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1 열린책들 세계문학 278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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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세계문학 278

『 작은 아씨들. 1 』

루이자 메이 올컷 / 열린책들






어렸을 때 동화책으로 만났던 작은 아씨들은 내 삶의 소망과도 같았다. 가난했지만 서로에게 의지가 되었고 힘든 일이 벌어지면 누구하나 도망치지않고 함께 극복해 나가려했던 대담한 여성들... 무시받고 천대받아도 그녀들은 끊어지지않는 끈으로 단단히 묶여져 절대 흐트러지지 않았던 모습으로 기억에 각인되었다. 특히 독자인 나로서도 자존심과 생활력이 강했던 조와 같은 둘째였기에 그녀만을 응원했던 기억도 뭉실 떠오른다. 지금은 뭐랄까? 어른으로 성장하여 결혼을 하고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이 있기때문일까? 오랜시간이 지나, 다시 만나게 된 이 책에서 유독 마치 부인의 모습만을 좇게 되었다.

<작은 아씨들.1>에서는 천로 역정의 크리스천처럼 가난한 자신들의 상황을 마주하고 앞으로의 노력으로 성실히 성장하는 그녀들의 다짐을 보여주고 있다. 가난때문에 새 드레스는 입을 수 없지만 아름답게 꾸밀 수 있는 솜씨가 있었고, 넉넉하진 않지만 자신에게 할당된 음식을 나누어줄 수 있는 마음이 있었으며, 사교보다는 그녀들만의 놀이로 한 편의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었던 그녀들이었기에 이 책은 모든 소녀들의 희망의 메세지라 할 수 있다. 혹시 책 속에서 나와 닮은 친구를 만나게 될 수도...




사랑하는 딸들아,

난 너희에게 바라는 게 많아.

하지만 세상에 빨리 나가기를 바라지는 않아.

(중략)

난 너희가 자존심도 마음의 평화도 없는 왕비가 되는 것보다는

행복하고 사랑받고 만족하는

가난한 남자의 아내가 되는 것을 보고 싶구나.



선물이 없는 크리스마스는 진짜 크리스마스가 아니라는 투덜거림으로 시작하는 <작은 아씨들>은 가난한 그녀들의 현실과 청교도적 삶을 옅볼수 있는 대목이었다. 배우가 되고 싶은 첫째 메그는 온화하고 상냥하지만 허영심이 있었고 책벌레라는 별명을 가진 둘째 는 활발한 성격에 정도 많지만 급한 성미탓에 잦은 실수를 하는 소년같은 소녀이다. 누군가 자신에게 말을 건넬까봐 수줍어하는 셋째 베스는 피아노치는걸 좋아하지만 몸이 약한 어린 천사이며 귀여운 사고뭉치인 막내 에이미는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면도 있지만 기쁜 일이 있으면 가장 먼저 소리치는 활력소같은 존재이다.

크리스마스의 첫 만찬을 추위와 굶주림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나눴던 작은 아씨들... 초라하고 형편없는 집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아이들에게 안락함을 남겨줬던 그녀들의 소식을 들은 로런스씨는 우정의 마음으로 한밤의 작은 성찬을 선물한다. 우연의 계기로 로런스씨의 손자 로리와 인연이 닿았던 그녀들은 함께 성장하며 희노애락을 느끼게 된다. 

특히나 성장하는 딸들에게 돈과 화려한 집보다 더욱 소중한 게 무엇인지 조언하는 마치 부인의 모습이 깊게 새겨졌다. 뒤에서 든든하게 응원해 주는 조력자로 바쁜 일상에서도 자신의 딸들을 세세히 돌봤고 저녁시간 아늑한 벽난로 앞에 모여앉아 따뜻한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마치 부인을 보며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순간이기도 했다. 자신의 딸들이 아름다운 경험을 했으면 좋겠고 삶을 현명하게 이끌길 바란다는 바람이 작은 아씨들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작은 아씨들>이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는 아마도 삶의 위로가 아닐까 싶다. 이만큼은 힘들 수 있고 이정도면 이겨낼 수 있다는 그녀들의 수많은 메세지... 서로 대화하면서 해결방법을 찾고 꿈 꾸는 그녀들을 마음껏 응원해 주는 든든한 사람들... 그 믿음을 저버리지 않기 위한 노력이 모여 힘들고 지친 독자들의 삶을 위로하는 것 처럼... 작은 아씨들의 성장을 보며 우리 아이도 이렇게 컷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나의 다짐을 다시금 마주하게 된 시간이었다. 성장한 그녀들의 모습이 기대되 얼른 다음편으로 이어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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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중일기 - 뮤지컬 《순신》, 영화 《한산》 《명량》 《노량》의 감동을 『난중일기』와 함께
이순신 지음, 장윤철 옮김 / 스타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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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쓴 임진왜란의 참상

