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발 달린 황소 겨레아동문학선집 6
안회남 외 지음, 겨레아동문학연구회 엮음 / 보리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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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4.5.4.

읽었습니다 321



  예부터 우리말 ‘아이’가 있으나, 굳이 한자로 ‘아동’이라 적는 글바치가 많았습니다. ‘아기’에서 ‘아이’로 가는 길을 말씨에 어떻게 담았는가 안 읽은 탓입니다. ‘아동문학선집’은 무늬만 한글인 일본말입니다. 일본에서 익히 쓰는 말씨를 슬쩍 따왔어요. 곰곰이 보면, 우리 겨레는 예부터 말로 아이를 가르치고 이끌었어요. 이른바 ‘이야기’로 풀어내고 북돋았습니다. 《겨레아동문학선집 6 세 발 달린 황소》를 스물 몇 해 만에 되읽었습니다. 문득 이 책을 우리 아이들한테 읽힐 만할까 하고 살피는데, 곰곰이 생각한 끝에 안 읽히기로 했습니다. 어린이가 스스로 소꿉놀이랑 집살림을 사랑하는 길로 줄거리를 짜지 못 하더군요. 배움터에서 부딪히는 말썽거리를 풀어내는 줄거리는 재미나지도 않고, 예나 이제나 틀에 박힙니다. 더 돌아본다면, ‘겨레이야기꽃’처럼 쓸 수 있을 텐데, 굳이 ‘아동문학 + 선집’이라는 허울을 아직도 붙잡는 얼거리는 매우 안타깝습니다.


《겨레아동문학선집 6 세 발 달린 황소》(안회남과 열세 사람, 보리, 1999.4.15.)


ㅅㄴㄹ


눈사람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 눈사람을 빚어 놓았습니다

23쪽


자기 아버지에 대하여 누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길동이는 들은 법하였다

→ 길동이는 누가 저희 아버지를 이리 말하는 줄 들은 듯하였다

71쪽


뜨거운 해님은 매일매일 아이들을 사뭇 덥게만 하였습니다

→ 해님은 날마다 아이들한테 뜨겁게 내리쬐었습니다

→ 해님은 날마다 내리쬡니다

146쪽


인환이는 옥수수들의 고마운 인사를 받으면서

→ 인환이는 옥수수한테서 고맙게 절을 받으면서

→ 옥수수는 인환이한테 고맙게 절을 하고

147쪽


점심때가 지나서

→ 낮이 지나서

14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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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130 : 낙엽 위 -고 있 정원의 편력(遍歷) 것 실감


낙엽 위를 걷고 있으면 올 한 해 정원의 편력(遍歷)이 끝난 것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 가랑잎을 밟고 걸으면 올 한 해 꽃밭 일도 끝났구나 하고 느끼지 않을 수 없다

→ 갈잎을 밟고 거닐면 올 한 해 꽃뜨락도 일을 끝냈구나 하고 믿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다면 석양이 이토록 아름다울 리 없다》(마루야마 겐지/이영희 옮김, 바다출판사, 2015) 118쪽


“가랑잎 위”는 파리나 모기처럼 날 뿐입니다. 걸으려면 “가랑잎을 밟”아야 합니다. 가랑잎을 밟고 거닐면, 꽃밭에서 하던 일이 끝났다고 느낀다지요. 바스락바스락 소리로 이내 철이 바뀌는 줄 알아차립니다. ㅅㄴㄹ


낙엽(落葉) : 1. 나뭇잎이 떨어짐 2.말라서 떨어진 나뭇잎. ‘진 잎’으로 순화

정원(庭園) : 집 안에 있는 뜰이나 꽃밭

편력(遍歷) : 1. 이곳저곳을 널리 돌아다님 ≒ 천력·편답·편순 2. 여러 가지 경험을 함

실감(實感) : 실제로 체험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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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098 : 동병상련 나의 -지거나 -지지


난데없이 동병상련을 느낀 이후에도 나의 글쓰기는 쉬워지거나 빨라지지 않았다

→ 난데없이 같이 아픈 뒤에도 쉽거나 빠르게 쓰지 않았다

→ 난데없이 함께 앓은 다음에도 쉽게 빨리 쓰지 못 했다

《묘사하는 마음》(김혜리, 마음산책, 2022) 9쪽


일본말씨인 “나의 글쓰기”입니다. 그런데 이 글월은 “나의 글쓰기는”을 임자말로 삼거나 “쉬워지거나 빨라지지 않았다”처럼 맺는군요. 잘못 쓰는 옮김말씨이기도 합니다. 이 글을 쓰는 사람이 ‘나’이니 ‘나의’는 처음부터 군더더기입니다. “난데없이 함께 앓은 다음에도”로 첫머리를 열고서, “쉽게 빨리 쓰지 못 했다”로 손볼 만합니다. “쉽거나 빠르게 쓰지 않았다”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동병상련(同病相憐) : 같은 병을 앓는 사람끼리 서로 가엾게 여긴다는 뜻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가엾게 여김을 이르는 말. 《오월춘추》의 〈합려내전(闔閭內傳)〉에 나온다

이후(以後) : 1. 이제부터 뒤 2. 기준이 되는 때를 포함하여 그보다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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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172 : 시작 -ㅁ 고개를 들었다


막상 글을 쓰기 시작하자 두려움이 고개를 들었다

→ 막상 글을 쓰자 두렵기부터 하다

→ 막상 글을 쓰려 하자 두렵다

《호두나무 작업실》(소윤경, 사계절, 2020) 5쪽


글을 씁니다. “글을 쓰기 시작하자”는 일본말씨입니다. 우리말씨로는 말끝을 가다듬어서 “글을 쓰자”나 “글을 쓰려 하자”나 “글을 써 보자”나 “글을 쓰니”나 “글을 쓰니까”나 “글을 쓰는데”처럼 씁니다. “두려움이 고개를 들었다”는 옮김말씨예요. “두렵다”처럼 단출히 쓸 일이요, “두렵기부터 하다”처럼 조금 살을 붙일 수 있습니다. ㅅㄴㄹ


시작(始作) :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 또는 그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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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187 : 식 건 정말 최악 것 같아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정말 최악인 것 같아

→ 그렇게 말하면 아주 끔찍해

→ 그처럼 말하면 대단히 나빠

→ 그런 말은 몹시 고약해

《아이, 낳지 않아도 될까요?》(코바야시 유미코/노인향 옮김, 레진코믹스, 2016) 82쪽


그렇게 말하면 듣기 싫을 만합니다. 아주 끔찍하지요. 대단히 나쁘다고 여길 수 있어요. 몹시 고약하니 귀를 닫고 싶습니다. 그런 말은 함부로 할 일이 아닙니다. 서로 마음을 헤아리면서 말씨를 얹을 일이에요. ㅅㄴㄹ


식(式) : 1. 일정한 전례, 표준 또는 규정 2. = 의식 3. [수학] 숫자, 문자, 기호를 써서 이들 사이의 수학적 관계를 나타낸 것 4. ‘수법’, ‘수식’을 나타내는 말 5. 일정하게 굳어진 말투나 본새, 방식

정말(正-) : 1. 거짓이 없이 말 그대로임 2.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한 사실을 말할 때 쓰는 말 3. 자신의 말을 강하게 긍정할 때 쓰는 말 4. = 정말로 5. 어떤 일을 심각하게 여기거나 동의할 때 쓰는 말 6. 어떤 일에 대하여 다짐할 때 쓰는 말 7. 어떤 사람이나 물건 따위에 대하여 화가 나거나 기가 막힘을 나타내는 말

최악(最惡) : 가장 나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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