하구나 싶어 “어린이는 발을 어디에 올려놓나요? 이 버스를 어린이 혼자 타나요? 학교에서 안 배웠나요?” 하고 물어본다. 아이는 대꾸도 없이 쳐다보지도 않고 발을 얼른 내리기는 한다. 《달에 우유 가지러 간 고양이》를 되읽었다. 살뜰히 여민 줄거리이되, 좀 아쉽기도 하다. 그림결은 나쁘지 않고, 줄거리도 재미있다고 여길 수 있다만, 고양이한테 함부로 소젖(우유)을 먹이면 안 될 텐데, 너무 쉽게 이 대목부터 지나쳤다. 들숲바다가 어우러지는 살림길하고, 별빛하고 달빛하고 햇빛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눈길하고, 이웃나라 그림책을 옮길 적에 우리말결을 어떻게 가다듬어야 어울릴는지 짚는 손길, 이렇게 세 가지 손길이 아쉽다. 우리는 “우리말을 쓴다”고 하지만, 참말로 우리말이 맞을까?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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