『 난중일기 』

이순신 / 스타북스





어머님께서 안녕하시다는 소식을 들으니 다행이다.



피 흘리는 전장 속에서도 어머니에 대한 효심이 가득했던 이순신 장군... 보통 역사서를 보자면 그들이 쌓았던 공덕을 유심히 살펴보곤 했는데 <난중일기>만큼은 그것이 잘 안되었다. 한 인간으로서의 자신의 책무를 등한시하지 않고 백성의 목소리와 장수들의 행태를 보며 굳건히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의 행보를 보였던 이순신은 효심마저 출중했다. 어머님의 안부를 듣고 감정의 기복이 오르락내리락하며 안심하는 것을 보면서 "지킬 것이 많았던 인생의 무게" 또한 옅볼수 있는 시간이었다. 드라마에서 만났던 이미지가 머릿속에 그려져서인지 그의 인자함이 나라를 지키고자했던 백성들에게만 미치는 듯 했는데 자식으로서 제대로 보필하지 못하는 어머니에 대한 죄스러움이 녹아있어 목이 메어오기도 했다.

<난중일기>는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이 전장 중에 써내려간 일기문이다. 마치 어린 학생의 끄적임처럼 매일의 날씨를 기록하고 공무를 보고 활쏘기 훈련과 술자리 등의 이야기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7년간의 일상을 담고 있었다. 물론 중간에 빠진 날짜도 있지만 왜군과의 전투 중이었을 수도 있고 오래전 기록이라 분실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덕분에 혼란의 조선이 건재했고 지금의 우리를 존재하게 했던 이순신이 기록한 일기의 첫페이지를 펼치자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홀로 누대에 기대어서 나라의 형세를 생각하니

위태롭기가 아침 이슬과 같은데,

안으로는 정책을 결정할 만한 동량지재가 없고

밖으로는 나라를 바로잡을 만한 주석지신이 없으니

종사가 마침내 어느 지경에 이르게 될지 몰라

심사가 번잡하고 어지러웠다.

종일 이리 뒤척 저리 뒤척했다.



경남 통영 한산도에서 주둔했던 이순신 장군이 혼란한 정국의 심란한 마음을 담아낸 시조... 한산섬 달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큰길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나의 애를 끊나니... 나라 걱정에 밤 잠을 이루지 못했던 날이 하루이틀이 아니었다. 오래도록 평화로웠던 조선의 땅, 전쟁의 징조가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한 이들로 인해 일본의 침략을 받게 된다. 왜군이 부산 앞바다로 진을 쳐오자 그때서야 전쟁의 위협을 느꼈으니까... 왜군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중에 원균은 무기와 배를 바닷속으로 밀어넣고 도망을 했던 그에게, 이순신은 천하의 몹쓸놈이라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어쨌든 군량미를 보급하기 위해 물 길을 이용하려했던 왜군의 작전이 이순신으로 인해 실패로 돌아갔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 그 와중에 정세를 돌보고 기록에도 몰두했다는 것이 놀랍기만 했다.

특히 매일같이 날씨를 적은 것을 보니 수군의 영향이 없지않았다. 나라에 큰 일이 있을때마다 공무를 보지않았다는 점과 짬나는 시간마다 활쏘기 훈련을 하였으니 이순신의 성실함은 과히 대단하다고밖에 할 수 없었다. 군기의 흐트러짐을 막기위해 죄지은 자는 곤장을 쳐 처벌하고 전시 중에 장수들과의 협업으로 큰 위업을 달성했으니 현재로 말하자면 최고의 리더십을 보여준 듯 하다. 그럼에도 인간인지라 심중에 감춰논 감정을 가감없이 드러내기도 했으니 이 모두가 무너지는 조선의 염려를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지금도 통영 앞바다에는 거북선의 존재가 우뚝 서 있다. 이순신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남겨진 그곳에 기회가 닿으면 꼭 한번 가겠노라 마음먹었지만 아직 가보지는 못했다. <난중일기>를 통해 이순신의 인간적 면모를 보았다. 백의종군으로 모든 것을 다 내려놓을만도 했음에도 불구하고 왜구의 침략에 앞장서 조선을 굳건히 지켜내었던 명장 충무공 이순신... 비 온 뒤 맑은 하늘아래, 이 책과 함께하니 무척 감회가 새로웠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존재하게 한 이순신의 업적을 결코 저버려서는 안된다는 깨달음을 주었던 '난중일기'... 모두가 만나야 봐야 할 필독서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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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 - 임진왜란에 관한 뼈아픈 반성의 기록 클래식 아고라 1
류성룡 지음, 장준호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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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아고라 01

『 징비록 』

임진왜란에 관한 뼈아픈 반성의 기록

유성룡 / arte





누가 그 시대의 역사를 기록 하느냐에 따라서 인식이 달라질 수 있음을 확실히 집고 넘어가야겠다. 얼마전 전 국민을 뒤흔든 시민촛불도 누군가는 정의로 또 다른 누군가는 악의로 그려내고 있으니까... 잘못된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위해 절대권력을 행하는 국가들 사이에서 민주주의로 거듭나려는 우리나라는 지금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지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마주할 수 있을 듯 하다.

임진왜란 당시 좌의정과 병조판서를 겸하면서 군사와 외교의 핵심인물이었던 유성룡이 참혹했던 임진년의 왜란 이후를 써내려간 기록이 바로 <징비록>이다. 그가 겪었던 임금의 피난길 그리고 명나라와 교섭을 이끌어내는 중심에서 다시금 회귀하기까지의 기록은 그의 자전적 반성이라 할 수도 있겠다. 관직에서 물러난 유성룡이 수기로 작성해 현재 국보로 지정되어 있지만 자기반성이 부족했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었으니 아마 이순신의 백의종군때문인듯 하다. 역사의 기록은 오늘을 말한다. 국란을 극복한 인물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존재할 수 있으니까...





소인은 나라에서 이 성을 버리려 한다는 말을 듣고

분개한 마음을 참지 못해 이렇게 망령된 짓을 한 것입니다.

지금 말씀을 들으니 소인은 비록 미련하고 어리석으나

가슴이 다 후련해집니다.



일본의 사신 다치바나 야스히로가 가져온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서신으로 이 책의 서막을 연다. 당시 일본과의 교류가 활발하지 못했던 찰나에 일본이 명나라와 국교를 맺고자하니 조선이 이러한 뜻을 명에 전달해주길 바란다. 그렇지 아니하면 그동안의 평화로웠던 기운을 잃게 되리라는 서신을 개의치않았던 것이 화근이 되어 임진년의 악몽이 시작되었다. 게다가 누군가는 머지않아 변이 닥칠거라 말하고 누군가는 민심이 흔들릴까 두려워 안심하라 했으니 당시 선조는 안심을 택하고야 만다.

사실 일본은 조선의 길을 터 명을 치려는 목적으로 순식간에 평양까지 함락하고 만다. 급박한 상황에 서쪽으로 피신하려했던 선조는 백성의 길막음에 잠시나마 지체되었지만 "명나라 군사의 구원을 받아 앞으로의 일을 도모하려한다"는 입바른 말에 도주의 길을 열어주었고 주인없는 조선은 너무나 쉽게 무너져 버린다. 다행히 우리에겐 굳건한 신념이 있었으니 바로 이순신과 의병이었다. 군수물자를 충당하기 위해 추가 병력을 보내던 일본군... 내륙으로는 의병이 막고 바닷길은 이순신이 막아냈으니 이 토벌작전으로인해 조선은 희망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았다.

임진왜란은 일본의 침략으로 시작되었지만 이미 서신으로 경고를 했고 그것을 간과했던 능력없는 인물들의 책임 또한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것이 <징비록>을 논하는 최근의 인식이라 한다. 다행히 국란을 극복하여 나라를 잃지 않았기에 이러한 논란도 있을터라 개인적인 생각을 끄적이기가 몹시 조심스럽기도 하다. 그럼에도 관직의 중심에 있었던 유성룡이 이 수기를 통해 자기반성과 존폐위기에 선 국가의 중요성을 보여주려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이 책을 보자니 전장 중에 써내려갔던 이순신의 '난중일기'도 만나보고 싶어졌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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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열린책들 세계문학 54
볼테르 지음, 이봉지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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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세계문학 054

『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

볼테르 / 열린책들






모든 것이 좋다고 말해서는 안됩니다.

모든 것이 최선이라고 말해야 합니다.



인간이 한 평생을 살면서 끊임없이 해야하는 행위중에 하나가 바로 선택이다. 어떤 상황에서든지 선택만큼은 자신이 책임져야할 의무이며 실패를 하더라도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판단이 되면 그걸로 되었다라고 스스로 위로하기도 한다. 흔히 사람들은 말한다. "착하게만 살면 남에게 이용당할 수도 있으니 약게 살아라"라고... 이런 것도 낙관주의적 성향을 말하는 것일까? 

계몽주의 철학자라 일컫는 볼테르...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에서 가정교사 팡글로스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라이프니츠의 낙관주의를 살펴보니 인간의 목마름은 물로 갈증을 해소 할 수 있듯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악으로 인해 신의 은총이 더욱 짙게 드러나게 된다는 사상을 지녔다고 한다. 한마디로 원인이 있으니 결과가 있고 간절함이 큰 만큼 소유의 기쁨 또한 크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듯 했다.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에서 중점적으로 말하는 인간의 가능세계와 최선의 길... 주인공 캉디드가 겪었던 혹독한 삶의 현실과 인생의 고행으로 끊임없는 인간의 성장을 보여줬던 이 책을 통해 철학적 풍자가 주었던 '최선의 세계'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란 원래 거짓말하고 사기치고

배신을 밥 먹 듯하고 배은망덕에다 도둑질을 일삼고,

게다가 약하고 변덕스럽고 비겁하고 샘내고

게걸스럽고 술주정하고 인색하며,

또 야망에 불타고 피에 굶주리고 서로 모함하고

방탕하고 광신자에다 위선자에 어리석기까지 한 것인가요?



순박하다는 뜻의 이름을 가진 캉디드... 사생아였던 그는 독일 베스트팔렌의 성에서 남작의 자식들과 함께 성장하였다. 가정교사 팡글로스의 낙관주의적 사상, 「이 세상은 모든 가능한 세상 가운데 최선의 세계」를 배우며 행복을 누렸다. 아니... 순진하게도 행복이었다 착각했던 것이다. 남작의 딸 퀴네공드를 보며 얼굴을 붉혔던 캉디드는 그녀에게 입술을 맞대었고 남작에게 들켜 졸지에 성에서 내쫓기게 되었기때문이다.

이후 추위와 배고픔에 굶주렸던 캉디드는 수련보다 더 힘든 시련을 겪게 된다. 군대의 부조리 속에 벌어졌던 전쟁의 참상... 속아서 입대한 군대에서 몇천대나 얻어맞는 고초를 겪고 전혀 성스럽지않은 성직자의 행태들을 보게 되는데... 아름다운 여인을 얻기위해 유대인을 화형한다거나 창녀를 사고 금품을 훔치는 행위 등등의 불공정 행위를 보며 조금씩 낙관주의에 대한 회의를 느끼게 된다. 현재와 연결지어진 이 철학적 풍자가 이 책을 마주하는 독자에게 전하는 바가 무엇일까?

특히 개인적으로 가장 고심했던 부분은 목마름의 정점, 오아시스와도 같은 존재였던 엘도라도에서의 이야기다. 무엇하나 부족함없는 넉넉한 인심에 근심걱정 없었던 곳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퀴네공드를 향한 사랑 하나만으로 또 다시 길을 나섰던 캉디드의 진정한 삶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말이다. 존재자체로서의 나는 의미가 없으니 이유있는 삶을 향한 이상실현이었을까? 인간은 어떠한 일에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니까...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는 주인공을 통해 나와 마주한 세계의 최선의 성장을 경험하게 한다.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용기... 그것이 나쁜 일임에도 불구하고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확신으로 여전히 살아남은 자의 무거운 짐을 내려줬던 이야기였다. 오늘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우리에게 행복을 불씨를 지펴준것처럼... 그래야 내일을 힘낼 수 있으니까... 메마른 우리 삶 속에 단비를 뿌려 또 한번 성장하게 해주는 긍정의 메세지를 전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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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크눌프 - 크눌프 삶의 세 가지 이야기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 더스토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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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5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 크눌프 』

헤르만헤세 / 더스토리






이 친구, 크눌프를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해 주오!

그는 무능하나, 무해하고 자유롭고 아름다우니



답답한 마음이 한결 편안하게 만드는 메세지였다. 독자로서는 한 인간으로 태어나 어딘가에 정착하지 못하고 방랑자처럼 떠도는 삶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었는데 위 메세지에 눈 녹듯 사라지다니... 인문학적 인간이라면 빈 손으로 세상에 나와 빈 손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살아있는 한 무엇으로 인정받거나 경제적인 여유로 편안한 삶을 누리다 생을 마감하려 하는 것이 보통의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크눌프는 이에대한 강박을 가감없이 무너뜨리는 인물이었으니 어쩌면 인간의 쓸모에 대한 깊은 사색을 하게 만들었던 소설이었다.

책 속에서도 주인공 크눌프가 자유로운 인간인가 아니면 사회 속에 녹아들지 못했던 패배한 인간인가에 대한 의문을 던졌었는데, 훗날 유용한 인간은 아니지만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유능한 인간이라는 저자 헤르만 헤세의 입장처럼 크눌프는 자신의 삶을 다양한 위치에서 '사랑'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크눌프>는 이러한 인간의 성찰을 보여준다. 마치 꼼꼼한 여행계획을 세워 시간에 쪼들리며 바삐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나의 발길이 머무는 곳이 여행의 목적지가 될 것이며 찰나의 행복으로 깊이 새겨지는 추억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세 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었지만 이 모든 이야기 또한 크눌프의 삶이었으니 그의 방랑길에 함께 동행해 본다.




보라! 나는 그대의 있는 모습 그대로가 필요했다.

나의 이름으로 그대는 방랑하였고,

정착해서 사는 사람들에게

매번 다시 '자유'에 대한 그리움을 조금 불러일으켰다.

(중략)

그러니 그대는 나의 아들이요,

나의 형제이며, 나의 분신이다.

그대가 맛보고 경험한 모든 것은 모두,

바로 그대 안에서 내가 그대와 함께했다.



어릴 때부터 북쪽지방과 바다에 대한 동경을 품었던 크눌프... 그는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철새처럼 목적없이 떠도는 삶을 살았다. 「이른 봄」 「크눌프에 대한 나의 회상」 「종말」 세 개의 단편 속에 들어있는 크눌프의 방랑은 그저 정처없이 떠도는 것 같기도 했지만 그의 곁에는 항상 인정많은 친구가 존재했으니 크눌프는 타인에게 무해한 삶을 살았던 것은 아니었다는 점...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방랑자는 돈이 생기는대로 술을 사 마시고 어느 한곳에 정착하지 않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취객정도로 생각할만도 하지만 주인공 크눌프가 마주한 사람들은 모두가 그를 반겨했다는 것이다.

성실한 생활로 피혁공장을 운영했던 에밀 로트푸스는 아름다운 아내와 정착이 주는 안정된 삶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공감하지 못한 그는 이틀만에 친구의 집을 떠나게 됐고, 영원하지 않는 인간의 삶에 대한 종착지가 죽음이란 것을 말하며 짧은 만찬을 즐겼던 친구 또한 뒤로하고 만다. 마지막에 만난 의사친구는 폐병이 들어 얼마남지 않았던 크눌프에게 손을 내밀었고 방랑자의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삶을 말하며 귀향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낸다. 그렇게 또 다시 길을 나섰던 크눌프... 그의 삶에 위안을 전해주는 이가 있을지...

인간이란 무엇이고 인생이란 무엇인지, 인간철학에 대한 깊은 사색을 하게 했던 <크눌프>... 있는 그대로의 모습조차 사랑할줄 모르면서 그 이상을 바라는 인간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무해한 인간이면 그걸로 족하다는 짧고 강력한 메세지말이다. 바람같은 그의 삶에 독자에게 그리움이란 향수를 불러일으킨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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